삶이란 무엇인가 - 프린스턴대학교 인생탐구 대기획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2
수전 울프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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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내 삶의 의미에 대하여


    이 책의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좋은 삶이라는 것은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연구한 책이다. 우리가 삶은 무엇이다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어도 어떤 삶은 보면 ‘저것은 좋은 삶이다.’ 혹은 ‘저렇게 살지는 말아야지’라고 스스로 판단하게 되는데, 좋은 삶이나 나쁜 삶에 대한 대부분의 의견이 같다면 그 정의가 있을 것이기에 저자는 그 삶의 정의에 대해 파헤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저자의 의견이 옳다니 그르다니 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고,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지금까지의 삶과 앞으로의 삶에 대하여.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좋은 삶이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다. 준공무원이신 아버지와 가정 주부이신 어머니, 그리고 누나를 가진 집에서 태어나 어려서 평범하게 자랐고, 서울에 엄청난 부촌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 안에 자리를 잡고 산지도 10년이 넘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집에서 5분 거리인 곳에 다녔으며, 재수 한번 하지 않고 대학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대학교에서도 뭐 남들처럼 공부하고, 연애하고, 아르바이트하고, 군대 갔다 오고, 살다 보니 25살이 되어있다. 굴곡이 없는 삶. 사실 나는 굴곡 있는 삶을 원했다. 기업을 세운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 가난했었거나 혼자서 고난을 헤쳐간 경우가 많아서 나 또한 고난을 느끼고 싶어서, 공장에서 일도 해보고, 장사도 해보고 그랬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모두 겉모습뿐이었다. 진짜가 아니었다. 나에겐 항상 돌아갈 집이 있었고, 매달 용돈이 나왔고, 맛있는 밥을 항상 먹을 수 있었다. 내가 한 경험들은 경험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굴곡의 진정한 의미도 모른 채 그것을 느끼려고 한 나는 아직 어리다. 그리고 내 삶은 타인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내 점수를 위해, 내 돈을 위해, 내 가치를 위해 일하고, 공부하고, 놀았으며, 의무적인 봉사 외에는 타인을 위해 서 살지 않았다. 


    그럼 이제 앞으로 남은 나의 길고 긴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객관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대상을 사랑하고 이에 긍정적인 방식으로 관여할 때 그 삶은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 이걸 내 멋대로 받아들인 결과는 내가 좋아하고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이 좋은 삶이라는 것이다. 나 또한 역시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난 철저하게 ‘돈으로’ 한국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나라는 문제가 참 많다. 세월호 사태를 보면서 정치고, 경제고, 언론이고 분노하지 않을 곳이 없었고 반드시 변화시키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치로 우리나라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계적인 학자를 모셔와도 금방 관두고,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정치인이 있다면 신기한 것이고, 플라톤이 꿈꾼 현인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치보다 힘이 쎈 것은 돈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정말 올바르게, 좋은 의미로 쓰인다면, 정말로 그렇게만 된다면 사회는 반드시 좋아진다. 자본주의가 왜 망해 가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많이 번 사람들의 탐욕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 빌 게이츠나 워렌버핏을 중심으로 기부에 확산해서 이 정도인 것이지 그들이 아니었다면 세상은 이미 돈 때문에 망했을 것이다.  나는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과 같은 삶을 살고 싶다. 잘 사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벌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분배해 주는 것. 빌 게이츠 소프트웨어 사업은 당연히 컴퓨터를 소유한 국가들에서 돈을 번다.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워렌 버핏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계를 기준으로 잘 사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벌어 들여 가난한 사람, 가난한 사회에 돌려 주는 것.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가치 있고, 객관적으로도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대의를 위한 삶이기도 하고 나를 위한 삶이기도 하다. 난 애초에 판매에서부터 가난한 나라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물’을 이용한 사업이 좋을 것 같은데,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 여전히 물이 부족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에비앙, 페리에를 찾는 사람들도 넘쳐난다. 탐스나 와비파커의 전략처럼 물을 한 병 사면 같은 양의 물은 물 부족 국가에 전달하는 것. 그리고 비싼 물을 판 돈으로도 도움을 주는 것. 글로 쓰니 멋있지만 큰 문제가 있으니, 그건 바로 내 자신이 그럴 역량이 되느냐이다. 난 단지 일개 대학생일 뿐인데, 십대 때부터 천재성을 드러내 돈을 벌기 시작한 그들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 


    이렇게 장황하게 써놓았지만 ‘너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 왜 너는 저런 삶을 살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글쎄올시다. 이게 어려운 것만은 확실하다. 저자도 ‘삶의 의미에 대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살아가면서 무엇을 원하고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만으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논의는 여러분이 삶의 의미에 관한 기존 생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으니. 끊임없이 고민하자.





- 내공에 대하여



  이 책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삶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해 프린스턴 대학교 인간가치센터가 25년간 연구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그런 유서 깊은 센터에서 수전 울프 교수의 강의를 대표로 내세워 책을 내놓았다는 것은 그 교수의 전문성, 내공이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을 보면 권위를 가진 교수가 쓴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구성이다. 책의 앞부분은 수전 울프 교수의 강의를 두 개로 나누어 이루어져 있고, 바로 이어서 네 명의 철학자의 논평이 등장한다. 그 이후에 그 논평에 대한 수전 울프 교수의 답변이 실린다. 자신만의 전문 분야에 대가이지만 비판을 서슴없이 받아들이고 자신의 답변을 쓸 때도 개선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 인정하는 모습은 당연한 것이었는데도 나에겐 낯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태도를 쉽사리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각자의 정답을 가지고 있고, 상대의 정답은 무시하는 사회. 자신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오만함과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토론하기를 꺼리는 분위기 역시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연구에 논평을 하는 것도, 받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 일 것이다. 건전한 논평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논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논점도 명확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딴 길로 새기 십상이다. 하지만 수전 울프 교수는 자신의 전문성에 대한 확신과 학자로서의 겸손함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논평을 게재하고 답변도 명쾌하게 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학자가 아니더라도 모든 이가 본받을 만한 점이 분명하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고 자신의 지식을 뽐내려고 한다. 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지식이 대부분이고, 알맹이에 대해 물어보면 모두 묵묵부답이거나 역정을 낸다. 내가 이만큼 공부하고 책까지 냈으니 내 지식에 흠잡지 말라는 듯이. 물론 나도 쥐뿔도 모르고 하는 소리이지만, 그리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참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 사회가 비판을 받아들이기에는 미숙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해결책이 토론식 교육과 문화라는 것을 나도 알고, 친구도 알고, 옆집 개도 알지만 바뀌지를 않는다. 아주 아주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  교육부장관은 할 수 없다. 각종 외압과 구조화된 교육을 지키는 것만 해도 힘드니까. 결국 기업이 할 수 있다. 국가를 휘어잡을 수 있는 기업. 허나, 하나의 절대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리더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우리나라에서 삼성이라는, 세계 7위라는 기업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리더가… 우리나라에도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이나 엘런 머스크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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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어제 늦게 잔 탓에 아침에도 졸립다. 어제 새벽 1시 반까지 완독한 '전쟁과 평화'에 대한

독후감을 쓰고, 영어 단어를 외우기 시작. 면접에서 영어를 시킬때마다 어버버하기 때문에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방에서 우연히 초록색 두꺼운 단어집을 발견 오늘부터 외우기로 '굳게'결심한다. 안봐도 작심삼일이지만 음....3일단위로 영어면접을 봐서 자책감 수치를 지속적으로 올리면 60일치를 다 외울 수 있을 것이다. 하루치를 일단 외우고 아침잠 취침....휴학생의 자유이자 방종이다. 


오후     - 오후에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업인 인턴 면접을 보러 강남으로 이동. 연결회사에서 일단

면접을 보고 합격하면 그곳 법인장과 전화면접을 보는 방식이다. 사실 그저께 본 ㅈㅁㅅ 면접에 대해 합격이라는 백김칫국을 엄청나게 들이킨 상태이기 때문에 그냥 룰루랄라 갔다. 황사비가 부슬부슬 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맞으면서 간다. 왜냐면 이것이 패기이니까. 이 패기는 나중에 탈모로 돌아올 것이다.


ㅈㅇㅇㅊㅇ이라는 국제 인력연결 회사는 어느 건물 6층에 위치해 있다. 밖에서는 간판도 없다. 이런걸 보면 내가 모르는 수많은 회사들에서 수많은 분들이 일하고 있구나라고 새삼스럽게 느낀다. 면접실같은 곳에서 기다리니 담당직원분이 들어온다. 근데 이게 합불을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합격은 전제하고 별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자리인 것 같았다. 내 이력서를 보니 나는 뭐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하고, 10일 이내에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초기비용이 비행기값, 비자값, 연결수수료 포함 130여 만원이 든다고 한다. 가서 숙소도 알아서 구해야 하고 대신 출퇴근시 기사가 데려와서 태워준다고 한다. 흠. 내가 ㅈㅁㅅ가 탈락이었다면 내 돈을 내고서라도 가지만 왠지 모르게 ㅈㅁㅅ에 가야지 하면서 그냥 나온다. 근데 아뿔사, 내가 다음 법인장 면접 포기 메일을 보내기도 전에 법인장분한테 전화가 왔다. 자초지종을 돌려가며 설명하고 연결회사에서도 전화가 와서 다시 설명하고 그래서 끝. 미안하다. 한 명을 연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쏟을텐데. 하지만 한편으로는 절대적인 을인 구직자 입장에서는 틀리지 않다고 본다. 왜 구직자만 을이어야 하는지, 왜 항상 구직자만 메달려야 하는지. 면접은 회사와 구직자가 서로 궁합을 보는 자리이다. 구직자가 면접을 보고 다시생각해서 안갈 수도 있는 법. 나는 이런 경험이 2,3번 정도 있다. 문자로 훈계를 받은 적도 있지만 결코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길을 정하는데 한낱 대기업의 횡포가 웬말이냐. 


면접을 보고 나오며 비도 오고 하니까 헌혈이나 했다.내 20대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헌혈 100번 하기인데, 내 나이를 고려하니 벌써 실패다. 아무튼 전혈 헌혈을 신처했고, 상품으로는 기부를 선택했다. 처음이었다. 난 보통 영화권 아니면 파리바케트 상품권을 택한다. 근데 오늘은 그냥 멋져 보이고 싶어서 기부를 선택했다. 비가 와서 그런 것 같다. 비는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드니까. 비록 3,500원의 기부이지만 개인적으로 보람차다. 헌혈증을 받기에, 이 헌혈증이 나중에 내가 수술을 받을 때, 엄청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기에 이 헌혈의 행동이 사랑에서 우러나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품을 받지 않고 기부했다는 사실에 오늘만큼은 보람찼다. 


저녁    - 저녁을 먹고 도서관에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을 빌렸다.

두권다 두꺼워서 잠시 고민했지만 언젠간 읽겠지 하면서 동네 카페로 이동. 거기서 '삶이란 무엇인가'를 완독했다. 


기회를 걷어 찬다는 것. 그것은 더 큰 기회가 있다는 것을 기대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허나, 기회가 큰 것이나 작은 것이냐는 중요치 않은 것 같다. 아무리 작은 기회여도 내가얻는 것이 더 많다면 더 큰 기회가 무슨 소용일까. 그런 의미에서 나의 오늘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궁금하다. 중요한 것은 어찌되었든 내 선택을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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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하서명작선 3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정연욱 옮김 / (주)하서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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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에 대하여

    귀족의 사회는 허영으로 가득 차 있다. 오만과 편견, 질투, 중매가 쉴새 없이 오가는 사회는 향락과 쾌락만을 추구할 뿐이다. 귀족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품위유지비라는 것이 많이 드나 보다. 매일같이 열리는 연회, 춤, 음주에도 그들의 삶은 끝없이 화려하다. 몇몇 귀족은 빚이 많은데도, 장교 의복을 살 돈이 없는데도 연회에 참여하여 사교를 해야 한다. 한국인에게 이런 사교 문화는 어색하다.  나는 미군부대에서 근무를 했기에 대대 파티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군인은 모두 정복을 입고 카투사들은 정장을 입고 참여하는 자리인데,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모두 서서 음식을 마시고 음료를 마시는 자리였다. 그런 자리에서 카투사들은 멀뚱멀뚱할 뿐이었다.  이 새로운 문화는 가벼운 분위기, 서서 하는 대화이기에 짧은 대화 위주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국인들은 짧은 대화, 가벼운 대화에 상당히 약하다. 책에서도 귀족들의 사교에 중요한 것이 만남 초기의 대화인데, 한국인들은 깊은 대화를 잘하는데 겉도는 얘기를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삼겹살 집에 좌식으로 앉아 다 같이 고기나 구워먹으면서 소주나 진하게 돌려 마시는 것인데, 이것도 친한 사람들끼리만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왜 우리는 서서 가볍게 말하는 것에 이렇게 힘들어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주변에 대한 배려 부족이 하나의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미국인들은 서로 길에서 만나면 인사를 곧 잘한다. 가게에서 줄을 서고 있어도 앞 뒤의 사람이 쉽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럴 때 하는 이야기들이 모두 가벼운 이야기, 생활 이야기 일 것이다. 반면에 한국인들은 모두 묵묵할 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자리에는 날씨 이야기를 하여라,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아라 등 일종의 지침까지 인터넷에 떠돌아 다닌다. 러시아의 귀족들처럼 과장된 사교는 불필요하지만 생활을 좀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좀 더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사교가 꼭 필요하다.


- 전쟁에 대하여

    이 책은 500여 쪽에 달하지만 막힘 없이 빠르게 읽었다. 소설이라는 점도 있지만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를 잘 끌기 때문이다. 내용 중에 피에르는 귀족이지만 전쟁을 구경하러 갔다가 휘말리게 되고 거기서 인생의 반환점을 맞는다.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전쟁의 무당위성에 대해 성찰하기도 한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을 바꾸는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는 전쟁으로 평생을 불구로 살아가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평생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것이 전쟁의 승전국이든, 패전국이든 구분되어지지 않는다. 피에르가 전쟁포로로서 총살의 위기에 처할 때, 총을 쏜 다수의 프랑스 병사들은 떨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고 말하였다. 죽는 자와 죽이는 자 모두에게 변화는 주는 전쟁. 하지만 우린 젊은 세대에게 전쟁은 하나의 게임으로 인식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여 총을 쥐고서도 이것이 사람 백 명을 실제로 죽일 수 있는 살상무기인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FPS게임인 냥 이야기를 하고, 전쟁 영화를 보며 모두 영웅심을 키운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전쟁의 참혹함, 끔직함을 느낄 수 없었다. 끊임없이 터지는 대포소리, 신음소리가 가득 찬 부상병동, 전쟁 중 모닥불에서 먹는 식사. 활자로 만나는 전쟁은 아름다웠고 훌륭해 보였다. 몇 날을 씻지도 자지도 못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현실은 전해지 않고, 전쟁 중의 명사수, 명장군의 이야기만 화려하게 포장된다. 내가 만약 전쟁을 경험했더라면 이 책을 읽으며 생명의 숭고함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아직 내가 이 대작을 이해하기에는 실력이 많이 모자란 듯 하다.


- 러시아에 대하여

    러시아는 솔직히 잘 모른다. 우리나라와 가깝다면 가까울 수 있는 나라이지만, 직접적인 경로는 북한에 막혀 있다는 점, 그리고 공산국가라는 인식이 아직 강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 쪽에 서 있기 때문에 더욱 교류가 없고, 그래서 더욱 모른다. 하지만 책을 통해 러시아의 민중을 들여다보고 고들의 문화를 들여다보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톨스토이의 또 다른 작품인 ‘안나 카레니나’를 봐도 그렇고, 안톤 체홉의 작품들을 봐도 그들의 인식이 왠지 모르게 친숙하다. 한심한 국내 정치체계, 귀족들의 제 배 채우기 위한 허영, 국가 간 전쟁으로 인한 내우외환이 꼭 닮았다. 물론 이 책은 전쟁과 전쟁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와 거기서 생명의 숭고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런 모습들이 더 눈에 띄는 것은 왠지 모를 익숙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현대의 러시아도 책의 내용인 과거처럼 그렇게 살기 좋은 세상은 아닌 것 같다. 케이블 방송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비정상회담’이란 프로그램을 가끔 보는 편인데, 거기서도 러시아 대표가 하는 말은 꼭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러시아는 지금 푸틴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니 국민을 위한 정치가 나올 리 만무하고, 노인복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지방의 사람들은 모스크바로 세금을 내서 모스크바의 복지는 훌륭한 불균형이라고 한다. 물론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확대해석 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런 문제들이 우리나라와 러시아에만 존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만 그냥 러시아란 나라는 정감이 간다. 잘 모를 때 보면 차가운 나라이지만 파보면 파볼수록 정열적이고 따뜻할 것 같은 느낌. 러시아를 한 번 방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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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오후에 있을 ㅈㅁㅅ면접 준비, 저번에 1차 면접을 보고 난 뒤에 관련 자료들을 버리지

않아 그냥 그거 다시 읽는 걸로 연습을 대체한다. 하지만 찝찝하다. 탈락할 것 같기에


오후      - 다시 방문한 ㅈㅁㅅ. 면접 장소에 처음 방문하는 것과 두 번 방문하는 것은 정말 천지

차이인 것 같다. 처음 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여기가 맞는지,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는지, 저 자리는 뭔지, 난 누군지, 너무 면접생 같은지. 별별 생각이 다 들지만 두 번째로 방문하면 긴장감이 어느 정도는 풀린다. 다시 올라가는구나, 지난번과 똑같겠지 뭐. 오늘도 일하네, 안녕 난 합격하고 다시 왔어, 이런 다른 느낌의 별별생각이 다 든다. 지난번 첫 인턴으로 일했던 ㄷㅇㅇㅂ도 2학년 마치고 첫 지원했을 때는 벌벌떨면서 면접장소로 갔었는데 1년 뒤 다시 방문할 때는 장소가 엄청 친근해서 긴장감이 풀려서 합격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지난번과 같은 라운지에 대기하고 있으니, 스터디룸 같은 곳으로 이동시킨다. 인사부 부장과의 면접이라고 한다. 별 느낌은 없다. 지난번 비슷한 회사의 2번째 면접때는 부서 부장과 이사와 면접을 봐서 그런지 그냥 그려려니 한다. 난 아둔한 학생이니 직급체계의 그 간격을 모른다. 이럴땐 모르는 게 유리한 것 같다. 들어오신 부장님은 아주 시원시원하게 예쁘시다. 목소리도 좋으시다. 후...일하고 싶어졌다. 준비한 자기소개 멘트를 하고

생각하는 포부가 큰데 막상 하는 일은 그런게 아닌데 괜찮은지(아 물론이죠)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지(한국을 변화시키는 사람)

자신이 생각하는 성격과 주변에서의 성격

이거 인턴 끝나고는 뭐 할껀지(창업이욥)

영어를 잘한다고 했는데 아무말이나 해라(돈 많이 벌어서 한국 변화시키고 싶다어버버버)


생각보다 짧다. 그리고 말하는걸 들어보니 음 뭐랄까. 합격은 이미 했는데 뭐 특별한 문제가 없는지 그런식으로 물어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끝나고 나니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흠....머릿속에 김칫국생각이 절로난다. 시원한 백김칫국. 뭐지 이건 합격인가. 결과는 1차, 2차, 건강검진을 종합해서 3일 이내로 잡 오퍼를 준다고 했다. 그래서 지정된 병원으로 가서 건강검진(키, 몸무게, 소변, 채혈, 엑스레이, 시각, 청각, 색맹)을 받고 종료. 3일 이내라...일단은 조용히 다른 인턴들도 계속 지원하면서 이번주까지는 기다려봐야겠다.


저녁     - 역시나 역시나 면접을 보고 나면, 난 면접을 봤으니 쉬어야 한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

고 쉰다...책을 잠시 읽다가, 인터넷을 잠시 하다가, 운동을 하다가, 게임을 하다가.



- 나는 원래 면접을 볼 때, 과장을 한다. 모두 다 그러리라. 그런데 오늘은 과장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것 같다. 돈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한 거나, 정치는 세상을 바꿀 힘이 없다고 한거나, 내가 원하는 리더상이나. 이게 정상이겠지


면접은 사람을 파악하는 자리이다. 서면으로 볼 수 없는 그 사람의 눈빛, 야망, 열망을 보는 자리. 그런 아우라는 결코 종이로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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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었다.이 책을 읽은 이유가 내 착각에서 비롯되었다.

최근에 엄청 재밌게 본 '미드나잇 인 파리'라는 영화에 헤밍웨이가 엄청 멋있게 나오는데 그래서 그 사람의 책을 빌려봐야지 했는데 순간 착각해서 톨스토이의 책을 빌리게 된 것이다.허허헛. 그래도 대작이니까 충분히 재미있게 읽고 있다.


오후      -  바지 수선을 세탁소에 맡기고 여권을 갱신하러 구로구청, 아버지가 몇날며칠 노력하셔

서 내 여권사진을 만들어 주셨는데 처음에 잘 통과했다가 나중에 전화가 와서 탈락했다...아버지가 노력하셨는데 상당히 아쉬웠다. 결국 사진관에서 찍고 제출....

ㅈㅁㅅ에서 2차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애초 공고에 2차 면접 언급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아니 공채도 아니고 이제는 인턴도 면접을 2,3번씩 보는 사회란 말인가. 물론 통과해서 기분은 좋았다. 그런데 불현듯 3개월 전 ㅈㅇ면접이 떠오른다. 그 회사도 면접이 2번이었는데 2번째 최종면접에서 2대1일 뚫지 못하고 탈락했던 기억. 근데 지금 이 회사는 그 회사와 세계에서 쌍벽을 이루는 회사로 상당히 비슷하다. 비슷하다....면접 과정도 비슷하다....불안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넣은 인도에서 하는 인턴도 연락이 왔다. 근데 시간이 아까 말한 ㅈㅁㅅ면접과 겹친다....ㅈㅁㅅ가 더 가고 싶기에 나중에 문자로 변경이 불가능한지 묻는 문자 발송. 답이 없다. 내일 아침에 메일로 다시 보내야지 


저녁      -  저녁먹고 멍하니 있다가, 고등학교가서 달리기를 했다. 운동은 항상 철봉 아니면 팔

굽혀펴기만 해서 지구력과 하체가 모두 약하다. 오늘도 달리면서 한바퀴만 달려도 숨이 차다.고등학교 운동장을 뱅글뱅글 돌면서 돌연 햄스터와 같다고 생각한다. 햄스터집의 쳇바퀴마냥 같은 곳을 뛴다. 뛸 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햄스터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달리면 제자리. 오늘 하루도 여기 저기 다닌 것 같지만 결국 한바귀 돌고와서 제자리. 


그래도 난 책 읽는 햄스터니까.미래에 내 쳇바퀴는 내가 만들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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