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주다 - 딸을 키우며 세상이 외면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다
우에마 요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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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좋다고 하면 책을 빌려본다. 아직 모르는 작가의 책은 빌려보려고 하는데 이 책은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것 같다.

1

아빠가 돌아가신 뒤 (아, 이런 말도 참 이상하다.) 뭔가가 변했다. 나이 드신 아저씨들이 일하는 걸 보면 울게 된다거나

갑자기 울게 되었다. 예를 들면 아빠의 병원 영수증을 스캔하다가 울었다. 내가 이런 일로 울지는 몰랐어서, 아빠 때문에 내가 울지는 몰랐어서

언제까지 이런 상태일까 싶었다.

내가 왜 우는지 모르는데 계속 울었다.

여전히 그 비슷한 상태다.

아무 때나 갑자기 우는데

내가 아빠를 몹시 좋아했다거나 그런 게 아닌데도 뭔가 그렇게 됐구나 싶었다.

이 책에서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문장이다.

죽으면 모두 저쪽으로 간다. 지금도 할아버지는 바다에 있다. 내동생도 바다에 있다. 우리는 언젠가 차례대로 저쪽으로 간다. 그때까지는 이곳에서 열심히 살다가 이윽고 모든 것이 끝나면 바다저편으로 으쌰으쌰 헤엄쳐 간다. - P47

누구나 다 그렇게 된다고 한다.

그 말을 보고 조금 안심이 되었다.

아빠도  T오빠도 다 저쪽에 있구나. 나도 언젠가 그렇게 되는 거구나.

이미 뻔히 아는 사실인데도 그동안은 혼란스러웠는데

차갑게 굳은 아빠의 무언가가 저쪽으로 간 일을 조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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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높고 쓸쓸한 - 안도현 시집 문학동네 시집 99
안도현 / 문학동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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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는 확실히 트렌드가 있다.


2003년 친구 J가 준 시집이다. 20년만에 다 본 셈이다. 


20년만에 시의 트렌드는 변해서, 요새는 나오기 힘든 시집이다. 그런데도 역시 첫 번째 시,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 버려 그게 시 구절이고 전문인지도 헛갈릴, 광고 문구라고 하면 더 믿을 만한 그 문장은 여전히 대단하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여전히 유효한 구절.

아마, 광화문 교보빌딩에 걸렸을 구절.

십 년 뒤에는 걸리기 힘들 것 같다. 연탄이 대중적이지 않아서. 하지만 십 년 전 즈음 교보빌딩에서 봤던 것 같다. 연탄은 그때도 대중적이지 않았지만 연탄이라는 소재는 그래도 익숙해서, 그때만 해도 광화문 교보빌딩에 걸렸던, 누구나 뜨거운 사람, 따뜻한 사람이고 싶은 마음을 푹 건드려서. 


시는 마음을 건드리는 걸까?


시의 트렌드에 대해 생각해보면, 


요새의 시들. 


밤에 자기 전에 시를 한 편씩 보고 자려고 하는데(그럴 때도 있고 안 그럴 때도 있다) 아마 시는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와 관련 있기 때문일 것이다. 


거짓말은 말로는 가능하지만, 시에도 거짓말이 있을까? 


시는 왜 있을까?


한 순간의 사람의 마음에 떠오른 것들


요새는 언어의 주술성에 대해서 자주 생각한다. 


원래 예술은 제사에서 시작했다. 제천의식에서 사제가 부르짖던 언어들, 몸짓들, 지금으로 따지면 종교적 제의나 무당의 몸짓, 언어,

그리고 시.


요새는 백석 시집을 밤에 보며 시는 나 말고 바깥을 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사람들이 하는 남욕이나 자기 욕망에서 발화한 어떤 것들은 시가 되지 못한다. 바깥에 대해 무념하게 바라보는 일, '너에게 묻는다'는 그것을 통해 자기 반성에 이르른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물음이 한 시대를 관통한 이유는, 아마 누구나 뜨거운 사람이고자 하나 뜨거운 사람이기는 어려운, 그런 마음을 꿰뚫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교조로 학교에서 쫓겨난 이력이 시집 속에 나온다. 일기에 가까운 말들도 많은데, 지금 시대에는 시로 통용되지 않는데 그 시대에는 통용되었던. 그런 것들을 보며 과연 시의 유행과 트렌드, 시가 될 수 있는 것은 무얼까 물어본다. 


바깥, 무념한 바깥. 

그러나 내 마음을 넘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꿰뚫는 

무념한 바깥.



2023 2 1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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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문제 - 강경애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27
강경애 지음, 최원식 책임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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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제안으로 강경애 소설모임을 하고 있다. 이 모임이 아니었다면 이런 여성 소설가가 있었음을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회주의 소설을 썼고 황해도 송화에서 1906년 태어나 1944년 죽었다. 한국 교과서에 '감자' 이런 작품이 실리지만 강경애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는 게 의아했다. 사상 문제일까. 


여성이기에 쓸 수 있는 소설이 있다. 강경애 소설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동시대를 살던 다른 작가들보다 더 살벌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여성이기에 당할 수밖에 없는 고통에 대해서도 그렇다. 심리 묘사도 뛰어나다. 예를 들면 '인간 문제'에서 첫째와 엄마 사이의 관계, 떡을 줄 테니까 하지 말라니 안 하는 첫째나 얻어온 밥을 혼자 다 먹어버리는 첫째에 대한 엄마의 서운함 같은 것들이 엄청나게 현실적으로 묘사된다. 작년에 읽었던 작품들 '소금'이나 '지하촌'은 핍진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면 장편 '인간 문제'는 동아일보에 연재된 소설답게 가독성이 좋다. 쭉쭉 읽힌다. 지금부터 약 100년 전의 가난 또한 있는 그대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도사린 계급의 문제, 덕호 일가를 통해 그려지는 가진 자들의 추악함(?), 신철을 통해 드러나는 인텔리 계층의 기만성까지. 선비의 아름다움에 빠졌던 그가 결국은 옥녀를 그리워하다 사상을 전향하고 풀려나 취직하고 부잣집 딸과 결혼했다는 결말 부분 이야기는 그가 선비의 손(그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공장에서 이야기를 보면 선비 손이 맞다. 일을 하다 투박해져버린 손)에 대해 가졌던 감정만 보면 그가 변절하리라는 것은 예견된 결말이었다. 


용연에 살던 선비, 첫째가 인천에서 노동자로 만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선비가 덕호에게 유린당하는 장면은 역겹고 그안에서 꿈틀대는 선비의 감정을 그리는 것을 보면 놀라게 된다. 리얼리즘 소설답게 계급의식을 배운 선비, 첫째, 갓난이가 노동운동을 벌이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내용이 후반부다. 


용연에서의 이야기는 신데렐라나 콩쥐팥쥐는 그래도 아빠라도 있었다면 남의 집 식모살이하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겪게 되는 서글픔이 그대로 드러난다. 엄마 이야기를 들어보면 작은 이모나 엄마도 식모살이를 했다는데 그렇게 구박을 했다는 그 이야기가 거짓이 아님이 이야기 속에 그대로 드러난다. 게다가 지주는 그 어린 여자아이를 유린하는 현실.


미쓰비시 백화점에서의 신철의 모습은 어렴풋이 이상의 날개가 떠오른다. 


제목 인간 문제는 마지막에 첫째의 목소리에서 왜 제목이 되었는지 나온다. 신철은 여유가 있고 길이 많지만 그는 길이 없음을, 사랑하던 여자는 죽어버리고 무엇을 어찌 해야 할지 모르는 채 '이 시커먼 뭉치! 이 뭉치는 점점 크게 확대되어가지고 그의 앞을 캄캄하게 하였다. 아니, 인간이 걸어가는 앞길에 가로질리는 이 뭉치…... 시커먼 뭉치, 이 뭉치야말로 인간 문제가 아니고 무엇일까? 

이 인간 문제! 무엇보다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인간은 이 문제를 위하여 몇 천만 년을 두고 싸워왔다. 그러나 아직 이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앞으로 이 당면한 큰 문제를 풀어나갈 인간이 누굴까?'


소설이 이렇게 끝이 난다. 모순 속에서 스러져가는 인간이라는 이 약한 개체들이 처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을까? 한때 예수가 이를 자처했듯 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은 누구일까?


강경애의 인간문제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시골에 살며 착취에 길들여진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인 선비와 첫째가 자신의 계급성을 깨닫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장소는 인천으로 옮겨지고 다른 인물들이 서브로 등장한다. 이들을 착취하는 덕호 일가, 계급 운동을 함께하지만 결국 배신자가 되는 신철까지. 


결국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 알기 때문에 이야기를 계속 끌어나갈 수 있다는 거다. 이 정도로 정확하게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언지 알고 있어야만 한다. 한 문장으로 서술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문학이라는 세계를 좋아한다. 문학은 정의롭고 그런 의미에서 적어도 모순에 대해 모른 척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의 모양에 대해 질문하고 방향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다. 단정하지 않는다. 이런 점들을 좋아한다. 


2023 1 2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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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
박정민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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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뜨개질하며 오디오북을 들었다. 요새 통 웃을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오디오북을 듣다가 웃었다. 이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다. 


동주를 안 봤는데 보고 싶어졌다. 이전에도 소개를 받았지만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꼭 봐야겠다 (해서 영화도 보았고, 영화도 좋았다.) 



2023 1 1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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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 평전 - 시대를 거역한 격정과 파란의 생애
허경진 지음 / 돌베개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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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 허난설헌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읽은 책이다. 글을 쓰려고 보니 내가 이 사람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구나 싶어 빌려 읽었다.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저자라는 것밖에 알지 못했다. 누이 허난설헌이 있었고 알고 보니 초당두부마을의 초당 허엽의 막내 아들이었다. 사천 교산 인근 외조부집인 애일당에서 태어나 자신의 호를 그 산의 이름을 따 교산이라 지었다. 교산의 교는 이무기 교(蛟)를 쓴다. 사천 인근에 교문암(蛟門巖)이 있는데 이무기가 밑에 엎드려 있다 떠나며 갈라진 바위라는 설이 있어 이름에 역시 이무기 교(蛟)가 들어간다.  

지금 사천의 애일당터라 추정되는 곳은 사유지로 접근이 어렵고 교산으로 추정되는 곳에 허균 시비가 있으나 역시 인근 펜션에 가로막혀 찾아가기가 쉽지는 않다. 출입문을 들어서면 무덤 세 구가 있는데 이 무덤 세 구를 지나면 소나무와 대나무가 울창한 숲속에 허균 시비가 있다. 터가 좋군, 싶은 곳이다. 


사천 바닷가 곳곳에는 홍길동 스토리로드, 애일당 가는 길 등 벽화가 있지만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라 산만한 분위기다. 


선조시대에 태어나 광해군 11년 역적으로 죽은 허균은 충절을 외치는 뿌리 깊은 유교 이념에 사로잡힌 선비는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한 번 본 것은 기억하는 뛰어난 기억력의 소유자였고 글을 잘 지었으며 독서애호가였으나 답답한 조선시대에 걸맞는 사람은 아니었다. 유불선 모든 분야의 책을 읽고 후반부에 보면 기독교를 최초로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데도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한 군데 사로잡힌 아집의 소유자라기보다는 자유주의자에 가까웠고 유교이념보다는 하늘이 내려준 본성을 따르겠다고 해 당대의 선비들에게는 지탄을 많이 받았다. 한마디로 '경망하다'는 것이 그에 대한 평가였다. 


양천 허씨 집안 막내 아들로 태어나 글을 잘 썼으나 경망한 성품과 아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인 성격으로 인해 벼슬길이 쉽지 않았으나 이를 부끄러워 하지도 않았다. 기생들을 데리고 친구들과 놀며 관리일을 소홀히 해 파직당하고 불교를 믿는다고 파직당하고 친척을 과거시험에 등용시켜 파직당했다. 놀기를 좋아했던 것은 사실이고 자연에서 유유자적하고자 하는 꿈을 꾼 것도 사실이며 다방면의 책을 읽고 마음 붙일 데가 없어 불교를 믿은 것도 사실이나 친척을 과거시험에 등용시킨 경우에는 다른 관리들도 모두 그렇게 하였으나 주변세력이 없던 허균에게 죄가 몰린 듯 하다. 자기 멋대로 굴던 사람이긴 하나 자기 권세를 위해 부당하게 굴었다는 인상은 아닌 셈이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였던지라 당대의 불합리한 제도들에 대해 자기 의견을 개진한 글을 많이 썼고 이 글을 스스로 편집해 책으로 엮었으며(누이 허난설헌의 책, 형 허봉의 책도 직접 엮었다) 당대의 시나 조선의 시에 대한 비평서도 많이 남겼다. 글을 잘 써 필요할 때 등용되었으나 당대사회나 집권세력의 입맛에 맞추기보다는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강해 높은 벼슬에 오르지는 못하다 혁명을 위해 집권세력자인 이이첨과 교류해 혁명을 준비하던 중 발각돼 처형당한다. 


서자의 설움을 폭로한 영웅서사 홍길동전의 저자는 양반이었고 그냥 두 발 뻗고 편안히 살 생각을 했더라면 그런 채로 살 수도 있었을 텐데 늘 자연에서 유유자적하고자 하는 꿈을 꾸었으나 이 불편한 현실을 개혁할 두뇌와 어느 정도의 힘이 있기에 결국 혁명을 준비하던 도중 발간된 것이다. 실제로 서자들과 자주 어울렸고 따르던 무리들도 고위층 양반보다는 평민, 승 등이 더 많았다고 한다. 


기이한 인간이었으나 똑똑해서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던 조선의 불합리한 현실을 스스로 개혁하려다 좌절된 듯하다. 혁명 전 사람들을 시켜 한양을 빠져나가게 한 점 등은 그가 꿈꾸던 혁명 이후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하게 한다. 죽기 전 할 말이 있다고 하였으나 이이첨 등 다른 관리들의 청으로 즉각 처형당한다. 


그가 쓴 책은 역적으로 잡혀들기 하루 전 외손자 집에 자신의 글을 엮은 문집 '성소부부고'를 보내 판본의 차이는 있으나 이 책은 남아있을 수 있게 되었다. 


역시 홍길동전의 저자답게 재밌는 사람이다. 그가 정말 한글로 소설을 썼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그가 쓴 글의 이력을 보면 그가 한문으로 썼건 한글로 썼건 이 이야기의 작가는 맞다고 보여진다. 그가 쓴 '호민론'이나 '유재론'을 보면 그가 꿈꾸던 정치가 있었으나 탐관오리들이 넘쳐나고 좋은 집안의 자식들이 주로 출세하던 조선시대 사회적 분위기는 허균이 보기에 맞지 않았으며 거기 자신을 맞출 수 없어 벼슬 생활이 쉽지 않았던 듯 하다. 


결국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물러나고 당대의 권세가이던 이이첨 등은 모두 잊혀지고 이야기의 저자 허균만 400년이 지나도 남았다. 당대에는 괴물, 요괴, 괴수 등으로 평가되었으나 솔직한 자기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 말한 것이 격식, 체면을 중시하는 유교사회에는 어울리지 않아 살기 괴로웠던 듯 하다. 


그가 꿈꾸던 혁명이 이루어졌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 조선 이후 일제시대를 맞는 그 역사가 바뀌었을 테니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을 것 같다. 


자기를 세상에 맞추지 않고 세상을 자기에 맞추고자 했던 허균, 재미있는 사람이다. 오랜만에 신영복 선생님의 글이 생각났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직한 어리석음, 그것이 곧 지혜와 현명함의 바탕이고 내용입니다.

- 신영복, 『나무야 나무야』 중에서




2022 11 19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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