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 너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 자유가 있단다." 당신의 말이 내게 던졌던 파문.

고백하자면 나는 그후로 선택의 순간이 올 때마다 주문처럼 당신의 말을 떠올리곤 했어요.

-백수린, 여름의 빌라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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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런던국제도서전의 어느 장소에서 이승우 소설가와 제가 낭독회를 했는데, 사회자가 우리에게 물었습니다. "누가 당신에게 쓰기를 멈추라고 한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그때 저는 뭐라고 대답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이승우 소설가는 대답했습니다."읽겠습니다." 그가 그렇게 대답한 것은 '문학 읽기'와 '문학 쓰기'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저는 아마도 문학 읽기로 다시 가야겠습니다. 다시 사막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경험을 해야겠습니다.

김혜순의 말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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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행성세계에서 겪은 지난 일들 또한 그럴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퇴적시킨 말과 행동과 기억들은 거대한 소용돌이 속의 지극히 작은 일부에 불과하고, 시간과 함께 깎이고 잘려나가 소멸하는 게 필연적인 운명일 수도 있겠다. 내 기억뿐 아니라 이은하, 네 기억과 삶 역시 해부되고 빛바래고 덧칠되어 가까운 미래엔 전혀 다른 모습의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부딪힌 일들이 전부 아무 의미 없는 난수 암호에 불과하고, 내 마지막 임무는 운 나쁜 사고였을 뿐이며, ‘비파’에게 이양한 긴급명령은 사실 해마가 관여한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 모든 게 시시한 장난과 다름없고 그저 상처받은 인간과 미쳐가는 해마가 작당해 벌인 실수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문목하 장편소설, 유령해마 p.349-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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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

미치오 슈스케, N

읽는 순서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는 소설이라는 책 소개에 끌려서 구매했다.

언제 구매했는지 가물가물하긴 했는데 1년이나 되어갈 줄이야.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은 처음 읽는다. 아직 읽은 건 아니니까 샀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지도.



2023.04

파스칼 메르시어, 리스본행 야간열차

파스칼 메르시어의 신작 <언어의 무게>가 나왔던 달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먼저 읽어야지 하는 마음에 구매.

608쪽으로 깨나 벽돌책이다.



2023.06

미리엄 테이브스, 위민 토킹

<위민 토킹>이라는 영화가 개봉하는데 루니 마라, 클레어 포이, 제시 버클리,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나온대...

개봉 언제 할지 모르겠지만 원작 소설도 흥미로워 보여서 냅다 구매부터 함.



2023.07

다카노 가즈아키, 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신작까지 사면서 아직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이 나야 나...

2024년에는 다카노 가즈아키 도장 깨기나 해볼까!



2023.12

존 윌리엄스, 부처스 크로싱

동진리가 2023 올해의 소설에 꼽기 전에 구매했다.

안 그래도 구매하고 싶었는데 블로그에서 '노인과 바다'의 서부 편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고

아, 이 소설도 내 취향이겠구나 했다.

<스토너>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해서 겸사겸사.



2024.01

패트릭 브링리,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이건 전적으로 동진리 추천 보고 샀다. 이번에 책 구매하면서 느낀 건데, 누군가의 추천으로 책을 산다는 건 생각보다 근사한 일이라고 느꼈다. 나한테 영향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영향대로 움직여보고 싶다는 것이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저 말을 믿어보자, 하는 거니까. 기대한 것과 달라서 실망할지라도 그렇게 책 한 권을 읽은 거니까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 구매한 건 아니고, 마음산책북클럽에서 받은



<필수는 곤란해> 까지 총 7권의 책.

글이 거창한 게 아니고 전부 이런 식이라 한 권 한 권 구매할 때마다 떠들 수 없었구나 싶다. 돌아보니 책을 구매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다. 구매한 책을 읽는 게 어렵지. 2024년 독서 계획을 작년에 했던 것처럼 만다라트 서식으로 만들까 새로운 서식을 만들까 고민 중이다. 출판사 별로 묶고 싶기도 하고, 2023년에 구매한 책으로도 묶고 싶고... 만다라트가 파트당 9권 읽기는 불가능해도 (나의 경우) 여러 파트를 골고루 읽는 면에서는 아주 좋았고, 재밌었다. 이 고민, 저 고민 조금 더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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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그러나 이 순간 그녀는 깨지고 상하고 뒤틀린 자신의 손톱 위에 얹어놓은 이 작품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그것은 진짜가 아니며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 구병모 장편소설, 파과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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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존재는 익히 알고 있었으나 읽을 엄두를 못냈다. 그러다 시간이 흘렀고 뮤지컬화 된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주인공이 차언니라네?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읽는 내내 이걸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지 싶었는데 이 소설의 마지막 구절에 납득이 됐다. 공연예술이라는 게 사라지는 것 아닌가. 그 시간, 그 장소에서 그 온도 속에 흘러가는 시간예술. 시작과 동시에 사라지기 시작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억할 수는 있으나 잡아둘 수는 없어서, 짧다면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상실을 이렇게 표현하는 주인공이라니. 시간예술을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구절이었다.

p.s. 그나저나 투우 역할은 김재욱 배우가 출연할 전망이라는데, 그는 전직 모태구였다고요... 하지만 우리 언니도 전직 백성미...는 농담이고 (드라마 보이스X모범택시1에서 각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 이야기) 초연 아마데우스와 재삼연 살리에리의 조합인 점이 재밌다. 둘이 붙었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영화는 아직 변요한 배우 캐스팅 기사만 보이는데 영화는 영화대로 재밌을듯. 조각도 조각이지만 강박사 캐스팅이 아주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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