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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읽는 교수 1~5 세트 - 전5권 (완결)
안그람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평점 :
그 사람이 떠오른 순간 깨달았어.
시간은 감정에게 손끝 하나 대지 못했다는 걸.
감정이 그렇다는 건,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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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가끔 익숙하지 않은 걸 이상하다고 표현할 때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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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알잖아?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서 한 행동이 항상 내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건 아니고, 그래서 화가 날 때가 있다는 거 말이야. 반대로, 내가 상대를 위해서 했던 행동 역시 언제나 좋은 결과로 돌아오지 않지. 슬프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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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걔가 날 나쁜 애처럼 말하니까 슬펐어. 절대 나쁜 마음이 아니었는데 좋은 마음도 타인에게는 나쁘게 보일 때가 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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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며 알게 됐어. 누굴 위해서 감춘다는 그 각오들, 사실은 본인을 위한 것이라는 거. 그럼 또 이런 생각이 들지.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생을 다해 후회할 거짓말을 하면서 누군가를 위한다는 말로 스스로를 속이고 있지 않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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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견뎠냐고? 당연한 일을 견딘다고 표현하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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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누군가의 불행을 네가 짊어질 필요 전혀 없어.
뭘 보고 듣든 상처로 상처 내는 일은 하지 마.
누군가가 저지른 실수, 후회와 슬픔에 너를 던지지 마.
어쩌면 괴로운 마음에 자책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기를 써서 이해하려고도, 용서하려고도 할 필요 없어.
너를 아프게 하는 놈들에게 너를 넘겨주지 마.
네가 사랑하는 것들과 너를 사랑하는 것들만 생각해.
내 얘기, 이해하겠어?
연애소설 읽는 교수 전권을 읽고 후기를 어떻게 쓸까 며칠을 고민했다. 이 책을 읽으며 밑줄을 그었던 문장들을 한 사람에게 쓰는 편지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보니 다섯 명의 인물이 저마다의 상황에서 했던 이야기를 한데 모은 셈이라, 중간 중간 생략된 느낌이 들어서 문장을 나눴다. 두 개의 문장을 섞기도 했고, 문장의 순서를 섞었고, 가독성을 위해 호칭을 바꿨다. 여럿의 이야기가 한 사람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한 사람의 이야기가 여럿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니까. 이 편지의 문장 중 하나라도 마음에 남는다면 연애소설 읽는 교수를 읽어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