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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타임머신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164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9월
평점 :
영국의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 1866~1946)의 상상력으로 탄생하게 된 타임머신은 그 이전에도 시간여행에 대한 상상은 있었을 것이나 웰스처럼 구체적이고 타임머신의 형태(形態)를 이루고 있는 작품은 없을 것이다. 원작 소설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도저히 1895년에 출시한 작품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진일보적인 내용이다.
주인공을 "시간여행자"라고 칭하자. 그는 타임머신을 발명했고 그것으로 미래든 과거든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자택으로 고위인사 및 언론관계자들을 모아두고 작은 소형 타임머신을 보여주며 어떤 속임수도 없이 이 자리에서 사라지게 만들겠다고 한다. 레버를 앞으로 감으면 미래로 뒤로 감으면 과거로 갈 수 있고, 이것은 소형타입일뿐 사람이 탈 수 있는 크기로 만든 자신의 타임머신을 탄다면 과거든 미래든 얼마든지 여행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주장대로 소형 타임머신은 어디로 갔던지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사람들의 마음은 흔들렸다. 믿기 어렵지만 눈 앞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시간여행자는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을 초청해 자신이 직접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떠나겠다고 한다. 그리고 당일날 시간여행자는 한참이나 나타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다렸고 식사시간이 되어 원형 식탁에 모여 식사를 즐겼다. 그때 시간여행자는 남루(襤褸)한 차림새로 사람들 앞에 섰다. 몰골이 딱한 그는 포도주를 두어잔 들이키고 쇤목소리로 사람들에게 말한다. "내가 시간여행을 다녀왔노라고"
시간여행자는 시간을 앞으로 달려 서기 802701년의 미래로 간다. 그곳은 현재의 모습은 전혀 남아있지 않고 인류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는 지상의 엘로이라고 불리는 난쟁이족과 흡사한 모습의 인류들이었다.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지능은 퇴화해 있었고 번영을 이루었던 미래의 생명체들은 필요한 부분만 남긴채 모든것이 퇴화하고 말았다. 그들의 환영을 받았던 시간여행자는 자신의 타임머신이 사라진 것도 모른채 그들의 문화를 접했다. 정신을 차리고 타임머신을 찾았을때는 이미 몰록이라고 불리는 지하에서 살아가는 인류에게 탈취당한 뒤였다. 시간여행자는 엘로이족중 유독 자신을 따르는 위브라는 여성과 함께 자신의 타임머신을 찾기 위해서 몰록과 대립하게 되고 미래를 여행한 시간여행자는 예상치 못한 모험을 겪게 된다.
어둠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괴하게 변형된 인류로부터 타임머신을 되찾을 수 있었던 시간여행자는 시간을 더 앞으로 감아 수천세기 앞으로 날아간다. 그곳은 황폐해져 태양이 빛을 잃어가고 지구는 달을 잃어버렸다. 이것에 놀라운점은 실제 달은 매년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수천세기가 흐른다면 지구로부터 멀어져 사라질 것이다. 그것을 1895년도에 작품으로 써낸 웰스의 비범함을 입증하는 부분이다. 그렇게 시간여행을 마친 시간여행자는 모두가 기다리는 그곳으로 돌아온 것이다.
시간여행자는 모두에게 말한다. "내 말은 모두 사실이오. 믿던지 한낱 꿈에 불과한 거짓말이던지 당신들 마음이오."
그리고 시간여행자는 또 다시 시간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는 두번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그가 과거로 갔을 수도 있다. 백악기 시절로 되돌아가 타임머신을 잃고 사망했을 수도 있다. 미래로 가서 지구의 종말을 지켜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현실로는 두번 다시 올 수 없었다.
이 작품의 놀라운 점은 타임머신이란 것이 허구이고 현재 과학기술로 불가능하다는건 초등학생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있자니 정말 있는거 아니냐고 검색까지 해봤다. 그거 서술한 타임머신을 이루고 있는 재료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마치 정말 그것이면 만들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애당초 작품 자체가 허구임에도 시간여행자가 대중을 속이고 거짓말로 시간여행을 다녀온 척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사라지지 않았을까? 타임머신을 조금 망가뜨리고 옷차림새를 남루하게 해서 그럴싸하게 연기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곁눈질 했다.
이것은 이미 작품이 서술하는 세계관을 이미 믿어버린 증거다. 그만큼 이 작품의 흡입력과 호소력은 대단하다. 앞으로 과학 기술의 진보가 계속 되어 언젠가는 정말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그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