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정원의 반은 잘 가꾸어져 있고 나머지 반은 그냥 정글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이전 집주인이 노년인 관계로 관리하기가 힘에 부치셨을 것이다. 그 정글을 싹 밀어내고, 빈공간에 잔디만 깔 작정이다. 잔디는 봄에 깔아야 한다. 그러므로 서둘 필요없이 천천히 정글을 밀고, 그 밑의 뿌리들을 걷어내고, 땅을 고르는 작업 등을 하면 될 듯 하다.


가운데 오솔길까지가 가꾸어진 정원 영역이다. 올 여름 몹시 가물었기 때문에 잔디가 누래져 있다. 죽은 건 아니다. 오히려 초록색 부분은 잔디가 아니라 잡초라고 보면 된다.


오솔길 끝 부분부터 정글 영역이다.


나무와 잡목들을 일부 걷어냈다. 산더미같은 잡목, 잡풀 들이 나오는데 분쇄기를 사서 갈아서 버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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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실시간 뉴스를 접했으므로 실시간으로 내 의견을 정리해 본다. (뒷북은 싫다. 항상 하는 것이지만...)


내 생각으로는 안희정이 유죄가 되었어야 한다고 본다. 두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둘이 상하 관계에 놓여 있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피해자 측이 성적 관계에 있어 수동적 입장에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상하 관계에 놓여 있는 상태에서 상대적 약자의 명시적 동의가 없이 성관계가 이루어졌다면 그 행위의 강제성이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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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대학 다니는 친구들 둘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그 중 한 친구가 책장을 이리 저리 살피다 콘라드의 "암흑의 핵심"을 꺼낸다. "읽어보셨어요? 어떤 내용이예요?" 젠장, 읽어 보지 않았다. 콘라드나 그 책 주변 이야기는 무성하게 해줄 수 있으나 그 책 자체는 읽지 않았다. 그래서 안읽어 봤다고만 하고 말았다. 이번엔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를 꺼내든다. 이 책에 대해서도 무성하게 할 이야기는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책을 읽어 봤느냐는 것이다. 안 읽어 봤다. 그런데 이번 것은 좀 심각하다. 당신이라면 이런 책 읽었어야 하는 것 아니예요? 라고 꾸지람 섞인 소리를 한다면, 이런 무게의 책이 한 둘이 아닌데 그걸 어떻게 다 읽냐, 하고 넘어갈 자신이 없다. 다행히 그 친구는 예의바른 친구라 나를 구석에 몰지는 않았다.


특정 주제의 독서나 사색에 몰두하다 보면, 여차하면 그 밖의 다른 영역들에 대해서는 바보가 되는 것 같다. 요즘 이런 문제들에 자주 부딪힌다. 하여 나의 주제에 꼭이 부합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책 하나를 리스트로 올려 놓고 읽어야 할 것들은 강제적으로라도 읽어 보려 한다. 첫 번째 책은 쿤의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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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8-13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이 읽지 않아도 더 잘 알 수 있는 책도 많은 것 같습니다. ^^
이 책이 바로 그런데요, 저자도 자신 책 의미를 잘 몰랐다고 하더라구요. ^^

weekly 2018-08-14 01:18   좋아요 1 | 수정 | 삭제 | URL
읔, 그런가요?:) 솔직히 잘 공감이 되지는 않지만:) 쿤의 책을 읽고 나서 제 지식이 얼마나 더 확장되었는가는 음미해 봐야 겠네요.

2018-08-16 02: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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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6 06: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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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6 2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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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01: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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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00: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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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0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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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06: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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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16: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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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국에 와서 처음으로 가든 파티에 가서 놀았다. 옆 집에서 하는 거였다. 한 두어 집 부르는 건 줄 알았는데, 어른만 세서 20명 정도 온 것 같다. 주인장 부부가 독실한 기독교인이어서 교회 사람들, 그리고 남편 쪽이 흑인이어서 흑인 친구들도 많이 왔다. 동네에서 40년 이상 산 백인 노부부, 나이지리아 출신, 이탈리아 출신, 아일랜드 출신, 러시아 출신, 그리고 우리 같은 한국 출신 등, 평범한 시골 동네지만 한국에서라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즐겼다. 우리는 쿠키랑 포도주를 들고 갔는데, 한쪽 테이블에 사람들이 가져온 먹을 거리를 쌓아 두고 알아서 먹게끔 하더라. 주인장 친구들이 구워주는 소세지와 치킨이 특히 맛났다. 두 세 명, 혹은 서너 명씩 무리를 지어 담소를 하는데, 나는 처음 보는 사람들과 뭔 이야기를 해야 하나 하고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교회 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적어도 나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더라. 내게 전도를 하려는 것이었을까? 브렉싯이나 이민자 문제 같은 예민한 이야기들도 하게 되었고, 특히 나는 철학하는 사람으로 통했기 때문에 철학적 논쟁을 걸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 니 철학적 입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어떤 거지?” 첫 질문으로 이런 게 막 들어온다. 물론, 축구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축구에 무지한 지라… 내가 한국인이니까 손흥민에 대해 물어 주던데, 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뛴다는 것 밖에 모른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던 아일랜드 친구가 웨스트햄 응원한다기에 나는 풀햄 응원한다고 했다.
나: 풀햄 경기 세 번 갔었는데 한번도 이기지를 못하더라고. 풀햄은 지금 2부 리그에서 경기하고 있어.
그: 어? 풀햄 이번에 승격했는데? 가까스로 올라왔어. 이 주 후에 홈 경기 있을 건데?
나: 어, 그래? 대단하네!  (대참사-.-)

가든 파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느라 런던 셰익스피어스 글로브라는 극장에서 하는 “As You Like It” 연극에 조금 늦었다. 1막을 놓쳤다. 그동안 셰익스피어 극을 몇 개 봤었는데 알아듣기도 힘들고 크게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조금 공부를 했다. 그랬더니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As You Like It을 출발점 삼아 셰익스피어를 제대로 공부해 보자고 마음 먹고 예전 무대 버전의 DVD도 샀다. 그런데 이번 공연 자체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혹은, 내가 상상했던 식으로 공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여자 주인공을 남자 배우가 하고, 남자 주인공을 여자가 하는 등 주요 캐릭터의 성별을 바꾸어 놓았다. 이런게 요즘 유행이긴 한가 보다. 그런데 원작에서 이미 여자 주인공이 남장을 하고 극 흐름을 주도한다. 결국 여자 주인공을 남자 배우가 하니 원작과는 거꾸로 남자가 극의 흐름을 주도하는, 말하자면 메일 워싱 현상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나는 이걸 어느 정도는 참사라고 생각한다. 영국의 관객들은 웃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배우가 조금이라도 웃음을 유발할 만한 행동이나 대사를 하면 죄다들 까르르 웃어제낀다. 도대체 왜들 그렇게 웃는 걸까? 그래서인지 배우들도 온 힘을 다해 과장을 하고 슬랩스틱을 한다. 난 이런 과장스런 연기가 극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실 나만 해도 고전 극을 쫒아다니고 있기는 한다. 최근 한 달 안에 본 연극들, 그러니까 트랜스레이션, 노 엑싯, 그리고  As You Like It 까지 모두 영국의 고등 학교 교육 과정 안에 포함되어 있는 작품들이다. 고전 극은 잘 팔리고 현대 창작 극은 잘 팔리지 않는다(현대 극은 비싼 것이 많기도 하다). 그래서 고전 극을 이렇게 저렇게 새롭게 해석하는 식으로, 그 틀 안에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다. 그런데 여차하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위험이 큰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고전 극에 대해서라면 정통적인 해석을 하는 연극을 보려고 할 것 같다. 어쨌든 박수는 크게 쳐주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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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2018-08-16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득 든 생각이고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 셰익스피어 시절에 여성 캐릭터를 여성 배우가 했을까? 남자가 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태는 좀 복잡해 진다. 진심으로 복잡해 진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날도 덥고 이러저러하여 영화를 꽤 보게 되었다. 최근에 본 영화 중 인상에 남은 것들을 골라 내 마음대로 평점을 매겨 본다.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저), 4/5: 이걸 보고 나서 왜 어른 남자들이 히어로물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잘 짜여진 스토리, 적당한 무게감, 남성적 감정 이입을 강요하는 상황들.

블루 자스민, 3/5: 우디 앨런 영화는 이제 그만… 이라는 말을 되뇌이게 한다. 인물 하나가 나와서 지금껏 벌어진 일을 죄다 설명해 주고, 또 다른 인물이 나와서 똑같은 짓을 하고의 무한 반복. 이렇게 게으른 작가가 있나!

빵과 장미, 4/5: 캔 로치 감독 작품. 캔 로치는 도무지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스토리 라인이 단순하면 인물을 입체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공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작품.

넛띵 벗 트루쓰, 4/5. 취재원을 공개해야 하느냐로 갈등하는 저널리스트 이야기. 반전이 있는데, 그 반전이라는 것이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생기는 반전이라는 것.

PK, 5/5. 처음으로 본 발리우드 영화. 장면, 장면 모두 놀랍다. 재미, 아이디어, 감동이 넘치는 영화.

세 얼간이, 4/5. 발리우드 영화. 아이디어로 넘친다. 작가가 천재라는 생각을 했다. 다만, 끊임없이 가르치려는 태도여서 불편함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나이트크로울러, 4/5. 작품이란 결국 감상자와의 게임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한다. 너무 과장해서 흥이 깨지 않도록 적당히 긴장감을 조성하는 기술이 명품이다. 또 발군의 대화 장면들. 세상에는 천재들이 정말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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