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테고리 안에는 스피노자의 저작들에 대한 나의 번역이 들어갈 것이다. 지금 품고 있는 야심은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 "신, 인간 그리고 행복에 관하여", 그리고 "지성개선론"까지이다.

일차적으로 이 번역들은 스피노자를 깊게 읽고자 하는 나의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스피노자 자신이 표현한 대로의 스피노자를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소망의 실현일 것이다.

아다시피 스피노자의 철학은 쉽지 않다. 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스피노자의 문제 의식, 즉 스피노자에게 흘러 들어간 사고들, 그렇게 해서 발아된 사고들, 그렇게 해서 배척된 사고들, 다시 말하면 스피노자의 사상의 맥락이 매우 두텁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의심의 여지 없이 스피노자가 다루고 있는 주제 자체의 깊이 때문일 것이다. 즉, 철학 고유의 영원한 문제들. 덧붙여 스피노자의 독특한 표현 방식도 이유 중 하나로 들 수 있겠다.

여기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첫번째 항목일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나는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 부록으로 실린 "형이상학 단평"부터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 이 저작이 다루고 있는 문제는 스피노자 당대의 신스콜라 철학자들과 직접 연결되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중세 철학으로의, 그러므로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의 소급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또, 스피노자 철학의 완성태는 "에티카"이므로 에티카에 대한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선이해 안에서 이 저작이 음미되어야 할 것이다 등등...

이쯤에서 자명해지는 것은 시작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그런데 어쩌면 니체의 말 한마디를 내밀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시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 다음에 나온다. -이런 데 와서 고생하는 니체에게 미안.

그러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작할 것이다. 일단 시작하고 고쳐나가는 방식, 즉 신이 작업하던 방식(진화)을 따를 것이다. 나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스피노자를 공유하고 싶기 때문에 스피노자를 최대한 이해될 수 있는 한국어 문장으로 바꾸어 놓으려 노력할 것이다. 스피노자가 의미있는 것은 그가 다룬 문제들이 현재에도 의미 있기 때문일 것이므로 나는 스피노자라는 빛으로 현재를 조명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즉, 스피노자를 주석하는 데 아무 거리낌을 갖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카테고리는 스피노자에 대한 나의 이해를 깊게 하는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라.

자, 이 정도면 충분히 거창하다. 그러니 이제 몸통과 꼬리를 내놓아 보아라!

기본 대본은 아래와 같다.
Edwin Curley, The Collected Works of SPINOZA
Samuel Shirley, SPINOZA COMPLETE WORKS

(참조 가능한 판본과 언어의 가짓수를 늘리는 것 또한 나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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