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잡담이다.
<물질과 기억>을 다 읽었고 리뷰를 쓰려고 보니 이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오해든 정해든, 사물을 어떤 식으로든 단순하게, 그리고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적어도 표면적인 걸림돌들은 제거가 되어야 한다. <물질과 기억>의 경우 내게 그 이해의 장애는 이미지라는 개념이다. 나의 직관은 베르그송이 이 책에서 하고자 한 작업이란 이미지라는 개념을 새로 정립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을 이렇게 잡아놓으면 책 전체를 이미지 개념의 전개에 따라 다시 읽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다시 읽어야 하나?
그러다가 뉴스에서 chat gpt라는 것이 논문도 써준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물질과 기억>의 리뷰나, <물질과 기억>에 있어서 이미지라는 주제의 소논문도 써 줄 수 있을까?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을까? 베르그손이 슬쩍 슬쩍 애매하게 처리한 물질/이미지라는 개념 등을 선명하게 해설해 줄 수 있는 무엇(기계,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여기서 미적대지 않고 바로 그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케플러가 행성의 궤도를 계산하기 위해 온생애를 보낸 것에 대한 뉴튼의 미적분 발명 사례처럼, 이런 혁신은 우주에 대해 인간을 더 똑똑하게, 즉 같은 시간에 더 종합적인 일을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하여 나는 바로 chat gpt 사이트로 날아갔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용자가 몰려 사이트가 다운되어 있었다. 흠... 여튼 지금 바로 드는 생각은 저 사이트가 다시 열리기 전에 나 나름의 리뷰를 써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저 사이트가 다시 열리면 인공지능에게 리뷰를 부탁하고 둘을 비교해 봐야겠다.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