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잡담이다. 

<물질과 기억>을 다 읽었고 리뷰를 쓰려고 보니 이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오해든 정해든, 사물을 어떤 식으로든 단순하게, 그리고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적어도 표면적인 걸림돌들은 제거가 되어야 한다. <물질과 기억>의 경우 내게 그 이해의 장애는 이미지라는 개념이다. 나의 직관은 베르그송이 이 책에서 하고자 한 작업이란 이미지라는 개념을 새로 정립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을 이렇게 잡아놓으면 책 전체를 이미지 개념의 전개에 따라 다시 읽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다시 읽어야 하나? 


그러다가 뉴스에서 chat gpt라는 것이 논문도 써준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물질과 기억>의 리뷰나, <물질과 기억>에 있어서 이미지라는 주제의 소논문도 써 줄 수 있을까?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을까? 베르그손이 슬쩍 슬쩍 애매하게 처리한 물질/이미지라는 개념 등을 선명하게 해설해 줄 수 있는 무엇(기계,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여기서 미적대지 않고 바로 그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케플러가 행성의 궤도를 계산하기 위해 온생애를 보낸 것에 대한 뉴튼의 미적분 발명 사례처럼, 이런 혁신은 우주에 대해 인간을 더 똑똑하게, 즉 같은 시간에 더 종합적인 일을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하여 나는 바로 chat gpt 사이트로 날아갔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용자가 몰려 사이트가 다운되어 있었다. 흠... 여튼 지금 바로 드는 생각은 저 사이트가 다시 열리기 전에 나 나름의 리뷰를 써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저 사이트가 다시 열리면 인공지능에게 리뷰를 부탁하고 둘을 비교해 봐야겠다.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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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02-0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질과 기억...정말 빨리 읽으셨네요!! 저는 번역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져 읽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1장이 가장 난해하고 어려운데, 이미지의 개념을 파학하면 책 전체를 다시 읽어야 합니다. 위클리 님의 직관이 맞아요. 그래서 일반적인 이미지 개념과는 괴리가 커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근데, 무지 빠르게 이해하셨네요. 역시 계속 연구하시는 분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하하 재밌는 발상이네요. 근데 chat gpt라는 것이 논문도 써주나요?? 되게 신기하네요.
베르그손이 슬쩍 슬쩍 애매하게 처리한 물질/이미지라는 개념 등을 선명하게 해설해 줄 수 있는 무엇인가 필요하다고 하셧는데, 물질과 기억을 읽으면서 정말 똑같은 생각을 반복했었습니다. 진짝 명확히 다가오지가 않아요.

물질과 기억 이전엔 모노의 <우연과 필연>이 매우 어려웠는데, 이 두 책이 극단적 대척점에 있다는 사실로 깜놀했던 적이 있습니다.

weekly 2023-02-03 18:19   좋아요 0 | URL
하하, 책 리스트를 계속 늘려주시네요. 두 책이 극단적인 대척점에 있나요? 솔깃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