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아주 아주 컸다. 그런데 이재명은 그런 과대한 기대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아주 아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나는 민주당 계열의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든 부동산의 강을 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무난한 낙승이 예상되는 이번 지방 선거의 판을 흔들지 않는 시점, 즉 지방 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부동산 관련 강공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재명은 선거 후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시점에서 직접 전쟁에 뛰어들었다. 나는 솔직히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재명은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
예 하나 더. 나는 한국 사회에 부족한 것이 투명하게 토론을 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소양이라고 생각했고, 이재명은 이와 관련하여 좋은 모델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국 순회 타운홀 미팅, 국무회의 공개 등은 솔직히 내가 상상하던 바를 넘어서는 성공작인 것 같다. 어떤 기획이든 진정으로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사람들이 거기서 효능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인데 이재명은 그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내 생각에 60대 이상의 노년 세대에게 이재명이 어필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구태의연하고 세금만 축내고 있(다고 그 분들이 늘 생각하)는 공무원들을 갈구어서 실제로 일을 하게 하는 장면들이 그렇다. 그럴려면 대통령이 업무를 빠삭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재명은 그게 가능한 대통령인 것이다.
국무회의를 공개한다고? 뭐 또 무슨 쇼나 하겠지... ---> 허 이재명 잘 하네. 아주 야무져. 똑똑하긴 허네. 일을 잘 하긴 허네. ---> 이재명 어제 외국에 있다 하지 않았나? 새벽에 귀국해서 또 저길 간거야? 어이쿠 우리 대통령 몸 상하지 말아야 할텐데...
위에 걸어놓은 동영상은 이재명이 미국 상원의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전시작전권 환수 등 한국의 국방은 한국이 책임지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재명이 현재 세계 정세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이번 전쟁이 보여주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대규모 군자산을 한데 모아 놓는 방식의 미국 육상 군기지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이다. 구형 미사일과 드론들을 벌떼처럼 쏘아대는 비대칭 전술은 미군 기지의 값비싼 방어 시스템을 손쉽게 포화시켜 버렸고 한 두 발의 정밀한 탄도 미사일만으로 핵심 전략 자산을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중동에 산재한 미군 기지의 상당수는 궤멸적으로 파괴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제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앞으로 5년, 10년 후 한국과 북한이 전쟁을 벌일 확률이 높을까, 아니면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벌일 확률이 높을까? 후자일 것이다. 그러할 때 한반도가 그 전장의 일부가 될 확률 또한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통령은 이를 방지할 대책을 수립해야만 한다. 이것은 한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당장 생각할 수 있는 대책은 두 가지인데 그 중 하나가 미군 철수이다. --- 어쩌면 미국이 자발적으로 미군 철수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 도처에 수 백 개의 군사 기지를 운용하고 있는 미국은 어떻게든 재정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압박을 심대하게 받고 있고, 또 전통적인 군기지 운용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한반도의 운명에 관한한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상황을 조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느꼈다.
다른 하나는 자체 핵무장이다. 일본, 독일 등과 연대하여 동시에 핵무장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 점도 이재명 마음 속에 있다고 본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정상을 만났다는 뉴스를 봤다. 내가 든 생각은, 어라? 얼마 전에는 브라질이었잖아? 라는 것이었다. 즉, 브릭스라는 것이다. 누가 봐도 이재명은 브릭스에 발을 걸쳐 놓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적 움직임의 일부일 것이다.)
한국은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국의 군사적 우산 아래에서 잘 성장하여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었다. 휴전 국가로서, 세계 최강의 무기로 보호받으면서 국가의 에너지를 산업 성장에 쏟아부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에게 미국은 고마운 나라임에 분명하다. 보수를 외치는 노년 세대가 미국을 고마와 하고 보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보은이 미국의 우산 아래를 떠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면 이는 분명 시대착오적인 일이다. 다행히도 이번 전쟁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지구 역사상 최강의 패권 국가 미국에 운명을 전적으로 의탁하던 중동의 아랍 국가들은 이번 전쟁으로, 현재뿐 아니라 미래마저 날릴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러한 교훈은 누구에게나 자명할 것이다. 아마 보수적인 국민의 힘도 미군 철수 등의 민감한 이슈 등에 대해 이념적 자세를 더 이상은 취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