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마무리되기를 바랬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고 지금은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지상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양해각서 파기 이후 이란의 행동은 달라졌다. 그 전에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의 성격이 짙었으나 지금은 매우 명확한 전략적 목표 아래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에서 이란의 통제를 벗어나 항행하는 배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때린다. 미군 기지를 유치한 곳은, 그곳이 설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오만일지라도, 무조건 때린다. 특히 집중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쿠웨이트와 요르단이다. 이란은 자국에 떨어진 폭탄의 70%가 쿠웨이트에서 발사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쿠웨이트는 이를 부정한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지상군이 침공할 경우 그 경로는 쿠웨이트를 통한 것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에 따라 이란도 쿠웨이트 국경 쪽으로 군자산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란의 선제적 쿠웨이트 침공도 있을 수 있으리라 본다. 어쨌든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쿠웨이트가 될 것 같다. 최악의 경우에는 나라가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 


요르단은 페르시아만 인접 미군 기지에서 피신해온 미군 군인들, 미군 자산 등이 집결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니 이란의 집중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미군 사령부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해 그것들 대부분은 요격했고 일부는 바다에 떨어졌다는 둥의 말을 했었다. 다 거짓말이었다. 페르시아만 주둔 미군들은 요르단까지 쫒겨간 것이고 이제 또 짐을 싸서 국경 너머 이스라엘로 가야 한다. 이스라엘은 당연히도 이들이 오는 걸 싫어한다.  

  

이번 전쟁은 여러모로 비대칭 전쟁이다. 군기지의 양상에 있어서도 그렇다. 이란의 군자산과 군수 공장들은 대부분 지하에서 보호되고 있다. 그러므로 미군이 아무리 공중 폭격을 해도 이란군에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 없다. 반면 미군은 너른 사막 평야 지대에 산재해 있다. 이란의 고속 탄도탄 공격이나, 드론과 미사일을 섞어쏘는 공격을 막아낼 수 없다. 이번 요르단 기지 공격에서 세 명의 미군 전사자가 나왔다. 이란의 탄도 미사일은 집요하게 미군 숙소를 노렸다. 지금도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 미군은 벙커 안에 박혀 있거나, 아니면 기지를 버리고 호텔같은 곳으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 (이란은 드넓은 요르단 공군 기지에서 어떻게 미군 숙소 건물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미국은 러시아가 표적 정보를 제공했다며 러시아를 비난한다. 그러나 이란 측에서는 정보를 제공해준 요르단 현지의 민간인과 군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다른 비대칭성이 있다. 예컨대, 담수화시설 의존도. 이란은 일부 도서 지역을 제외하면 담수화 시설에 대한 의존성이 크게 없다. 반면 쿠웨이트의 경우에는 거의 100%가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미군이 이란의 담수화 공장, 발전소, 다리 등 민간 기간 시설을 공격하자 이란은 쿠웨이트에 주로 보복을 가했다. 이란은 쿠웨이트의 담수화 시설의 1/4 정도를 부순 것 같다. 나머지를 마저 부순다면 쿠웨이트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된다. 아마 쿠웨이트 등이 미국에 항의했을 것 같다. 내가 확인한 한에서는 이후에 벌어진 교전에서 미군은 더 이상 민간 기간 시설을 공격하지 않았다.


이란의 목표는 명확하다. 다시는 외세가 이란을 침공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전쟁이 필요하고, 피가 필요하고, 지상전이 필요하다면 이란은 그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양해각서 체결 전후 이란이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얼마나 몸조심을 했는가를 기억해보라. 지금은 대놓고 미군 생명을 노리고 있다. 다음 타겟은 미군 함정일 것이다. 이란 스스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 미군 함선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목표를 선정하고 있다고. 이란이 미군 함정을 타격하기로 결정한다면 미군은 이를 막을 길이 없다. 미국이 함선들을 이란의 미사일 사정권 밖으로 빼고 있기를 바란다. 만일 이란이 미군 함정에 공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한다면 미국은 지상전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전쟁이 여기서 끝나기를 바란다.)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팔월 달 안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가 홍해를 통해 나오는 경로도 현재 막혀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책임감은 전세계 경제를 판돈으로 질 수 밖에 없는 도박을 하는데 있어 아무런 자제력을 보이지 못한다. 미군의 장거리 정밀 유도 미사일도 거의 소진되어 이제 영국 공군기지 등에서 발진한 공군기로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방식의 공격을 이어가야 한다. 이 더운 여름에 지상전을 한다고 협박하며 모아놓은 병력이 고작 5만, 그 중에 전투병은 적으면 5천, 많아야 8천에 불과하다. 전쟁을 일으킨 지 이주 만에 미국은 종전을 애걸복걸했다. 양해각서가 체결되기 이 주 전 똑같은 문서가 트럼프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당시 트럼프는 이건 도저히 사인할 수 없다며 서명을 거부했다. 그리고 이 주 후 똑같은 문서를 놓고 하루라도 빨리 서명하자며 본인도 G7 회의장에서 서명했다. 그렇게 종전을 갈구해놓고 미국은 이란에 돈맛을 조금 보게 한 것 말고는 약속 사항을 모두 무시했다. 결국 양해각서는 죽었고 양측의 교전이 재개되었다. 양해각서를 폐기하고 이란에 다시 미사일을 쏘기로 결정할 때 트럼프는 어떤 전략적 목표를 갖고 있었을까? 그런 것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미국은 다시 카타르를 통해 협상을 제안하고, 오늘 뉴스 보니 이라크 쪽을 통해서도 협상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누가 다시 미국과 협상하려 할까? 아마 전쟁은 미군의 무조건적 자진 철군의 형식이 아니라면 종식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중국의 kimi k3가 좋다기에 나도 써봤다. 클로드처럼 깔끔한 맛은 없지만 여튼 좋더라. 가격이 괜찮으면 계속 쓸 것 같다. 석유 자원에 기반한 패권 전략이 흔들리자 미국은 ai를 독점화하여 패권을 이어나가려 하는 것 같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정수를 보여준다. 브로델에 의하면 자본주의의 정수는 자유 경쟁이 아니라 독점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오픈 소스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독점을 막고 시장을 넓게 펼치는 전략이다. 저렴하고 투명하고 성능이 좋으면 사람들은 쓴다. 미국의 패권 놀이의 끝물에 대안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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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번 전쟁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역사의 변곡점의 목격자 중 하나이고 싶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아슬아슬하게 소강 국면을 맞고 있다. 간헐적 충돌이 이어질지, 본격적인 전쟁 상태로 들어갈지, 아니면 흐지부지 끝나버릴지... 나는 세 번째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다행히도 그럴 여러 조짐들이 보고되고 있다.


여튼 미국이 이란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환경들에는 변함이 없다. 트럼프 왈, 비축유가 4주치 밖에 안남았다, 폭격을 이 삼 주 정도 더 할 수 있다... 등등. 다시 말하면 전쟁을 지속할 여력이 미국에게 없다. 중간 선거도 다가오고 군함들 휴식과 정비도 해야 하고 등등...


이번 상호 교전 후 미군의 유도를 따라 오만 쪽으로 붙어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배들은 거의 없어졌다.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 미국이 호르무즈 통제권을 이란에게 인정한 문서에, 혹자들은 항복 문서라고도 부르는 그 문서에, 사인을 했던 것이다.


지금의 상황 전개로 보면 이란은 요르단까지 전선 확대를 꾀하고 있고, (아마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원전 지대를 타격하는 불장난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안멈추면 이란은 이스라엘을 타격할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종전은 완전 끝장난다. 아마도 트럼프가 여기서 멈추리라고 생각한다. 욕을 바가지로 퍼붓고 폭탄 몇 개 떨어뜨리고... (예전에 양해각서 합의할 때도 이란이 이스라엘을 강력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직후 트럼프가 합의에 동의한 것이다.)      


(미국-이란 전쟁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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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제 이란이 유조선 3척, 혹은 4척을 공격했다. 이 배들이 이란이 지정한 항로로 가지 않고 미국, 영국 등이 유도하는 오만 근처 항로를 따라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통항에 대한 책임은 이란이 갖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미국은 그러한 약속을 지키는 국가가 아니다. 지난번 컨테이너선 공격 때는 컨테이너 몇 개만 부서졌지만 이번 것은 기관실을 타격한 심각한 공격이었다. 지난 번 공격 이후 오만 쪽에 붙어 통행하는 배들의 수는 잠시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 전체 통행건수의 1/3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란이 이런 배들에 본때를 보여준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이번 장례식을 거치면서 이란 국민들이 총체적으로 미국과 끝까지 붙어싸워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수도 있다. 후자 쪽의 가능성을 보는 평자들도 있다. 이란의 이번 민간 선박 공격에 의해 촉발된 공방전이 어디까지 번져갈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이란의 생명선이다. 이 해협으로 석유가 오가고 식량 등이 오간다. 페르시아만 국가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이란에게 내준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이란은 이를 무기로 이들 국가들을 조이고 풀고 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예컨대 반미, 반이스라엘적 정책을 채택하도록) 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이렇게 통제하지 않으면 이들 국가들은 언제든 미국에 붙을 것이다. 또, 미국이나 이스라엘과의 긴장 수준이 높아질 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선제적으로 봉쇄할 수도 있다. 그 긴장이 바로 폭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장하는 수단 하나를 갖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주기적으로, 때가 되었다 싶으면 이란에 폭격을 가해서 이란이 정상 국가로 안정화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란 국민들이 더는 못살겠다 하여 시위를 벌이고, 소수 민족들이 반란을 일으켜 이란이 내전 상황에 빠지는 것이 미국-이스라엘-서방에게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이것이 그 유명한 분열시켜-통제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미국은 전쟁에서 이기기 힘들 것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말고도 홍해도 막을 수 있다. 이란은 지난 번 전쟁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홍해를 막지 않았으며 사우디의 아람코 시설을 타격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의 담수화 공장을 폭격하지 않았다. 아마 전쟁이 다시 발발한다면 이 모든 것들을 이란은 할 것이다. 이란 국민들은 지금 처절한 분노 상태에 있다는 걸 고려할 만한 지성을 미국 당국자들이 갖고 있기를 바란다.


결국은 미국이다. 미국이 이란을 굴복시킬 좋은 시나리오를 갖고 공격 재개를 선택한다면 그것도 뭐 미국의 선택이니 그러려니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고, 아무런 전망도 없이 막무가내로 행동한다면? 그럴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전쟁의 늪에서 자기 힘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중국이 중재자로 나서는 것일 것이다. 아마 그때 사람들은 제일패권의 붕괴에 대해 말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아둔하다. 시대가 바뀐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미국 등의 서방이 아프리카에서 착취를 해먹는다고 해보자. 예전에는 그래도 되었다. 그래봤자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이 달리 뭘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자원만 쏙 빼가지 않는다. 중국은 그 나라에 산업 시설도 지어준다. 지금은 그 아프리카 국가들에 서방이라는 수탈 기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또 다른 대안이 존재하고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지금은 이란을 고립시켜 일방적으로 뚜드려 팰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이란은 그 위에 옆에, 러시아, 파키스탄, 중국 등을 동맹으로 불러모아 그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은 이란이 중국에서 위성을 사서 그것으로, 온갖 요격 미사일로 방어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핵 연구 시설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그런 시대다. 지금은 세계 여러 국가들에 있어 미국 외의 대안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시대이다. 미국과 그에 기생하는 서방 세력의 강압적 정책은 대안 세력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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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어권 신문에서 2030 남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있는(아직도 그러한가?) 이준석을 한국의 젊은 극우 정치인으로 기술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해외 언론이 한국의 정치인에 대해 어떤 라벨을 붙이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걸음 살짝 떨어져서 이준석을 바라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준석은 여자, 장애인, 노인, 즉 전통적으로 사회적 약자로 불리는 사람들과 싸우고 있다. (아마 이준석이 서구권 국가의 정치인이었다면 이민자들과도 싸우고 있었을 것이다.) 이준석은 이런 계층의 사람들과 관련된 갈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일까? 예컨대, 이준석은 노인들의 무임승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이준석의 제안은 지하철 공사의 적자 누적 문제에 대한 정책적 접근일 수 있고, 그런 한에서 나는 이준석의 용기에 박수를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이준석은 그 정책 발표 말미에 의도인지 실수인지, "무임승차한 노인들이 가장 많이 내리는 역은 경마장 역이다" 라는 말을 첨가한다. 그걸 보고 나는 이준석을 한국의 극우 포퓰리스트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의 2030 남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있는 정치인은 극우 포퓰리스트이다. 그는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하여 거기서 이득을 취하는 정치인이다. 


정치적인 차원을 잠시 떠나보자. 여자, 노인, 장애인과 싸우고 있는 젊은 정치인이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미학적으로 그 사람은 어글리하다. 추하다. 이러한 미학적 기준을 자의적이라 비난할 것인가? 그러나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 곧 자의적인 것은 아니다. 미국 프로야구의 월드 시리즈에서 일본 출신의 엘에이 다저스 선수 오타니와 야마모토는 그야말로 눈부신 활약을 했다. 특히 야마모토는 부상의 위험을 감수하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이런 선수에 대해 사람들은, 멋지다, 존경스럽다는 감정을 갖는다. 물론 그런 감정을 갖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보, 다치면 자기만 손해인데... ㅉㅉㅉ. 즉 '자기 손해" 일 수 있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가진 사람에게 야마모토는 멋진 사람이 아니다. 비슷한 계열로, 자신의 이익을 해친다고 보는 일에 대해서는 결코 묵과하고 넘어가지 않는다는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학습권을 침해했다며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연세대의 몇몇 학생들의 경우가 그렇다. 이러한 예들에서 내가 느끼게 되는 감정의 주소를 정확히 찾을 수 없으므로 나는 그것들을 미학적 감정에 속하는 것으로 치부한다. 요컨대, 그 연세대 학생은 추하다. 이런 예들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절대적인 것까지는 아니겠으나 그렇다고 자의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것이 자의적인 감정으로 치부될 수 있을 때 인간이란 종은 다른 역사를 살고 있을 것이다.)


사회는 자신을 넘어서는 사람을 칭찬하고 그렇지 못하는 사람은 좋게 보지 않는다. 동양 전통에서라면 전자는 군자로, 후자는 소인으로 불렸다. 소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부정적인 모든 것. 짜증내고, 화내고, 안절부절하고 등등. 이는 무능의 징표이다. 소인의 무능은 자기 콘텐츠를 생성함에 있어서의 무능이다. 그러므로 소인은 부화뇌동한다. 남들 하는 것을 따라한다. 비극적으로 유명을 달리한 정치인을 희화화하고 그것을 놀이 대상으로 삼는 것에 무슨 재미가 있을까? 그 재미는 또래 집단의 문화에서 소외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한 확인일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네들 스스로도 죽은 정치인의 이미지를 갖고 노는 것에 마음이 완전히 편하지는 않으리라고, 즉 그들 스스로 자신의 추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네들은, "재밌잖아요?" 라는 변명거리를 마련해 둔다. '재미'라는 단어가 주인을 잘못 만나 또 이렇게 고생한다.


예를 들어 물리학자 파인먼은 방정식을 이러 저리 비틀며 전개하는 일을 즐겼다. "뭐 하고 있죠? 왜 그런 쓸데없는 일을?" "재밌잖아요?" 파인먼의 중요한 업적들은 그러한 사고상의 놀이의 부산물이다. 리눅스를 처음 개발한 리누스 토발즈에게 어떻게 그런 엄청난 시스템을 만들게 되었냐고 물으니 그의 대답이 "재밌잖아요!" 였다. 즉, 재미라는 말은 자기 생산의 순수한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런데 어쩌랴, 자기 생산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네들은 자신의 무능, 추함, 부화뇌동, 무책임을 덮기 위해 그 단어를 사용한다. 추함은 동조 집단에 들기 위한 회원료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한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야구는 비생산적인 인간 활동인 스포츠에 속한다. 그러므로 그것에 약간의 현실성이라도 부여하기 위해 유니폼을 갖춰 입고 예를 갖추고 엄격한 규칙을 따르면서 수행한다. 특히 야구는 야구공이나 방망이가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 사이의 물리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이러저러한 불문률을 갖는다. 예컨대, 프로야구에서 주로 적용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큰 점수 차에서 이기고 있는 팀이 도루를 하지 않는다는 것 등등. 그런데 이기고 있는 팀이 응원이라는 명목 하에 지고 있는 팀을 조롱한다? 이는 해당 팀의 야구나 스포츠에 대한 소양이 완전히 부재하다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이 되지 않는다. 아마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오타니나 야마모트를 존경하고 동경할 것이며 그들을 롤 모델로 하는 선수들도 꽤 있을 것이다. 아마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도 미국의 월드 시리즈 최종전의 그 깔끔한 최고급의 경기를 즐겼을 것이다. 어떻게 그런 멋진 최고급의 경기가 가능했을까? 최고의 선수들이 집중하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이런 최고의 경기를 망쳐버리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상대를 흔들고 경직시키기 위해, "밤밤 히로시마!", "미국의 51번째 주!"를 외치면 된다. 최고급과 진흙탕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을 수 있다. 최고급에 이르는 것은 너무 힘들지만 진흙탕을 만드는 일은 너무 쉽다. 그러므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렇다: 너무 쉬운 길로만 가려하지 말자. 진흙탕을 만들고 약자를 조롱하고 남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일은 너무 너무 쉬운 일이라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지 않으면 중력에 따라 자연스레 그러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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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쟁이 발발하고 열흘 쯤 지나서 뚱딴지같은 뉴스가 떴다. 이란이 종전 조건으로 미군의 역내 철수, 재침공하지 않겠다는 보장, 그리고 배상금 지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연일 이란 불바다, 테헤란 불바다 뉴스를 쏟아내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십일이 지나 이란의 이런 요구들은 양해각서에 거의 그대로 반영되었다. 앞으로 종전 협정서같은 것이 작성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몰라도 그런 것이 작성된다면 거기에도 이란의 이러한 요구가 똑같이 반영될 것이다. 개전 초기에 이미 미국은 자신들의 군전력으로 이란의 핵심적인 군 자산을 파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제시킬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란의 탄도 미사일로부터 페르시아만 연안의 미군 기지들과 동맹국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완전히 인식했다. 이런 것들이 종전 양해 각서를 낳은 물질적 조건들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변하였다는 어떠한 징후도 없다. 


엊그제 미국과 이란의 상호 교전에 관한 뉴스가 있었다.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따르지 않고, (미군의 유도 등을 받아) 오만쪽으로 붙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배들이 상당수 있었는데 이란이 그 중 컨테이너선 한 척에 드론 공격을 가한 것이다. 이란은 4기의 드론으로 공격했고 미해군이 3기를 요격했으나 컨테이너선은 나머지 한 기의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미국과 이란은 서로 양해 각서 위반이라며 보복 공격을 했지만, 양측 다 확전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인 공격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컨테이너선 피격과 미국과 이란의 상호 교전으로 오만쪽에 붙어 나오는 배의 수는 확실히 줄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무효화하기 위해 계속 이런 저런 시도를 할 것이다. 양해 각서에 뭐라 쓰여 있든 말이다. 이란은 양해각서같은 종잇장이 이란을 보호해 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최근에 공개되고 있는 위성 사진에 따르면 이란의 탄도 미사일과 드론은 매우 정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물질적 수단만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미국의 밴스 부통령은 이번 양해각서가 시간 벌기용이라 말한다. 석유 비축량과 탄약이 채워지면 전쟁을 재개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일부 미군 전력이 증강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의 재침공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란이 원하는 것은 탄도 미사일 역량 등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 뿐이 아닐 것이다. 진정한 힘은 자신의 힘을 타인에게 투사하여 그것을 관철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란은 지역 패권국을 지향할 수 밖에 없다. 그 첫 번째 시험대는 레바논에서의 자신의 대리 세력을 보호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은 양해각서 1조에 아무 생각이 없었던 듯 한데 그 함의는 이란과 이스라엘에게 매우 크다. 이란은 1조가 충족되지 않으면 본 협상에 임하지 않고 시간을 끌 것이다. 이란은 그 시간 동안 이란 대 중동 전체라는 대결 구도를 이스라엘 대 중동 전체로 바꾸어 놓으려고 애쓸 것이다. 나는 이란이 성공하리라고 본다.


(미국이 지난 세기부터 유엔에서 한 일이라고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비토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이스라엘을 막무가내로 보호해주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의문이 미국 내에서도 제기되었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미국 정치에 대한 유대인 로비 그룹의 강력한 힘 때문이다. 이제 이 로비 그룹의 영향력이 허물어져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유대인 로비 그룹의 돈을 받은 정치인들이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 축출되고 있다. 공화당에서도 몇 년 안에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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