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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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달러짜리 지폐를 찔러주는 사람에게 바로 테이블을 내어준다는 표지판은 음식점 어디에도 걸려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새치기 권리를 파는 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져 낯설지 않은 관행이 되고 있다.- p. 37

 

 

돈하면 본인은 곧바로 이 캐릭터를 떠올린다.

슬레이어즈라는 만화 속에서 나오는 마법소녀 리나는 뭔가 엄청난 소녀이다.

좋게 말하면 세상 물정에 좀 밝은 애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어릴 때부터 돈독이 올랐다(...)

 

 

 그 만화를 친구랑 같이 보다가 슬쩍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리나는 왜 먹을 거랑 돈을 밝힐까?"

 "네녀석 만화 잘 보다가 왠 헛소리냐?"

 "이상하잖아. 먹을 건 나도 좋아하지만, 리나가 왜 돈을 좋아하는지는 이해가 안 가. 돈은 먹을 걸 구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인데."

 "먹을 것 말고도 다른 것들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잖아. 바보냐?"

 이 책을 읽다가 갑자기 우리끼리 나눴던 그 대화가 생각났다. 마이클 샌델은 나와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초등학생 시절의 내 질문에서 좀 더 심화되었을 뿐이다.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다.

 왜 우리는 돈을 그렇게 좋아하는가? 그리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돈으로 구입하려는 시도는 어떤 점에서 나쁜가? 그런 현상은 또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더불어 마이클 샌델은 몇몇 가치들을 돈으로 구입하지 않게 규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규정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토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새치기 할 권리는 애초에 있어서도 안되며 돈으로 사고파는 것은 더더욱 공정치 못하다. 게다가 어린이집에 늦게 도착한 부모들에게 벌금을 매기면 양심의 가책이 사라져서 부모들이 도리어 더 늦게 도착하게 된다. 그는 공정성과 가치의 상실에 대해서 매우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해서 아쉬운 것 한 가지를 짚어보자면 이렇다. 첫째는 애초에 경제학에서는 받아들여지지 못할 논리를 경제학에 기초하여 설명했다는 사실이다. 아마 마이클 샌델은 경제윤리학에 자신의 이론을 추가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경제 원론학자들에 대한 반론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한 권의 책에 경제학과 윤리학을 동시에 넘나들었다. 결국 이 쪽에도 가지 못하고 저 쪽에도 가지 못한 채 문제 제기의 분야가 좀 애매하게 되어버렸다. 본인은 일단 이것을 경제윤리학이라고 본다. 최소한 저자는 그 쪽을 의도했다고 본다.

 아무튼 저자의 말대로 애덤 스미스와 칼 맑스의 시대는 지났다. 마이클 샌델은 그들의 이론에 굴하지 않고, 지금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모든 것이 돈으로 가치를 환산하기 시작한 시대이다. 본인도 화폐경제엔 찬성하지만, 돈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6월 1일날 가게 될 마이클 샌델 특별 강연회가 매우 기대된다. 그의 이론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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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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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 류시화 제3시집
류시화 지음 / 문학의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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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여기는 낙타의 행성이고 우리는 침입자라는 말을 좋아한다.- 독자가 계속 이어서 써야 하는 시 中

 

 류시화의 시를 보았다. 확실히 불혹의 나이라서 그런지 지난 날을 회상하는 시가 많다. 무엇보다도 밖을 보는 것보다는 자신의 안을 성찰하는 시가 많은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이런 시들을 좋아하게 된 것을 보면 나도 겉으론 25살로 보여도 안으로는 꽤나 늙었나보다.. ㅋ

 책마을이라는 리뷰카페에서 이 책을 받았다. 상자에서 처음 책을 꺼내들었을 때의 느낌은 언제나 새롭다. 유별나게도 이 책의 표지에서는 종이와 연필의 냄새가 났다. 손을 맞잡은 그림이 서로 겹쳐지는 느낌마저 정겹다. 마음이 왠지 편해진 듯한 느낌이다.

 어렸을 때 류시화의 시를 피했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물론 그 땐 겉멋이 들어서 어려워보이는 시가 아니면 잘 안 봤던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뭐랄까, 시라기엔 너무 장황했다. 할 이야기가 너무나 많았는지, 묘사는 온데간데 없고 어딘가 수다스러운 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 그 예시였다고 할까. 하지만 이 세번째 시를 보니 어느정도 묘사력도 상승한 느낌이고, 무엇보다 시인 자신의 경험이 솔직하게 잘 우려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침묵 끝에 나온 짤막한 말 한마디는 애절하면서도 아름답다.

 특히 쉼보르스카의 시나 천상병의 시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시인과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특히 쉼보르스카의 시는 꽤나 사회에 도전적인 시인데 류시화 씨가 그 분에 대한 시를 썼다는 게 왠지 나에게는 매우 신기하게 느껴졌다. (본인은 전에 이 폴란드 시인의 시집을 보고 서평을 쓴 적이 있는데, 사이트는 http://vasura135.blog.me/80147004708에 있다. 그러고보니 쉼보르스카 씨도 류시화 씨 못지않게 언어를 좋아한다.)

 특히 <만약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세탁을 한다면>이라는 시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전의 시에서는 도저히 보이지 않던 유머감각이 명쾌하게 드러난다. 정치가들과 오염된 지구환경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는 쌈박한 발상이라니! 계속 살아계셔서 네번째 시집도 내셨으면 좋겠다. 2012년이 꽤나 재밌는 해라서 점점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될 때이긴 하지만... 류시화 시인께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실 줄은?! 대단한 시집을 낚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읽을수록 김남조 시인의 축약성있는 시와 비교되서 이런 미사여구를 쓰는 건 아니다... 아마도?)

 

 

빨래하니 강은교의 <빨래 너는 여자>라는 제목의 시가 생각난다.

빨래를 너는 정경, 특히 이불을 너는 정경은 꽤나 시원한 느낌이다.

이 시가 특히 그런 느낌이 강했다. 뭐랄까... 청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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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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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리엄
로렌 올리버 지음, 조우형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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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너를 사랑해. 기억해. 그들도 그것만은 나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어.- p. 486

 

 약간의 자학을 해 보겠다.

 살아가는 동안 수없는 상처와 이별을 겪었다. 지금도 그것들은 진행중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그래 고등학생 때 쯤. 아무리 무릎꿇고 빌어도 돌이킬 수 없는 이별을 겪은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상처를 너무 많이 주었고, 그 사람은 나의 자존심을 짓밟아 부수어버렸다. 그 순간 이렇게 생각했었다.

 '차라리 이 고통을 더 겪지 않았으면.'

 나를 탓할 수도, 그 사람을 탓할 수도 없었다. 인간으로서 나의 마음이 너무나 나약해서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런 고통도 그리움도 절망도 부끄러움도 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지난날 느꼈던 쾌락과 기쁨의 추억마저 뼈에 사무쳐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내 마음을 돌처럼 굳게 만들어버리고 싶었다. 인생을 살면서 사람들을 계속 만난다면, 차라리 내 추악함을 깨닫지 못하는 인간이 되고 싶었다. 파렴치한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무감각한 어른이 되었다. 지금의 나는 슬픈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은 척 비웃는다. 슬픈 내용의 책을 보더라도 혼자서 방 안에 콕 박힌 다음 소리를 죽여 운다. 하지만 아직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며 웃을 때, 나는 그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비웃는 것 같다는 피해망상에 시달린다. 그럴 땐 일부러 표정을 딱딱하게 굳힌 다음, 자리를 벗어난다. 아무튼 자기 혐오를 숨기느라 급급해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숨겨버린 나는 사회에게 속수무책으로 휘둘린다. 미소짓는 얼굴 속 또다른 못난 나. 현실에서는 이런 사람을 사회부적응자라 하겠지.

 하지만 이 책 속에선 그 사회부적응자들이 주류가 된다. 그들은 과학의 힘을 빌어 무감각한 어른이 된다. 그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나이가 차면 주사를 맞는 성년식을 겪어야 한다.

 그 세상 속에서도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있다. 속칭 델리아라는 병을 겪는 사람들이다. 우리말로는 사랑이라고 한다.

  

 

애인과의 저녁 데이트를 위해서 자신의 점심값을 포기한다.

단 하루의 만남을 위해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독약을 삼킨다.

사랑에는 언제나 희생이 따른다.

그래서 사랑은 아름다워보인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이름은 delirium이다. 우리나라 말로는 '섬망'이라고 번역된다. 무슨 일에나 과민반응을 보이게 되는 증상을 가리킨다. '치매'라는 증상하고도 동일시된다. 소설 속에서 델리아라는 병에 걸린 사람들은 벽에 머리를 부딪치거나 자살을 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한다. 주인공 레나는 일명 '자살생존자'이다. 어머니는 사랑이라는 표현이 금지된 세상 속에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자살을 택한 것이다. 그녀는 그 충격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나머지, 한시라도 바삐 자신의 고통이 멎기를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알렉스와 사랑에 빠진 이후 그녀는 자신이 선망했던 세상을 점점 등지게 된다. 감고 있던 한 쪽 눈을 뜨고 여태까지 보기를 거부했던 진실과 맞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결국 양쪽 눈을 다 가진 물고기는, 외눈박이 천지인 물고기 사이에선 비정상적이다. 그 틈에선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

 

 

이 책은 나에게 '천사금렵구'라는 책을 떠올리게 했다.

이 만화책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세츠나와 사라는 남매관계이지만, 절절하게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사라가 죽자 세츠나는 현실과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를 되찾기 위해 천국을 헤멘다.

결국 그들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하늘에서 쟁취하게 된다.

 

 나에게도 현재 새로운 사랑이 생겼다. 딜러리엄이나 천사금렵구의 주인공과 같은 차별을 겪지는 않는다. 이성끼리의 사랑이고, 남매도 아니고, 어리지도 않다. 무엇보다 아직 이 세상에선 사랑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

 반대로, 그들과 같은 아슬아슬하고 짜릿한 금단의 즐거움을 누리지는 못한다.

 가끔 금지된 사랑을 하는 이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 사랑때문에 온갖 고통을 느끼며 고생하고 있는 이들은 화를 낼까?

 어른이 되면 다시는 청춘 때의 기분을 느낄 수 없다. 그러나 그 때의 우리 사랑은 바뀌지 않는다.

 '내가 그것을 느꼈다'라는 진실은 결코 변할 수 없다. 아무리 그 위에 담요를 덮어도 덮어도 사랑에서부터 뿜어나오는 빛은 너무도, 아플 정도로 찬란해서..

 어쩌면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지금 다시 사랑을 하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P.S 어떤 분은 이 책 줄거리를 듣고 <이퀄리브리엄>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 영화에서도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자들을 말살하는 세계가 등장한다고 한다. 매트릭스에 도전하려고 했던 게 오링이었지만 그럭저럭 재밌다고 한다. 예산 부족때문에 후기가 안 나온 게 아쉬울 정도라나? 본인도 한 번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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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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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라 - 하
후지타니 오사무 지음, 이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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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돈키호테'의 제5변주는 돈키호테가 도르시네아 공주를 몽상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도르시네아 공주는 돈키호테가 사랑하는 사람으로, 잘 알려진 대로 망상 속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p. 40

 

 청소년기에 벌써 인생을 알만한, 노을이 질만한 일을 겪었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일단 난 쓰시마도 미나미도 어느 쪽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쓰시마는 여자친구가 심한 실수를 한 뒤에 멋대로 말도 제대로 안하고 차버렸으니 당황할 만도 하고. (그렇지만 선생님에게 한 짓을 정당화하자는 건 아니다.) 미나미는 놀랍게도 본인을 무척 닮은 인물이라, 나로서는 그저 변명할 수밖에 없다.

 남자친구가 호주로 2년 유학을 간다고 했을 때, 기분이 상했다. 군대에서 2년 있을 때는 그럭저럭 버티긴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2년이나 더 먼 나라에 가는 걸 버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영어영문학과로서 본인은 한국을 벗어난 적이 없다. 대학에 있을 때는 집안 경제가 좀 위태로웠던 관계로, 유학을 간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것도 힘들 지경인데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남자친구가 나보다 먼저 유학을 간다는 사실이 몹시 싫었고 질투가 났다. 미나미는 소설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쓰시마 넌 돈 많으니까 나도 같이 유학보내달라고 부모님한테 말씀드려줘.' 아마 미나미도 자신이 쓰시마와 유학을 같이 갈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한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쓰시마가 부모님에게 거절당했다고 말을 했을 때 '역시...'라고 대답한 반응을 봐도 알 수 있다. 자존심이 강한 그녀가 쓰시마에게 쓸데없는 강짜를 부릴 정도로 망가졌던 것이다. 아마 내가 똑같은 상황에 처했더라면,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고등학생 시절의 나도 아직 철이 덜 든 상태에다가, 자존심은 엄청 높았고, 할 줄 아는 건 공부랑 독서밖에 없었던 아이였으니까. 심지어 이미 관계가 끊겼다고 생각하면 냉정하게 연락을 끊는 행동까지, 나랑 너무나 닮아서 할 말이 없을 정도이다. 아니, 아마 지금 그런 상황에 처했다고 하더라도 미나미와 똑같이 했을지 모른다. 미나미가 했던 단 하나의 실수만 뺀다면.

 결론은 '인간에겐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라는 거다. 주어진 대로 사는 거다. 만족하지 못하면 만족하지 못한 대로, 그대로 사는 거다. 쓰시마는 이 책에서 처음으로 음악연주 자체를 즐기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쳤을진 몰라도 그것이 그에게 있어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쓰시마는 무언가 잘못되었었다는 사실만은 결코 잊지 않았다. 과거로부터 도망가지도 않았다. 뭐 자신의 잘못에 관련된 이야기는 왠지 어중간하게 말한 듯한 면이 있지만, 이해해주자. 그는 자신이 나약하고 비겁한 인간이라는 것을 자각했다. 소크라테스처럼. 자각한다는 것은 단순히 막연하게 눈치챈다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여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바흐의 나장조 쿠탕트보다 더 어렵고 힘든 것이 삶이다. 그러나 흘러가다보면 꽤 괜찮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자살이라던가, 나 자신에게서 도망치는 짓을 그만두라고 이 책은 요구하고 있다. 더 노력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역량이 이 정도라는 것을 알아채고 내려놓을 건 내려놓으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사실 '내려놓기'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쓰시마가 자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들, 이토, 아유카와 등의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린 시절을 이겨낸 것은 책,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책이라면 아낌없이 구입해주셨던 부모님 덕분이었다. 말하자면 운이 좋았다는 이야기이다. 성공에만 99%의 노력과 1%의 운이 따르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에 이 1%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모든 건 지나간다. 일단 배를 타라. 그러나 수면은 끝없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마라.

 

 

<배를 타라> 하권에 나오는 음악들. ▼

 

 

 

쓰시마 이 녀석 지휘자로 갔으면 치아키처럼 컸을 수도 있을 텐데 왠지 아깝다 ㅋ 

 

푸치니 <라보엠>

- 독일 바덴 뷔르템베르크 국립극장에서 들은 오페라

http://www.youtube.com/watch?v=wrCwl4SYVCM

<비발디 마단조 소나타>

- 메츠너 선생님에게 받은 레슨

http://www.youtube.com/watch?v=DaYbTPuon_w&nofeather=True

슈트라우스 <돈키호테>

- 메츠너 선생님이 악기를 울리는 법을 가르친 음악

http://www.youtube.com/watch?v=P4r_xHVPc84

쇼팽 <에튀드>

http://www.youtube.com/watch?v=ROVy9PC8_8A&feature=channel

http://www.youtube.com/watch?v=C2loQ33oKJQ- 막심 제6장

라벨 <소나티네>

http://www.youtube.com/watch?v=L302PJFsQ-g

포레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시칠리아 무곡)

http://www.youtube.com/watch?v=LsWOLuGu0i0

포레 <자장가>

http://www.youtube.com/watch?v=JUha5FgP9kA

- 기타지마 선생님이 연주하는 곡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http://www.youtube.com/watch?v=ubWD9hlmzpg

슈만 <첼로협주곡>

http://www.youtube.com/watch?v=DldTL5hn7W8

말러 <제5교향곡>

http://www.youtube.com/watch?v=URKGIa0b_jI

- nhk교향악단 연주곡 마랭 마레 <라 폴리아>

http://www.youtube.com/watch?v=rB2pOGaaHAY

http://www.youtube.com/watch?v=ylBj5qZb71M

- 1학년 연습곡

다비드 포퍼 <세레나데>

http://www.youtube.com/watch?v=VaKJSg8YkMQ

- 다부사가 연습한 곡

모차르트 <주피터>

http://www.youtube.com/watch?v=y_0pFZSsIK8

- 3학년 때 오케스트라 연습곡

사티 <세 개의 짐노페디>

http://www.youtube.com/watch?v=S-Xm7s9eGxU&nofeather=True

http://www.youtube.com/watch?v=Av31vk4613M&feature=channel

- 2절 - 3학년 레슨 곡으로 주인공이 정한 곡

베토벤 <운명>

http://www.youtube.com/watch?v=g6PYYiQlD4o&feature=related

하차투리안 <가야느> (검무)

http://www.youtube.com/watch?v=-tNpnQJDVm8

- 콘서트 후보곡

바흐 <브란덴부르크협주곡>

http://www.youtube.com/watch?v=buGvGMvtwgI&nofeather=True

이무지치 합주단 <비발디 사계>

http://www.youtube.com/watch?v=HAW1irZaabM

- 지휘자를 두고 있지 않는 앙상블로 짰을 때 비유된 앙상블.

- 음악은 1학년 연주곡.

모차르트 <하프너 교향곡>

http://www.youtube.com/watch?v=4yCYN7WZ_0I

- 주피터 전에 모두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곡

모차르트 <바스티앙과 바스티엔>

http://www.youtube.com/watch?v=2ipa8x6SdjI&feature=fvst

생상스 <알레그로 아파시오나토>

http://www.youtube.com/watch?v=sdLn8zNB53g

1학년 멘델스존 <7개의 특징적인 소곡>

http://www.youtube.com/watch?v=4QUneIF1JDw

나리타

모차르트 <클라리넷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트리오>

http://www.youtube.com/watch?v=e_PvM7p6INs

스크랴빈 <에튀드>

http://www.youtube.com/watch?v=NSsKJIzwapA&nofeather=True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http://www.youtube.com/watch?v=XoZJkkWX8Yw&feature=fvst

드뷔시 <시링크스>

http://www.youtube.com/watch?v=txpk_ByCGR8&feature=player_embedded#at=27

- 쓰시마를 위한 이토의 비밀콘서트

그라나도스 <12곡의 스페인무곡>

http://www.youtube.com/watch?v=lF91jLW9k5Q

- 오디션 아사바 연주곡

글루크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정령의 춤)

http://www.youtube.com/watch?v=wjtcguzYuZs

포레 <환상곡>

http://www.youtube.com/watch?v=Nqm-g-1Qn6o

- 오디션 이토의 연주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http://blog.daum.net/spdjcj/1089

- 오디션 아유카와의 연주곡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http://blog.naver.com/yoonh20?Redirect=Log&logNo=120027839858

- 오디션 선발시험 때 주인공의 연주곡

브람스 헝가리 무곡 (차르다시)

http://www.youtube.com/watch?v=HbOpcRAUGHg&nofeather=True

- 사실 이거 1권에서 나오는데 깜빡 잊고 있었음;;; 추가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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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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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라 - 상
후지타니 오사무 지음, 이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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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건 마치 교통사고처럼 어떤 시기에 하나의 경험을 하면서 누군가에 의해 떠밀리듯 어른이 되어버린다. '좋아, 어른이 되어야지.'라고 먼저 결심을 하고 그 다음에 어른이 되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인간은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없다.- p. 8

 

 우리는 살면서 정말 갑작스럽게 이 세상에 말려든다. 주인공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그냥 우연히 부유한 음악가문의 집에서 태어났고, 첼로를 배워야만 했고, 상류층 음악학교에 합격하지 못해 삼류 음악학교에 가야만 했다. 그렇게 살아야만 했다. 그의 선생님은 이런 질문을 제시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어떻게 살고 싶다.'라는 질문으로는 대답할 수 없다고 한다. 아니, 차원이 다른 대답이라고 한다. 앞에서 봤듯이 우리는 그저 우연히 태어나서 우연히 이런 세상에 살 뿐이기 때문이다. 상당히 거창한 주제인데도 이 책은 전반적으로 그 주제를 기준으로 하여 균형을 맞춘다.

 전반적인 내용은 주인공인 쓰시마가 고등학생 시절을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표지를 처음 봤을 때, 거기에서 펼쳐진 하늘이 그렇게 화창하지는 않다는 것을 독자 분들은 느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뭔가 암울한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푸른색이다.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적절하게 나타내주는 표지가 아닐까 싶다. 회상 속에 나오는 어린 시절 주인공은 부잣집 도련님이라 약간 잰체하고 건방진 면이 있다.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이지만, 나이 든 주인공의 말처럼 그렇게 모자란 놈만은 아니고 나름 매력적인 구석도 있다. '즐겁고 밝게 살아야 한다'는 치카의 말에 그는 대놓고 반발한다. 어쩌면 자신이 우울함을 즐긴다는 그 터무니없는 생각 때문에 이후의 참상이 일어났을 수도 있지만, 청춘이 그렇게 발랄하고 유쾌한 때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 소설은 대놓고 드러내는 것이다.

 그는 삼류 음악학교에 무리없이 진학했고, 그 후에 부속 대학으로 진출하여 무난히 음악가가 될 수 있다. 약간 우울해하고 어두운 면도 있지만 친구들도 잘 사귀고 있다. 아까 말했듯이 집도 부자다. 어찌보면 참 편안하게 지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현실엔 힘들고 암울한 면도 있다. 스포츠만큼이나 음악계에선 스타가 되기 굉장히 어려운데, 그는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나거나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끊임없이 학교에서의 강요를 받아들이고 개인 연습도 꾸준히 해야 했다. 심지어 여자친구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기회조차도 없었다. 또한 그는 음악을 하는 집안에서 당연히 음악가가 '되야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떨어져 독일로 유학까지 가야 했다. 학교와 집에서의 압력이 상당히 심하게 그를 짓누르고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여자친구인 미나미하고 깨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도 했지만, 상당히 감정적인 쓰시마가 만일 이 압박들에 대해 자각이 생긴다면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쨌거나 첼로는 음이 가벼운 바이올린과는 무언가 다른 깊은 음색이 있다.

그게 바로 쓰시마와 그의 여자친구 미나미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가 첼로를 전공악기로 고른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악기로 인해 성장했기를 바란다.

 

 어쨌거나 스토리는 계속 흘러가고, 예전에 들었던 클래식 음악들이 하나둘씩 등장하면서 흥미가 점점 고조되었다. 이 책을 볼 때 가끔 오페라나 클래식같은 음악들을 들었으며, 이 후기를 쓰는 현재도 바흐의 무반주 첼로를 듣고 있다. 첼로계에서는 성서와 같이 받들어 모시고 있으며, 이 책에서는 쓰시마가 스승님에 의해 처음 접하게 된 첼로곡이다. 피아노를 포기해야 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그닥 달갑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아련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본인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하권 후기를 쓸 때 하려 한다.

 

<배를 타라> 상권에 나오는 음악들. ▼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
- 주인공의 개인교사가 켰던 첼로곡
http://www.youtube.com/watch?v=S6yuR8efotI- Mischa Maisky의 연주
http://www.youtube.com/watch?v=KX1YtvFZOj0- Pablo Casals의 연주
모차르트 <마술피리>
- 미나미와 오페라 볼 때
http://www.youtube.com/watch?v=tlhbFk2GbcY- Royal Opera House, 영어자막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 1학년 때 처음 한 오케스트라 연주
http://www.youtube.com/watch?v=S76CGGPqI3s- The Philadelphia Orchestra
베토벤 <봄>
- 미나미가 연습하고 있는 것
http://www.youtube.com/watch?v=Ni1qR--upYA- Konstanty Andrzej Kulka (violin), Waldemar Malicki (piano)
드뷔시 <프렐류드>
- 시민 오케스트라&2학년 때 오케스트라 연주
http://www.youtube.com/watch?v=ZVlyXh87b1g&feature=related
멘델스존 <피아노 트리오>
- 쓰시마&미나미&기타지마
http://www.youtube.com/watch?v=glhX2k6VL3s&feature=related- Andrzej Grabiec, Violin; Misha Quint, Cello; Ning An
하이든 <천지창조>
http://www.youtube.com/watch?v=YgZ3VlDu938
드뷔시 <작은 모음곡>
- 아유카와 & 미나미의 연탄곡
http://www.youtube.com/watch?v=MGHFNGyXll0&feature=related- Justine Verdier & Daniel Diaz
http://www.youtube.com/watch?v=JSO8Z6YmZtY&feature=related- IPOJ
모차르트 <내림 나장조 소나타>
http://www.youtube.com/watch?v=csj9sxSy7Ew- Vadim Chaimovich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http://www.youtube.com/watch?v=qLTManObB40- The Symphony Orchestra of the Bulgarian National Radio
비발디 <양치기의 파이프>
- 이토의 문화제
http://www.youtube.com/watch?v=1gmw9bNsh8I- N.De Chedevile
http://www.youtube.com/watch?v=rCJtmrmN7xA&feature=related- Claudio Barile & Mario Videla
슈베르트 <그랑 듀오>
- 삼촌 연주곡
http://www.youtube.com/watch?v=0cA3FexqR7o- Janine Jansen & Itamar Golan
바흐 <bwv 605 & 615>
- 할아버지 연주곡
http://www.youtube.com/watch?v=NeKMXe4FAQA
http://www.youtube.com/watch?v=wcEBISHBdRw
마우리치노 폴리니 <베토벤 피아노 연주곡 황제>
- 미나미가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자
http://www.youtube.com/watch?v=BeV8szepm7U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 주인공 친구가 방학동안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로 구입

http://ignorams.egloos.com/3248863#
<42개의 크로이처 에튀드>

- 미나미의 두번째 도전

http://www.youtube.com/watch?v=WCB77tWk7dg- Bernard Chevalier
클레멘티 <그라두스 아드 파르나숨>

http://www.youtube.com/watch?v=wZIGLHae_P8- Ivan Moravec
라벨 <물의 장난>

http://cafe.naver.com/yushin01/7293- 마르타 아르헤리치
가브리엘 포레 <엘레지>

- 사에키 선생님 레슨

http://www.youtube.com/watch?v=qW2A6rIew8I- National Cello Institute 2009에서 12살 아이
바흐 <플루트 소나타>

- 주인공과 이토가 듀엣

http://www.youtube.com/watch?v=DsXGaJLFhNM- The winter harbor music festival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 보컬리즈

- 기타지마 선생님이 영상작품 전시회로 요청한 곡

http://www.youtube.com/watch?v=LI5MjE8pHAY&feature=player_embedded- Rostropovich
차이코프스키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

http://www.youtube.com/watch?v=maqAr0v2Nao- The Bekova Sisters
브람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 협주곡 A단조 작품 102>

http://blog.daum.net/doctor/15856693- Karajan
라벨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소나타>

http://blog.naver.com/huhkhee/70042082694
헨델 <파사칼리아>

http://www.youtube.com/watch?v=FzwWEJ0Bgvo- 장한나

http://www.youtube.com/watch?v=NseBdxfHk5k

코다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http://blog.naver.com/toy870/10088468042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전곡

http://www.youtube.com/watch?v=615nm_PPh2Y&nofeather=True

http://www.youtube.com/watch?v=OeCn591c_DE&nofeather=True

http://www.youtube.com/watch?v=WcJv9b9r174&feature=results_video&playnext=1&list=PL04E0B80E7772DA6F

http://www.youtube.com/watch?v=uhw6bF_oR_k

http://www.youtube.com/watch?v=sLmiEYpJY10&nofeather=True

http://www.youtube.com/watch?v=IUzbtdrM4uQ

http://www.youtube.com/watch?v=BoITT8TUyIY

http://www.youtube.com/watch?v=ZwO_iarT_lM

http://blog.naver.com/toy870/10050093043

http://www.youtube.com/watch?v=QpYtDIT5Gww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전곡

http://www.youtube.com/watch?v=COuxhvccdiA&nofeather=True

http://www.youtube.com/watch?v=6Gb3kePW-s4&feature=channel

http://www.youtube.com/watch?v=p_-oiLjh94I&feature=results_video&playnext=1&list=PL7EE1DA3A280518B6

http://www.youtube.com/watch?v=FdoVtmGtXgA&nofeather=True

스카를라티 <센또 넬 꼬레>

http://www.youtube.com/watch?v=b1Dv8G-Ofns- Hana Vítkov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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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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