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릴리 블레이크 지음, 정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대부분 사냥꾼과 백설공주라면 대충 이런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저렇게 눈 맞으면 정말 사냥꾼이 범죄자가 될 판인데 ㅋㅋㅋ

 

 예전부터 나에게 백설공주 이야기는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였다. 미녀와 야수같은 경우엔 그래도 낫다고 본다. 미녀가 야수를 사랑하려면 자신의 얼굴을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백설공주는 살기 위해선 자신의 매력을 발휘해야 했다. 난쟁이들도 왕자도 다 백설공주의 예쁜 얼굴 때문에 그녀를 살려 주었다. 어쩌면 여왕이 백설공주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면서도 살려준 이유조차 그녀가 예뻐서인지도 모르겠다. 예쁜 그녀가 자신의 시중을 든다는 사실이 좀 더 자신의 격조를 높인다고 생각했겠지. 어쨌던 백설공주는 생존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표출해야 했던 공주였다. 그리고 첫번째로 낚인 자가 바로 사냥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설공주 동화에서 그의 출현률은 매우 적다. 그는 백설공주를 불쌍히 여겨 동물의 심장을 여왕에게 대신 바치고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는 동화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에서는 사냥꾼이 여왕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로서 등장한다. (대충 어떤 역할로 중요한지는 아시리라 생각한다.)

 

 

영화로 리메이크된 사진.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얼굴만 봐도 사냥꾼역이 범상치않다.

어두운 과거를 가진 술주정뱅이지만 옷만 제대로 입으면 멋있게 보일 것 같은 남자!

 

 1부에서는 원작스토리를 충실히 따라 여왕이 죽고 백설공주가 왕관을 쓴다. 그러나 2부에서는 1부에서 언뜻 보였던 갈등이 부각될 것 같다. 일단 왕자 비슷한 역을 맡은 윌리엄에게 백설공주가 친구 이상의 관심도 없다. 싸움도 제대로 못하게 생겼으면서 공작의 아들이라고 거들먹거리는 걸 보면 차라리 술에 취할 때의 에릭(사냥꾼)이 박력이라도 있어 보인다. 그의 아버지 공작은 백설공주가 여왕에 의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수할 줄도 모르는 겁쟁이이다. 이런 애들이 백설공주의 수하에 있으니 백설공주가 속이 터져 가출이라도 할 판이다. 그나저나 에릭은 그런 상황을 제대로 아는지 모르는지 '여왕폐하 만세'라니.. 안 그래도 갈등때리는 백설공주에게 아주 그냥 대못을 박는구만 ㅠㅠ

 3부에서는 어떻게 둘이 좀 잘 되려나... 결말이 왠지 불안불안하다.

 

 P.S 급한 전개는 동화를 따라가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쳐도, 책표지가 마음에 안 들어서 1점 깎았다.

       저렇게 영화표지랑 똑같이 따라가면 영화가 원작인 줄 알지, 소설이 원작인 줄은 모를거다.

       뭐 저렇게 해야 책이 팔릴 수 있다고 계산한 것 같은데,

       글을 더 좋아하는 본인으로선 소설의 참된 재미를 표지가 가리는 것 같아서 슬프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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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레드 로드
모이라 영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여자주인공의 캐릭터를 절묘하게 드러내는 연희무쌍의 관우.

희망 시에서 안타깝게도 머리를 빡빡 밀리긴 했지만, 만약 머리를 다 길렀다면 이렇게 묶고 다니지 않았을까 싶음.

그리고 이 캐릭은 '흑발의 도적사냥꾼'이라는 별명이 붙은 반면,

소설 속 캐릭터는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리고 둘 다 성질은 무지 급한 츤데레다...

 

 위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 중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책이다. 이제 곧 <헝거게임>의 뒤를 이은 3부작으로서 뜰 예정이라 한다. 

 대략 내용은 쌍둥이 오빠 루가 왕에게 바쳐질 제물로 잡혀가게 되서, 여주인공과 막내 에미가 그를 구하러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평화롭게 숨어살던 가족에게 이변이 일어남으로서 그들은 비교적 평화롭던 산골생활을 접고 떠돌아다니게 된 셈이다. 그러나 산골처자 둘이 세상에 대해서 무엇을 알겠는가. 결국 여주인공은 콜로세움의 전사로 팔려가게 되고, 에미는 노예 생활을 하게 된다. 위기상황에 맞닥뜨린 그들은 상황에 대처해 나가면서 서로를 이해해나가기 시작한다.

 솔직히 헝거게임과 비교해서 거론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캣니스가 인기있었던 이유는 전투능력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남을 이용할 수 있는 그 쿨한 성격때문도 있다. 그런데 이번의 여주인공은 세상 경험을 너무 몰라서 그런지,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뻣뻣하게 행동한다. 고마우면 솔직하게 고맙다고 말하지 답답하게스리 뭐 그렇게 뜸을 들이는지 -_- 덕분에 책만 쓸데없이 굵어진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리고 작품 중반에 등장하는 잭을 사랑하는 이유도 어영부영 운명으로 얼버무린다. 우리나라 아침드라마로도 충분하니까 거의 관계가 없는 것 같은 운명 드립은 그만 치시지요(...) 아무래도 잭이 이웃나라 왕자였습니다라는 결론이 현실로 이뤄질 것 같아서 안습이다. 1부로 충분했다. 2부, 3부는 굳이 읽지 않으려 생각 중이다.

 그러나 상당히 빨리 읽히기 때문에 킬링타임으로서는 괜찮은 소설이다.

 

 

남자주인공의 캐릭터를 적재적시에 잘 표현하는 빨간모자.

그냥 빨간모자가 아닌 BL 망상동화라는 책에서 나오는 빨간모자이다 ㅋㅋㅋ

굉장히 능글맞고 응큼한 성격으로 등장하는데, 완전 내 취향이다 ★

그래도 얘 덕분에 점수가 3점은 먹히고 들어감.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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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 - 하 - 아버지의 나라 편
김진 지음 / 제이북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그는 몸을 돌려서 그녀를 뒤에 두고 걸어 나왔다.
걸어가다 돌아보면 그녀가 다시 웃고 있다.
다시 한참을 가다가 돌아보면, 그녀는 또 거기서 웃어준다.
잠시 그는, 그녀는 꽃 같다고 생각했다.

- p. 256

 

 

소설은 연이 호동을 낳는 장면에서 끝이 난다.

사진은 2부에서 다 자란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모습.

그냥 여자라고 해도 믿을 만큼 수려한 모습이다. 연을 많이 닮은 듯.

 

 만화는 짧게짧게 보았던 관계로 비교하기엔 좀 뭣하지만 일단 만화에서의 환타지 요소는 조금 줄어들은 것 같다. 대신에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감정 복선, 그리고 정치적인 밀당 관계들이 많이 나온다. 대모가 등장한 요소에서도 그것이 보인다. 만화에서는 나오지 않았거나 혹은 비중이 적게 나온 것 같은데, 소설에서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왕가의 갈등을 틈타 권력을 누리려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반영한 캐릭터이다. 여진 왕자를 보필하다가 영채한테 들어붙게 되고, 그러다 왕자가 죽자 괜히 찔려서 영채에게 매달리다가 무휼에게 딱 걸려 반병신이 되었다. 왕궁에서 아예 내쫓긴 그는 악바리에 넘쳐 복수를 꿈꾸지만 어째 바람의 나라 소설 2부는 영영 안 나올 기세이므로, 앞으로도 등장하지 못할 것 같다. 김진님 나름으로선 인생무상과 권력의 허무함을 나타낸 것일까.

 무휼을 대표하는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본 이후로 무휼에게 줄을 서는 사람들이 들끓기 시작한다. 심지어 영채까지도 단번에 태자의 권세를 파악하고는 태자비에게 출산용품들을 선물하는 등 줄서기 시작한다. 무휼의 동생 해색주 또한 그의 편이 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본인으로서는 어딘가 석연치 않다. 운명을 빤히 알면서도 앞을 향해 바글바글 나아간다. 하지만 이미 부도로 가려는 주몽의 꿈은 옛말이 되었고, 유리는 천성 땅의 왕이다. 그는 부도를 외우고는 있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감정은 커녕 뜻마저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그 꿈이 크고 신비롭고 찬란하기만 했던 고구려의 탄생시기는 이미 지났다.

 2부에서 무휼은 그 나라의 왕이 될 것이다. 고구려에게는 정말 잘 된 일이겠지만 과연 무휼에게는 잘 된 일일까? 호동의 죽음을 보고 싶지 않아서 바람의 나라 완결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남자친구가 말했다. 아내와 자식을 잃은 대무신왕은 늙을 때의 유리처럼, 술을 다 따랐을 때의 주전자처럼 텅 비어있을까? 바람의 나라는 어쩐지 좀 쓸쓸하고 추운 땅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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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 - 상 - 아버지의 나라 편
김진 지음 / 제이북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 호동이.

엄마를 닮으면 예쁜 아가.

아빠를 닮으면 씩씩한 아이.

- p. 67 (下)

 

 전에 남자친구가 잔뜩 흥분을 해서 본인과 같이 바람의 나라 뮤지컬을 보자고 들떠있었던 때가 있었다. 표도 3만원 정도였나... 그래도 적당히 괜찮은 위치에서 보았다. 상당한 수작이긴 했지만 바람의 나라 자체를 처음 접했던 나로서는 스토리를 따라잡기가 힘들었다. (뭐 바람의 나라도 1부를 다 봐야 겨우 스토리를 다 따라잡을 수 있다 하더만...) 하지만 바람의 나라는 요새 저작권을 좀 엄중하게 관리하는 듯해서 불법다운로드는 엄두도 못 내고 있고, 그냥 애장판이라도 나오면 구입할까 생각중이다. 1순위로 사야지 결심했던 홍차왕자를 지금 엎을랑 말랑 하고 있다. 워낙 오래 전에 나온 만화책이기도 하고 소장가치가 높다보니 덕후로서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은가 ㅠㅠ 2부에서는 독백이 좀 많아지긴 했어도 스토리가 여전히 매우 탄탄하다는 친구의 말에 최근 더욱 더 욕심이 부채질되는 중이다.

 그러던 참에 이 소설을 구했고, 내용이 더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길래 빌려서 쭉 읽어보았다.

 

 

안구는 정화되는데 묘하게 질투가 나는 이 오묘한 기분은 뭐지...

이 사람은 대체 왜 그림도 잘 그리고 소설도 잘 쓰는 거지.

그림도 소설도 적당히 병신인 나는 어쩌라고.

내가 이래서 책을 못 내겠어 ;ㅅ;

 

 아무튼 무휼이 무진장 귀엽게 나온다. 클 때는 분노와 질투의 화신이 된다지만... 그래도 연이 살아있었을 땐 아직 괜찮은 타입이다. 내면에 있는 광기와 연에 의해 관리된(?) 외면의 자상함이 섞였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적당히 쿨해졌다. 늙을 수록 더욱 더 광끼를 일으키는 아버지 유리에 의해서 덮여진 면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은 역사적 고증 몇 개를 가지고 상당히 감정이입을 잘 하고 있다. 히스테리 증상을 이렇게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소설이 있다니... 그리고 여기에서도 <악취미들>에서 거론되었던 '크로노스 컴플렉스'가 등장한다. 우리나라 만화계에서나 소설계에서나 좀 파격적인 요소라 할 수 있겠다. 하나의 큰 사건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것도 신기하고... 아무튼 꽤 긴 인연을 이어나갈 책인 듯 싶다.

 완결내면 다 봐줄 테니까 제발 소송 빨리 끝내고 27권 마저 출간하시죠 김진님.

 

 

그리고 이 부분도 소설로 나온다! 무휼과 연의 첫날밤 ㅋㅋ

역시 연이는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거리는 때가 가장 이쁘다고 해야 할까? (역시 비운의 여주인공...)

무튼 바람 잘 날 없는 바람의 나라에서 눈을 정화시켜주는 청량제같은 내용.

역시 이런 미묘한 장면에서는 소설을 보는 게 더 나음.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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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미들
김도언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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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가 너무 짧아서 사건들에 대한 개연성이 없는 작품도 있었지만 그래도 애쓴 티난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여러가지 생각할 요소를 주었다. 왠지 형식이 바르가스 요사를 닮기도 했고. (그러나 글은 진지의 극도를 달린다.) 크로노스 컴플렉스라는 언어도 독특하다. 프로이트는 왜 오이디푸스랑 엘렉트라만 보고 크로노스는 보지 못했을까? 아마 부모의 심리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앞에서 말했던 크로노스 콤플렉스는 악취미들의 마지막에 나온 단편에서 등장하는 병명이다. 배우 아버지가 자신보다 더 잘나가는 배우 아들을 보며 자랑스러워하다가 질투와 시샘이 나서 결국 살해하게 된다.

 뭐 성차별의 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  만약 딸이었다면 질투까지는 생기지 않았을지도? 애초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 힘드니까. 하지만 크로노스는 확실히 자신의 자녀가 아들이건 딸이건 가리지 않고 잡아먹었었다.

 아무튼 본인이 이 소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두 가지이다. 자식이 여자배우였으면, 혹은 늦은 시각에 '이쁜 여성팬을 집까지 데리고 오지만 않았으면', 아버지는 자식을 죽이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결국 자식의 이미지를 소유하려고 하고 이용하려고 한 부모의 도를 넘은 이기심에서 이 사건이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상당히 어려보이는 작품이었다. 이건 욕이 아니라 칭찬.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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