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코리아 Fortune Korea 2012.11
포춘코리아 편집부 엮음 / 한국일보사(월간지)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이 밖에 중앙일보사 등 3개 기업은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500대 기업 커트라인이 높아져 순위에서 탈락했다.- p. 44

 

 일단 들고 읽어보긴 했는데, 내 특성하고 너무 맞지 않는 책이었다. 이미 여러 미디어에서 경제민주화의 기초적인 실현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에서 신자유주의를 두둔하는 이 책을 읽고 있자니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것이다. 뭐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재밌긴 하지만.. 청년유니온에서 '최저임금인상'만 외치다 '부자 때리기를 멈춰라' '기회의 평등이 중요하다' 이런 글들을 보니 흠 좀 낯설다. 경향보다는 한겨레신문이랑 같이 읽었어야 했나? 그래도 여러 기업의 성공담이 나오기도 하고, 여성 CEO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그 부분만은 특히 볼 만했다. 특히 IBM CEO 지니 로메티에 대한 긴 내용의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보지 않았으면 그녀가 누군지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연세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주름살에 개의치 않는 당당한 미소가 멋있었다.

외국에라도 이렇게 당당한 여성 CEO가 있다는 게 같은 여성으로서 자랑스러웠다.

 

 

 근데 한가지 재밌는 건 이렇게 보수적인 포츈 한국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도 부동산 시장이랑 건설 시장은 제외되었다는 거. 요즘 새로운 기업들이 많이 부상하는 듯하다. 아무튼 별반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길게 쓸 말이 없다. 구독해볼지 말지도 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고.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담배를 낀 손가락에, 오늘도 남편에게 선물받은 묘안석 반지를 끼고 있다.
"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밖에 없는 것이란다."- p. 210

 

 

오랜만에 슬픈 멜로물 봤더니 감당이 안 된다 흑흑흑...

그래도 옛날에 엉엉엉 울면서 다시는 안 읽겠다며 책을 내동댕이치던 때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행복한 내용을 읽고 싶었다고 ㅠㅠ

 

 전반적인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밀라노에서 태어난 아오이라는 일본 여자는 일본 대학에 다니게 된다. 그러나 일본이란 곳이 험난해서, 이탈리아 스타일로 살아온 그녀에게는 이겨내기 험난한 곳이었다. 그녀가 마음둘 사람은 쥰세이라는 남자 한 명 뿐이었다. 그도 미국에서 태어난 남자로, 아오이가 묘사한 대로라면 꽤 자유분방하고 거친 남자였다. 서로의 자취방에 묵으면서 살던 아오이는 임신을 하게 되었고, 쥰세이도 그녀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언제나 먼저 현실에 맞닥뜨리는 건 여자일 뿐. 결국 그녀는 겁에 질려 아이를 지우게 된다. 그렇게 하면 모든 걸 원래대로 돌릴 수 있을 줄만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쥰세이의 분노 뿐. 그녀는 맥없이 자신의 고향 아닌 고향, 밀라노로 돌아가게 된다.

 밀라노의 한 보석가게에 취직하게 되고, 마빈이라는 재벌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지만, 그녀의 인생은 살얼음을 밟은 것처럼 위태위태하기만 하다. 딱히 쥰세이를 좋아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완벽하게 '조용한 생활'에서 안주하고 싶은 그녀의 마음 때문이다. 그 이후로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자신이 안주할 곳을 찾아 이리저리 헤메일 뿐이다. 이 책은 딱히 세계화로 인해 진정한 고향이 없어진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외로움을 느끼는 도시의 모든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다.

 한 장의 편지와 한 번의 만남으로, 남녀는 과거에 대한 서로의 마음을 풀게 된다. 시원스럽지는 않지만 깔끔한 한풀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10년이 지났다. 30대로 접어든 그들은 젊었던 시절처럼 서로에 대한 사랑을 마음 놓고 표현하지 못한다. 서로의 갈 길도 있으며, 아오이는 밀라노의 보석가게를 꾸려나갈 책임이 생겼다. 결국 그들은 마음 속에 서로를 간직하고 평생 살아가리라. 그렇지만 영 마음이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들에게서 나오는 상처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일까. 요즘 30대는 인생이 꽃필 나이라던데, 그들은 벌써 속늙은이가 되어버린 듯했다.

 쥰세이는 어떤 마음으로 아오이를 그리워하며 10년을 살았을까. 이 책을 읽으니 그의 시점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심장이 떨리는 순간.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휴대전화, 철학과 통화하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15
고현범 지음 / 책세상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실제로 자아 정체감과 사회적 소속감의 형성에 있어서 휴대전화라는 매체는 인간관계를 무한정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교류를 강화하는 장치로 사용될 뿐이다. 따라서 사이버공간이나 휴대전화 등의 전자 매체가 이전까지 공간에 의존했던 자아 정체성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 p. 120

 

 

 

합성짤방같은 게 아니라 실제로 1997년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장면이다. 전자전대 메가레인저.

저런 냉장고가 핸드폰이라는 게 핵심. 2000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아빠 냉장고 핸드폰이 있으신 분들은 혹시 변신기능 있는지 실험해보시길.

 

 아무튼 변신기능 빼고는 다 있다고 할 만큼 휴대전화의 발달은 굉장하다. 이 책도 2007년에 나온지라 최근 유행하는 핸드폰 이름을 댄다는 게 MP3폰과 DMB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휴대전화를 만든 의도, 휴대전화의 핵심적인 부분을 통찰하고 있다. 결론만 말하자면, 우리는 아직 '담론 네트워크 2000'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담론 네트워크 1900'을 참고해보자. 첫째로, 휴대전화는 속도로 인해 돈을 벌 수 있는 사람들이 자본주의 체계를 공고하게 하기 위해 만든 산업아이템이다. 둘째로, 휴대전화는 친한 사람들끼리 사소한 잡담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간단한 기계라서 폭넓은 세계에서 심도있는 대화를 할 수 없다. (사실 그렇게 개방적이라는 페이스북도 친구를 차단할 수 있고 정보를 친구에게만 보여줄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개인으로 등록할시 친구가 5000명으로 한정된다. 더 많은 친구를 사귀려면 '기업들이 홍보에 주로 쓰는' 페이지를 운영해야 한다.) 셋째로, 전원 버튼만 켜지 않으면 컴퓨터가 되었던 휴대폰이 되었던 모든 기술들은 단순한 물질계에 접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어쨌던 여태까지는 차단되었던 여러 정보들이 대중에게 풀려났기 때문이다. 설령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이 있더라도 사람들은 항시 휴대폰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미 정보가 뚫렸으면 차단이 소용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휴대폰은 콜로세움처럼 사람들을 자극적인 것에 홀리게 한 다음 전체주의를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전체주의를 깨뜨릴 가능성이 있는 이중적인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는 국민이자 휴대전화의 소비자인 우리에게 달렸다.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엠파이어 [dts] - [할인행사]
프랭크 레이어스 감독, 존 레귀자모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프... 프린세스 메이커냐...

어쨌던 저런 땅 줘도 안 가져.... 무섭다긔...

 

 큰 스포일러를 빼고 세피로의 세계관만 이야기하면 이렇다. 일단 어떤 나라에서 왔던 상관없이 마음이 강한 자는 세피로의 기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 단순히 강한 것으론 끝나지 않으며, 시련을 겪어서 이겨야 진정한 기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구가 수많은 나라와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세피로는 단 한명, 그 기둥만의 의지로 운영된다. 기둥은 세피로를 위해 기도를 하는 동안엔 불로장생의 삶을 살 수 있고, 세피로에서 사는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면서 살 수 있다.

 그러나 기둥의 치명적인 단점은 1부에서 설명한 대로다. 만약 세피로보다도 더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세피로에선 온갖 마물들이 튀어나오는 등 망가져간다. 그렇다고 기둥을 포기하는 것도 곤란하다. 기둥이 없으면 세피로의 지반 자체가 흔들리게 되며, 한 번도 강한 마음을 가질 기회가 없었던 그 곳의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다가 그대로 무너져버릴 수 있다. 아무리 독한 마음을 품고 이기적이 된다 해도 자신 때문에 세계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한편 '인수인계'까지 할 수 있는 편한 존재가 있다. 바로 마법기사들이다.

 사실 딱히 세피로뿐만 아니라 우리 지구에서도 '왕'이란 참 복잡한 존재이다. <황금가지>라는 책에선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으나 '살해당한 왕'들에 관련된 관습들이 1000페이지가 넘도록 등장한다. 요즘엔 대통령과 그 밑의 국회들이 국민들과 함께 나라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어쩌면 당연한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에선 '왕'과 '독재'가 모든 사람들에게 얼마나 참혹한지를 우화적으로 나타낸다. 진지하게 나라를 생각하는 에메로드 공주마저 버티질 못해 최종보스로 변신하는 판국인데, 엉뚱한 욕심을 품고 권력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자신과 타인들에게 주게 될 것인가.

 단순한 변신소녀물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만화였다.

 

 

이제보니 모코나에 비하면 큐베는 쨉도 안되는 ㅋㅋㅋㅋ 큐베따윈 걍 지구의 이웃 행성 강아지 B 정도임 ㅋㅋㅋㅋㅋㅋ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엠파이어(dts)(Empire)
워너브라더스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요즘 가장 어이없는 마법소녀 장르물로는 마도카 마기카가 꼽히지만,

마도카 마기카가 나오기 전부터는 레이어스가 가장 황당했던 마법소녀물로 꼽힐 것이다.

 

 한창 클램프 전성시대일 때 나온 만화책이어서 망정이지, 만약 어느 듣보잡에서 이 만화를 냈다면 우리나라에서 SBS가 방영때리지도 않았을 거다. 일단 1부 결말이 아이들의 환상과 동경을 와장창 깨뜨리는 설정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살던 아파트에서도 레이어스는 단골 화제였다. 본인은 특히 파란 머리 여자애(우미)를 가장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장발에 대한 환상을 키웠더랬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갑자기, 아이들은 레이어스에 대한 잡담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왜 그랬을까? 난 당시 신체성장만큼이나 정신성장도 느려서 줄거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레이어스는 큐티하니 등 이후에 나온 만화들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물론 본인도 이 만화에 대한 스포일러는 들었다. 그치만 본인이 보기엔 다른 면에서 좀 너무했다. 세계관이 명확하지 않아서 클램프 역대 막장물이라는 <이상한 나라의 미유키>와 그닥 다른 점이 없어보였다. (사실 레이어스 주인공들도 처음 이 세계에 들어왔을 땐 교복차림이기도 했고.) 제법 야심차게 진지한 스토리를 내놓긴 했는데 여태까지 묘한 억지개그에 시달려온 독자들에겐 너무 뜬금없다. 진짜 얼싸안고 우는 주인공들의 말대로 '이건 아니다.'

 하지만 본인은 문제의 1권 결말은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은, 사실 이기적인 마음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안녕과 평화가 자신에게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1부는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는 없고,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다'라는 쓸쓸한 결말로 귀결된다. 그렇지만 동경 바빌론과는 달리 레이어스는 아직 2부가 남았다. '지푸라기 잡고 있는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라는 속담이 딱 맞아 떨어지는 이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어떻게 스토리를 헤쳐나갈지 기대가 된다. 일단 계속 읽을 계획이다.

 

 

진정한 끝판왕의 모습.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