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코리아 Fortune Korea 2014.10
포춘코리아 편집부 엮음 / 한국일보사(월간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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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소득 가구에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에겐 임금 인상이 쉬운 결정처럼 보인다. 갭이 최근 최저 임금을 시간당 10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월마트 같은 대기업이 솔선수범을 보이는 모습이다. 포춘의 스티브 간들을 포함해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결론 내렸듯이, 임금 인상이 월마트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진 않을 것이다. - p. 62

 

 왠일이야... 대체로 내가 리뷰할 때 포춘코리아에 관련된 평은 그닥 좋지 않았었다. 근데 마치 내 리뷰를 보고 고친 것처럼(그럴 확률은 요만큼도 없고 아마 내가 포춘을 보지 않는 동안 우연히 오바마가 재선되서일수도 있지만.) 이런 바람직한 글귀들이 쭉쭉 올라온다. 결국 기업 스스로가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이야기지만, 정부던 기업이던 사회를 이롭게 해준다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미국 영주권을 바라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하는 기사가 올라와서 매우 흥미로웠다. 다름아닌 EB-5(우리나라에서는 미국투자이민으로 통한다.)와 안수 세티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실상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별로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미국투자이민이라는 이름으로 이 비자를 '아직까지' 홍보하는 데가 많으니

사건은 현재진행형일지도 모른다.

결론은 미국투자이민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며, 가급적이면 안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일단 사건이 복잡하니 자세한 건 포춘의 기사와 다른 몇몇 언론보도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http://fortune.hankooki.com/fortune_view.php?gs_idx=1680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3/04/24/0619000000AKR20130424016300075.HTML

 

 포춘코리아를 읽으면서 감탄하는 게 두 가지 있는데,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는 선명한 사진과 번역실력이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에서 전문가를 초청해서, 그들이 칼럼을 쓰면 꼭 이상해진다. 처음이 훌륭한데 마무리가 잘못되는 용두사미의 느낌이다. 특히 꼬집고 싶은 게 윤창현의 경제전망대. 강정 사람들과 세월호 유가족들 등등 소통을 요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경제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서 끝에선 정치와 경제적 의사접근을 각기 다르게 해야 한다는 애매한 소리로 끝낸다. 물론 구체적으로 강정과 세월호를 말하진 않았지만 이런 높은 자리에 있으신 분이 굳이 변명하지도 않으실거고, 어차피 지금 상황에선 누굴 가르켰는지 뻔하다. 칼럼 분량은 겨우 한 장인데 전혀 내용 정리가 안 된다. 굳이 님비와 정치 단어를 거론해가면서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경제는 정치와 따로 가야 한다고? 아니면 소통하자는 사람들 불도저로 다 밀어버리자고? 그것도 아니면 정치에 진출하시겠다고? 그리고 신제구 씨의 리더십 레슨에서도 약간 걸리는 단어가 있었지만 또 얘기하면 2000자가 넘어가 버리니 생략하기로 하고. 그리고 그 분 말대로 직원들의 동기부여는 중요하니까.

 그러나 나머지는 꽤 괜찮았고 특히 서울대 인문학 강좌에서는 건질만한 수확이 있었다. 토크빌의 미국 민주주의라는 책을 소개하는데, 기회가 있으면 볼까 생각중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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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 Swallow Knights Tales 3 - 브라보, 세계무투대회
김철곤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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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더럽혀져 가는 과정 같아."
"그럴지도 몰라요. 하지만 자신이 더럽혀졌다는 것은 그래도 조금은 다른 사람의 더러움을 닦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알테어 님과 헤어질 때 나눴던 대화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p. 32

 

 언제나 진도가 빠른 SKT. 책을 딱 펴서 읽어보자마자 순식간에 마지막 장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기서 2권 중간에 끊겼던 알테어랑 주인공 사이의 해프닝이 다시 진행된다. 알테어가 전쟁을 멈출 방법을 궁리하기 위해 죽기를 결심하고 남의 나라 산 속으로 들어갔지만 절친인 키르케가 그녀를 말리러 그 쪽까지 따라가고, 그녀를 죽이려는 여러 세력들 간의 다툼 때문에 시끄러워지자 싱겁겓도 자살을 포기한다. 생각해보면 알테어가 그냥 주인공이 어디 살고있는지 알고 있으니, 데이트를 하려고 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 마키시온 제국의 군사들을 협박하는 솜씨 보면 그냥 주인공 경호 없이 국경 넘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무튼 어떤 일본의 남주인공(카미조 토우마?) 뺨치는 설득력으로 인해 알테어는 별일없이 무사히 자신의 국가 콘스탄트로 돌아간다. 그 일이 있고나서 난데없이 주인공이 사는 베르스 국가에서 무투대회를 연다고 해서 주인공이 제법 바빠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무려 이 소설의 세계관에서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4대 아신 중 한 사람이다.

 

 

견백호 무라사 랑시.

판타지나 무협에서 꼭 한 명은 나오는 근육질의 장사 캐릭터이다.

주먹 하나로 사람을 피떡고기로 만든다는데, 타이틀은 왠지 '오토코노코의 오빠'가 되어버렸다.  

 

 바로 주인공이 일하는 스왈로우 나이트에서 본격적으로 오토코노코를 담당하고 있는 죠슈아 랑시 때문인데, 이 자비없는 괴력의 소유자 무라사 랑시의 동생이다. (형에게 맞추려고 그랬는지 죠슈아도 보기보다 힘은 꽤 세다는 설정이다.) 캐릭터 설정이 설정이니만큼 이 사건의 결말도 꽤 경쾌한 편인데, 언제나 그렇듯이 이 캐릭터도 키스에 대한 떡밥을 던지고 사라진다.

 전형적인 판타지 구성을 따라가기는 하는데, 여전히 개그 포인트로 우리나라 정치를 활용하고 있으며 3권까지 가서도 그 요소를 제법 잘 활용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베르스 국왕이 국가재정을 관광으로 늘리기 위해 올림픽 열듯이 후딱 무투대회를 연다던가. 요즘엔 하도 어이없는 일들이 도처에 공개적으로 벌어지고 있어서 예술가들이 이런 식으로 코믹하고 깔끔한 정치풍자를 할 수 있는 멘탈파워가 없는 것 같다. 이런 때 역시 고전(?)은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특유의 가치가 있다.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달까.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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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4.10
녹색연합 편집부 엮음 / 녹색연합(잡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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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화놀이

불의 춤 앞에서
나는 우주와
연결되어 있었다.

줄불 아래서 나는
빅뱅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했고,
소우주인 내 몸의
세포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산화하는
불꽃 아래서
나는 충분히
겸손해져 있었다.

 

 

가리왕산이 급기야 훼손되었다는 소식에 너무나 슬퍼서 잠시 멍해졌었다.

하지만 가리왕산 특집을 다 읽고 넘어가니 낙화놀이에 관련된 산문이 담겨 있었다.

지역 행사하면 술에 만취된 채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할아버지와 그외 온갖 추잡한 작태만 생각하는데

시인 이문재 님이 조용하고 소담한 축제라고 추천하니 언젠가 한 번 가봐야겠다. 두문마을 낙화놀이. 

 

 애초에 도박하는 인간들은 딱 질색이다. 딱히 도박 뿐만이 아니라 유희왕이라던가 기타 카드게임에도 경기를 일으키는 증세가 있다. 돈이 아니라 순수한 전략전개와 두뇌회전으로 승부하는 게임이 좋다. 개인적으로 전남친이 카드 게임을 좋아하는 인간이었던 까닭도 있지만(...) 가장 싫은 게 밑장 빼기다. 현란한 말과 신속한 손솜씨로 사람의 정신을 쏙 빼놓는 행위는 보통 멋있는 사람이 아니면, 야비해보이기 십상이다. 특히 내가 그 술수에 말려들어 지는 입장이라고 생각해보라. 누구라도 오함마를 챙겨오게 된다.

 

 

그러나 사진에서 보듯이 '야 이것 봐 내가 이제 밑장 뺀다'라고 당당히 말해도 상대가 아무 말도 못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첫째, 애초에 밑장빼기는 안 된다는 룰이 없을 경우.

둘째, 상대의 빽이 어둠에 싸인 조직일 경우. 

 

 강원도와 우리나라 정부도 비슷한 술수를 부린다고 할 수 있겠다. 해외를 볼 때, 2016년 브라질 리우 하계올림픽이 열린답시고 멀쩡히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살고 있는 지역에서 쫓아내고 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도 무리하게 얼음을 얼려서 얼음의 질이 안 좋다느니,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무력을 과시하는 올림픽이라느니 하는 욕을 받았다. 그런데 이 인간들은 두번째, 자신의 뒤에 있는 빽(경찰, 용역 등)만 믿는다. 그리고 갖은 미사여구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떠들며, 500년동안 대한민국이 지켜온 산천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대체적으로 두번째로 인해 게임이 망쳐질 경우, 상대는 오함마를 가져와 무력으로 제압하지 못한다. 그래서 보통은 아예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용감하게 항의를 하는 인간들도 더러 존재한다. 그래서 그들이 뭐라고 우기고 있느냐? 산이 훼손되면 동물들은 알아서 다른 데로 떠나 번식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건 밑장빼기가 안 된다는 룰이 있는데도 '그런 룰 없다'라고 우기고 있는 격이다.

 개인적으로 이 상황을 지켜볼 때,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동작 그만하라고. 더 이상 대한민국 망치지 말고 딴 나라 가서 살라고. 아니, 딴 나라에게 민폐를 주게 되니 지구 밖으로 떠나라 해야 하나?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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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와 백혈병 -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삶창문고 4
박일환, 반올림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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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위험하고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일하며 건강만 잃고 제 인생은 송두리째 날아가버려 지금은 부모님께 불효자식이 되어서 큰 상처만 남긴 채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p. 38

 

 

 

이미 이 테마는 '또 하나의 약속'이라는 영화로 인해 유명해졌다.

반도체공장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시는 분들은 이 영화를 보셔도 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가족애를 부각시키느라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상세히 등장하지 않는다.

 

 일단, 이 영화에서는 한 기업에게 책임을 요구하지만 삼성에게 모든 비난을 돌릴 순 없다. 삼성을 편드는 게 아니다. 이건 돈 잘 벌것 같으면 무조건 발을 들이밀고 보는 우리나라 대기업들과 정부의 자세 자체에서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시민들에게 가장 충격인 건 '반도체 공장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이다. 일단 2000년도부터 대한민국하면 동방예의지국 말고 두번째로 많이 거론되는 게 반도체수출 1위라는 단어였을 것이다. 책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반도체공장 직원이나 그 근처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건강이상이 생겨서 외국에서는 반도체공장을 들여놓지 않으려는 투쟁을 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알고보니 IBM이 시장에서 옛날보다 더 축소된 것도 반도체 공장에서 문제가 생겨서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로 반도체공장을 들여놓는 외국기업들도 많았다고 한다. 2014년 현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평창과 뮌헨이 동계올림픽 후보지로 거론된 가운데 뮌헨 주민들이 반대해서 평창이 뽑혔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 환경이 파괴되고 인간이 망가지는 것들을 우리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이 영화가 나온 이후 반도체 수출 1위라는 단어는 언론이나 고위직 분들 사이에서 더이상 거론되지 않고 있다.

 

 

결국 황상기 씨는 승소하고 딸 황유미 씨는 산재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1. 노조 결성의 필요성,

 여기서 말하는 노조는 삼성'일반'노조같은 곳이 아니라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노조를 말한다. 지금 삼성전자서비스팀이 금속노조 밑에서 노조를 만들었는데, 그분들이 집회하는 곳을 우연히 보니 유달리 경찰들이 사납게 포위하는 것 같았다. 인원이 적어서 그랬는지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만든 노조라서 그런 건지... 노조 사람들이 보이지 않도록 시야를 차단시키는 건 물론 시민들에게 도와달라 요청하는 소리까지 죽이려고 애를 쓰는게 보였다. 삼성노조에서 제대로 보호해준다면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관계 기관의 변화

 여담이지만 물류직원 등의 관절질환도 산재처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직장에서 부상당해서 서러운 노동자들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가지고 산재냐 아니냐를 따지고 있으면 '이런 나라에서 노동하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정부는 이민하는 사람들 욕하고 출산장려를 하기 전에 있는 사람부터 잡는 게 좋을 것 같다.

 

 3. 사회적 경각심 향상

 직업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노동자인 건 두말하면 입아픈 사실이다. 그리고 노동자가 노동하다 부상당하는 건 절대 수치스런 일이 아니다. 애초에 노동자가 실수를 해도 큰 상처가 없도록 기업이 배려해줘야 하지 않나? 그리고 내가 설령 위험을 느끼고 일을 그만둔다 하더라도 내 자리에 들어온 다음 노동자가 부상을 입을 수 있으니, 용감하게 산재신청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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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2014.10.14 - 1096호
위클리경향 편집부 엮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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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고에서 운영하는 자습실도 '성적순'입니다. 학년별로 180개의 좌석이 있는데 1~150등까지는 성적순으로 앉습니다. 나머지 30석은 추첨으로 정합니다. (...) 심지어 좌석도 성적순입니다. 1등 좌석이 크고 널찍한 타워펠리스라면 석차가 낮아질수록 자리 간격이 좁아져 150등 부근은 좌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달동네입니다. (...) 공부 좀 못했다고 배척당하고, 소외되고, 차별받고, 투명인간 취급받는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얼마나 위축될지, 아예 미래를 포기하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p. 8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잠깐 지금 보고 있는 킬라킬이란 애니메이션에 대해 소개하겠다.

참고로 대상 학교는 안산 강서고가 아니라 서울 목동 강서고이다. 헷갈리는 일 없으시길.

 

 킬라킬의 주 무대는 한 사립 고등학교이다. 여기선 공부를 못하면 말 그대로 옷 입은 돼지 취급을 받는다. 지역이 피라미드처럼 생겼는데 공부를 못하면 못할수록 맨 밑 층에 있는 슬럼가에 가깝게 살아야 한다. 뭣도 없는 놈들은 아예 슬럼가에서 날건달이 되어 등교거부를 선언하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아예 받아주지 않고... 이사장의 딸이 제복을 만들어 나눠주는데, 제복에 달린 별의 수만큼 파워와 내구력이 결정된다. 물론 입는 사람도 신경계라던가 정신 역량이 특출나지 않으면 컨트롤이 불가능하다. 아무튼 이 제복을 입을 만큼의 능력이 되지 못하면 왕따는 물론이요 하류층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제작팀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불가능한 세계관을 만들려고 상황을 극단적으로 설정한 것 같은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공부를 안 해서 자습실을 스스로 박차고 나온 것도 아니다. 150등에서 밀려났다는 이유로 자습실을 갈 수 있는 권리를 뺏기고, 결론적으로 공부를 못하게 되는 것이다. 허... 글을 쓰면서도 믿겨지지 않는다. 신문까진 아니지만 시사잡지에 나왔으니 확실한 사실이긴 할 텐데. 

 문법도 잘 안 맞는데다가 찾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라도 박근혜 대통령이라던가 KBS 이사장이라던가 이런 인물들이 이 글을 본다면 입에 거품을 물고 덤빌 것이다. 150등 안에 들지 못하니까 자습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러니까 대학도 형편없는 데에 가고, 결과적으로 보면 다 자기 책임으로 인해 가난하게 살고 있는 게 아니냐고. 맞다. 하지만 그 전에 진실은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 자습실은 학생들 모두가 쓰라고 만든 거 아닌가? 물론 높으신 분들은 전용 주치의를 데리고 있으시겠지만, 만약 그 분들이 사정이 있어서 대중들이 쓰는 치과를 간다고 하자. 만약 그 치과가 예약제라고 해서 치과 안에 있는 소파에 앉지도 못하게 하고 밖으로 쫓아낸다면 그 분들은 펄펄 뛸 것이다. 치과는 치아가 아픈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냐고. 치과 안에 있는 소파는 고객들이 편하게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서 만든 게 아니냐고,

 근데 이 경우는 그런 것도 아니다. 전화예약은 선착순이니까.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치과가 팁을 더 많이 주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더 많이 주는 거다. (요즘엔 사교육을 받아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고 대학 정보도 아예 거기서 모은다고 하니 거기다 퍼붓는 돈을 좀 비싼 '팁'으로 봐도 되겠지?) 원하는 시간대에 예약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미백같은 서비스도 더 많이 제공해준다. 그렇게 되면 팁을 주는 게 내키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자신의 치아에 대한 데이터와 그걸 잘 습지한 의사가 그 치과에 있는데, 다른 병원을 가는 건 그 환자에게 상당히 손해를 끼친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만약 그 치과가 영리적으로, 다시 말해 돈을 위해 운영된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한다. 눈도 감고 귀도 막아버리는 데서 끝내지 않고, 쫓겨난 고객들에게 오히려 협박을 한다. 지금이 그런 시대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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