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북쪽
마르셀 서루 지음, 조영학 옮김, 무라카미 하루키 후기 / 사월의책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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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우리와 다릅니다. 땅 한 뼘을 내주면 한 평을 가져갑니다. 우리가 땀을 흘려 모아놓은 먹거리를 내주면 등 뒤에서 바보들이라며 비웃을 뿐입니다. 예, 저자들도 보답이야 하겠죠. 여러분들은 제 아버지와 똑같은 선물을 받게 될 겁니다. 바로 사방 2미터짜리 무덤 말입니다."

 

  

전형적인 디스토피아 세계의 소련에서 혼자 살고 있는 메이크피스는 얼어 죽더라도 책을 불태우는 게 제일 싫은 사람이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책을 불태우려 하는 걸 발견하고 총으로 쏘았지만, 곧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알고 자책감에 집으로 데려간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상당히 어렸던 데다 그가 가지고 있던 무기라곤 녹슬어빠진 칼밖에 없던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는 임신하고 있었다.

 

 주인공이 세상 험한 일 다 겪은 지혜로운 여성인지라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데 상당히 경계를 한다. (얼마나 조심했으면 빌 에반스가 죽은 이야기는 쏙 빠졌을까... 랄까 작가님 소설 써가다가 중도에 설정 빼먹은 건 아니죠? 그렇다고 말해줘?!) 회상 장면은 공간도 시간 개념도 완전히 무시했기 때문에 소설 내용을 잘 읽으려면 머리를 많이 굴려야 한다. 일단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 사는데 눈치 빠른 사람이 아니라면 대체 주인공이 뭔 소릴 하는지 하나도 모를테니 읽지 말길 추천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사람들이 자신을 비꼬는 말을 하고 있는지, 액면 그대로 말하고 있는지 심중을 파악하는 훈련은 아주 잘 된다. 이 소설에서는 유달리 "저 새끼는 도대체 어떻게 저 판국에서 살아남은 거야?" 라고 말할 만한 사람이 전무하다. 다시 고쳐 말하자면, 전부 죽인다. 내가 디스토피아 소설 정말 좋아하긴 하는데, 정말 이 소설은 주인공 너무 빡세게 굴린다. 얼굴에 염산 끼얹고 애를 두 번이나 사산시키는데 하물며 친구까지 없어...

 

  

나는 굉장한 사람이고, 생존력이 높아. 그런 사람들은 물론 어디에나 있다며 말하고 있지만 은근 자신이 힘센 남자들 패거리에 끼어있다고 자랑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누군가가 이런 특이한 나를 발견하고 데려가주길 바란다는 건 희망이 아니라 어찌보면 자만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단지 신데렐라 콤플렉스라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주인공은 포기했을 수 있다. 일단 고향집에 돌아가지만 마을은 커녕 가정도 만들지 못했고 말이다. 그렇게 힘들게 사회에 편승하려 노력했는데 할머니가 되도록 늙었는데도 이웃 간 최소한의 물물교환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아무튼 소설이 다 끝날 때까지 메이크피스는 아직도 소련 땅 내부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사실 메이크피스의 결정적인 실수는 쓸데없는 희망을 품기 이전의 문제이다. 평생 그녀는 종교를 맹신하는 아버지가 선한가 악한가에 너무 집착했다. 사드라던가 하는 민감한 사안이 세상의 이슈가 될 때는 그에 대한 많은 의견을 들어봐야 하고, 최소한 찬성과 반대 둘 다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책을 읽어봤자 머리만 아프다'라고 한다. 대부분의 술자리에서는 핵발전소라던가 정치 의견같은 주제가 금물인데, 그걸 금물이라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사람들 머릿속엔 분명 99.9% 맹신적으로 믿는 어떤 사상이 있다. 결국 메이크피스는 죽는 날까지 책을 땔감으로 쓰지 않으리라. 하지만 이 소설의 처음부터 그녀가 책을 읽는 장면은 어디에도 없었다는 걸 명심하자.

 결론을 내리자면 나는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방사능과 탄저균이 마구 뒤섞인 디스토피아는 좀 억지가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둘 다 현실에 존재하는 무기인지라 지적할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요즘 판타지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는 잔인한 설정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이 책을 아주 좋아한다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역시 예상대로 변태였나. (?) 또한 여자는 무기를 만든들, 힘이 센들, 숫자가 많아진들 결코 남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설정도 마음에 들었다. 요즘 페미니즘 한번 유행한다고 남자들의 세상이 전복될 것처럼 떠들썩한데,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쟁을 일으키고 싶어 과격분자들을 찾아가(어쩌면 그들이 지속적으로 협박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자신의 집안에 소동을 일으켜달라고 부탁했던 메이크피스의 아버지처럼, 오히려 함정의 느낌이 다분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던 세상에 문자와 책이 없어지면 머리보다는 근육이 좋은 사람이 유리하다. 얼마나 간단한가. 전쟁이 일어나면 남성들이 여자를 지키고(혹은 약탈하고) 힘을 마음껏 과시할 수 있다. 본능으로 힘내보시라. 나는 세상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힘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해야할 일 다 잊어버리고 책에 푹 빠진 건 정말로 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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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꽃이다 푸른도서관 57
이장근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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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별

별은
별이 그리워
가시빛으로
반짝인다

밉다
미워

나는
네가 그리워
가시 같은 말로
잠 못 이룬다

 

  

확실한 건 난 빨강이라는 청소년 시집을 봤을 땐 이렇게 공무원이 쓴 전형 시 같고 간질간질하고 게다가 어딜 봐도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간 시가 들어있진 않았다는 점이다.

 

 교육자료로서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문학작품으로 칠 수 있을지는 약간 회의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 시를 올릴 때 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놀라웠다. 아무래도 글이 쉽다보니 읽으면서 자신들도 무언가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그런 희망을 주는 점에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문학은 문학을 실천할 수 있게끔 독자를 유도하는 기능도 있으니 말이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책을 낼 수 있는 요즘에 훨씬 더 중요해진 능력이라고 본다.

 주로 가난하거나 어딘가 약한 인물들을 가지고 재치있게 시를 쓰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웃기도 하면서 위로를 얻었으면 하는 바이다. 요새 나온 청소년시집을 가지고 청소년을 고객층으로 하여 책장사를 하려고 일부러 노린 게 아니냐 하는 비판의 눈초리가 있다. 나는 무슨 수를 쓰던간에 좋은 책이 잘 팔렸으면 한다. 그리고 청소년들만의 이야기를 써서 무언가가 안 되서 죽고만 싶은 그들의 마음을 대신 사람들에게 전해준다면 그건 또 얼마나 가치있는 일이겠는가.

 '꿈'이라거나 '별'이라는 키워드를 상당히 좋아하시는 것 같다. 이별이란 단어를 띄우면 '이 별'이 되어 너를 별처럼 지켜보게 된다는 시는 띄어쓰기에 따라 완전히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는 우리나라의 언어 특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서로 사별한 아빠별과 엄마별을 그리워하는 학생들이 서울과 제주도 간의 거리를 이어 전화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스토리의 시도 감명적으로 읽었다. 이렇게 두 단어가 시에 포함되면 유달리 재치가 빛나고 부드러워지니 이 시집을 읽을 때 주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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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별짓기 -상 - 문화와 취향의 사회학 21세기총서 3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최종철 옮김 / 새물결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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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다시 프리랜서 조사원으로 약 7개월을 일했다. 하지만 결국 이 사무소를 그만두었다. 그 안에는 동성연애자 여성들만 있었고, 연인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일을 주었기 때문에 나는 사직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a859gBkeZ4&feature=youtu.be

사진을 클릭하면 정의의 바보 폴나레프와 악의 정점 디오가 만나는 죠죠 3부의 장면이 나온다. 디오는 폴나레프에게 '안락함'을 약속한다. 계층 구분을 하면 지배계급은 안락해진다. 자본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일단 결점을 까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인류 문명 시작 때부터, 아니 어쩌면 인간이 둘 이상 모여 살기 시작할 때부터 생겨나 멈출 줄 모르고 자본주의랑 짝짝꿍하며 폭주하는 구별짓기를 자제시킬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간간히 제시하고 있다.
 - 모든 생활에 정치가 꼬여 있음을 알자.
 - 최대한 객관화된 시선으로 감정을 자제하고 부르주아 즉 지배층의 위선을 지적하자. 어쩌면 아주 드물게 그들 자신들도 모를 수 있다.
 - 지배층이 쁘띠 부르주아들의 상승욕구를 끌어내리면 그들의 분노가 폭발하여 자기네들의 위선을 보기 시작할 거다.
 내가 지적할 부분은 3번이다. 만약 2번에서 말한 것처럼 지배층들 자신들도 그들의 위선을 모른다면, 쁘띠 부르주아들 또한 그들의 '열등감'을 모를 수 있다. 혹은 '내가 성공하겠다는데 잡것들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너도 저 위에 있는 높은 것이라서 그런 소리를 지껄일 수 있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무시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게 그 사람에겐 가장 현명한 길이다. 그리고 뒤르켐 다음으로 마르크스 이론을 자주 거론하는데, 마르크스는 쁘띠 부르주아들이 절대 혁명을 일으켜 자본주의를 전복시킬 수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한다. 그것도 현명한 발언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 구별짓기의 끝없는 악순환에 해결책은 있는가? 지그문트 바우만은 그런 거 없다고 부르짖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지켜보는 것밖에 없는가? 그렇다. 박근혜는 부정부패로 인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난다. 아마도 그 다음 대통령은 문재인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 많다. 그리고 문재인'의 팀'은 서울대학교를 폐쇄하고 대학을 프랑스의 그랑 제꼴처럼 만드는 방법을 검토하는 중이다. 그렇다. 구별짓기 상에서 거의 400페이지를 써 가며 지배층들의 스포츠와 '자연'스러운 매너를 키우는 문화적 '능력'의 온상이라 지적했던, 그 그랑 제꼴 말이다.

 사립 정책은 사실 세종대왕에서부터 나왔다. 지방 각자 서당을 세우고 너네 알아서 하라는 건데 이것 때문에 유림이 생겨서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어 존중 안해? 너 숙청이란 흐름이 되었다. 또한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를 보면 우리나라와 공감되는 게 참 많은데 프랑스는 유럽의 그 어떤 곳보다도 귀족명문사립학교가 잘 되어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대학교를 프랑스 학교화 한다는 것은 곧 이 나라를 사립학교 천국으로 세워놓고 민중들의 생활에 엘리트주의가 영향을 주게 한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세종대왕의 예에서도 봤듯이 서울대학교를 없애면 다른 대학교들이 설칠 뿐이지 결코 그걸로 사립학교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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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당신을 먹는다 - 웹 월간 詩 젊은시인들 10집 젊은 시인들 10
젊은시인들 지음 / 문학의전당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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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물방울관음 중에서

신현락

아무 때나 오는 해후가 아님을 안다
생사의 비단길을 뛰어 넘는 것은 간절함만이 아니다
간절함은 오직 간절함에 의지하는 것이어서
어느 생에선가 한 잎 이슬로
버들잎을 놓아버린 손목도 있었던 거다

 

 일단 봄이라던가 달이라던가 밤이라던가 하는 단어가 나온다.

 

 시를 교육하는 센터에서 강사가 어떤 주제를 낼 때 시를 짓는데, 시인들이 된 이후엔 그 시절에 지었던 그걸 거의 그대로 잡지같은 데다가 응모하여 돈을 번다는 이야기를 어디에서 본 것 같다. 젊은시에서였나 신춘문예에서였나? 그래서 각기 다른 시인들이 시를 냈는데도 시의 주제가 많이 겹친다는 심사위원의 지적이 뇌리에 선명히 남았다. 심지어 '어떤 계절'에 책을 냈는지도 알 수 있을 정도. 굳이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을 지적하는 이유는, 그만큼 굉장히 눈에 띄기 때문이다. 중첩되는 단어와는 독립적인 주제를 다룬 시가 (그다지 특별한 이슈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눈에 뜨일 지경이니 말 다 했다. 처음에 이 책을 펼쳐볼 땐 월광탱고라는 시를 대충 접하고 내심 기대가 컸는데, 첫장부터 달이 하도 많이 나오다 보니 읽다읽다 지쳐서 정작 기대했던 그 시가 나왔을 땐 흥미가 많이 식어버렸다.

 

  

그러나 콜라나 뉴 키즈 온 더 블록 같은 시들은 과격, 파격과 함께 오직 윤리관을 전해야 한다는 시의 목적성을 철저히 깨뜨렸다.

 특히 뉴 키즈 온 더 블록은 늙은 사람이 목을 매단 엄숙한 장면에서 45구경 매그넘을(남자의 몸에서 총에 비유될 수 있는 게 그거 말고 달리 있을까?) 들고 옴으로서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어느 정도 경쾌하게 만들었다. 쇠파이프를 망설임없이 총알처럼 내리꽂는 그의 젊은 핏줄은 게임 캐릭터를 지켜보는 마냥 박진감을 안겨다주었다. 망설임없이 콜라캔을 입으로 물어뜯어 그 가장자리로 가정 내 지배자, 즉 아버지의 목을 따는 자식의 오이디푸스적인 역동감도 기억에 남았다. 시의 마지막 연에서는 최근 소설계에서 한창 뜨고 있는 후장사실주의자들을 연상시켰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독창적이었다면 어땠을까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해외를 주제로 한 우리나라 시들이 워낙 재미에 있어서는 절망적이어서,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시였다. 정훈교 시인이라던가 기혁 시인이라던가 황인찬 시인을 다시 보게 되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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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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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hemy

Sara Teasdale

I lift my heart as spring lifts up
A yellow daisy to the rain;
My heart will be a lovely cup
Altho' it holds but pain.

For I shall learn from flower and leaf
That color every drop they hold,
To change the lifeless wine of grief
To living gold.

연금술

새러 티즈데일

봄이 빗속에 노란 데이지꽃 들어 올리듯
나도 내 마음 들어 건배합니다.
고통만을 담고 있어도
내 마음은 예쁜 잔이 될 겁니다.

빗물을 방울방울 물들이는
꽃과 잎에서 나는 배울 테니까요.
생기 없는 슬픔의 술을 찬란한 금빛으로
바꾸는 법을.

 

  

제목 때문인지 장영희가 뽑은 시 중에서도 김점선의 그림 중에서도 유달리 봄이 좋았다.

 하지만 시보다도 더 빛나는 게 있었으니 바로 장영희 씨의 평론이었다. 시를 읽고나서 벅차오르는 마음을 깨뜨리는 몇몇 평론들에 실망했던 나로서는 그저 멍해질 따름이었다. 장영희 씨는 힘든 시대에 몸도 아파서 고통을 달래는 시들만 유독 눈에 보였다고 겸손하게 말씀하시지만, 나는 그녀가 문학 속에 존재하는 사랑을 믿기 때문에, 그 사랑이 세상을 환히 밝혀주는 때를 위해 전심전력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그토록 훌륭한 문장을 남겼다고 생각했다.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다가 깜짝 놀라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선시대가 끝나고 근현대사가 시작될 때부터 한 번도 남자가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될 날이 없었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한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청춘인데, 군인과 그를 기다리는 고무신 사이에는 얼마나 먼 강물이 놓여져 있을까. 요즘에는 페미니즘이 대세가 되고 사회정의가 강조되면서 남녀간의 대립이 심해져서 그런지, 대학생 커플 이야기조차 굉장히 줄어든 추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신이 외롭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귄다면 이런 이야기가 나올까 싶기도 하다. 이렇게 요즘 사회에 살짝 불만이 있지만, 도깨비라는 드라마라거나 방송매체에 시가 많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특히 연시가 유행하는 것 같다. 삶의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것을 시로 옮길 때, 그 시는 '아름답고 쉽다'. 연시로 인해서라도 사람들이 사랑을 추억하거나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감수성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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