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백과
마르탱 모네스티에 지음, 한명희.이시진 옮김 / 새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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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런저런 것들로 보건대 너무 문제작이라 후기엔 올리지 않으려고 했었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도 많고 자살에 대한 메뉴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후기로 올려보기로 했다. 나름 자살에 대해 연구한 철학자로, 20년 넘게 조사한 결과로 이 책을 만들어 알리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말해, 효과적인 자살이라거나 하는 어이없는 방법에 대해선 절대 나오지 않는다. (내 간접적인 경험에 의하면 사람에 따라서 다름. 1층에서 떨어져도 확실하게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 드릴로 머리를 뚫어도 금방 안 죽는 사람이 있다.)자살에 대한 여러 통계들 그리고 자살의 여러 유형들을 여러 기준에 따라 정립했으며, 쓸데없이 광범위한 지식을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 특유의 편집증으로 인해 장수는 무려 656페이지나 된다. 흑백톤이지만 결코 끔찍한 장면들을 가리기에 적합치 않을 수준의 사진들이 덧붙여져 임산부나 노약자에게는 절대 추천하지 않을 책이다. 우리나라는 공포소설엔 19금 딱지 붙여놓고 정작 최고의 문제작인 이런 책엔 꼭 딱지를 빼놓는단 말이지.... 권위자의 힘이란 거냐 버럭. 동양사상에 대한 매우 부적절하고 편견적인 이해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예수가 자살자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적극 찬성. 맨 끝에 자살에 대한 여러가지 명언들도 마음에 쏙 들었다. 본인도 자살을 시도해 본 적이 한번 있었고, 어렸을 때 자살을 목격한 적도 있었다. 사람의 삶이 은연중에 죽음에 말려들어 있듯이, 우리는 수많은 자살의 유혹에 둘러싸여 있다. 삶과 철학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오히려 자살에 대한 책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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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 심리여성학
진 시노다 볼린 지음, 조주현.조명덕 옮김 / 또하나의문화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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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남신들보다 가장 먼저 나온 여신들. 그래서 그런지 남신들에 대한 책에서보다 자신의 이야기와 느낌이 더 생생하게 실려있었다. 자신 또한 여자라서 그렇게 공감가는 글을 썼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신화와 융의 심리학과 여성학을 결합한 점에 있어선 매우 참신하다고 할 수 있겠다. 본인이 직접 밝혔듯이 여성의 심리를 알아보려는 남성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하다. 그러니 지레 골초페미가 지은 여성운동 관련 책이라고 짐작하지 말아주시길... ㅎㅎ 사실 처녀여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곤 모든 여자들에게 모성심이 있다고 가정한 채 시작하기 때문에, (얼추 짐작하겠지만 본인은 그 의견에 반대한다.)가부장적인 요소가 많이 배어있기도 하고, 여자들의 속마음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책이라 남녀노소가 같이 보기에 훨씬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본인은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유형이었다. 본인의 유형을 알기 쉽게 나와있어서 읽다보면 자신이 주로 어떤 유형의 여성인지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해결책도 쓰여져 있어서 책장을 휘릭휘릭 가볍게 넘기며 볼 수 있는 책이다. 단, 이런 리뷰를 쓸때마다 누누히 강조하는 바이지만 본인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이 책을 읽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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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함과 광기에 대한 보고되지 않은 이야기
애덤 필립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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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광기가 미신에 빠지는 거라느니, 갑자기 이야기가 삼천포로 가서 리처드 도킨스를 열렬히 야유한다느니, 기독교가 어쩌고 하는 태도는 지극히 맘에 안들었다. 게다가 '기독교와 관련있는 기관'들에서 이 책이 지금까지 나온 육아지침서를 지침한다느니 하는 소리는 정말 코웃음이 나올만했다. 이 책을 단 한장이라도 들춰보고나서 그딴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은 유태인 주제에 폭넓게 광기를 정의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유년기에 대한 이야기, 사춘기와 성에 대한 이야기, 현대의 사람들이 걸리는 정신적인 질환에 대한 이야기. 저자는 이 모든것을 하나하나 정리해가면서 잘못 인식되고 있는 광기의 개념을 잡아줌과 동시에 멀쩡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렇다고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상상하지 마시길. 내 생각에 이 책은 반정도 미쳐있는 이야기이다. 나의 관심을 유독 끌었던 부분은 역시 육아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아주 잠시 스쳐지나간 사드마조히즘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애덤필립스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나 아는 사람이나 읽는 동안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나, 이 책에 쓰여져있는 모든 것들은 한번쯤 진지하게 여길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명성이 하늘을 찌른다는 애덤필립스님한테는 죄송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감히 절망선생과 소울이터라는 애니메이션을 생각했었다. 이 둘 중 하나를 보았다면 한번쯤 이 글을 죽 훑어봐도 괜찮으리라 생각한다. 그 둘의 내부에 깔려있는 엄청난 의식에 대해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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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클럽
무라카미 류 지음, 권남희 옮김 / 이가서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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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 클럽이라는 제목보다는 후자의 제목으로 더 네이버의 평이 좋다니, 사람의 심리란 참 알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정말 간단히 19금적 그림이 문제일 수도 있지만.) 무튼 '마스크클럽'이라는 책은 상당히 사람을 중독시키는 책이었다. 7명의 여자들이 살인을 저지르는 내용이 등장하지만 여자들의 과거에 대해서는 아주 잠깐 등장하는 편이며, 여자보다는 여자들에 의해 죽은 평범한 남자의 시각으로 반 정도는 흘러가버린다. 하긴 광기에 찬 사람의 시점보다는 평범한(그것도 감정이 거의 없는) 화자의 시점이 더욱 객관성에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자칫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쓰레기' 도시 구석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여자들의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사라가 머릿속에서 윤색해버린 영화의 스토리같이 내용은 최악으로 엇갈려서 진행된다. (살해당한 남자들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이 글을 보고 난 락가수 NIN의 Closer MV를 떠올렸다.) 나아가 무라카미 류의 영혼에 대한 인식도 담겨져있다. 지구를 표현하는 여자의 둥근 몸 앞에서 무수히 작아지는 남자의 몸은 SM관계를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극단적인 페미니스트의 대부분이 SM취향 레즈비언들이라는 소문들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상 몇천년에서 몇만년동안 유지되었던 가부장제 사회때문에 극단적으로 일그러진 여성들에 대해서도 담겨져 있기 때문에, 무라카미 류의 SM찬양적인 내용만큼이나 더욱 꽉찬 책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본내용은 절반도 안되는 분량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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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어찰첩 (보급판)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엮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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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금(?) 3만원을 들여 구입한 귀중한 책이다. 사실 조선의 왕들 중에서 상당히 흥미있게 지켜본 왕이 세종과 정조뿐이라 관련된 많은 책을 보아왔었다.
 그렇지만 역시 세부사항들에 대해선 읽기가 힘들었던 것일까;;; 예상외로 보는데에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심환지가 어떤 심정으로 그 편지들을 보관해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덕분에 정조의 여러가지 모습이 후세에 길이 알려지게 된 점은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보면서 놀랐던 점은 정조의 엄청난 일중독이었다. 어느정도 과장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있었지만 정말 저 편지대로 일을 했더라면 자신이 쉴 일은 한번도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요즘처럼 광범위한 정보통이 없던 그 시대에 관백들이 아닌 선비들의 일까지도 일일히 파악하고, 인사교체까지 스스로 감당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욕설까지 써가면서 신하들에게 화내던 편지들은 우습기도 했으나 그만큼 날카로운 면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점은, 심환지는 정치사상으로는 정조와 라이벌이었으면서 흔쾌히 정조의 편을 들어줬으며, 자신의 임시사퇴까지도 편지를 받자마자 기꺼이 자행했다는 것이다. 후기에서 정조의 사후 심환지가 쓰러질때까지 곡을 했다는 것도 거짓말은 아닌 듯하고 말이다. 정조의 사상은 싫어하나 인간적인 인물로서 존경했다는 것일까? 아니면 정조의 정치력을 인정한 것일까?
 후기에 분명 이 어찰첩을 중심으로 한 논문도 나온다는데, 우리나라의 모든 정치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어줬으면 한다. 진정으로 국가를 위해서 몸을 내던지며 노력했던 왕,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숙여서라도 국가를 중흥시키기 위해 애쓰던 진정한 신하의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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