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뉴스의 나라 - 우리는 왜 뉴스를 믿지 못하게 되었나
조윤호 지음 / 한빛비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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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고 있는 세월호.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가수처럼 노래를 잘 부른다. 그러나 운동권 노래 같은 노래들은 일부러 기피하는 현상을 보인다. 북한 노래는 그렇게 낄낄대며 잘 들으면서 말이다. 운동권 노래도 좋은 곡 많다. 내용이 아니라 예술적으로 말이다. 그렇게 영화 좋아하면서 홍경인이 열연을 펼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나 지슬 2의 예술성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이 무시는 너무나 철저해서 어찌 보면 이지메처럼 보이기도 한다.

 

 악스트 잡지를 봐도 알겠지만, 유독 이 세월호 사건에 예술가들이 많은 관심과 반응을 보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유독 이 뉴스속보에 관심이 쏠렸다. 이 뉴스속보가 나올 때 이 국가에 대한 신뢰도에 따라서 사람들의 의견이 극단으로 엇갈렸다. 내 일터에서 이 소식이 나올 때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살았다고 안도했고, 나는 "정부가 저렇게 적극적으로 인명구조에 나서는 걸 보니 살아나오기는 틀렸다"고 판단했다. 실낱같은 믿음마저 배신당했을 때, 나 같은 인간을 빼면 극단적으로 폭발하는 그 감정은 이성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게다가 어찌 보면 '배신당한 짝사랑'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그 감정은 상당히 문학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어떤 기교도 부리지 않는다. 마치 '너희들이 이런 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좋다. 아무것도 담지 않은 날것을 보여주지.'라고 감독이 투덜거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영화는 중반부와 후반부엔 카메라를 막을 의욕도 잃어버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백치처럼 우는 유가족들에게 끔찍할 정도로 서슴없이 카메라를 들이댄다. 어머니가 울면 아버지가 물을 가져다주고, 아버지가 할 말을 잃은 채 죽은 아이의 사진을 쓰다듬고 있으면 어머니가 가까이 와서 등을 쓰다듬어 준다. 서정주의 <무등을 보며>에서 나오는 지어미와 지애비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들을 볼 때 '가난은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이들은 상류층만큼의 돈이 없어서 애를 배 태워 수학여행 보내는 학교에 보내야 했던 것이다. 단지 무지해서 투표 때마다 무심코 여당을 지지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결말은 비극적이었다. 여기에다 우리는 어떤 기교와 예술을 섞어낼 수 있을까?

 유가족들이 되려 말을 아끼는지라 내가 여기다가 한 마디 한다. 인생을 낭비하는 아주 천하에 쓸데없는 것들로 돈 쓸 여유 있으면 이분들에게 후원이라도 하던가, 이 영화라도 봐라. 그리고 이 영화 볼 시간에 차라리 직접 세월호 유가족들을 찾아가라. 그게 정 무섭고 물 대포 맞기 싫으면 밀양 송전탑 피해자들을 찾아가서 할머니들 손이라도 잡아주고, 국정교과서 반대 시위에 가서 먼발치에서 구경이라도 하고, 5대강 사업하느라 무너져가는 자연경관을 마지막으로라도 둘러보고 가라. 결코 우리는 혼자서 살 수 없다. 먼 훗날 당신의 아이가 집에서 아침밥을 먹고 나가더니 영영 돌아오지 않는데 경찰은 나 몰라라 할 수 있다. 아이 낳지 않을 거라고? 그렇담 핵발전소가 터져서 우리나라 전역이 오염될 수 있다. 이민 갈 거라고? 그럼 당신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가 극단적으로 깎이고 코레아를 쌍욕처럼 쓰는 외국인들에 의해 훗날 살해당할 수도 있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들여다본다고? 당신들이 세상을 너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거 아닌가? 단원고 생존자 아이들 중에 마약 처방을 받아서 웃음을 지으며 나오는 애들을 비정상이라고 욕하는 작자들이 있는데, 극단적으로 안전하지 못한 국가환경 때문에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했는데, 이런 헬조선에서 긍정을 주장하는 게 더 비정상 아니겠는가? 당신들 대체 제정신이야?
 
 P.S 세월호 시위 초반에 유가족 한복판에 김한길과 안철수 같이 앉히더니 후반엔 말단을 앉히더라. 그리고 문재인 안 나옴. 친노의 의도가 보임. 박영선은 그냥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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