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물고기 합본판
이토 준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젠 익숙해졌어요...

 

신기한 건 물고기가 유달리 발이 기계처럼 생겼는데 아무도 발이 이상하다고 지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제목이 너무나 강렬해서 그런지, 왜 물고기가 발이 달렸는지조차 생각하지 않게 되는 점이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름 좀비물이다. 근데 거기에 촉수물이 더해졌다고 볼 수 있다(...) 공포물이라기보단 약간 엽기물에 가까운 편이다.

 

 

 놀랍게도 유포터블이 영상을 만들었다.

 

 심지어 타다시가 여주와 같이 여행을 하다 겪는 이야기를 놀랍게 각색시켜, 여주가 두 친구와 여행을 갔다가 타다시를 찾으러 다시 도쿄로 돌아오는 이야기로 바꾸었다. 모든 영화의 카메라맨이 그렇겠지만 카메라맨은 아마도 각본을 쓴 사람 자신이 들어간 게 아닐까 싶다. 가끔 원작보다 더 잘 각색된 영화가 있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애니라서 껄끄럽다고 지적할 필요도 없다. 직원들 잠을 안 재우는 그 유명한 유포터블답게(...) 괴물이고 사람이고간에 액션 영상이 아주 훌륭하다. 더군다나 만화 그림을 따라하려고 나름대로 펜터치를 섬세히 한 면이 보인다.

 

솔직히 이 정도 얼굴이면 꽤 훌륭하게 따라 그렸다고 본다. 그 유명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UBW의 그림체와 비교하면 같은 제작사가 만들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다르다.

 

 게다가 공포의 물고기 쪽이 은근 더 잘 그린 거 같다?

 

 

 

결국엔 인간이 문제라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충실히 담아내고 있으며, 의외로 오키나와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에 일침을 가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오키나와는 우리나라처럼 일본의 식민지로 오랫동안 지배되어 왔다가, 훗날 미군기지가 건설되어 지금까지도 미국과 일본에게 이중으로 시달림을 받는 나라다. 혹시나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오키나와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오에 겐자부로의 오키나와 노트를 봐도 좋겠다. 간단하지만 오키나와의 비극적 역사가 담겨 있다. 또한 오키나와 출신 소설가들의 책도 꽤 재밌는 편인데, 주로 환상적인 이야기가 많으며 메도루마 슌의 물방울이 대표적이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폭력에 익숙해지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잠시나마 폭력이 없는 곳으로, 일상에 만연한 인파를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그렇게나 어딘가로 떠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로 떠난들 다를 바가 있을까? 지구의 도처에 폭력이 깔려 있다. 자신과 같은 종족인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산물이긴 하지만. 결국 우리는 자신의 내부로 들어가야 한다. 가급적이면 자연과 함께 뛰놀았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그 안에서 당분간 머물렀다 오는 편이 좋다. 그러나 그런 기억도 없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만 할까. 이토 준지는 작품에서 항상 답을 내주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은 고구마 열 개를 먹은 것처럼 답답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 답답한 기분을 지니고 또 다른 답답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독자들은 다음 작품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게 이토 준지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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