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의 기묘한 모험 1~12 세트 - 전12권 죠죠의 기묘한 모험
아라키 히로히코 지음 / 애니북스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머지않아 카즈는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 마지막에 마음을 독하게 먹어 철저히 죠셉 죠스타를 없애려는 카즈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도깨비를 보는 듯했다. 특히 와무우가 가장 도깨비다웠다. 좀 어수룩하지만 승부를 보는 걸 제일 좋아하고 싸움의 천재라고 불리는 데서 특히 그랬다. 밤에 자주 마주친다는 점에서도 그렇지 않은가 싶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깨비들은 상당히 어수룩하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래서 혹부리 영감처럼 이를 이용해서 가장 안전하고 완벽한 성형수술(...)을 하는 이야기가 많다.

 

1부가 죠죠와 디오가 숙명적인 라이벌로 끝까지 서로를 물고 늘어지는 이야기로 구성되었다면, 2부는 전적으로 죠죠의 꾀가 빛나는 순간을 그렸다. 권선징악 등 상당히 고전적인 테마가 나오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마치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신화 한 편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공 날개를 달고 더 높이 하늘을 날아보려 했던 이카로스 이야기까지 떠올려보면 동서양을 모두 아우른 큰 스케일이 된다. 그러고보니 애니의 마지막 부분에서 죠셉 죠스타의 딸을 일본인과 결혼시킨 건 이 때문이었나(...) 빈틈이 없이 꾀를 부리는 건 야바위꾼 죠셉 죠스타라는 인물을 그려낸 작가 자신이 아닐까.

그러고보니 카즈의 불사신 능력과 몸의 일부로 모든 생명을 그럴싸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선 원작 만화에서 설명이 적었다고 한다. 근데 애니에서는 설명에 1화 반을 끌고 있다. 애니를 제작한 팀들은 카즈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상당한 관심이 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엔딩 곡을 8분 남짓한 프로그레시브 음악으로 고른 것도 평범한 선택은 아니었는데, 어쩌면 원작 작가에 맞서는 비범한 천재가 그 중에 숨어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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