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지 마 두 번째 이야기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문서빈 사진 / 지식여행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행  

 

세상 어딘가에서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  

 

일본 어딘가에서

집단 따돌림도 일어나고 있지  

 

상냥함이라는

인플루엔자는

유행하지 않는 걸까 

 

배려라는 증상이

만연하면 좋을 텐데

 

 

 

 

그러나 좀 이쁘다고 쓰다듬어 주면 꼭 주인 손을 무는 개들이 있다.

 

 

 뭐 어차피 미운 인간이라서 싫은 소리를 툭툭 내뱉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계속 그런 식의 말을 하면 단체에서 나가겠다는 식의 망언을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이전엔 하는 짓이 귀여워서 머리도 쓰다듬어 줬는데 괘씸하기도 하지. 순간 그런 짓을 한 내 손모가지를 절실히 자르고 싶었다. 사실 '응 너 나가.'라고 말하고 싶었으나(아마 대학 시절이었다면 가차없었을 것이다.), 순간 이 인간이 예전에도 그런 몹쓸 망발을 하여 어떤 단체에서 잘려나갔던 적이 있는 게 생각났다. 그래서 일단 내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가만히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화를 풀라며 적절히 넘어가줬다. 그 이후로도 나는 아직도 그 인간에게 싫은 소리를 계속 깐족대고 있고, 그 녀석은 그런 식으로 말을 한 게 왠지 죄책감이 드는지 요즘은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게 한다 ㅋ 그러나 다시는 만나기 싫은 게 내심 생각이고, 그 단체들도 나를 끌어들이려 하진 않는 듯하다.

 

 잔소리하는 아들이 얼마나 귀찮을까. 몸이 아플 때나 시상을 고민할 때 다른 사람들이 성가셔보이지 않을 때가 왜 없겠는가. 겉으로만 친절하게 굴면서 속으로는 사람을 우습게 보는 가식적인 인간들이 주변에 한 둘은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녀는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려는 말 한마디를 꿀꺽 삼킨다. 아들에게 '내가 어릴 때 니 오줌 똥도 치워줬는데 내가 늙었다고 니가 지금 날 괄시하냐?' 식의 말을 하면 잔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도 네가 어릴 때 장난감 사달라고 떼썼던 것처럼 나도 젊어지는 약 사달라고 발 동동 굴러볼까?' 식의 말은 어찌 보면 귀여운 협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귀여워도 만만치는 않다.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에게 '나쁜 일에만 돌아가는 그 머리를 좀 더 좋은 일에 써봐.'라고 촌철살인의 충고를 날린다. 위의 인상깊은 시에서도 '내가 거짓 상냥함도 못 가릴 정도로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다'라는 포스가 막 풍기지 않는가. 나도 글로는 좀 길게 쓰고 싶지만, 말로는 이렇게 딱 한마디로 사람들의 마음을 쿡 찌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싶다. 물론 내 머릿속엔 그 사람을 거꾸러뜨릴 결정적인 한 마디가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한 마디만 하면 사람들이 폭주 스위치가 켜지는지 마구 날뛴다. 재수없다느니 잘난 체 한다느니. 그 사람의 약점을 내가 바로 알아챘으니 저런 복잡한 반응을 보이는구나 생각하여 기분은 좋아진다. 하지만 이 리뷰 처음 부분에서도 말했듯이, 이 세상엔 멘탈이 너무 약한 인간들이 많으니 무슨 이상한 짓이나 벌이지 않을까 걱정되어 최근엔 조정을 거치는 중이다. (순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여러분도 2016년엔 멘탈을 좀 강화시키시길. 이 분은 시를 잘 쓰시긴 하는데, 너무 다른 사람의 멘탈에 대해 염려하시다보니 옳은 일에 대한 관념이 뚜렷하지 않아 좀 안타깝다고 해야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