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네 여자 - 그리스도 기원 이래 가톨릭교회의 여성 잔혹사
기 베슈텔 지음, 전혜정 옮김 / 여성신문사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교회 기관에서는 여자를 창녀나 마녀로 추정하고 있으며(혹은 줄곧 그렇게 추정해 왔으며), 성녀라 할지라도 경계했고, 허약한 생존 조건을 지닌 여자가 삶의 소용돌이를 최대한 피하면서 살려면 베카신, 즉 아무 생각 없이 미련한 계집역을 맡는 것이 상책이라면서 이를 여성들에게 은근히 권유해왔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분명히 보게 될 것이다.- p. 102

 

 

요즘 올라오는 짤방들이 수상하다.

 

 대통령이 과거 시대를 야심차게 꿈꿔서 그런지 요즘 남자인간들의 정신도 찰지게 퇴행하는 걸 느낀다. 어쩌면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한 반발 현상일 수도 있다고 본다. 군가산점 취소에 저항한다느니, 여자가 임신하는 고통이 남자의 군대가는 고통이라느니 하는 헛소리는 이제 어린애 장난으로 느껴진다.

 대표적인 것으로 일베를 들 수 있다. 요즘 아동성추행 사건이 사회의 이슈가 되고 거세를 하느니 마느니 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남자들은 '나는 그래도 로리콘을 버리지 않는다!' '현실에서 범죄자만 되지 않으면 상관없잖아?' 따위의 소리를 천연덕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이런 종류의 말은 남자들이 모여있는 곳에서만 해야 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들은 인터넷이나 동호회 모임 같은 곳에서 거리낌없이 지껄인다. 요즘 갤러리를 포함한 거의 모든 사이트들이 남자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 입증이다.

 사실 본인은 애니타운에서의 성추행 사건에도 집중하고 있다. 자세한 소식은 이 사이트를 참조하라. (http://blog.naver.com/sielrace/30092814449) 이거 어떻게 해결될지는 모르겠지만, 애니메이션과 라노벨 팬들 사이에서 어쩌면 광범위한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좀 선정적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을 무조건 '남자에게 주는 여자'로 까는 의식이 문제다. 미연시에서 남자주인공에게 헌신적인 여자들이 나올 때마다 '남주 고자냐 주는 떡도 못 받아먹네'라고 까는 의식이 문제다. 코스프레한 여학생들에게 '얼굴이나 좀 생긴 년들이 코스해라'라고 까던가. 기타 등등 기분 상했던 적이 참으로 많았다. 더군다나 요새 내여귀 동인지에서도 여동생이 오타쿠 모임 갔다가 집단강간 당하는 내용이 떠서 영 마음에 걸렸었고.

 옛날 여자와 성서의 관계가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자와 종교는 뗄 수 없는 관계라고들 한다. 창녀던 마녀던 성녀던 바보던 다양한 종류의 여성들이 가부장적 사회에서 당한 스트레스를 성당이나 교회에서 푸는데, 정작 여자들은 성직자가 될 기회도 거의 없으며 특히 성당과 교회의 권력자는 자신들을 간접적으로 탄압한 강력한 원인이다.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어찌보면 이계적인 것에 훨씬 더 감이 좋은 건 여성들이니 여성들이 더 신과 가까울 확률이 높은데, 정작 사회에서는 반대로 생각한다. 어찌보면 모순이 아니라 오류라고 볼 수 있다. (혹은 여성들이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에 대한 반감과 조직적인 탄압이라 볼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여성들보고 성서를 보지 말라, 선정적인 애니메이션을 보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남자들이 음흉한 생각을 하니 미니스커트를 입지 말라'라는 소리나 진배없을 것이다. 아마 이 때는 어느 것이 더 여성차별적이라 생각하느냐, 혹은 내가 자유권을 가진 인간으로서 살아가려면 어떤 주체를 가져야 하는가의 문제가 되리라. 그러나 우리 여성들 대부분은 가부장제의 문제를 훨씬 더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으니, (어찌되었던 여자가 남자들에게 강간당하거나 죽임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사는 게 남자가 여자에게 그러는 것보다 일상적이니까.) 성서와 위험한 남자들과 그 외 온갖 것들이 수많은 여성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사회에선 어떤 성차별이 일어나는지를 두 눈 뜨고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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