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미들
김도언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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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가 너무 짧아서 사건들에 대한 개연성이 없는 작품도 있었지만 그래도 애쓴 티난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여러가지 생각할 요소를 주었다. 왠지 형식이 바르가스 요사를 닮기도 했고. (그러나 글은 진지의 극도를 달린다.) 크로노스 컴플렉스라는 언어도 독특하다. 프로이트는 왜 오이디푸스랑 엘렉트라만 보고 크로노스는 보지 못했을까? 아마 부모의 심리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앞에서 말했던 크로노스 콤플렉스는 악취미들의 마지막에 나온 단편에서 등장하는 병명이다. 배우 아버지가 자신보다 더 잘나가는 배우 아들을 보며 자랑스러워하다가 질투와 시샘이 나서 결국 살해하게 된다.

 뭐 성차별의 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  만약 딸이었다면 질투까지는 생기지 않았을지도? 애초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 힘드니까. 하지만 크로노스는 확실히 자신의 자녀가 아들이건 딸이건 가리지 않고 잡아먹었었다.

 아무튼 본인이 이 소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두 가지이다. 자식이 여자배우였으면, 혹은 늦은 시각에 '이쁜 여성팬을 집까지 데리고 오지만 않았으면', 아버지는 자식을 죽이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결국 자식의 이미지를 소유하려고 하고 이용하려고 한 부모의 도를 넘은 이기심에서 이 사건이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상당히 어려보이는 작품이었다. 이건 욕이 아니라 칭찬.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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