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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르라미 울 적에 해답편 : 제4화 마츠리바야시 편 - 상 - Extreme Novel
류키시07 지음, 토모히 그림, 인단비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요즘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평가가 박해진 듯한데, 사실 저는 최근 어떤 미디어 믹스보다도 애니메이션에 긍정적이고 이렇게까지 부정적으로 써야 하나 생각 정말 많이 합니다. 네코다마시는 마음에 들었었어요, 네코다마시는.
이전에 스튜디오 딘이 만든 전개에 양념을 좀 더 쳤다가, 중반부터는 리카 시점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만 봐도 크게 지장은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리카의 회상씬이라던가 작중 인물들의 이야기에 간혹 스튜디오 딘 줄거리가 좀 나오기 때문에 혼동이 올 수는 있다. 새로운 에피소드에서는 사토코가 극도로 이상해지는 충격적인 전개가 나온 뒤, 그녀가 그렇게 되어버린 이유를 다룬다. 하뉴 말고 다른 신이 등장하는 모양인데 아무래도 오니가 아닌가 싶다.

솔직히 말해 썩 맘에 드는 전개는 아니다. 일단 스튜디오 딘만큼 인물이 감정을 갖고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공포스럽지는 않은데, 대신 피가 굉장히 많이 나와서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아동 학대를 당한 사토코를 공부로 지옥에 다시 밀어넣게 만든 것도 의미심장하다. 시청자들 중에선 사토코가 불쌍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난 리카라는 캐릭터도 여기서 많이 망가졌단 생각이 든다. 스튜디오 딘이 만든 작품에선 운명에 맞서 싸우는 의연한 소녀란 느낌이 강했는데, 여기선 굉장히 보수적인 애늙은이(...) 같은 면을 보여준다고 할까. 작품 속에선 100년 동안 히나미자와에 갖혀 지긋지긋해진 그녀가 처절하게 그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면모는 충분히 보여주려 한다. 그렇지만 가족과 같은 사토코에 대한 배려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건 너무 뜬금포였다. 물론 에반게리온 극장판이라던가 사회 현실을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에게 끼얹는 게 요새 테마이긴 하지만, 꼭 쓰르라미 울 적에에서 그렇게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든 시청자든 간에 가뜩이나 험한 현실을 겪는 청년들에게 이런 가혹한 전개를 보여준다는 건 너무 폭력적이지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