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맨 한정판 세트 - 전4권
나가이 고 글 그림, 오주원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데빌맨이 되기 위한 과정은 항상 혹독한 편이다. 데빌맨은 친구 따라 클럽에 갔다가 사람들이 마구 죽는 걸 보고 피에 끌려 데빌맨이 되었다. (이후 카스미에게 비슷한 일이 생기는 게 등장하지만.) 데빌맨 레이디는 그러나 훨씬 더 가혹한 게 아닌가 싶다. 친구가 죽을 뻔해서 그를 구하기 위해 변신한 데빌맨과 달리 데빌맨 레이디는 자신이 내장을 찢겨 죽을 지경이 되자 살기 위해 변신한다. 게다가 그 와중에서도 사진이 찍히는 장면은 너무나 처참하다. 여러 면에서 관음증과 노출증을 암시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하기사 연예인 여성의 생애가 대체로 그렇다지만서도... 우연히 보게 되었다지만 어느 여성 연예인이 우울증으로 자살한 시점에서 보게 되니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그러고보니 인위적으로 동료를 배신하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원조 데빌맨과는 좀 다른 듯. 하기사 데빌맨 후속작이니 양산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주인공에겐 동성친구에게 성추행 당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카즈미를 좋아하지만 여태 자기 자신에게까지 마음을 숨기고 조심하는 모습을 보인다. 언뜻 보면 레즈비언 하렘물처럼 보이기도 하나... 역시 데빌맨답다 생각하는 게 주인공이 아무리 자신을 좋아했다 해도 성추행은 성추행이라고 명확히 선을 긋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무리 자기의 마음이 흔들리는 때가 있더라도 결국 자기 맘을 알아주는 건 카즈미라고 딱 잘라 말함. 데빌맨이 그냥 괴물이 되지 않는 게 인간의 선한 감정이 남아있기 때문이고 선함은 대쪽같이 날카롭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인 듯하다.

근데 카즈미도 진짜 앵간한 듯. 자길 좋아하는 여자가 딴 여자에게 맘이 팔려 흔들리는 거 같으니까 같이 더블침대에서 자자고 ㅋㅋㅋ 생각해보면 그녀도 순진해보이면서도 예리한 구석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카즈미가 집이 다 부서지고 나서 '그런 가족 다 없어져서 잘 됐어'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니 아버지가 지 옷 훔치고 있던 거 알고 있던 듯;;; 여자는 더 과거에 태어났을수록 더 불쌍하다더니 세상 참...

데빌맨보다 훨씬 더 심도 있게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해 파헤치고 있다고 보는데 예를 들어 백화점의 카멜레온 비스트 편이 그렇다. 인간을 죽이는 인간을 보면 '저게 인간이냐?'라고 하지만, 사실 해고는 더 교묘하게 살인을 한 셈이다. 남을 해고한 인간은 인간이고 해고당한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비스트가 된다면, 인간이란 게 무엇일까.

13화에서 왜 비스트가 죽고 싶은 건지 이해가 안 간다. 근데 고추만 데빌맨이 되었다면 싹둑 자르면 되지 않습니...(없다고 아무말) 무튼 여자 거시기만 이빨 달린 괴물로 나오고 그러던데 남자 거시기를 독니 가진 뱀으로 표현한 게 독특.

아 생각해보니 그건가 좇커된 상태에서 사망하고 싶은 건가(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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