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자면, 이 책들은 저한테 맞지 않아 내 놓는 것입니다. 억지로 다 읽거나 혹은 도저히 페이지를 넘길 수 없어 중간에 포기한 책들입니다. 저한테서 구박당하며 먼지 뒤집어 쓰고 있는 것보다야 관심있는 분들에게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원하시는 책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몇 권씩 들고나가 회사에서 보내드려야하기 때문에 받으실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릴겁니다.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

 

  댈러웨이 부인 - 버지니아 울프 (반딧불님)

 

 

 

   사랑이라니, 선영아 - 김연수 (매너리스트님)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 (마냐님)

 

 

 

  청춘시절 - 파트릭 모디아노 (숨은아이님)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 존 쿳시 (반딧불님)

 

 

 

  생의 이면 - 이승우 (몽상자님)

 

 

 

  아버지들의 아버지 상,하 - 베르베르 (치카님)

 

 

 

  수단 항구 - 올리비에 롤랭 (SUDAN님)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몽상자님)

 

 

 

  고문하는 요리사 - 뤽 랑 (소굼님)

 

 

 

  

콧수염 - 엠마뉘엘 카레르 (플레져님)

 

 

 

  내 심장을 향해 쏴라 - 마이클 길모어 (몽상자님)

 

 

 

  서바이버 - 척 팔라닉 (멍든사과님)

 

 

 

  동정없는 세상 - 박현욱 (몽상자님)

 

 

 

 

보호주의자 - 나딘 고디머 (반딧불님)

잃어버린 낙원 - 헨리 밀러 (몽상자님)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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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1-02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댈러웨이 부인하고,페테르부르크의 대가,보호주의자 찜!!!

▶◀소굼 2005-01-0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오; 반딧불님이 알려주셔서 잽싸게 왔습니다.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 존 쿳시 이것 신청해도 될런지요?:)

한비야님 책도 고르고 싶지만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 보렵니다^^

반딧불,, 2005-01-0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화화화..제가 일착이군요.

요새 왜이리 책 욕심을 부리는지..

실은 읽지도 않으면서..흑흑..

그래도 사랑해줄께요.



새해에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chika 2005-01-0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 아버지들의 아버지요... 누가 그거 꼭 읽어보고 싶다고 해서 귀에 익은 책인데요..^^

반딧불,, 2005-01-0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릿찌릿..소굼님,

이런..경쟁자를 ...모시고 왔구만요.

ㅎㅎㅎ

▶◀소굼 2005-01-0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반딧불님에게 밀렸네요;;그럼 고문하는 요리사;로;; 변경;

urblue 2005-01-0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 그 책 반딧불님이 이미 신청하셨는데, 어쩌죠?

반딧불,, 2005-01-0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은 아닐듯 한데요. 그쵸?? 치카님..누굴까요??

아버지들의 아버지를 꼭 읽고 싶다던 그 분은..^^

▶◀소굼 2005-01-0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고 있는 동안에 누가 또 '고문하는 요리사'도 찜하면 어쩌지;노심초사했는데 다행이네요 :)

반딧불,, 2005-01-0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제가 쫌 욕심이..많죠??

어쨌든..감사합니다.



복 많이들 받으소서^*^

chika 2005-01-0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권 이상 달라는 염치없는 댓글을 남겨도 되는건가요? 고문하는 요리사도 읽고 싶은데요.... 쩝~

urblue 2005-01-0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욕심 많은거야 전혀 나쁜게 아니라구요. ^^

urblue 2005-01-0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그건 소굼님이 찜하셨어요.

▶◀소굼 2005-01-02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죄송~: ) 책욕심은 많으면 좋은거죠 뭐;;

2005-01-02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5-01-02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음... 안그래도... 아버지들의 아버지가 더 재밌겠지요? ^^;;;

고문하는 요리사는 재밌을거 같아서 읽어보고 싶다, 생각한거예요. 히히~

urblue 2005-01-0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치없긴요, 제가 내 놓는 건데요. ^^

chika 2005-01-0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아버지들의 아버지는 딴데서 들은 책이랍니다. ^^

숨은아이 2005-01-0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청춘시절"이요!

▶◀소굼 2005-01-02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지들의 아버지읽었을 당시의 충격은..상당했죠^^;

chika 2005-01-02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모두 새해 행복하세욥~ ^^

숨은아이 2005-01-0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인사... 여러분 댁내에 새해엔 복이 넝쿨째...!

▶◀소굼 2005-01-02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해야지. 모두모두 하시는 일 순조롭게 성취하시길~ //원하는 책 잘 고르시는 것부터 시작이려나^^;

mannerist 2005-01-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이런 찬스가!! 사라이라니 선영아. 김연수님의 책 부탁합니다 ^_^o-

urblue 2005-01-02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접수했습니다. 주소 남겨주세요.

플레져 2005-01-02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콧수염... 되나요?

urblue 2005-01-02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 플레져님은 주소 없으니까 알려주시구요.

2005-01-02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완성 2005-01-03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그럼 전 서바이버를 부탁드려도 될랑가요?

아영엄마 2005-01-03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글 올라온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끝나는 무드...ㅜㅜ;

마냐 2005-01-03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낫...다들 읽으셔서 관심 밖인 모양임다...전 '연금술사'를 낼롬 챙기겠슴다. 얼마전..책장에서 왜 없지, 왜 없지..하면서 찾았던 기억이..^^;;; 고맙슴다. 감사감사..

쎈연필 2005-01-03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저는 남은 책들 다 주세요!!

쎈연필 2005-01-03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후로 이 글을 보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블루님의 배송비도 덜어 줄 겸;;

비로그인 2005-01-03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몽상자님, 척 팔라닉의 [서바이버]는 제게 넘겨주시면 안 되남유? 허걱, 다시보니, 멍든사과님이 찜하셨네..아 아까버라.

urblue 2005-01-03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마냐님, 멍든사과님 주소 남겨주세요. ^^

stella.K 2005-01-03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이런 책한 일은 언제하셨대요? 아깝당...! 몽상자님은 욕심이 많으시군요.^^ 알았으면 저도 받았을텐데...암튼 잘 하셨네요, 블루님.^^

바람구두 2005-01-0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딘 고디머..... 늦었지만.... 탐났습니다.

urblue 2005-01-0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딘 고디머, 저한텐 아픔이네요. 92년쯤 구입해서 지금까지 못 읽은 책이랍니다.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열 페이지를 못 넘겼습니다. ㅠ.ㅠ

바람구두 2005-01-03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돈이 문제였던 시절이 있어요. 지금이야 부부가 맞벌이하고, 집사람이 저 책 사보는 건 거의 문제삼지 않아 나름대로 필요한 책들은 읽어댈 수 있는 능력껏 사보려고 하지만, 92년 무렵의 저는 참 가난했었거든요.

2005-01-03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03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03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03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nnerist 2005-01-04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름 붙이는 걸 잊었네요. 김대중. 입니다. 이름이 재미있죠? =)

urblue 2005-01-04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척 중에도 같은 이름 가진 애가 있습니다. ^^
 
 전출처 : dohyosae > 중세의 色

 

中世의  色

 

그녀의 부탁을 받은 사람은 외투와 겉옷을 그녀에게 가지고 왔는데, 은 소매에까지 흰 담비 털이 대어져 있었다. 손목과 목선에는 반 마르크의 무게 이상이 되는 금박이 둘러쳐져  있었고, 금이 있는 곳에는 남빛, 초록, 청색, 암갈색 등등 다양한 색을 지닌 보석들도 박혀 있었다…….외투는 매우 호사스러웠으며 섬세했다. 목 주위에는 검은 담비털이 대어져있었고 장식술에는 1온스가 넘는 황금이 달려있었다. 한쪽에는 풍신자석風信子石이, 다른 한쪽에는루비가 촛불보다 더 밝게 빛나고 있었다. 흰 담비 털로 선을 대놓은 것은 여지껏 듣도 보도 못한 섬세한 것이었다. 천에는 정교한 십자수가 아로새겨져 있었는데, 색깔은 남색, 주홍색, 암청색, 흰색, 초록, 청색, 황색 등 모두 다른 색이었다.

                                                                     -움베르토 에코,중세의 미와 예술 가운데에서-                  


 

  중세 유럽인들에게 색이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여기서 특별하다고 하는 것은 이들이 색을 빛과 같은 하나의 감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태양이 언제나 하늘에 존재하고 있듯, 색 역시 중세인 들의 삶 곁에 가까이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겨울의 회색, 여름의 푸른색, 가을의 황금색, 봄의 초록색과 같은 일상의 색에서부터, 순교자의 붉은색, 죽음의 검은색, 순결의 하얀색과 같은 종교적 의례에 까지 색은 중세의 전 부분을 감싸고 있었다.1)

  중세인 들은 인간의 세속적 나약함이 종교의 천상적 엄격함을 절대로 이길 수 없음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중세인 들은 현세적인 지금의 삶과 죽은 뒤에 맞이하게 될 내세의 삶을 똑같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물론 교회에서는 인간은 이 세상의 나그네로 왔다가 소리 없이 가버리는 찰나의 존재이기에 현세보다는 내세를 더욱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옥 불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종교적 충실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대중들에게 설파했다.2) 하지만 위계질서의 맨 아래층에 위치하는 대다수의 평민들에게 교회의 이러한 설교는 실제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였다. 그들에게 있어 현세의 가혹하고 얽매인 삶을 하루하루 이어가는 것 그 자체가 삶의 전쟁터에서 투쟁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루의 투쟁에서 실패한다면 그것은 곧 바로 죽음이었다. 그러기에 일반 평민들은 조그마한 일에도 축하하고 즐기는 놀이의 삶을 선호했다. 그들이 선호한 놀이의 삶의 한 부분이 바로 화려한 색의 세계였다. 

  중세의 유럽인들은 밝은 원색을 사용함에 있어 오늘날의 사람들과는 달리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오히려 이들은 옷, 가구, 장식, 건물, 성당 등에 강열한 색을 사용함으로서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의 외관을 역동적으로 바꿔 놓았다. 이는 네덜란드의 문화사가인 요한 호이징가Johan Huizinga가 <중세의 가을>이라는 저서에서 “중세의 유럽인들은 아름다움을 절도節度나 질서, 우아함이나 유용성 따위의 개념들과 대체하여 설명할 수 있다”는 진술을 하고 있는데 이는 중세의 유럽인들이 자신들의 생활 전체를 위계질서-귀족, 성직자, 평민- 속에서 이해하고 있었으므로 색 역시 이러한 테두리 속에서 하나의 질서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색을 사용하는데도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만 했다.

  또 호이징가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놀이하는 인간>란 저서에서 중세인 들의 삶을 ‘놀이로

충만 된 생활’이라고 정의했다. 놀이란 공동체의 관습과 질서 안에서 공동체 밖의 일탈로 방전되는 역동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중세인 들에게 이러한 일탈성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었다. 교회의 달력은 365일 성인들의 축일로 채워졌고, 사람들은 교회의 축일에 맞춰 축제와 참회의 시기를 보냈던 것이다.3)

  중세의 맨 밑바닥을 차지하고 있던 대다수의 하층 평민계급의 삶은 로마시대부터 계속 이어져 온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형식과 형태가 고정되어 있었다. 이 로마적인 것을 중세인 들은 주변부문명인 <게르만-켈트>적인 요소와 결합시킴으로서 지극히 중세적인 것을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로마의 실용적이면서 몰개성적인 문명과 <게르만-켈트>의 개성적인 이교적 원시성이 가미된 <기사도騎士道>는 이후 중세적인 모티브를 창출해 내는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문화적 융합은 색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중세인 들에게 하나하나의 색은 상징성과 신비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반면에 중세인 들보다 먼저 이 세상에 존재했던 고대인들-로마인들에 의해 통합된 고대의 세계에 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고전적인 색의 세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예를 들면 지구는 흙, 공기, 불, 물의 4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고, 흙은 초록, 공기는 노랑, 불은 빨강, 물은 파랑색과 연결된다고 믿었다. 이들은 자연의 색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서 색을 자연의 질서와 연결된 고정불변의 진리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중세인 들은 고대인들이 자연의 상징으로 인식한 색을 불변의 진리인 교회의 신앙과 연결된 개념으로 전이시켰다. 이렇게 함으로서 색은 자연의 견고성에 종교의 상징성과 영속성을 부여받게 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세인 들의 의식 한 구석에는 여전히 고전적인 색의 개념이 남아있었고, 이런 생각은 교회의 상징적이면서 종교적인 차원과 괘를 달리하는 이단적인 신비주의적 성향으로 발전하였다. 

  그렇다면 중세인 들이 선호했던 색은 어떤 것이었을까? 중세에 기록된 연대기 작가들의 글에 따르면 중세 유럽인들이 선호했던 색은 현대인의 기준에서 생각하는 정교한 색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과학적인 색이 아니라 단순하면서 일차적인 색이었다. 중세의 유럽인들은 <르네상스 정신>으로부터 파생된 근대적인 색-정확한 수치에 의거한 혼합과 배합을 한 색이 아니라 단순하고 치졸하게까지 보이는 고대로부터 전해온 순수의 색을 고집스럽게 사용했던 것이다. 고대의 색이란 삼원색-빨강, 노랑, 파랑-을 기본으로 하는 원색을 말하는데, 당시 사람들에게는 빨강에서 노랑으로 노랑에서 파랑으로 흐르는 색의 혼합 경계선이 현재와 같이 정확하게 구별되지 않았다. 그래서 빨강red과 주홍crimson, 주홍과 주황reddish-yellow은 종종 구별이 모호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호함으로 주홍은 빨강으로 불리 워 지기도 했고, 주황은 노랑으로 분류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주황은 이국적인 과일 오렌지에서 따온 색이기에 영어와 독일어에는 이 색을 가리키는 독립적인 단어가 없다.4) 이러한 색의 불확실한 경계는 고대와 중세를 관통하는 한 특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중세인 들은 이러한 고대의 색을 중세의 유럽 종교였던 그리스도교와 연결시킴으로서 색에서 이교적인 의미를 탈색시켰다는 점에서 한 단계 문명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색이 종교와 연결됨으로서 중세인 들에게 색을 종교적인 상징성속에서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색이 종교적인 의미를 갖게 되자 종교적 경신에 대한 고려로 정확한 색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고, 이를 실현하기위한 노력 속에서 단순하게 분류되었던 중세의 색은 복잡한 근대적 색의 세계로 확장될 수 있었다. 이러한 발전의 결과가 르네상스기에 폭발적으로 발전한 서양 미술의 세계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색에 대한 금기는 여전히 유효하였다. 이러한 금기사항은 사회적인 위계질서와 종교적인 분위기 속에서 색에 따른 계급적 질서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질서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면 빨강은 창녀의 색이었지만 교회 최 고위직인 추기경들이 입는 옷의 색깔이었다. 노랑은 유대인과 이단자들을 표시하는 색이었지만 금발의 머리카락은 아름다움과 동일시되었다. 

  현대인들이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중세인 들의 원색에 대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중세의 연대기 저자들이 세심하고 때로는 과장되게 일상의 모습과 사건을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이들 연대기 저자들의 기록에는 색에 의해 화려하게 강조된 왕과 귀족들의 모습이과장된 모습으로 때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들 푸른 피의 후손-파랑색임을 주의할 것-들은 연노랑과 파랑, 오렌지색과 흰색, 오렌지색과 장미색, 장미색과 흰색, 흰색과 검은색, 파랑과 초록, 초록과 빨강과 같은 색으로 온 몸을 감싸고 등장한다.5) 현재의 기준으로 볼 때 이들 고귀한 신분의 옷차림은 우리에게 광대와 같은 느낌을 주지만 연대기 작가들은 이러한 옷차림을 열열이 찬양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색의 강열함과 신분의 고귀함을 동등 배열함으로서 신분이 색에 의해 결정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중세의 인간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이는 중세의 계급세계에서 당연한 것이었다. 이들은 자연적인 것이건 인공적인 것이건 겉으로 드러난 구조의 분류에 심혈을 기울였다. 중세인 들이 가장 기피하였던 것은 다양함이었다. 이들에게 신도 3위-성부, 성자, 성령-이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사회도 3계급-사제, 기사, 평민-이고, 색도 3원색-빨강, 노랑, 파랑-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사회였다. 이러한 구분은 사회를 엄격히 갈라놓는 안전판 구실을 하였다. 하지만 다양함은 이러한 안전판을 붕괴시킬 수 있는 뇌관과 같은 것이었다. 실제로 다양함varietas이란 단어는 속임수와 악의적인 심술과 문둥병을 뜻하기도 하였다.6)

  연대기작가들이 찬양한 수많은 색 가운데서도 중세의 유럽인들은 특별히 붉은 색 계통을 선호했는데 이는 붉은색 그 자체가 아름다움으로 통하였기 때문이었다. 붉은색과 아름다움을 동일하게 사용한 예는 유럽의 언어에도 잘 나타나 있다. 붉은색과 아름답다는 뜻을 크라스느이красный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는 러시아어, 로사rosa라는 단어 속에 붉은 색의 장미와 은유적인 아름다움이 동시에 표현된 라틴어의 표현, 독일어의 로트rot와 프랑스어의 루즈rouge 역시 여인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붉은색 입술연지와 연관을 갖고 있다. 그리고 스페인어 콜로라도colorado는 색이란 뜻과 빨강이라는 색을 동시에 의미한다. 즉, 붉은색 자체가 색을 대표하는 단어인 것이다. 붉은색은 중세를 대표하는 색으로 힘과 에너지, 생명력을 상징하는 색으로 애용되었다. 화려한 원색의 물결을 상상하면 중세는 암흑의 시대가 아니라 빛의 시대라고 불러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축제 때를 제외한 일상의 삶에서는 귀족이나 서민들은 흑과 백, 회색 또는 갈색의 옷을 즐겨 입었다. 이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경제적,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었다. 옷감을 물들이는 염색의 재료들은 일반서민들은 물론이고 귀족들에게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었고, 설령 염색을 했다하더라도 여기에 금실, 은실, 보석을 이용해 수를 놓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당시 염료는 모두 천연에서 채취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성직자인 추기경이 입는 붉은색 수단은 사보텐 선인장에 서식하는 코치닐 깍지진디를 채취하여 색을 얻었다. 이보다 못한 검붉은 붉은색은 꼭두서니에서 채취하였다. 그리고 오렌지 빛깔은 사프란 꽃에서 채취되는데 샤프란 1온스-약 28g-를 얻으려면 대략 4000여송이의 꽃이 필요하였다. 그리고 왕의 색이라는 보라색은 팔레스타인의 티레 지역에만 서식하는 붉은 조개가 분비하는 체액에서 채취되었다. 그러므로 일반 평민들은 물론이고 웬만한 재력이 있는 귀족들도 보랏빛 염료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보랏빛은 왕들만이 사용하게 되었던 것이다.7) 이러한 경제적인 이유로 인하여 부가 신분의 척도가 되는 신분제 사회인 중세의 세계는 신분에 따른 옷의 색깔을 자연스럽게 규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결과 일상에서는 귀족들은  흑과 백을 즐겨 입은 반면 일반인과 농부의 색은 회색과 갈색으로 고정되었다. 이러한 구분은 특별한 법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관습적으로 굳어지면서 신분을 규정하는 색이 되고 말았다.

  다른 한편 기술적인 이유로 인해 중세 사람들은 단순한 색의 옷을 입어야만 했다. 예를 들어 붉은색 염료인 자연산 꼭두서니의 염색법은 18세기에 와서야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이전까지는 꼭두서니의 잎은 농가에서 소의 사료로 이용되었다.8) 이러한 사정으로 모든 사람들은 원료에서 가공한 상태의 옷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사실은 15세기경 시실Sicile이라는 사람이 쓴 글을 보면 잘 나타나 있다. 그는 귀족이나 평민 모두 평상복은 회색이나 검정색을 입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흰색은 7살 미만의 아이들이 입지만, 노란색은 전사. 시동. 하인들의 색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중세의 유럽은 무채색의 세계였던 것이다. 그러나 축제 때가 되면 이러한 규제는 느슨해질 수밖에 없었다. 중세의 축제는 하비 콕스가 <바보제>에서 설파했듯이 계급적인 규칙이 깨지는 특별한 기간이었다. 이때만은 하층인 들이 귀족들과 성직자들을 마음껏 조롱하고 풍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에는 모든 사람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중세의 기록을 잘 살펴보면 축제 기간 중에도 붉은색이나 노랑색 계통의 원색은 넘쳐나지만 청색과 초록은 상대적으로 드믄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중세의 전 기간을 통해 흰색, 빨강, 노랑, 검정, 갈색, 초록, 회색의 일곱 가지 색은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되어 각자의 신분을 나타내는 표시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파랑은 여기에 끼어들지 못했다. 파랑과 초록-특히 파랑-이 드물었던 이유는 종교적 상징성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녹색은 에로스 적 사랑의 열정을 상징하는 지상의 색이었고, 청색은 아가페 적 사랑의 성실성을 표시하는 하늘의 상징 색 이었다.9) 신분적 질서가 엄격했던 중세 사회는 외적으로 그리스도교의 신앙적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였지만 내적으로는 인간의 원초적인 역동성과 감정이 지배하는 이중적인 사회였다. 이러한 이중규범이 적용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을 넘어서 외적으로 특별하게 규정하는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는 색을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 이것은 종교적인 경외심과 사회적인 겸손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므로 일반인들과 귀족들은 신앙의 성실을 상징하는 파랑을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특별한 예외가 있다면 프랑스의 부르봉 왕가를 상징하는 문장이 있는데 이 문장은 파랑 바탕에 흰 백합이 수놓아진 깃발이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특별한 예외일 뿐이었다. 중세 시대에 파랑은 오직 <신의 어머니Theodokos>인 성모聖母 마리아에게 바쳐진 색이었다.10)

  파랑은 고대부터 신의 색이었다. 하늘과 신이 동일시 될 때부터 파랑은 인간의 속성을 떠나 신의 세계로 들어갔다. 이집트의 신 <아문>, 인도의 신 <비슈누>, 성당의 둥근 지붕은 파랑으로 표현된다. 그러기에 종교의 시대였던 중세에 파랑의 색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왕도, 교황도 아닌 오직 신 뿐 이었다.

  수도원의 수사들은 종교적인 채색화를 그릴 때 마리아에게 이 색을 부여함으로서 일생을 아들이며 신이었던 한 인간에게 변함없는 성실과 헌신을 바쳤던 여인에게 경의를 표하였다. 그러나 이때도 남색과 하늘색과 파랑이 마구잡이로 뒤섞여 사용되었는데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뒤에 언급할 것이다. 그렇다고 중세의 유럽인들이 성실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은 외적인 형식에 너무나도 억매여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스스로 외적인 표시에 구속되는 것을 거부하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중세인 들은 자신의 과오에 대한 종교적인 속죄를 할 때면 현대인들의 기준에서 볼 때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외적인 형식에 충실하였다.

  그럼 왜 중세에는 청색 계통의 색이 잘 사용되지 않았을까? 일상의 생활에서 청색과 녹색이 잘 쓰이지 않았던 것은 색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였기 때문이었다. 즉 중세의 유럽인들은 파랑과 남색의 차이와 남색과 보라의 차이를 정확하게 경계 지을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파랑과 남색과 보라는 같은 색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초세기 그리스도교도들은 보라색을 기피하였는데 이는 귀족들의 색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초록의 경우 파랑색 계통만큼 혼동되지는 않았지만 그리스도교가 적대시하던 이슬람이 신성시한 색이면서 이교도들이 종교의식에 사용한 색이었기 때문에 잘 쓰지 않았다. 하지만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The Canterbury Tales>에 나오는 순례자들은 대부분 초록과 파랑계통의 옷을 입고 자신들이 종교적 충실성을 이행하고 있다는 무언의 암시를 하고 있다.11) 그렇지만 이러한 사회적 관습을 제외하고는 색에 대한 과학적인 미완성으로 중세에 가장 많이 사용한 색은 무지개를 구성하는 일곱 색 가운데 파랑과 초록계통을 제외한 나머지 빨강․주황․노랑이었다. 그러므로 중세를 규정짓는 색은 붉은 색이란 속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중세의 유럽인들은 왜 이렇게 화려한 원색을 선호하였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알려면 성 토마스St.Thomas Aquinas의 <신학대전Summa Theologica>에 나오는 진술, <사물이 밝게 채색되었을 때 아름답다고 일컬어 진다>는 말의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12) 이 말을 어린 아이의 미술작품에 나타난 유치한 색의 조합과 같은 피상적인 시각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중세인 들의 색에 대한 감수성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성 토마스의 진술에 나타난 색의 은유적인 측면을 살펴보아야만 한다. 여기서 색은 빛이란 관념과 동일시되고 있는 것이다. 즉 성 토마스에게 있어서 색이란 빛-다르게 말한다면 신의 은총의 다른 형태-의 다른 형태로 파악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토마스에게 색이란 신의 현현을 증명하는 또 다른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토마스의 사고를 반영이라도 하듯 중세의 유럽인들은 교회, 의복, 건물 등을 화려한 색으로 장식하였다. 이들이 이렇게 한 것은 색에 대한 경외심과 신앙의 측면에서 그렇게 한 것이었다. 이러한 사고의 연장선상의 꼭대기에 중세 예술의 정화인 스테인드글라스stainedglass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신의 성전을 장식한 스테인드글라스는 빛과 색의 은근한 조화에 의해 지상에 하늘나라를 재현한 것이었다. 신의 은총인 태양이 인간 신앙의 총체인 색유리를 통해 지성소에 비출 때 그 곳은 바로 종말 이후에 도래할 은총으로 충만한 세계였던 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비추는 빛은 조화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빨강-감정-과 노랑-지혜-과 파랑-이성-이 섞이면 흰색-완벽함과 조화-이 된다는 사실 또한 상징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것이었다.

  성 토마스가 색의 이성적인 측면을 옹호하였다면 성 보나벤투라St.Bonaventura는 색을 형이상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성 보나벤투라는 빛을 룩스lux, 루멘lumen, 색채color 또는 광휘splendor의 세 가지로 나누어서 바라보았다. 보나벤투라에게 있어서 룩스는 빛 그 자체-속된 말로 원조 빛이라고 할 수 있을까-이고, 루멘은 공간 속을 돌아다니는 빛이었다. 이 공간 속을 돌아다니는 루멘이 빛나는 물체에 반사되면 광휘splendor가 되고, 지상의 물체들에 반사되면 색채color라고 보았다. 즉 이 말은 색채나 광휘는 루멘을 형상화 시키는 것이고, 루멘은 룩스를 형상화 시키는 것이다.13) 이는 신의 은총이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는가를 설명하는 것이지만 성 토마스의 직접적인 방법보다는 보다 신비주의적인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성 토마스가 이성으로 신을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성 보나벤투라는 신앙의 빛에 의해서만 신을 인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 것만큼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양자 모두 절대자의 형태인 빛을 지상에 구현하기 위해 색을 강조했다는 것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1) 미셀 파스투로Michel Pastoureau, 블루, 한길 아트, 2002, p7.


2) 토마스 아 캠피스Thomas a Kempis, 준주성범Imitatio Christi:1장 영적생활의 유익한 훈계. 제1장 그리스도를 본받음과 세상의 모든 헛된 것을 업신여김1-4참조.


3) 가톨릭 대백과 사전 참조:1월 1일 나지안의 성 그레고리오에서 시작하여 12월 31일 상스의 성녀 골롬바에 이르기까지 대략 1900여명의 성인이 축일표에 기록되어 있다.


4)에바 헬러Eva Heller, 색의 유혹, 예담, 2002, pp.317-320.


5) 중세 연대기 기자들의 기록에 나타난 색의 조합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대 유럽의 깃발-국기의 색조합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미셀 파스투로의 악마의 무늬, 스트라이프의 1장 줄무늬 옷을 입은 악마 13-16세기)를  읽어 볼 것.


6) 미셀 파스투로, 악마의 무늬 스트라이프, 이마고, 2002, p46.


7) A.셔클리프,에피소드 과학사;농업 기술 이야기,우신사,1992, pp.119이하.


8) 에피소드 과학사, p138.


9) 에바 헬러, 색의 유혹, pp.45이하 참조.


10) 로렌초 디 크레치, 수태고지,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화면의 위에 파란 원이 3개-성부, 성자, 성령-좌측의  가브리엘, 우측의 마리아, 그리고 원경의 색은 파랑으로 채색되어 있다.


11)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 켄터베리 이야기The Canterbury Tales, 책있는 마을, 2002, 전체 서문 참조.


12) 신학대전Summa Theologica, Ⅰ, 39, 8. 이하에서는 S.T로 약칭한다.


13) 코플스톤F.Copleston, 중세 철학사, 서광사, 1989, pp.328-379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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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서양 미술 400년전>과 영화 <미치고 싶을 때>를 보려 했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어제는 잠으로 한낮을 다 보내고 애니 <애플시드>를 봤다. 모니터가 작은 게 아쉽다. 전투 장면은 실사 영화를 방불케하고 인물들의 움직임도 극도로 자연스럽다. 3D와 2D를 섞은게 아니라 3D로 2D의 효과를 냈다고 하더구만, 기술적인 문제야 알 수 없고, 하여간 엄청나게 사실적이다. 애니의 표현 방법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지 궁금해진다.

오늘 낮에 밥 먹고 뒹굴거리다 오랫만에 헌책방이나 가보자 싶어 신촌으로 나들이를 나섰다. (사실은, 헌책방 보다는 고기를 먹고 싶어서,가 더 맞겠다. 가끔 무지하게 고기를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은 별로 눈에 띄는 책이 없다. 아시모프의 <벌거벗은 태양>과 전우익 선생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두 권으로 끝이다. <해방 전후사의 인식>은 살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둔다. 책도 여러권 있으니 다음에 가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고, 올해는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읽는 버릇을 좀 바꿔볼까 싶어서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어떤 목적이나 목표를 가지고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관심이 생기는 책은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읽다보니 찔끔찔끔 맛만 보고 만다. 책을 읽는 방법에 변화를 좀 줄 생각이다.

친구와 친구의 남자친구랑 기찻길 옆 고기집에서 안창살을 먹었다. 지난 번 로드무비님이 말씀하신게 생각나서. 맛있다고 마구 먹다보니 숨쉬기도 힘들만큼 먹어버렸다. 친구집에서 커피와 과일을 먹고, 친구의 남자친구가 집까지 태워줬다.

이렇게 새해 첫 휴일이 지나간다. 한 것도 없이 피곤하기만 하네. 음.. 

그나저나, 지난 주엔 글도 안 쓰고 내내 놀기만 했는데 즐찾이 5분이나 늘었다. 무슨 일이지... 새로 즐찾하신 분들, 말씀 좀 해 주세요. 저도 인사 드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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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01-02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양 미술 400년전은 기한이 좀 기니까 잊지 않고 꼭 보러 갔다와야 겠어요. 애플시드는 아직 못봤는데...트레일러류로는 잠깐 본 적이 있지만..봐야겠네요^^; 즐찾이 5분이나..대박이시네요^^; 새해 복을 바로바로 받으시는가 봅니다^^

urblue 2005-01-02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새해 복.. 그런가봅니다.

전 다음주에 가기로 했습니다.

바람구두 2005-01-03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 기찻길 옆 고깃집이면 홍대입구던가요? 글구, "애플시드" 재미있던가요? 뭘로 보셨어요?

urblue 2005-01-03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대입구랑 신촌 사이쯤 되죠. ^^

애플시드는 동생이 다운받아서 제 컴에 깔아주고 갔습니다.

엄청 집중시키던데요. 큰 화면으로 보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1월이나 2월쯤 개봉한다던데, 알 수 없는 일이죠.

원하시면 CD로 보내드릴 수도 있습니다.

바람구두 2005-01-04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받고 싶죠... 당근...
 
 전출처 : stella.K > [펌] 우리 역사관련 링크 사이트

'우리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단고기,규원사화, 단재 신채호상고사, 삼일신고 풀이 천부경 풀이, 삼국 사기, 삼국 유사.등등은 보드로 만들었습니다..
☞ 클릭 여기를 클릭하면 들어갑니다...^^

 

 

☞ 클릭 고려사은 여기를 ....(link)

 

 

☞ 클릭 역사의 문제점들은 보드자료에 많이 있습니다..
읽어 보세요..^^

 

 

  

 

 

 

 

 

 memo_2.gif 아시아 10개국의 장수 비결

 memo_2.gif 조선조 건물들의 신분

 memo_2.gif 七政算에 담겨있는 전통문화의 숨결

 

 memo_2.gif 불상 이름을 붙이는 원리

 memo_2.gif 일본속에 있는 한국관련 문화재

 memo_2.gif 고구려 벽화 고분에 대하여

 

 memo_2.gif 국보와 보물의 차이는 있는가

 

 memo_2.gif 한국 역사학의 발달 과정

 

 memo_2.gif 왕실 여인 이름에 관하여

 

 memo_2.gif 죽은 후에도 신분상 차별이...

 

 memo_2.gif 무덤 이름 짓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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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이 별세했다고 한다.

 

며칠 , <타인의 고통> 제법 재미있게 읽었다. 사진이 보여주는 폭력적인 이미지에 대해 연민을 가지며 그저 타인 고통으로 치부해버려서는 된다는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그런데, 부록으로 실린 마지막 글을 보며 떨떠름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1999 뉴욕 타임즈 매거진에 실린 <우리가 코소보에 있는 이유>라는 글에서 수전 손택은 나토의 코소보 전쟁이 정당한 인도주의적 개입임을 역설하고 있다.

 

 

모든 폭력이 똑같이 비난받아 마땅한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전쟁이 똑같이 부당한 것도 아니다.

어떤 국가가 자국 시민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데도 국가를 힘으로 응징하면 결코 된다고?(그러나 오늘날의 전쟁 대개 이런 양상을 띤다. 국가들간의 전쟁이라는 양상을 띠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폭력의 주된 사례는 정부에 의해서, 합법적으로 인정받은 자국 국경 내부에서 저질러진다. 이런 일에 뭔가 조치를 취할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말해야 하는가? 내전을 통해서, 그것도 낡은 인종적 증오심 통해서 이런 살육을 처리하는 것은 받아들일 만한가?(어쨌든 반유태주의도 유럽의 낡은 전통이었다. 사실 반유태주의는 발칸 반도를 휩쓸고 있는 증오심보다 훨씬 오래된 것이다. 그렇다면 히틀러가 독일 내의 유태인들을 모두 살육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정당화되어야 하는가?) 전쟁으로는 결코 아무것도 해결할 없다는 말이 진실일까?(미국 흑인들에게 물어 보라. 남북 전쟁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느냐고.)

전쟁은 단순한 의사소통상의 실수이거나 의사소통의 실패가 아니다. 세상에는 근본적인 악이 있다. 그래서 정당한 전쟁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전쟁[나토의 군사적 개입] 정당한 전쟁이다. 비록 서투르게 진행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책에 실린 다른 부록에서 손택은 9.11 이후 부시가 선포한 <테러와의 전쟁> 대해, 이것이 실제 전쟁이 아니라 은유에 불과하며, 그러면서도 현실 생활에서 무조건적인 지지를 강요할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손택의 논리에 따르자면, 부시의 이라크 침공도 얼마든지 정당화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아하다.

 

잘못 읽은 건가. 나중에 생각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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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2-30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오늘 신문에서 이 기사 저도 봤는데...물론 제가 손택의 책을 읽은 적은 없지만 님이 인용하신 부분만 보면, 잘못 읽은 게 아닌 것 같은데요. 세상엔 근본적인 악이 있다니...이 말에 대항할 말이 제겐 상황론일 뿐이라고 비판받을 만한 것 밖에 없는 게 아쉽네요. 그치만 역시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로서는 짜증나는 미국인들의 변명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전쟁을 정당화할 수 있다면, 9/11에서 죽은 미국인들의 목숨도 용납할 수 있을지 과연 의구심이 드는군요. 자기에게 그런 상황이 닥쳐도 이런 말을 할지...아무튼 마음에 안 들어욧.

로드무비 2004-12-30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랬단 말이죠?

반딧불,, 2004-12-3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전 왜 그 글을 못 봤을까요??

넘 감동하고 읽었는데요. 그 끔찍한 영상에도 불구하고ㅠㅠ

비연 2004-12-31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수잔 손택이 죽다니...아...정말 뛰어난 사람을 또 잃는군요.

2004-12-31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