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G 1 - Seed Novel
이시백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GGG

  지구의 황제

  『GGG』는 시드노벨에서 나온 라이트노벨로 학원물을 다룬 이야기다. 특이한 것은 다른 라이트노벨과는 달리 환상적인 요소가 적다고 할 수 있다. 특이한 여자아이와 평범한 남자아이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와 함께 언급되기도 했는데, 일단 앞에서 말한 환상적인 요소의 부재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게다가 주인공의 매력도 다른데 ‘하루히’라는 소녀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민폐녀라고 짜증을 느낀다면, 이 소설에서는 아무리 자신을 지구의 황제라고 부르고 남들에게 ‘하느니라’ 하는 어투를 사용한다고 해도 짜증보다는 연민과 귀여움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 다르다. 
  주인공인 소녀는 이름조차 매우 특이한데, 바로 ‘지지지’라는 이름이다. 이런 이름을 가지고 말장난이 나오는 부분도 유쾌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작가 후기에도 나온 듯이 19세기 미국의 황제 죠슈아 에이브러햄 노턴 1세의 일생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MBC 서프라이즈에서도 방영된 바 있으며 검색엔진에서 검색해보면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무대를 21세기로 바꾸고 캐릭터를 작은 소녀로 바꾼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모티브를 얻은 실제 사건보다 더 캐릭터가 살아 움직였다. 소녀가 겪은 상처와 그것을 극복해내는 힘은 작품 내내 독자가 긴장감을 가지고 글을 읽게 만드는 힘이다. 작고 여린 소녀가 상처를 딛고 일어선다는 설정부터가 끝까지 책을 읽게 만드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서 독자가 공감을 하게 되면, 같이 가슴이 아프고, 또 응원하게 만들고, 이야기에 빨려드는 것이다. 현실에서 경험하기 힘든 낯설고도 즐거운 학교 생활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점이 이 라이트노벨의 장점일 것이다.

  이 소설의 첫 번째 매력 중 하나는 비일상적인 요소가 거의 없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진행한다는 점이다.(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지지지가 준호의 언어를 이해하는 부분에선.) 이건 학산문화사의 익스트림노벨로 나온 『토라도라!』와 같은 점인데 다른 라이트노벨에 비해 신선한 느낌을 준다. 현실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는 것(그러나 사실 우리나라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이겠지만)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 소설의 두 번째 매력은 캐릭터들이다. 특히 가장 빛을 발하는 캐릭터는 주인공인 ‘지지지’이다. 이 소설을 읽을 때 현실에서 일어나기는 힘들긴 하나 학원 청춘물에 빠져들 수 있고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지지지’에게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재미를 느낄 것이다. 그만큼 이 소설은 오로지 ‘지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물론 초반 사건은 ‘지지지’의 등장과 거기서 벌어지는 강시내와의 갈등으로 이루어지고 후반부에는 준호의 이야기로 진행되지만, 모두 ‘지지지’가 없다면 이야기될 수조차 없는 것들이다.

  전체적으로 네 명의 캐릭터 모두 확고히 생동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세 명의 시녀들의 몰개성은 조금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좀 더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 여겼다. 너무 두루뭉실하게 넘어간다고 할까. 그리고 이런 면에서 보자면, 네 명의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은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단순하다. 무조건 선한 교장 선생님이라는 캐릭터나 무조건 반대하는 교무주임이라는 캐릭터 역시. 다음 권에서는 이런 점들이 보완된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지지지’가 갖고 있는 상처나 ‘이준호’의 상처 역시 소설을 잘 이끌어나가는 축이었고 의외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현실성을 배제하고서) 이번 권에서 가장 많이 드러난 캐릭터라면 이들이었을 것이다.

  중간 중간에 개그도 있었고 재미있는 대화들도 많아서 두툼한 분량인데도 불구하고 꽤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각 장마다 마지막 문장으로 독자에게 강렬한 호기심을 주면서 끊는 솜씨도 훌륭했다. 강렬한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현실을 배경으로 잔잔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학원물을 표방하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현실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 몇몇 부분들이 있었다.(애초에 개연성을 따지자면 소설 자체가 성립될 수 없음은 당연하겠지만.) 캐릭터들의 대사가 조금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이 많았다. 또한, 일본 소설에서는 거의 나오지도 않는 욕설이 이 소설은 한국의 실정을 잘 살리기라도 한 것처럼 자주 등장하는데 이게 묘한 거부감을 주기도 했다. 라이트노벨에서 잘 접하지 않는 욕설이 지나치게 자주 나오다보니 좀 안 맞는 느낌이라고 할까. 이런 부분들은 약간 절제를 했다면 더 괜찮지 않았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한 소녀가 갑자기 지구의 황제로 선포하고 진행되는 이야기다 보니 독자가 왠지 남부끄럽게 느껴지는 장면들도 많았다. 물론 이런 장면들이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는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전반적으로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지만, 읽는 내내 책을 덮고 싶은 심정은 들지 않을 정도로 흡인력이 상당했고 이야기의 구성도 잘 짜인 편이었다. 그만큼 1권에서 이야기를 많이 풀어낸 것 같아서 2권이 과연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2권은 조금 불안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1권이 잘 끝맺었기 때문에 2권이 별로 기대가 안 된다는 아이러니한 심정이 든다고 할까.

  그렇지만 2권이 나온다면 몇몇 실망한 다른 소설들과는 다르게 바로 구입을 할 것 같다. 일단 ‘지지지’는 그만큼 귀여운 황제이고 이런 황제의 성장기를 앞으로도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하는데 작가는 성공했다. 약간 글이 걸리는 부분들이 많았다는 것, 전체적으로 대사들이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는다는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몰입도를 가지고 있고 독자에게 충분히 읽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또한 괜찮은 성장물로도 읽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 황제 지지지가 어떻게 지구를 통치할지, 다음 이야기를 보고 싶다. 분명 소녀는 아무도 죽이지 않고, 아무도 수탈하지 않으며, 그 어느 누구도 추방하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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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소녀환상 1 - Seed Novel
키온 지음, JUNA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정의소녀환상

  현실을 붙잡지 못한 환상

  2008년 7월 디앤씨미디어의 라이트노벨 브랜드인 시드노벨로 나온 『정의소녀환상』. 이 작품은 제목에서 ‘소녀’가 언급되었듯이 마법소녀를 소재로 한 라이트노벨이다. 마법소녀들은 프릴치마를 입고 지팡이를 든 채 변신을 하는 귀여운 마법소녀가 아니라 도시를 부수고 핵폭발도 끄떡없는 물리법칙을 초월한 절대적 존재로 표현된다. 이 소설의 개성을 찾아보자면 그런 요소들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재를 제대로 살렸느냐고 묻는다면, 조금은 회의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아무리 소재가 참신하다고 하더라도 소설의 서사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면 또한 라이트노벨은 캐릭터가 주가 되므로 인물묘사가 제대로 살지 않는다면 소설은 재미를 갖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이 소설은 그 두 가지 점을 모두 놓치고 있다.
  이 소설의 시작은 평범한 여고생이 생리통을 없애고 싶은 마음에 덜컥 블랙 세피로트라는 유일한 정의의 마법소녀에게 힘을 전수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흥미로운 설정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지금까지 생리통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마법소녀물은 없었으니까. 그러나 이후부터는 인물도 평면적으로 나오고(아니, 평면적이라기보다는 아예 인물 캐릭터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이야기도 단순하기 그지없는 직선적인 전개이며 처음 이 소설의 첫 장을 읽을 때부터 모든 내용이 다 짐작이 가능한 범위 내이므로 독자가 어떠한 흥미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이야기를 읽는 내내 하품을 해야 할 정도로 지루함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의 구성 면에서 같이 시드노벨로 출판된 『해한가』 같은 작품을 보면 구조 자체가 세 사람의 시점을 번갈아 가면서 독자들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엮이게 되는지, 또 그 만남이 무엇을 파생하는지 궁금하여 읽는 내내 긴장감을 가지고 읽게 된다. 하지만 『정의소녀환상』은 구조면에서 지나치게 단순하기 짝이 없는 플롯을 사용하여 읽는 내낸 긴장감을 유발시키지 못한다. 안 읽어도 그만인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단순해도 캐릭터가 제대로 살면, 사람들은 그 캐릭터를 보기 위해서 글을 읽는다. 특히, 그 점이 강화된 게 바로 라이트노벨이다. 라이트노벨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캐릭터 소설이라고 불릴 정도로 캐릭터가 중심인 소설이다. 니시오 이신은 캐릭터가 곧 스토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의소녀환상』은 캐릭터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정립할 시간조차 가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는 애정을 가질 여지가 전혀 없으므로, 이야기의 흥미를 잃는다. 예전에 구성과 문장 등이 엉망이었는데도 많이 팔린 작품 중 하나로 『가즈나이트』가 있었다. 이 『가즈나이트』가 수많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인정한 것 하나는 캐릭터성이었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는 캐릭터들이 등장했기에, 대사 하나만으로도 누군지 떠올릴 만큼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기에 근래에 들어 양장본으로 출판된 만큼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이다.
  소설에서 우선 가장 캐릭터가 살아야할 사람은 주인공이고 그 다음은 적 캐릭터이다. 여기서 주인공은 까칠한 여고생으로 나오지만, 그게 전부다. 주인공은 처음에 마법소녀의 힘을 전수받은 이후로 줄곧 전투 씬만 나오므로 어떤 속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꿈을 갖고 있었는지, 어떤 친구가 있었는지, 속내를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한 마디로 독자가 캐릭터에 공감할 여지를 전혀 남겨두지 않았다. 바로 내 옆에 있는 친구 같은 인상을 주지 않고 종이인형 같은, 아니 작가의 목소리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점은 여고생답지 않은 화법이다. 글투가 전반적으로 소년의 말투라 도무지 여고생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무리 말투가 험악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여고생이라고 하더라도 일기를 적으면 남자가 쓴 글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소설은 현실에서 로또를 맞는 우연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소설 안에서는 그런 우연이 남발하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아무리 완전 남자와 똑같은 말투를 쓰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소설 안에서는 좀 더 여자다운 느낌이 나게 써야만 했다. 그래야 더 몰입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 소설은 전혀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냥 작가가 직접 말을 하는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 단어 몇 개와 어투 몇 개만 수정했어도 아마 이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다. 아니면 친구의 대사로라도 너는 왜 이렇게 여자답지 못한 말투를 쓰느냐고 핀잔이라도 줬다면 또 모르겠다.
  적 캐릭터인 화이트 소피아 역시 어떠한 개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야말로 백색이라고 할까. 연극이라고 하는 갈등적 요소도 지나치게 미약하여 캐릭터를 살리지 못하고 그야 말로 도구처럼 움직이고 있어 독자가 아무런 감흥도 갖지 못한다. 이런 시점에서 이 캐릭터가 아무리 불쌍한 척해봐야 독자는 황당할 뿐이다. 이 캐릭터가 개성을 가질만한 사건이나 대사는 전무했고 스토리 내에서 의도된 바라 할지라도 조금의 개성도 가질 수 없었다. 원래 주인공보다 더 매력을 내뿜는 게 안티 히어로라 할 수 있는데, 이 소설은 철저히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이 중심에 있는 안트로포스는 유일하게 개성을 획득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 끝없는 전투씬 빼고 유일하게 읽을만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주인공과 안트로포스의 만담에 있을 것이다. 안트로포스는 어떻게 보면 주인공이나 적보다 더 개성을 획득하고 캐릭터의 매력을 선보였다. 거의 개성을 내보일 수 없었던 주인공과 소피아에 비해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유일하게 소설을 살린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이 전체적으로 서사가 없다시피 하는 이유는 무분별한 전투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쓸데없는 전투씬의 반복은 독자를 피로하게 하고 글의 흥미를 잃게 만든다. 물론 반대로 보면 이 소설의 장점 중 하나는 황당무계할 정도로 거침없는 전투씬에 있다. 이걸 느긋한 마음으로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다면 이 소설은 충분한 재미를 줄 것이다. 하지만 설정놀음 같은 전투씬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이 소설에서 건질 것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소설은 화려하고 강력한 전투씬만 늘어놓는다고 해서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건 캐릭터와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갈등과 서사다. 이 소설은 마치 영화 『디워』처럼, 작가가 정해놓은 이야기에 캐릭터는 딸려가면서 계속 뭐라뭐라 외치고 반응하다가 끝나버린다. 한 마디로 주인공이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내지 못하고 작가가 정해놓은 아주 단순한 이야기에 끌려가기 때문에 이야기가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긴장감이 파생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독자들이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질 여지가 없다. 특히 아무리 우주 단위까지 노는 전투씬이라도 긴장감이 전혀 안 든다면 의미가 없다. 그냥 설정집을 읽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긴장감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건 『가즈나이트』에서도 지적된 것과 같은데, 가즈나이트란 캐릭터는 설정 상 죽음조차 없는(3개월 후면 부활) 캐릭터이기 때문에 전투에서 긴장감을 느낄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가즈나이트는 그것을 캐릭터 성과 만화적이고 유치한 필살기 같은 것으로 메꿨다면, 이 소설에서는 방대한 설정으로 메꾸려고 하고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그게 성공했냐고 한다면, 나는 회의적으로 본다. 아주 소수의 몇 사람은 흥미로운 요소도 적지 않겠지만, 이런 설정들은 그냥 흔히 여러 소설과 만화에서 자주 나오는 것들을 한 데 그러모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소설의 감상평들을 읽어보면 충분히 몇 권으로 펴낼 이야기를 한 권으로 압축한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가 많다. 나 역시 이 글을 읽고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 거대한 이야기를 지나치게 압축하고 그것도 드라마를 빼버리고 전투씬으로만 채워서 글 전체가 허하게 만들었다. 전투씬을 빼고 이 소설을 본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허하다. 도대체 몇 페이지나 될까? 단편도 아니고 꽁트 정도의 분량 밖에 안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생각하면 이 책은 참으로 책값이 아까운 느낌을 받는다. 설정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한다. 즉 90% 설정은 수면에 숨겨야 하고 10%만 밖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하는데, 이 소설은 거꾸로 된 것 같다.
  애니메이션 『그렌라간』을 예로 들자면 이 소설과 유사하게 마지막에 가서는 거대한 우주적인 전투를 벌인다. 황당무계한 여러 설정들이 나오는 것도 똑같다. 하지만 『그렌라간』은 찬사를 받고 『정의소녀환상』이 혹평을 받는 것은 스토리의 부재에 따른 것이다. 『그렌라간』이 거대한 우주적 전투를 벌일 때, 보는 사람은 긴장감을 느끼고 주인공을 응원하게 된다. 그 이유는 1화부터 오래 시간 그들과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들이 겪은 수많은 모험과 우정, 갈등을 전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엇을 희생했는지 알기 때문에 설사 옳은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는 일일지라도 무조건 주인공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 캐릭터의 희생이 애니메이션 전체를 유지하는 단단한 뼈대가 되고 있다. 마지막에 전투가 사실 우주적으로 나가지 않고 단순한 주먹 다툼이었더라도 보는 사람은 감동하였을 것이다. 그 이유는 한 캐릭터의 희생이 그들의 영혼을 계속 묶어주고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의소녀환상』에는 그러한 이야기가 없다. 사랑하지만 이별하고, 배신당하고 친구들끼리 반목하고 누군가가 희생하는 이야기가 없다. 배경이 환상이든 현실이든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야기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뼈대가 있어야 하는데, 그 뼈대가 없이 망상 같은 설정 놀음이나 하고 있으면 독자는 공감할 부분이 없다. 그저 얘들이 왜 이러고 있냐? 도대체 이런 허황된 이야기가 가당키냐 하냐, 는 불만만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정의소녀환상』에는 죽어가는 일반 사람들이 많지만 마치 『슬레이어즈』나 『드래곤볼』의 파괴처럼 그 사람들이 실제로 죽어가는 지 피부로 와 닿지도 않는다. 다시 아까 예를 든 『해한가』만 해도 고작 한 사람의 죽음이 일으키는 파장이 소설 전체 내내 강력한 힘으로 독자를 사로잡고 있으며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몇 천 만명이 죽어나간다 해도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것이다. 그건, 즉 수치로 이야기했을 뿐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한 까닭에, 플롯이 없는 까닭에 이 소설이 환상만 이야기할 뿐 현실에 뿌리박힌 환상을 만들어내지 못한 탓이다. 라이트노벨은, 또한 판타지 문학은 환상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환상은 동전의 양면처럼 현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건 배경이 아니라, ‘인간’을 말한다는 소설의 전제조건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 소설에는 즉,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게 부질없는 거품처럼, 읽은 다음에 돌아서면 잊어버릴 허망한 작품이었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와 기억에 남는 장면이 전무했으며 작품의 메시지도 약했다. 다음 권을 읽고 싶을 정도로 궁금한 스토리도 없고, 다음 권을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캐릭터도 없다. 문장은 거칠고 엉성하여 읽는 내내 곤욕이었고 맞춤법조차 어긴 특이한 표현들조차 글이 훌륭하지 못하니 유치하게만 보였다. 차라리 정석으로 맞춤법을 지킨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흥미로운 소재를 갖고도 이야기의 부재 때문에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점이 아쉬운 소설이었다. 아예 짧은 단편으로 끝내든지, 아니면 여러 권의 장편으로 이끌어갔어야 할 소설이었달까. 시드노벨 입선작은 처음으로 읽은 작품이었는데, 실망감이 조금 컸다. 도대체 어떤 안이한 기준으로 이런 작품을 입선작으로 내놓고, 또 편집자는 설사 뽑았더라도 그 이후에 어떤 조언을 했기에 이렇게 나왔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앞으로는 시드노벨의 입선작을 볼 때는 조금 더 신중하게 변할 것 같다.
  그럼 이만 본의 아니게 길어진 리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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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 토종 바람 뜨겁게 분다
높은 저작료에도 외국 작품은 판매 정체
성장하는 우리 작가들이 현재 '블루오션'

  여름은 장르문학 최고의 성수기이다. 황금가지·비채·시작·노블마인 등 장르문학 소설을 펴내는 주요 출판사들이 여름 시장을 겨냥해 팩션·SF·추리·스릴러·칙릿 등을 일제히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그 양상이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장르소설 시장을 사실상 장악해 온 일본과 영미권의 작품들이 주춤하고, 그 틈을 토종 작가들이 파고들고 있다.

  (…중략…)


  장르문학 소설집도 크게 늘고 있다. 매년 1~2권 정도 출간되던 국내 작가들의 장르문학 작품집이 올해는 한국추리작가협회가 엮은 소설집 《수양대군 살인사건》(화남)을 비롯해 《한국 스릴러문학 단편선》(시작) 《한국환상문학단편선》, 《한국 공포문학단편선》(이상 황금가지) 등 6권으로 크게 늘었다. 분야도 팩션과 칙릿 위주에서 SF와 판타지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다. 일본의 '사회파 추리소설'처럼 장르문학 선진국의 창작 문법을 벤치마킹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한국스릴러문학 단편선》에 수록된 이상민의 단편 〈세상에 쉬운 돈벌이가 없다〉는 스토킹과 인터넷 게임 등 우리 사회의 상처와 사회적 모순 등을 추리와 스릴러 장르 안에 끌어들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뉴웨이브문학상을 비롯해 한국판타지문학상, 과학기술창작문예 등이 작품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도 토종 장르 붐을 거들고 있다. 2004년까지 시행하다 중단된 판타지 문학상인 황금드래곤문학상도 최근의 국내 장르문학 붐을 주목해 올해부터 시상을 재개키로 했다. 지난해 창간된 월간 판타스틱은 매달 공모를 통해 국내 작가들에게 발표 지면을 제공하고 있다.

황금가지 김준혁 편집장은 "외국의 장르 소설들이 높은 저작권료에 비해 실속이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우리 작가들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블루 오션"이라고 말했다. 판타스틱의 조민준 편집장도 "단편을 자주 써봄으로써 우리 장르문학 작가들의 장편 창작 역량을 키워주는 장기적인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기사 원문 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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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출판사 <시작>과 <황금가지>가 공교롭게도 같은 제목의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을 낸다고 했을 때, 우려도 들었지만, 이영도 공식 카페에서 김준혁님이 "아마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컨셉의 책이 나오면 언론도 조금 더 관심을 가질 겁니다. 단독으로 나오면 언론이 관심을 별로 안 갖더군요. 더군다나 최근에 창작물이 좀 나오니까 실제로 연락들도 좀 오고요."라고 말한 만큼 실제로 이런 기사들이 뜨는 것 같네요. 아무튼 두 작품 다 언론에 많이 알려져서 판매가 많이 되기를 바라고요. 궁극적으로는 한국 장르 문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기사 보다 제 눈이 번쩍 뜨인 것은 무엇보다도 "2004년까지 시행하다 중단된 판타지 문학상인 황금드래곤문학상"의 시상을 재개키로 한다는 점입니다. 황금드래곤문학상이 중단된 지 4년이나 흐른 시점에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부활하게 될지. 물론 완성된 사이트는 구경해 보았지만, 실제로 홍보가 많이 되어서 수준 높은 작가들이 얼마나 모이고 어떤 작품들이 연재가 될지 궁금하네요. 아니, 일단 뭐 어쨌든 기사만 믿는 게 아니라 실제로 부활해야 하겠지만요.
  음, 기사 제목이야 장르에 토종 바람 뜨겁게 분다지만, 제가 보기에는 판매가 실제로 많이 되어야 뜨거울 것일 테고, 일단 뜨거운 시도는 많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것들이 다 좋은 성과로 이어져야 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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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윤고은(29·본명 고은주)씨

‘중력의 질서’ 뒤집는 발칙한 상상력

  
» 무중력증후군/윤고은 지음/한겨레출판·1만원
   
‘달의 증가’로 인한 일탈과 허무
뉴스가 사실 만드는 ‘본말전도’
집단열광 뒤 고독과 연민 눈길

  “외로움은 최고의 비아그라다.”

  제13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윤고은(29·본명 고은주)씨의 <무중력증후군>은 소설의 첫 문장만큼이나 발칙한 착상과 상상력을 보여준다. 작가는 어느 날 갑자기 두 번째 달이 뜨면서 벌어지는 도시의 일탈 현상과 그 허무한 몰락을 날렵한 문장으로 낚아챈다.
  주인공 ‘노시보’는 직장 여덟 군데를 전전하다 강남에 있는 부동산텔레마케팅 회사에 입사한 스물다섯 살 신입사원이다. 소외감이 싫어 허겁지겁 인터넷 뉴스를 소비하고 50개가 넘는 온라인 동호회에 가입한 ‘소속 의존증’ 환자이자, 커피숍보다는 한의원이 편한 ‘건강 염려증’ 환자다. 아침마다 관 같은 지하철을 타고 손잡이에 목을 매단 듯 축 처진 채 일상을 반복하던 노시보와 도시인들은 두 번째 달의 출현으로 삶에 기이한 활력소를 얻는다.
  (…중략…)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무증력증후군』

   작가는 “이슈에 열광하며 이리저리 휩쓸리는 ‘냄비근성’은 개인의 결핍과 외로움 때문에 생기는현상이기에 본능적으로 반복될 것이라 생각한다” “열광의 메커니즘을 알게 된다면, 자신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묻는다.주인공은 한 차례 열병을 앓으면서 “들킬 때까지 계속할 거짓말을” 계획하던 달의 저의를 깨닫고 가슴 속에 달 자국을 상흔으로간직하게 된다. 분명 노시보는 또 다시 각종 증후군에 휩쓸릴 테지만, 그때마다 몸에 새긴 상흔 덕에 중력 속에서 사는 법을조금씩 터득해갈 것이다. 작가는 거대한 거짓말에 휩쓸릴지언정 덜 외롭고자 하는 현대인을 날카롭게 직시하지만, 연민 섞인 희망의눈길 또한 잊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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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산대학문학상 제1회 수상자인 김애란이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고 문단의 좋은 평가를 받은 이후로, 또한 대산대학문학상 제4회 수상자인 정한아(27)가 『달의 바다』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는데, 이번에 또 대산대학문학상 출신인 윤고은 작가가 제13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했군요. 정말 대산대학문학상이 김애란을 필두로 젊고 패기있는 대학생들에게 좋은 등단 제도로 자리잡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정한아나 윤고은 작가 같은 경우 대학 시절, 대산대학문학상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더 글을 쓸 수 있었다고 하지요. 앞으로도 대산대학문학상 출신이 또 어떤 곳에서 어떤 작품을 발표할지 기대가 되기도 하군요.
  윤고은 씨의 본명은 고은주인데 공교롭게도 같은 이름을 가진 작가가 있죠. 1999년에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가고요. 그래서 이름을 뭘로 바꿀지 고민 된다는 기사가 뜨기도 했는데, '윤고은'으로 바꾸었네요. 1980년 생이고 동국대 문예창작학과 출신이네요. 예심 때 한 심사위원은 "또 다른 ‘박민규’가 출현했다. 한겨레문학상이 또 한 번 월척을 낚을 것 같다. 경쾌하고 가벼워 보이지만 그 안에 묵직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시종일관 잘 읽힌다. 발상도 좋고 문장도 수준급이다. 최고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죠. 이에 수상 발표가 난 기사에서 박민규를 닮았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고 하네요. 과연 어떤 글일지 궁금하네요. 일단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습니다. 음, 절대 작가분의 미소가 인상적이어서 구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쿨럭.
  밑에는 전에 나왔던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기사에서 일부 인용한 부분입니다.

  < 무중력증후군>은 모든 면에서 평범하기 짝이 없는 스물다섯 살 청년 ‘노시보’를 화자로 등장시킨다. 지루하고 의미 없는 일상을 간신히 견디며 언제나 충격적인 뉴스를 갈구하는 그의 눈앞에 어느 날 놀라운 사건이 벌어진다. 하나뿐이어야 할 달이 둘로 늘어난 것이다. 달이 두 개가 되면서 지구는 발칵 뒤집히고 그의 일상에도 문득 활기가 생긴다. 어머니와 형도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친구인 ‘소설가 구보’ 역시 정반대의 캐릭터로 면모를 일신한다. 그런데 둘만으로도 충격적이었던 달의 ‘분화’ 또는 ‘번식’은 세 개로 네 개로, 다시 다섯 개와 여섯 개로 계속 이어진다. 온갖 소동이 벌어지는 가운데 어느덧 사람들이 달의 번식에 익숙해질 즈음, 그것이 사실은 달이 아니라 우주 쓰레기였다는 기사가 나오고, 세상은 다시 원래의 권태와 무기력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달의 분화라는 상상력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 어느 해 한가위 때였어요. 편의점에 갔다가 보름달 빵을 보는데, 문득 ‘편의점에서 달을 판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 우스꽝스러운 생각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결국 이런 소설이 되었네요. 요즘 워낙 제목에서부터 달을 앞세운 소설들이 많아서 은근히 신경이 쓰이기는 해요. 하지만 제 소설에서 달은 상징일 뿐, 중요한 것은 지구 위의 삶이죠.”

  심사 과정에서는 ‘또 하나의 박민규’라는 말도 나왔다. “박민규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제 글이 박민규를 닮았다는 말은 종종 들었어요. 마루야마 겐지와 마르탱 파주를 좋아해요. 언젠가는 카뮈의 <페스트>처럼, 질병을 소재로 인간과 세계의 문제를 다룬 소설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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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지기 두 소설가의 '낯설게 웃기기'
경북 김천 출신 김연수·김중혁을 한자리에서 만나다

" 어렸을 적 프로야구를 무척 좋아했다. 당연히 나는 연고지인 '삼성 라이온즈'를좋아했다.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매일 기록일지를 정리할 정도였다. 그런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하루를 빼먹은 거다. 수소문을했는데 6반에 '김중혁'이란 애도 프로야구 기록일지를 쓴다는 소문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서 빌려달라고 했더니, 대뜸'너는 뭘 내놓을 테냐'란다. 순수했던 마음이 '거래'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난 순간이었다. 그때가 김중혁과의 첫 만남이다."

 

공교롭게도 26년 지기이자 김천 패거리(김연수, 김중혁, 문태준)의 일원인 김연수와 김중혁이 신간을 출간했다.

(중략)

"나는 지금까지 10권을 책을 냈는데, 김중혁은 달랑 소설책 2권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중혁이 원체 게으르기 때문이다. 오늘 웬일인지 소설 한편을 탈고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중략)

"김연수는 어린 시절 기억을 팔아먹어서 상을 받았잖아요. 저는 기억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 쓰지 못해 아쉬워요."

"김연수에 비해서 작품 수도 별로 안 되고 상도 많이 못 타서 셈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저는 김연수의 그늘에 있는 게 포근해요."

"오늘 분위기가 다운되었으면 김연수의 비밀 몇 개를 터뜨릴 생각이었는데, 폭탄을 터뜨리지 않게 돼서 안심입니다."

 

뭐 이런 잽들을 쉴 새 없이 던져서 김연수 작가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보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마치 동화나 만화에나올 듯한 두 사람의 경험담이었다. 하 루는 문방구에서 커다란 전지를 사놓고 방에 펼쳐놓았다. 한 사람이 '나무'라고 하면 서로나무에 대한 시를 써내려가고, '물' 하면 물에 대한 시를 써내려간다. 전지를 다 채워 넣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많이 썼다.이것이 그들 스무 살의 기억이다.

 

기차에서 시를 태운, 아니 '화형'시킨 사건은 더 흥미롭다.

 

김 연수 작가에 의하면 당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났는데, 주머니든 여행 가방이든 어디를 뒤져도 서로의 자작시가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은 김중혁 작가가 몹시 흥분하더니 이것은 시가 아니니 태워버리자고 제안했다. 당장 '시 화형식'이 시작됐다. 그때 기차에서 시를 한참 태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하 생략)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42011&PAGE_CD=N0000&BLCK_NO=7&CMPT_CD=M0011&NEW_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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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를 읽으면서 재미있었거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이었다. 두 작가가 처음 만나게 된 사연도 재미있고, 두 사람의 경험담도 정말 현실에서 일어났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두 사람 다 정말 작가 기질이 뛰어났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 보니 두 작가의 공통점 중 하나는 둘 다 이글루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 아닌가. 그것도 재미있네. 왜 둘 다 이글루스를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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