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지기 두 소설가의 '낯설게 웃기기'
경북 김천 출신 김연수·김중혁을 한자리에서 만나다

" 어렸을 적 프로야구를 무척 좋아했다. 당연히 나는 연고지인 '삼성 라이온즈'를좋아했다.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매일 기록일지를 정리할 정도였다. 그런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하루를 빼먹은 거다. 수소문을했는데 6반에 '김중혁'이란 애도 프로야구 기록일지를 쓴다는 소문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서 빌려달라고 했더니, 대뜸'너는 뭘 내놓을 테냐'란다. 순수했던 마음이 '거래'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난 순간이었다. 그때가 김중혁과의 첫 만남이다."

 

공교롭게도 26년 지기이자 김천 패거리(김연수, 김중혁, 문태준)의 일원인 김연수와 김중혁이 신간을 출간했다.

(중략)

"나는 지금까지 10권을 책을 냈는데, 김중혁은 달랑 소설책 2권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중혁이 원체 게으르기 때문이다. 오늘 웬일인지 소설 한편을 탈고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중략)

"김연수는 어린 시절 기억을 팔아먹어서 상을 받았잖아요. 저는 기억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 쓰지 못해 아쉬워요."

"김연수에 비해서 작품 수도 별로 안 되고 상도 많이 못 타서 셈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저는 김연수의 그늘에 있는 게 포근해요."

"오늘 분위기가 다운되었으면 김연수의 비밀 몇 개를 터뜨릴 생각이었는데, 폭탄을 터뜨리지 않게 돼서 안심입니다."

 

뭐 이런 잽들을 쉴 새 없이 던져서 김연수 작가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보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마치 동화나 만화에나올 듯한 두 사람의 경험담이었다. 하 루는 문방구에서 커다란 전지를 사놓고 방에 펼쳐놓았다. 한 사람이 '나무'라고 하면 서로나무에 대한 시를 써내려가고, '물' 하면 물에 대한 시를 써내려간다. 전지를 다 채워 넣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많이 썼다.이것이 그들 스무 살의 기억이다.

 

기차에서 시를 태운, 아니 '화형'시킨 사건은 더 흥미롭다.

 

김 연수 작가에 의하면 당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났는데, 주머니든 여행 가방이든 어디를 뒤져도 서로의 자작시가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은 김중혁 작가가 몹시 흥분하더니 이것은 시가 아니니 태워버리자고 제안했다. 당장 '시 화형식'이 시작됐다. 그때 기차에서 시를 한참 태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하 생략)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42011&PAGE_CD=N0000&BLCK_NO=7&CMPT_CD=M0011&NEW_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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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를 읽으면서 재미있었거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이었다. 두 작가가 처음 만나게 된 사연도 재미있고, 두 사람의 경험담도 정말 현실에서 일어났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두 사람 다 정말 작가 기질이 뛰어났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 보니 두 작가의 공통점 중 하나는 둘 다 이글루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 아닌가. 그것도 재미있네. 왜 둘 다 이글루스를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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