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3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윤고은(29·본명 고은주)씨

‘중력의 질서’ 뒤집는 발칙한 상상력

  
» 무중력증후군/윤고은 지음/한겨레출판·1만원
   
‘달의 증가’로 인한 일탈과 허무
뉴스가 사실 만드는 ‘본말전도’
집단열광 뒤 고독과 연민 눈길

  “외로움은 최고의 비아그라다.”

  제13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윤고은(29·본명 고은주)씨의 <무중력증후군>은 소설의 첫 문장만큼이나 발칙한 착상과 상상력을 보여준다. 작가는 어느 날 갑자기 두 번째 달이 뜨면서 벌어지는 도시의 일탈 현상과 그 허무한 몰락을 날렵한 문장으로 낚아챈다.
  주인공 ‘노시보’는 직장 여덟 군데를 전전하다 강남에 있는 부동산텔레마케팅 회사에 입사한 스물다섯 살 신입사원이다. 소외감이 싫어 허겁지겁 인터넷 뉴스를 소비하고 50개가 넘는 온라인 동호회에 가입한 ‘소속 의존증’ 환자이자, 커피숍보다는 한의원이 편한 ‘건강 염려증’ 환자다. 아침마다 관 같은 지하철을 타고 손잡이에 목을 매단 듯 축 처진 채 일상을 반복하던 노시보와 도시인들은 두 번째 달의 출현으로 삶에 기이한 활력소를 얻는다.
  (…중략…)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무증력증후군』

   작가는 “이슈에 열광하며 이리저리 휩쓸리는 ‘냄비근성’은 개인의 결핍과 외로움 때문에 생기는현상이기에 본능적으로 반복될 것이라 생각한다” “열광의 메커니즘을 알게 된다면, 자신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묻는다.주인공은 한 차례 열병을 앓으면서 “들킬 때까지 계속할 거짓말을” 계획하던 달의 저의를 깨닫고 가슴 속에 달 자국을 상흔으로간직하게 된다. 분명 노시보는 또 다시 각종 증후군에 휩쓸릴 테지만, 그때마다 몸에 새긴 상흔 덕에 중력 속에서 사는 법을조금씩 터득해갈 것이다. 작가는 거대한 거짓말에 휩쓸릴지언정 덜 외롭고자 하는 현대인을 날카롭게 직시하지만, 연민 섞인 희망의눈길 또한 잊지 않는 듯하다.


출처 : 기사 원문 보기[클릭]

―――――――――――――――――――――――――――――――――――――――――――――――――――――――――――

   대산대학문학상 제1회 수상자인 김애란이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고 문단의 좋은 평가를 받은 이후로, 또한 대산대학문학상 제4회 수상자인 정한아(27)가 『달의 바다』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는데, 이번에 또 대산대학문학상 출신인 윤고은 작가가 제13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했군요. 정말 대산대학문학상이 김애란을 필두로 젊고 패기있는 대학생들에게 좋은 등단 제도로 자리잡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정한아나 윤고은 작가 같은 경우 대학 시절, 대산대학문학상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더 글을 쓸 수 있었다고 하지요. 앞으로도 대산대학문학상 출신이 또 어떤 곳에서 어떤 작품을 발표할지 기대가 되기도 하군요.
  윤고은 씨의 본명은 고은주인데 공교롭게도 같은 이름을 가진 작가가 있죠. 1999년에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가고요. 그래서 이름을 뭘로 바꿀지 고민 된다는 기사가 뜨기도 했는데, '윤고은'으로 바꾸었네요. 1980년 생이고 동국대 문예창작학과 출신이네요. 예심 때 한 심사위원은 "또 다른 ‘박민규’가 출현했다. 한겨레문학상이 또 한 번 월척을 낚을 것 같다. 경쾌하고 가벼워 보이지만 그 안에 묵직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시종일관 잘 읽힌다. 발상도 좋고 문장도 수준급이다. 최고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죠. 이에 수상 발표가 난 기사에서 박민규를 닮았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고 하네요. 과연 어떤 글일지 궁금하네요. 일단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습니다. 음, 절대 작가분의 미소가 인상적이어서 구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쿨럭.
  밑에는 전에 나왔던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기사에서 일부 인용한 부분입니다.

  < 무중력증후군>은 모든 면에서 평범하기 짝이 없는 스물다섯 살 청년 ‘노시보’를 화자로 등장시킨다. 지루하고 의미 없는 일상을 간신히 견디며 언제나 충격적인 뉴스를 갈구하는 그의 눈앞에 어느 날 놀라운 사건이 벌어진다. 하나뿐이어야 할 달이 둘로 늘어난 것이다. 달이 두 개가 되면서 지구는 발칵 뒤집히고 그의 일상에도 문득 활기가 생긴다. 어머니와 형도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친구인 ‘소설가 구보’ 역시 정반대의 캐릭터로 면모를 일신한다. 그런데 둘만으로도 충격적이었던 달의 ‘분화’ 또는 ‘번식’은 세 개로 네 개로, 다시 다섯 개와 여섯 개로 계속 이어진다. 온갖 소동이 벌어지는 가운데 어느덧 사람들이 달의 번식에 익숙해질 즈음, 그것이 사실은 달이 아니라 우주 쓰레기였다는 기사가 나오고, 세상은 다시 원래의 권태와 무기력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달의 분화라는 상상력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 어느 해 한가위 때였어요. 편의점에 갔다가 보름달 빵을 보는데, 문득 ‘편의점에서 달을 판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 우스꽝스러운 생각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결국 이런 소설이 되었네요. 요즘 워낙 제목에서부터 달을 앞세운 소설들이 많아서 은근히 신경이 쓰이기는 해요. 하지만 제 소설에서 달은 상징일 뿐, 중요한 것은 지구 위의 삶이죠.”

  심사 과정에서는 ‘또 하나의 박민규’라는 말도 나왔다. “박민규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제 글이 박민규를 닮았다는 말은 종종 들었어요. 마루야마 겐지와 마르탱 파주를 좋아해요. 언젠가는 카뮈의 <페스트>처럼, 질병을 소재로 인간과 세계의 문제를 다룬 소설을 쓰고 싶어요.”


   출처 : 기사 원문 보기[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