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또 읽고

  김연수의 소설 『사랑이라니, 선영아』는 의도적으로 낯선 어휘가 많이 들어간 소설이다. 물론 작가가 우리말을 살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읽기가 힘들 정도로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보단 많은 소설에 조금씩 사용해서 친숙하게 다가가는 게 좋다는 생각도 든다. 해설에서도 일부분은 어휘 용례 사전처럼 보이는 부분, 또 어휘도상학적으로 보이는 문체 실험 등을 말하고 있다. 그만큼 문체나 단어가 실험적이며 독특하다. 나오는 단어들은 우리말이나 혹은 북한어들이다. 읽으면서 몰랐던 단어들을 체크하여 네이버 국어사전(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서재에 옮겨둔다.

고자누룩하다 [---루카-]
[형용사]
1 한참 떠들썩하다가 조용하다.
  옆집이 새벽까지 장터처럼 시끌벅적하더니 이제는 고자누룩하구나.
2 몹시 괴롭고 답답하던 병세가 조금 가라앉은 듯하다. 
 환자가 잠든 걸 보니, 통증이 다소 고자누룩하게 된 모양이다.  
 
보깨다 
활용〔보깨어(보깨), 보깨니〕
[동사]『…이』
1 먹은 것이 소화가 잘 안 되어 속이 답답하고 거북하게 느껴지다.
  어제 저녁 내내 속이 보깨어 혼났다.
 “괜찮습니다. 아침에 무어 좀 먹은 것이 보깨는 듯합니다” 하고 얼른 변명을 한다.≪박종화, 임진왜란≫
2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번거롭거나 불편하게 되다.
 지금 하는 일에 마음이 보깨어 다른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비행기 소리에 선잠이 깨어서 자리 속에서 혼자 마음이 보깰 제면 곧 미쳐 뛰어나갈 것 같은 때도 한두 번이 아니지마는….≪염상섭, 취우≫ 
 
아령칙하다 [--치카-]
[형용사] 기억이나 형상 따위가 긴가민가하여 또렷하지 아니하다.

시난고난 
[부사]병이 심하지는 않으면서 오래 앓는 모양.
할머니가 평생을 시난고난 앓아서 어머니의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시난고난하다
[동사]⇒시난고난.
늘 아프고 쑤셔 하더니 삼 년이나 더 살았을까, 시난고난하다 이름도 모를 병으로 죽어 버렸다.≪이문구, 장한몽≫

얼망얼망 
[부사][방언]‘어른어른’의 방언(제주). 

매초롬하다
[형용사]젊고 건강하여 아름다운 태가 있다.
얼굴이 매초롬하다
하얗게 서리가 얼어붙은 보리밭에 매초롬한 꽁지를 까닥거리며 흩어져 있던 까마귀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랐다.≪박경리, 토지≫

기연미연 其然未然
[부사] =기연가미연가.
기세등등하던 그 일당도 점점 기세가 죽어서 기연미연 없어져 버렸다. 
기연미연하다
[형용사]『 …이』『 -ㄴ지』⇒ 기연미연.
아비에 대한 두려움의 꼬리 부분이 아직은 약간 남아 있는 상태라서 정옥이는 기연미연한 시선으로 아비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윤흥길, 완장≫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정확한 것인지 기연미연해서 말을 꺼내지 않았다.

시쁘다 
활용〔시뻐, 시쁘니〕
[형용사]
1 『…이』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시들하다.
 시쁜 웃음
 어린 남편을 가진 것이 마음을 시쁘게 하였다.≪이기영, 봄≫ 
2 껄렁하여 대수롭지 않다.
 그런 시쁜 일에는 끼어들지 않겠어. 

어섯눈 
발음〔-선-〕
[명사]사물의 한 부분 정도를 볼 수 있는 눈이라는 뜻으로, 지능이 생겨 사물의 대강을 이해하게 된 눈을 이르는 말.
어섯눈이 뜨면서부터 칠보는 그 소리에서 아픔을 느끼기 시작했다.≪한승원, 해일≫ 

트레바리 
[명사]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또는 그런 성격을 지닌 사람. 【←틀-+-에+-바리】 

시틋하다 [시트타-]
[형용사]『…이』
1 마음이 내키지 아니하여 시들하다. ‘시뜻하다’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2 『-기가』어떤 일에 물리거나 지루하여져서 조금 싫증이 난 기색이 있다. ‘시뜻하다’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연일 거듭되는 회의가 그저 시틋할 뿐이었다.
 숙모의 질펀한 울음 속에서 나는 이런저런 우리 집안의 시틋한 과거를 떠올리며 서리 철의 뱀처럼 서러움을 깨물고 있었다.≪김원일, 노을≫
 저도 이제는 기생 노릇 하기가 시틋합니다.≪박종화, 전야≫

재재 
[부사]조금 수다스럽게 재잘거리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재재거리다
[동사]조금 수다스럽게 자꾸 재잘거리다. ≒재재대다.
 여러 방과 복도에서 웃음소리에 섞여 여학생들의 재재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황석영, 섬섬옥수≫
 아이들은 선생님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참새 모인 대숲에 새매가 지나간 것처럼 재재거리던 소리를 뚝 그치고 제각기 천연스럽게 고개를 바로 갖는다.≪채만식, 탁류≫

두릿두릿하다 
[형용사][북한어]‘두리두리하다’의 북한어.
두릿두릿한 눈. 
두리두리 
[부사]둥글고 커서 시원하고 보기 좋은 모양.
두리두리 잘생긴 청년.
두리두리하다
[형용사] ⇒두리두리.
 청년의 얼굴이 두리두리하고 눈빛이 빛난다.
 그는 눈이 맑고 두리두리하게 생겼다.
 한가운데는 두리두리하게 석축을 하여 놓은 봉화대가 있었다.≪한승원, 해일≫

친친하다
[형용사]축축하고 끈끈하여 불쾌한 느낌이 있다.
 눈에 눈물이 친친하게 고이다
 웃옷을 벗는데 땀이 어떻게 흘렀는지 속옷에서 웃옷에까지 친친하게 배어 나와 옷고름을 끄르는 대로 김이 물씬물씬 올라왔다.≪현진건, 무영탑≫
 그 다락에서 한낮의 열기와 먼지와 낡은 생각에 묻혀 잠들자면 유월의 찌든 바람이 친친한 하수구를 코에다 몰아 준다.≪이영치, 흐린 날 황야에서≫

서풋 
발음〔-푿〕
[부사]소리가 거의 나지 아니할 정도로 발을 거볍게 얼른 내디디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서붓’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서풋이.  
서풋거리다 [-푿꺼--]
[동사]소리가 거의 나지 아니할 정도로 매우 거볍고 부드럽게 발을 내디디며 걷다. ‘서붓거리다’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서풋대다. 
서풋대다 [-푿때-]
[동사]=서풋거리다. 

야즐거리다 
[동사][북한어]말이나 행동을 밉살스럽게 이리저리 빈정대다. ≒야즐대다. 

태깔스럽다 態----
발음〔태ː---따〕
활용〔-스러워, -스러우니〕
[형용사]교만한 태도가 있다. 

강종거리다
[동사][북한어] 짧은 다리를 모으고 귀엽게 자꾸 솟구쳐 뛰다. ≒강종대다.

조련찮다 
발음〔--찬타〕
활용〔조련찮아[--차나], 조련찮으니[--차느-], 조련찮소[--찬쏘]〕
[형용사]만만할 정도로 헐하거나 쉽지 아니하다.
 한데 그 도면을 일일이 돈을 주고 그리자면 그 비용만도 조련찮을 것이어서 아버지는 상도더러 그리라고 시켰다.≪한설야, 탑≫

희끈 
[Ⅰ]‘희끈거리다’의 어근.
[Ⅱ][부사][북한어]현기증이 나서 몹시 어지럽고 까무러칠 듯한 모양. 
희끈거리다 [히----]
[동사]『…이』현기증이 나서 자꾸 어지럽고 까무러칠 듯하게 되다. ≒희끈대다.
 며칠을 굶었더니 머리가 희끈거리고 힘이 없다.

새살 
[Ⅰ]‘새살거리다’의 어근.
[Ⅱ][명사]
1 [방언]다른 사람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어떤 사정을 길게 늘어놓는 일(전북, 평안).
2 [북한어]샐샐 웃으면서 가볍게 자꾸 지껄이는 짓. 
새살거리다
[동사]샐샐 웃으면서 재미있게 자꾸 지껄이다. ≒새살대다.
 손녀딸이 새살거리는 소리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괴란쩍다 愧赧▼--
발음〔괴ː--따/궤ː--따〕
활용〔-쩍어, -쩍으니〕
[형용사]『 …이』『 -기가』『 -기에』 얼굴이 붉어지도록 부끄러운 느낌이 있다.
 한 입 두 입 건너는 동안에 터무니없는 귀가 달리고 발이 붙어서 소문은 별별 괴란쩍고 망측스러운 형상을 갖추게 되었다.≪현진건, 무영탑≫
 형은 입에 담기가 괴란쩍은 말을 서슴없이 했다.
 상스러운 소리를 붙여 가며 옥주 여사를 마치 무슨 뚜쟁이 짓이나 하는 것처럼 몰아붙이는 것이 듣기에 괴란쩍어서 한마디 대거리를 하였다.≪염상섭, 대를 물려서≫

쑤알 
[부사][북한어]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조금 세게 얼핏 이야기하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쑤알거리다
[동사][북한어]
1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조금 세게 자꾸 이야기하다. ≒쑤알대다.
  녀직공들은 마치 여울물에 떼로 몰린 물고기처럼 근감하게 쑤알거렸다.≪고향, 선대≫
2 시냇물이 잇따라 조금 세게 흐르는 소리가 나다. ≒쑤알대다. 

허룽거리다
[동사]말이나 행동을 다부지게 하지 못하고 실없이 자꾸 가볍고 들뜨게 하다. ≒허룽대다.

서낙하다 [-나카-]
[형용사]장난이 심하고 하는 짓이 극성맞다.

부르대다 
활용〔-대어(-대), -대니〕
[동사]남을 나무라기나 하는 듯이 거친 말로 야단스럽게 떠들어 대다. 

재깔거리다
[동사]나직한 소리로 조금 떠들썩하게 자꾸 이야기하다. ≒재깔대다.
 제발 좀 재깔거리지 말고 입 좀 다물고 있어라.
 그 종달새 모양으로 재깔거리는 말씨는 잡것을 물리치는 진언과 같았다.≪현진건, 적도≫

떠죽거리다 [--꺼--]
[동사]
1 잘난 체하고 되지 못한 소리로 자꾸 지껄이다. ≒떠죽대다.
 준구가 그의 끝말은 들은 척도 않고 책을 든 채 바싹 다가앉으며 떠죽거렸다.≪이영치, 흐린 날 황야에서≫ 
2 싫은 체하며 자꾸 사양하다. ≒떠죽대다.
 그는 배가 고파 보였으나 계속 떠죽거렸다. 

고리삭다 
발음〔---따〕
활용〔-삭아, -삭으니, -삭는[상-]〕
[형용사] 젊은이다운 활발한 기상이 없고 하는 짓이 늙은이 같다.
 여태 연애 한 번 못해 보다니 천생 고리삭은 샌님이군. 

어리숭하다
[형용사]
1 『…이』『-ㄴ지가』=얼쑹하다.
 작자에게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지섭 자신도 실상은 모든 일이 너무 어리숭하게만 느껴지고 있었다.≪이청준, 춤추는 사제≫
 그가 그 일을 했는지가 어리숭하다. 
2 보기에 어리석은 듯하다. ≒얼쑹하다.
  그는 어리숭해 보이지만 제 실속은 꼭 챙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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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거 읽으려고 했는데 어떤가요?
리뷰도 올려주시나요? 궁금 :)

twinpix 2007-07-29 12:02   좋아요 0 | URL
전체적으로 읽기 좋은 가벼운 소설이었어요. 문체도 경쾌하고 분량도 무척 짧아서 단숨에 몇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책. 작가가 쉬어가는 소설로 쓴 경장편이라고 밝히고 있고, 또 팬이 있다면 팬들에게 주는 특별판 소설이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쉽게 읽히고 또 평가도 많이 갈릴 수 있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저도 빠르게 주고 받는 대사들이나 쿨한 사랑의 대한 사고 등을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지만 너무 금세 지나와버린 탓인지 어떤 식으로 리뷰를 적어야 할지는 모르겠는 소설이라 따로 리뷰는 적지 못할 듯해요.'ㅁ' 다른 김연수 작가의 소설들은 또 달라지겠죠. :D

비로그인 2007-07-28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20~30년대에 나온 소설중에는 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곤 하죠.
그리고 저희 어머니께서 쓰시는 말들도 꽤 있네요.
낯설지 않음은 제가 나이가 들었다는 뜻이 되나요?

twinpix 2007-07-28 11:42   좋아요 0 | URL
^^ 글쎄요. 제가 아는 단어수가 많지 않음도 한 몫을 하겠죠. 이 책 덕분에 좋은 단어들을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ㅇ_ㅇ 제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옮겨두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