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렸을 땐, 아마 내 사전에 '우울증'이라는 말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없지만, 왠지 억지로 만들려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남들이 다 하니까, 왠지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 정상이란 다수의 개념이고, 나도 그 다수에 포함되고 싶은 심리가 아닐까. 현대인에게 우울증은 감기와도 같이 시도때도 없이 걸리는 것. 항상 매사에 긍정적으로 행복하고 싶다. 물론 멍해 있기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세상을 직시하고 싶다. 우울하지 않다. 우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비만도 감기처럼 전염이 된다는 데 우울함은 더욱 그럴 것이다. 삶이 고달프거나 힘든 것 역시, TV로,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전염되는 것만 같다. 휩쓸리지 말고 나만의 잣대를 가져야 하는데, 아직 잣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울한 뉴스가 많다. 홀로 남은 기숙사 방이 왠지 더 불안한 느낌을 준다. 비가 오지 않는 것이 괜스레 원망스럽다. 일요일엔 친구들을 만난다. 조금 숨통이 트일 것이다.
2. 때론 핸드폰이 없었던 시대가 좋았을 것 같기도 한데. 나만 그런가?
3. 날아라! 슛돌이는 일주일의 활력소. 이번 주 방송에서는 중계진이 열악한 방송 환경 상, 근처 편의점에서 빌린 파라솔에 의지하여 중계를 했다. 유상철 감독은 우비도 입지 않고 슛돌이들과 함께 비를 맞으며 경기에 임했는데, 심민 매니저가 감독님을 챙긴다고 편의점에서 파라솔을 챙겨왔다. 들리는 목소리. "또 써!" "전 매니저예욧!" 아, 심민 매니저 정말 오늘 방송에서 귀엽고 예뻤다. 경기 내내 감독님을 위해 파라솔을 들어주었다.(남자인 이정 코치는 뭐하는 거야. 궁시렁.) 그러면서 매일 마이크를 드는 스탭과 카메라 감독님이 힘드시겠다는 심민 매니저. 아, 팬 되겠다.
4. 국내 라이트 노벨인 『미얄의 추천』이 왔다. 일단, 평은 대체로 호평이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책을 펼치다가 깜짝 놀랐다. 낙서가 된 줄 알았는데, 작가 사인본이었다. 작가가 나처럼 악필이다. 왠지 반갑다.
5. 이번 주도 끝나간다. 다음 주만 보내면 조금 쉴 수 있다. 읽고, 쓰고. 그래야지.
6. 벌써 11시. 자야겠다. 누워서 책보다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