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노아님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아~~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 온 지구가 평안치 않은데 저 혼자 평안할리 있겠습니까.

독서 좋아하시는 지요?

- 좋아합니다.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 재밌으니깐요. 이것저것 알게 되는게 재밌어요.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저도 달마다 편차가 큽니다.  많이 읽을 땐 7~8권, 적게 읽을 땐 하나도 안 읽어요.
저는 아예 책을 안 읽는 사람들에 비하면야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권 수를 '까놓고' 보면 절대로 다독이라고는 할 수 없는 스타일이예요. 그 대신 폼나는 걸 보려고 무지 애쓰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폼이 젤 중요하자나요.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 하드커버로 된것들입니다. 그노무 폼 때문에;;  쯧쯧. '일하는데 필요한것' 기준으로 책을 고르기 때문에 아무래도 국제문제나 의학 과학에 대한 책을 많이 읽지요. 몇년간 중동 쪽에만 관심을 가졌었는데 그걸 요새 안 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은 마음이 허하고... 어딘가 텅 빈 것 같아요.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사람들 머리에 들어있는 것을 글로 적어서 묶어놓은 것.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음... 책 읽는 것... 아닌가요. 별로 특별한 의미는 없는 듯...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책 읽으면 사람들이 욕하자나요. 잘난척한다 하고,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하고(학생들의 경우), 그 시간에 일하라 하고(직장인의 경우), 엄한것 보지 말고 자기계발 하라 하고- 그러면서 인문 사회과학 교양 자연과학 분야 책들 읽는 것은 자기계발 아닌 노는 짓이라 여기고.

길가다가 시간 남으면 아무곳에서나 책방 들러 구경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일본은 그래요. 환승역 정도 되는 큰 전철역이라면 어디건 역사 내 상가에 서점이 있어요. 우리나라는 솔직히 서점이 별로 없어요. 인터넷서점은, '책문화'를 만드는 데엔 한계가 있습니다. 책이 눈에 보여야 해요. 자꾸 보여야 사고싶어지고, 충동구매도 하고, 그렇게 되는 건데...

책을 하나만 추천 하시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누구한테, 왜, 제가 추천을 하는건지는 모르지만... 요새 재밌었던 책은 제프리 삭스 '빈곤의 종말'.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빈곤국 돕기에 많이들 동참해 주십사하고요.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당근빠따죠;; 머 이런 질문이...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 비문학이라고 하니 매우 이상하군요. 시와 소설 제외한 나머지 종류를 주로 읽습니다.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솔직히 저는 소비문학이란 말을 지금 처음 봅니다. 그런 용어도 있나요?
모든 독서는 소비... 아닌가요. 책 사야 하고, 시간 들여야 하고, 에너지 소비해야 하고...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 아뇨.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 그런 적이 없어서 몰라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 에... 어렵군요. 좋아하는 소설가라면 보르헤스, 가르시아 마르께스, 무라카미 하루키. 이상 여러권 읽어본 작가들이자 존경하고 사랑하는 작가들이고요, 딱 한권 봤는데 끝내줬던 작가들은 오르한 파묵, 나깁 마흐푸즈, 아모스 오즈.

   

소설가 아닌 사람으로는... 리처드 도킨스와 조너선 스펜스 짱입니다요. 에드워드 윌슨, 스티븐 제이 굴드, 제레미 리프킨, 매트 리들리도 좋아합니다. 너무 많은데... 생각이 안 나네요.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 여러분 불로장생하십시오. 최소한 제가 죽을 때까진 살아서 책 많이 써주세요.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제목에 적었는데... 아마 다들 안 쓰실 것 같네요.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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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5-0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로장생에 한표!!!

마늘빵 2007-05-0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기적 유전자를 중심으로 주변머리들에 관심이 가고 있습니다. 관심인들이 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네요 :)

드팀전 2007-05-09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율이 낮은 이유에 공감할 수 밖에 ^^...

마노아 2007-05-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폼나는 책을 많이 읽고 싶은데 늘 두께에 좌절해요. 이걸 극복해야 하는데^^;;; 작가분들이 불로장생하여 납기일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어요^^ㅎㅎㅎ

비로그인 2007-05-09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침 요즘 읽고 있는 책이 빈곤의 종말이네요 ^^ 재밌게 읽고 있어요. 조너센 스펜스와 리처드 도킨스 .. 음음 역시 딸기님과 통해 ! ㅎㅎ

딸기 2007-05-0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언니도 불로장생하소서. ^^
아프락사스님, 이기적 유전자 주변에는 계속 관심 가지셔도 좋을 듯. 잘은 모르지만(과학책은 대략 많이 읽어도 이해가 안 간다는 특징이;;) 재미는 있더군요.
드팀전님, 그렇죠? 제가 저렇게 폼나는 책들을 읽다보니 독서율이 낮은 것 아니겠어요. 우리 같이 폼나게 읽어보아요.
마노아, 언젠가 너가 쌓아놓은 상자속 만화책들 구경해야 하는데!
테츠님, 저는 원래 도킨스보다 굴드를 먼저 만났고 좋아했는데, 읽다보니 도킨스가 넘 좋아져버렸어요. ^^

가을산 2007-05-1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으.... 칼 세이건은 왜 먼저 가셔가지고는..... ㅜㅡ =3=3=3

전자인간 2007-05-16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제야 봤습니다.
숙제.. 주셔서.. 감사합니다. ^^

딸기 2007-05-1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전자인간님 이제야 나오셨군요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유럽 정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2일 집권 10주년을 맞는다.

보수당 장기집권을 끝내고 화려하게 출범한 블레어 총리는 집권 초기만 해도 `유럽의 대안'으로 각광받았으나 이라크전 참여와 미국 추종 일변도의 외교정책 등으로 최근 몇년간은 여당 안에서조차 지탄의 대상이 됐다. 로이터, AFP통신 등은 1일 유럽의 `새 얼굴'에서 외톨이로 전락하기까지, 영욕이 교차한 블레어 총리의 10년을 돌아보는 기사들을 실었다.


영국인들 냉담한 평가


데일리 텔레그라프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의 절반은 블레어 총리 집권기간 동안 생활이 더 나빠졌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2019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8%는 "블레어 총리 집권 기간 동안 생활이 나빠졌다"고 말했고 19%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26% 뿐이었다. 블레어 총리가 물러나면 "서운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20%에 그쳤으며 39%는 "행복할 것", 34%는 "신경 안 쓴다"고 대답했다. 집권 10년 동안 총리의 업무 수행에 대한 총평에서는 45%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24%만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영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블레어 총리가 언제 물러날 것인가에 쏠려 있다. 질긴 화학섬유의 이름을 딴 `테플론 토니'라는 별명까지 얻은 블레어 총리는 노동당 안팎의 사임 요구에도 끈질기게 자리에 매달려왔다. 3일 스코틀랜드, 웨일즈의 지방의회 선거가 실시되는데 현재로선 노동당의 참패가 예상된다. 영국 언론들은 블레어 총리가 이 선거 뒤 혹은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거취를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해 9월 전당대회에서 "1년 내 퇴임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블레어 총리가 지방선거 뒤 퇴임 의사를 밝히고 다음달 말 쯤 퇴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신좌파 상징에서 `푸들'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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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18년 집권을 끝장내고 1997년 총선 압승 뒤 화려하게 등장했던 블레어 총리는 유럽 신좌파의 상징으로 각광받았다. 외교무대에서 영향력을 거의 잃은 듯했던 영국은 젊은 총리 밑에서 되살아나는 듯했다. 제3의 길, 뉴레이버(New Labour·신노동당) 같은 말들이 세계적인 유행어가 됐고 잠시나마 프랑스, 독일 등 주변국들에서도 좌파 바람이 불었다.
43세 젊은 나이에 취임한 블레어 총리는 좌파 노선을 뒤집어 시장경제를 강조하고 친기업 정책을 펼쳤다. 중앙은행을 독립시키고 스코틀랜드, 웨일즈에 광범위한 자치권을 줬으며 1998년에는 북아일랜드 분쟁에 마침표를 찍는 ‘굿프라이데이 협정’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매력적인 젊은 총리, 미모의 유명 변호사 부인은 항상 언론의 화제였다. 경제성장률은 3%대로 올라갔다.

블레어 총리의 업적을 퇴색시킨 것은 이라크전. 블레어 총리는 노동당 대다수 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2003년 3월20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가세했다. 영국군은 미군과 함께 이라크 진창에 빠졌고 사상자가 계속 늘었다. 전쟁 전 영국 정부가 내놨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보고서는 왜곡된 것임이 폭로돼 스캔들로 비화했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의 푸들'이라는 치욕적인 별명을 얻었으며 당내에서는 사퇴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지난해 말에는 2005년 총선 전 기업가들에게 정치자금을 빌리는 대가로 귀족 작위를 내준 사실이 드러나 현직 총리로는 최초로 관저에서 경찰 수사를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포스트 블레어' 여전히 안개 속


블레어 총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늙은 영국'을 국제무대의 주요 플레이어로 되살려낸 블레어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도 있고, 이라크전의 그림자에서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라며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있다. 블레어 총리는"역사가 나의 정책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블레어 체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뒤 총리직을 물려받을 사람으로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1순위로 꼽힌다. 브라운 장관은 이미 13년전 블레어 총리와 당권 경쟁을 벌이면서 이른바 `그래니타 밀약'을 맺어 차기 총리직을 점찍어놨다. 존 리드 내무장관 등의 도전이 있었지만 당론이 정리되면서 내분은 가라앉는 추세다.

그러나 노동당 지지율이 한때 10%대로까지 떨어지는 등 바닥을 기고 있어, 브라운 체제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채 요동을 겪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온정적 보수주의'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보수당의 데이빗 캐머런 당수는 브라운 장관을 타깃으로 삼아 벌써부터 공격을 가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브라운 장관은 대학시절부터 유명했던 좌파 이론가 출신이며 `진지한 정치인'으로 정평 나 있다. 하지만 대중을 휘어잡는 매력이 없어 노동당을 살릴 차기 주자로는 부적격이라는 평가도 많다. 다음번 총선은 2010년7월 실시된다. 보수당은 조기총선을 강력 주장하고 있으며, 어떤 변수들이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집권 10년

 

1994.5.12 존 스미스 노동당수 심장마비로 사망

       5.31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차기 총리직 놓고 ‘그래니타 밀약’ 체결

       7.21 블레어, 노동당 당수 취임

1995.4.29 블레어 당수, ‘신노동당(New Labour)’ 선언

1997.5.1 총선에서 노동당 압승

       5.2 블레어 총리 취임

       5.6 브라운 재무장관, 영국은행에 금리결정권 부여

1998.4.10 북아일랜드 평화 위한 ‘굿프라이데이 협정’ 체결

       12.16 미국·영국 연합군, 이라크 공습(제2걸프전)

1999.6.1~3 미국·영국군 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코소보 공습 시작

2000.5.4 노동당 내에서 반 블레어 기치 내건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 당선

       7.5 블레어 장남 유안, 음주 소란으로 입건

2001.2.20 대규모 구제역 발생, 총선 연기

       6.7 노동당 총선 승리, 블레어 총리 2기 시작

       6.8 2기 내각 발표, 잭 스트로 외무장관 임명

       10.7 영국군,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참여

2002.9.24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보고서 발표, 노동당 의원들 반발

       12.10 블레어 총리 부인 셰리, 부동산 헐값매입 스캔들 관련 대국민 사과

2003.2.15 이라크 공격 반대 대규모 시위

       3.17 로빈 쿡 노동당 하원 원내 대표,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며 사임

       3.18 노동당 의원 139명, 이라크 공격 반대 선언

       3.20 이라크 전쟁 시작

       5.29 영국 언론들, 정부의 이라크 WMD 보고서 왜곡·조작 의혹 제기

       7.18 정부 이라크 WMD 보고서 작성자 피살, 스캔들 비화

       9.29 브라운 장관, ‘총리직 이양 약속’ 언급하며 블레어 총리 압박

       10.19 블레어 총리 심장 수술

2004.2.22 블레어 총리, 당내 퇴임 요구 거부

       6.10 지방선거 노동당 참패, 리빙스턴 런던 시장은 재선

2005.5.5 노동당 총선 승리, 블레어 총리 3기 시작

2006.9.25 블레어 총리,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퇴임 압력 받고 “1년 내 사임” 약속

       12.14 경찰청, 정치자금 스캔들 관련 블레어 총리 조사

2007.5.2 블레어 총리 집권 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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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01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레어.. 블레터.. 정말 싫다.. 블라 블라~

딸기 2007-05-02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멋있던 적도 있었어요. ^^ 생긴거랑 말하는거야 매력있지요.
하는 짓이 푸들짓이라 그렇지...
 
윤리학과 경제학
아마티아 센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불평등의 재검토’를 가지고 머리 속에 버터를 한겹 발라 놓으니깐 센의 책을 읽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추천사 빼고 목차 빼고 참고문헌 빼고 나면 111쪽, 글씨도 큼직큼직한데 이런 편집 이런 분량 이런 표지에 책 값이 1만원이라면 꽤 비싸다. 한울아카데미답다. 좀 신경쓰면 좋으련만 참 보기 싫게 만든 책... 하지만 아무튼 내용은 좋았으니 1만원 이상의 값어치는 하는 책이다.

센이 1986년 UC버클리에서 했던 강연을 손보아 묶은 것이라고 하니깐 21년 전 얘기인 셈이다. 요지는 제목에 다 나와 있다. 윤리학과 경제학. 경제학은 윤리를 알아야 하고, 윤리를 도와야 하며, 윤리와 결합돼 발전해야 한다는 것.

저자의 말을 내 식으로 풀어보면 경제학엔 두 가지 뿌리가 있다.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다같이 잘살자 경제학’이고, 하나는 애덤 스미스의 추종자들이 금과옥조처럼 읊어대는 ‘돈계산 잘하자 경제학’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면 앞의 것은 윤리학적 전통에, 뒤의 것은 공학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다같이 잘살자 경제학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는 윤리적인 면에 관심을 갖고 목표치를 두는 반면에 돈계산 잘하자 경제학은 목표 얘기 생략하고 돈 버는 방법을 ‘공학적으로’ 설명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둘 다 중요한데, 현대에 들어서는 돈계산 잘하자 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해졌다. 돈계산 하는 목적, 인간들 어떻게 잘 먹고 잘 살 것이며 무엇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시장에 맡겨봐” 한마디로 정리해버리고 ‘공학적 계산’에 치중하는 것이 경제학의 대세가 됐다. 그래서 확실히 경제학이 정밀해지는 효과는 있었다.

그런데 윤리가 빠지니까 세상이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의 합리성에 대한 신앙과 경제학의 성공에 대해서조차 반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장은 합리적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를 합리성의 길로 이끌어준다?

그래서 센은 의문을 제기한다. “무엇이 합리적인가요?” 사람들은 ‘일관성’과 합리성을 혼동하거나,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곧 합리적인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일관성을 합리성으로 보든, 이익 추구를 합리성으로 보든 간에 양쪽 다 문제가 있다. 일관되게 안 좋은 선택만 하는(사업에 계속 실패하는 사람 같은) 경우도 있고, 이익 추구보다는 불우이웃 돕기에 신경 쓰는 사람들도 있다. 비합리적으로 조직에 충성을 바친 일본 기업의 근로자들은 큰 파이를 얻어낸 반면 합리적으로 개인 이익을 주장한 미국 경제는 한때 바닥을 기었다. 돈계산 잘하자 경제학은 ‘합리성’을 내세우지만 이런저런 현상들을 별로 설명해주지 못한다.

다시 말해, 경제 돌아가는 것으로는 ‘시장’과 ‘합리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람의 경제활동에는 여러 가지 다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요인들을 더 많이 반영해서 경제학을 더 과학적으로 만들고 돈계산 정말 잘하게 만들려면 ‘잘먹고 잘살자’ 개념이 들어가 줘야 한다. 윤리학과 경제학이 다시 만나야 사람들 사는 게 실제로 좀 더 나아지고(잘먹고 잘 사는데 더 도움이 되고) 경제학 자체도 더 발전해서, 돈계산도 제대로 잘하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더불어, 경제학의 계산법들이 사람들 복지를 좋게 하는 정책들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되니까 후생경제학 도움 받으면 윤리학도 더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돈계산주의자들이 교조로 모시는 애덤 스미스도 사실은 다같이 잘사는 법을 찾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었는데, 후대의 신도들이 왜곡을 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어찌 보면 단순한데 개념을 정리하고 정리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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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5-0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센. 어디서 들어봤는데 아마도 복거일의 책에서 본거 같습니다. 음. 이 책도 일단 넣어둡니다.
 
불평등의 재검토
아마티아 센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 저 책 읽다 보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티아 센에 대한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센이라는 돌부리에 걸려넘어지길 몇 차례, 결국 촌스런 편집에 목에 걸리는 번역의 책 두 권을 사버렸다. 하나는 제일 유명하다는 이 책 ‘불평등의 재검토’이고, 또다른 하나는 ‘윤리학과 경제학’이다.

불평등의 재검토- 제목에서부터 뭔가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팍팍 난다. 예상대로 어려웠다. 개념이 특별히 난해해서가 아니라 잘 모르는 존 롤즈의 정의론 얘기를 계속 풀어내고 있어 어려웠다.
그리고 예상대로 중요한 내용이었다. 평등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어떤 평등인지가 중요하다, 돈을 똑같이 가졌으면 평등이냐, 기회를 똑같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럼 기회만 같으면 평등이냐? 세상에 유리 천장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 출세하고 배부르고 등 따시면 그걸로 평등 끝인가. 아니다, 사상의 자유를 비롯하여 내 것 내던지고 자유와 정의를 위해 핍박받으며 싸울 자유도 있어야 한다.

저자는 이렇게 평등과 복지의 내용을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간다. 평등/불평등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모든 사회제도와 국가정책의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자들은 ‘기회 균등이 곧 평등이다’ 라면서 자기네들이 평등사회에 산다고 주장하는데 정작 그 사회의 뒷골목엔 마약중독자 거지가 넘쳐난다. 어떤 자들은 남녀평등이 지나쳐 남자들이 기를 못편다고 주장하는데 그 나라에서 남녀가 받는 월급 격차는 직장에 오래 다닐수록 커진다. 저자는 평등 문제에 아주 실질적, 실체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센에 따르면 “평등주의의 핵심 쟁점 중 몇 가지는 정확히 공간에 따라 평등이 달라진다는 점 때문에 나타난다. 평등의 윤리학은 공간들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우리의 폭넓은 다양성에 대해 적절하게 주목해야 한다. 중심변수의 다원성은 정확히 인간의 다양성 때문에 크게 달라질 수 있다.”(61쪽)

그러니까, 인간들이 이렇게 제각각이니 거기서 평등을 논하려면 무엇에서의 평등인지, 그게 진짜 평등인지 짝퉁인지 요모조모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경제학자들과 정치가들이 하듯 소득불평등만 가지고 평등 문제를 다루면 안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왜냐, 여성 장애인 동성애자 소수민족 등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평등은 생사가 걸린 문제이고, 평등에도 너무나도 다양한 차원(저자의 표현으로는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래서 기초재와 자원을 마음대로 쓸수 있는지, 그걸 써서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는지, 자기가 할수 있는/하고 싶은 것들을 선택할 자유와 권리와 능력 같은 것들을 따져보면서 평등을 하나의 잣대로 전환해버리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왜 평등/불평등을 재검토하느냐? 가난한 사람들 편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과정은 빈곤에 대한 것이다. 빈곤도 평등과 마찬가지로, 숫자놀음에 당하기 쉬운 항목 중 하나다. 대개는 파이가 커지면 파이 쪼가리도 커진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센의 고향인 인도(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내놓은 이 나라 경제는 승승장구한다는데 여전히 지참금 적다고 살해당하는 여성이 연간 수천 수만명이란다)가 대표적인 예다.

센은 빈곤의 실체를 따질 때에도 소득 하나만 놓고 말하지 말고 능력 실패/기능실패 같은 것들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여성들은 생물학적 사회적 요인, 특히 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끊임없이 재발하는 성차별 전통과 관련되는 경우 때문에 소득을 특정 기능으로 전환시키는데 불리함을 안을 수도 있다.... 우리가 단지 소득 크기에만 주목한다면 결핍 수준을 과소평가할지 모른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분명히 능력실패라는 기준을 도입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된다.”(202쪽)

여자들이 기업체에서 최고경영자가 못 된다, 이런 류의 유리천장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인도같은 나라에서는 여자들이 영양보충도 못한 채 물 긷다 쓰러져 죽고 딸아이들이 젖도 못 먹어 굶어죽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소득크기에만 관심이 있다면, 부유한 사회에서 굶주림이 지속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 미국에서 굶주림은 수많은 파라미터와 연결되는데, 그 중에서 저소득은 단지 하나의 파라미터일 뿐이다. 건강은 사회환경, 의료혜택, 가족생활유형, 기타 수많은 요인들과 관련된다. 따라서 소득에 기반을 둔 빈곤분석은 중도에서 이야기를 그치는 셈이다.”(204쪽)

마찬가지로 계급을 중심으로 한 맑스 식의 분석만으로는 한 계급 내 여러 집단(예를 들면 여성들)의 현실이 더 열악해지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해결책을 내놓지도 못한다. “상품과 소득에서 기능과 능력으로 관심 방향을 돌린다면 상대적인 특성이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 차이는 사회적 교육적 그리고 병리학적 조건의 차이와 상당부분 관련된 것처럼 보인다”(223쪽). 평등도 빈곤도 다양한 방향에서 들여다보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아니 이렇게 당연한 말을 하고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는 말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른바 ‘주류 경제학’에서 센 같은 ‘후생경제학’은 상대적으로 밀리는 처지였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시장의 손에 무엇이든 맡기자는 사람들 사이에서 불평등과 빈곤이라는 것에 엄밀한 분석틀을 들이대고 경제학의 영역으로 집어넣어 고민하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센의 공로였다. 숫자 놀음으로 전락해버린 경제학이 인간의 아픔을 바라보게끔 하자는 것이 센의 주장이었다.
적어도 오늘날 글로벌 시대의 복지를 말하는 모든 이들은 센의 분석틀 없이는 이야기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걸 보면 경제학이 주판알 놀이에 그치지 말고 인간 세상을 위한 도구가 되어주길 바라는 움직임이 역설적이지만 그만큼 많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몫을 찾아낸 사람이 센이라는 것, 그가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인도 출신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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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7-04-3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독해가 가능하셨더랍니까?
전 조금 읽다가 번역이 무언가 부자연스러워.... 난해한게야...... 하고
건방지게 원서를 사들었다가 음.... 원서도 난해하구만.... 다 못 보고 밀쳐 두었답니다. ^^a
근데, 다른 글들도 보니까 센은 원래 글을 그렇게 만연체로 쓰더라구요.

딸기 2007-04-3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스... 이 책의 원서;;는 죽어도 읽지 못할 것 같아요.
난해했죠... 한글로 읽어도 독해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중간 부분 넘어가면서부터 좀 괜찮아졌어요. 사실은 다 읽는데 3~4개월 걸렸습니다. ^^
 
세계화의 윤리 - 실천윤리학의 거장 피터 싱어의
피터 싱어 지음, 김희정 옮김 / 아카넷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국제뉴스를 보다 보면 생기는 의문들이 있다. 인권, 윤리와 관련해 가장 큰 난제는 ‘개입’에 관한 것. 개입은 언제, 얼마만큼 필요하며 그 필요성은 누가 판단하는가. 두 번째, 지구 반대편 가난한 아이보다는 내 이웃을 도와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세계화의 윤리는 어떤 답변을 내줄 수 있는가. 보편적 인권이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지구화된 시대에 ‘책임’은 어떻게 규정되고 지켜져야 하는가. 국제관계에서 윤리란 현실적, 실리적으로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되며, 특히 세계화 시대의 국제관계에서는 그 모든 맥락이 과거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지는가.

 

저자는 호주 출신으로 미국 영국 호주 등 여러 곳에서 강단에 섰던 사람이다. 이 책은 세계화 시대의 윤리라는 것에 대해 몇가지 실마리를 제공하는데, 깊이가 있으면서도 핵심을 딱딱 짚어놨기 때문에 아주 유용하고 재미도 있었다. 이런 작업은 아직 초창기 단계인지라 좀더 정교해지고 또 현실적인 맥락에서 토론이 진행될 필요가 있지만 어쨌든 철학 사회학 윤리학 등등을 종합해 이론적인 작업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고 이것저것 생각하는데 도움도 많이 됐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강대국들의 횡포를 비판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미국의 힘’을 과대평가한다거나 다국적 기업들 혹은 ‘자본의 힘’을 과대평가해서 패배적인(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기회주의적인) 결론을 내놓아서는 안된다는 걸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저러는데 힘없는 나라들이 무슨 방법이 있겠어? 내가 아무것도 안 하는건, 어차피 결과가 빤해서야, 개인의 힘으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잖아, 그러면서 사실은 ‘강대국/대기업/미국인/무책임한 소비자/에너지 낭비꾼’의 대열에 편승하는 행위 말이다.

환경 문제만 해도, 미국이 버티고는 있지만, 유엔이 무력하다고 하지만, 분명 어떤 형태로든 ‘탄소 관리를 위한 글로벌 체제’가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그 체제를 어떻게 해서 더 친환경적이고 더 근본적인 것으로 만드는가 하는 점이지, “미국이 반대하는데 교토의정서가 무슨 의미가 있어” 이런 차원은 아니라는 점.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 패배주의를 이야기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저자는 국제기구/체제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변화의 조짐이나 윤리의 위력에 대해서도 평가를 놓치지 않는다.

 

번역이 꽝이긴 하지만, 참 ‘안 팔릴’ 책이긴 하지만 볼 사람 만이라도 좀 봤으면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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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07-04-30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아직 보지 않았는데, 상기시켜 주시는군요. 조만간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솨~~~

마노아 2007-04-30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것에 잠시 넋이 나갔어요. 중요한 지적이에요.

기인 2007-04-30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피터 싱어 쉽게 쓰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번역이 꽝이라는데서 걸리네요;; 정말 싱어같은 철학-윤리학자가 꼭 해야 하는 작업이네요. 이를 꼭 번역 잘 하는 사람이 번역했어야 했는데;; 어느정도 수준일지..

딸기 2007-05-01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 읽겠는 수준은 아니니까, 걱정 마시고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