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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 낙관주의자 
매트 리들리 지음, 조현욱 옮김 / 김영사
 
“엉성한 비관주의보다 이성적 낙관주의가 낫다?” 
옮긴이가 후기에 옮겨놓았듯 이 책의 주장은 간명하다. “인류의 역사는 사람들의 평균적 생활 수준이 계속 향상되어온 번영의 역사였다. 교환과 전문화, 그리고 이를 토대로 발전해온 집단지능 덕분이었다. 혁신적 변화를 계속 이뤄낼 수 있는 인류의 능력(집단지능)이 살아 있는 한 21세기에 인류는 더욱 번영하고 자연의 생물 다양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발전의 맥락에서 인류사를 바라보고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법한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본성과 양육>, <게놈>, <붉은 여왕>으로 잘 알려진 과학자 매트 리들리다. 게다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류사 전체를 ‘교환, 전문화, 집단지능’으로 해석해내고 현실의 비관론이 얼마나 허약한 근거에 혹은 사람들의 감성에 기대고 있는지 각종 통계와 연구 결과를 들어가며 고발한다.

언뜻 보면 일리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저자의 논증을 뒤집어보면 반대의 결과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과거의 삶을 돌아보고 미래의 삶을 예측하는 까닭은 과거로 돌아가 산다거나 미래로 옮겨가 살기 위함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낙관적’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이 책의 의미는 ‘미래는 낙관적이다’는 결론에 있는 게 아니라 미래를 낙관적으로 만들기 위해 인류의 삶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주장’에 있다. 비관주의와 낙관주의 가운데 어떤 방향이 더 설득력 있는지 어떤 태도가 진정 현재와 미래를 낙관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지는 여전히 남아 있는 모두의 숙제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나는 이성적 낙관주의자다. 이성적이라고 하는 것은 기질이나 본능 때문이 아니라 증거를 살펴본 결과 낙관주의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펼치는 페이지들에서 독자들 또한 그렇게 만드는 것이 나의 희망이다. 우선, 나는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신시킬 필요가 있다. 모든 점을 감안할 때 인간의 진보는 좋은 일이었다. 그리고 고통의 신음을 내뱉고 싶은 충동은 항상 있지만, 평균적인 인간에게 지금 세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살기 좋은 곳이다. 경기가 심각한 침체에 빠져 있는 지금조차도 그렇다. 세계는 더 부유하고 더 건강하고 더 친절해졌다. 상거래 덕분에도 그렇고, 상거래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그런 다음 나는 왜 그리고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는지를 설명하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일이 점점 더 잘돼나갈 것인지 아닌지를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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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경제학
누리엘 루비니 & 스티븐 미흠 지음, 허익준 옮김 / 청림출판

"금융위기의 도래를 가장 정확하게 예견했던 닥터 둠의 위기 분석"
미 뉴욕대 경제학 교수 누리엘 루비니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경제학자이다.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2년 전인 2006년 9월 곧 미국 경제가 전무후무한 주택시장 붕괴와 소비경기위축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이른바 ‘12단계 붕괴론’을 제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가장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가 금융위기 이후 출간한 첫 책으로 이번 위기가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예외적인 사건이었다는 일각의 주장에 달리, 과거 금융위기의 역사를 분석해 2008년의 상황이 100년 혹은 200년 전의 사건과 얼마나 흡사한지 밝힘으로써 자본주의 경제시스템과 경제위기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있다. 그리고 위기는 반복될 수 있으며, 위기가 제공하는 개혁의 기회를 통해 위기발생의 영향력과 심각성을 제한할 수 있는 근본적인 금융 개혁을 주장한다. 목도하고 있는 위기의 근본원인과 그 진행양상 및 이후의 전망과 대안을 하나의 큰 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충실한 참고도서라고 할 만하다. - 경영 MD 장선희 

책속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학자, 월스트리트의 사업가, 그 밖의 모든 사람은 규제받지 않는 시장의 오묘함과 금융혁신이 가져다주는 무제한의 수익 같은 동화 속 이야기에 길을 잃고 말았다. 위기는 우리에게 현실을 깨닫게 해주었지만, 아직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고려하고 있는 소극적인 개혁방안을 볼 때, 정말 무엇인가가 달라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심지어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가 금융시스템을 뜯어고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면적인 개혁의 진행을 꺼리는 모습이 분명하게 보인다. 사람들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임시방편의 대책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우리가 겪은 일이 모두 몇몇 유해한 모기지 때문이었다는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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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광장
김용석 지음 / 한겨레출판

"광장에서 펼쳐지는 사유의 춤사위"
개념의 예술가 김용석이 돌아왔다. 고전으로 잘 가꿔진 <철학 정원>에서 고전과 고전을 접붙이고 길러 열매의 달콤함을 맛보고 사유의 씨앗을 뿌렸다면, 모두에게 열린 <철학 광장>에서는 ‘사람들’과 ‘사람들의 문화(대중문화)’가 한데 어울려 철학할 수 있도록 사유의 춤사위를 펼쳐보인다.

64개의 춤사위는 공연, 방송, 광고, 문자문화,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를 망라한다. 구체적으로는 <난타>, <식객>, 댓글 문화, <데스노트>, <아바타> 등 스쳐갔으나 아직 의미를 되새기지 않은 것, 곁에 있으나 관심을 두지 않은 것, 과도한 관심으로 오히려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것을 다룬다. ‘철학적’으로는 <난타>에서 시각의 분산과 해체를 통한 영상문화로부터의 해방 가능성을, <식객>에서 식욕이 아닌 창조욕과 창조물 향유욕에 바탕한 요리의 의미를, <아바타>에서는 직립(인간)의 수직성과 짐승의 수평성 사이의 관계를 말한다.

현란한 사유의 성찬을 보고 있노라면 광장이 아닌 객석의 관객이 된 듯한 기분도 들지만, 김용석은 철학을 아는 이의 권위에 바탕한 아래로의 방향이 아니라 철학’하기’의 구체적 움직임에 근거한 수평의 시선을 보인다. 이 광장에서는 철학이 대중문화를 소재로 삼는 대중문화’로’ 철학하기 대신 대중문화’와’ 철학하기가 실현된다. 광장은 차별하지 않되 주체성을 요구한다. 자, 당신은 어떤 춤사위를 보여줄 것인가.
-  인문 MD 박태근

저자의 다른 책: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메두사의 시선>, <철학 정원>, <서사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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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미쓰다 신조 지음 / 비채

"고품격 추리소설, 도저히 잠들 수 없다!"
명문가인 히가미가는 음침한 주술을 믿는다. '히가미의 사내애는 금방 죽는다'는 동요 그대로, 머리 잘린 원혼의 저주로 남자 아이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은밀한 의식을 치르던 중, 여자 아이가 머리 잘린 시체로 우물에서 발견된다. 사건 현장은 완벽한 밀실, 범인은 정말 원혼일 것인가. 소설은 여섯살 시종의 시선과, 탐정소설 애호가인 순사의 아내의 시선을 교차하며 진행된다.
 
묘한 열기가 소설을 감싸고 있다. 전라의 농염한, 머리 잘린 소녀의 뒷모습. 묘사는 강렬하고, 진득하고, 붉고, 관능적이다. 요코미조 세이시나 에도가와 란포 같은 이름이 등장하고, 트릭을 밝혀내려는 탐정들의 분투가 이 세계가 '추리소설' 자체임을 강조하지만 몰입은 더욱 진지해진다. 미쓰다 신조라는 이름을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같은 대작가의 이름 옆에 놓아두는 건 어떨까. 접혀있는 표지를 펼치면 등장하는 기발한 그림처럼, 놀라운 반전을 만날 수 있는 제대로 된 추리 소설.
- 문학 MD 김효선

책 속에서 : 히메코의 모습이 흐릿한 초롱 불빛에 비추어 어둠 속에 떠 있었다. 반쯤은 어둠에 녹아든 듯 보이는 흰 저고리와 붉은 하카마, 그리고 초롱의 위치를 따져볼 때 그녀가 초롱을 오른손에 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저게 뭐지?'
그런데 그녀의 왼손에도 뭔가가 늘어져 있었다. 어둠에 묻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검고 둥근 것처럼 보였다. 그래, 마치.......
'머, 머리.......'
그것을 움켜쥐고 걷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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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사 이야기 1 
신동원 지음, 임익종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어린이를 위한 카이스트 과학교실” 
카이스트에서 한국 과학사를 가르치고 있는 신동원 교수가 어린이를 위해 쓴 우리 과학책. '어린이들이 한국 과학사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폭넓게 습득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왜라는 과학적 탐구 능력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데 목적을 두고 집필되었다. 그 자체로 높은 수준 과학 정보를 접하는 동시에, 우리 과학과 역사, 문화, 그리고 사람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사고의 틀을 마련하게 한다.
 
빛나는 창조성이 나타난 한국 과학사의 위대한 순간들이 흥미롭게 펼쳐지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린이 독자에게 묻고 대답하며 진행하는 글쓰기 방식은 카이스트 학생들과 수업한 현장 경험에서 나왔다. 그간 어린이책에서 단편적으로 소개되었던 우리 과학을 세 권에 모두 담아내고자 한 기획이며, 1권에서는 하늘과 땅의 과학에 대한 20개 주제의 과학 이야기를 다룬다. 스테디셀러 <한국사 편지>, <엄마의 역사편지>에 이어 출간된 '12살부터 읽는 책과함께 역사편지'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가뭄 끝에 단비가 너무 반가워서 얼마나 내렸는지 정확히 알아보려고 측우기를 만들라고 했구나. 우리나라의 자연재해 중 가장 심각한 게 가뭄이야. 한국 기후 특성상 1년 강우량의 대부분이 장마철에 몰아 내리지. 그러니 농작물을 심을 때나 한참 자랄 때에는 물이 부족해. 농사는 생명과 직결되니 가뭄 때 비를 기다리는 마음이 다른 지역보다 특별할 수밖에 없지. 
측우기는 가뭄에 대한 임금의 지극한 관심을 드러내는 거야. 농사철에 한 달 이상 가뭄이 지속되면 농민은 농민대로, 통치자인 왕은 왕대로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가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비가 오지 않으면, 왕은 자신이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가를 행동으로 나타내게 돼. 반찬도 줄이고, 술도 끊고, 죄수도 풀어주고, 세금도 받지 않아. 또 임금은 하늘에 기우제를 지내지. 며칠 간격으로 1차, 2차... 5차, 6차, 7차 계속 지내. 그런 가운데 비가 내리면 얼마나 반갑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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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피고아
장동인.이남훈 지음 / 쌤앤파커스

"문제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다"
엄청난 부채를 안고 파산 직전에 처한 대형 은행 살로먼브라더스의 신임 회장을 뽑을 때, 워렌 버핏은 지원자의 무엇을 보았을까? 그는 이력서를 보지도, MBA 성적을 묻지도 않았다. 버핏의 말에 따르면 그는 단지 일관성 있는 태도와 정직성만을 보았다고 한다. 회사에 나쁜 소식이 있어도 숨기지 않을 사람, 자신의 욕심을 개입시키지 않은 채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 그것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판단력과 경영 감각을 가졌다고 인정받는 워렌 버핏의 인사 기준이었다.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진실이다. 회사를 경영하기에도 충분할 정도의 머리와 추진력을 갖춘 직원들이 있는 회사가 망하기도 하고, 팀장 한 사람이 바뀜으로 해서 팀의 성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 회사에는 사람이 살고 있으며, 그들을 먼저 배워야 일이 진행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비굴함과 고고함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잡고, 일이 돌아가는 핵심을 간파함으로써, 사람을 움직여 성과를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력에 관한 현실적인 조언.
- 경영 MD 장선희 

저자의 말: 모든 기업의 문제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문제로 귀착된다. 그렇게 오랜 세월 컨설팅을 하며 다양한 기업과 조직 문화를 접하다 보니, 어느 조직에서나 공통되게 나타나는 일종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필자는 기업의 조직문화는 ‘인간관계의 과학’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사람이 누구를 좋아하고, 미워하고, 승진시키고, 내보내고 하는 모든 일들이 과학적인 논리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이 책에서 쓰고 싶었던 것은 ‘이런 것들이 어떻게 과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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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 이야기 1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중국사 대장정의 출사표를 던져라!"
전 12권으로 계획된 이 시리즈에서는 야심이 느껴진다. 중국 역사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춘추전국시대를 열 권이 넘는 책으로 파고들어 가겠다는 기획은 그 소재나 분량으로도 남다른 면이 있다. 시리즈의 1권에서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고 전운만이 감돌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1권이 단순히 이후 전개를 위한 설정 해설에 불과했다면 '야망'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고대 중국사에 대한 소개가 지나고 나면 이 책에서 '최초의 경제학자'로 평가하는 관중이 등장한다. 그가 본격적인 춘추전국 시대 이전에 남긴 정치/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상을 추적하는 것이 1권의 목적이다. 관포지교로 유명한 관중의 삶 자체도 읽기에 흥미로운 드라마여서 만족스러운 서두, 프롤로그라 할 수 있다.
 
적절한 분량의 사진과 도판이 곁들여져 있고, 당시 문헌들도 심심찮게 발췌 등장한다. 굳이 기존에 역사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일반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 조절까지 이루어졌다.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 이야기. 이쯤 되면 역사 이야기의 거성인 <로마인 이야기>에 필적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10년째 중국 도처를 돌아다니며 중국을 훑고 있는 저자 공원국은 이런 굽이지고 기다란 이야기를 하는 데 퍽 어울린다.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 역사 MD 최원호

추천사: 우리가 현대 사상으로 알고 있는 여러 사상들의 원형은 제자백가에 모두 있다. 어떻게 보면 이후 인류의 역사는 이런 사상을 현실화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펼쳤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중략) 10년째 중국 오지를 주유해온 저자 공원국의 <춘추전국이야기>는 중국인이 아닌 우리 시각으로 유장했던 그 시대를 바라본다. 관중을 최초의 경제학자로 보는 식으로 끊임없이 현재의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보편성을 획득했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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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준
고종석 지음 / 새움

"최인훈의 <회색인> 독고준, 2010년 부활하다!"
가장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 중 한 명인 저널리스트 고종석. 그가 최인훈의 '독고준'을 부활시켰다. 회색인과 서유기를 거쳤던 지적인 이름 독고준, 고종석의 소설은 그 독고준의 삶이 계속되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하는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2009년 5월 23일, 전임 대통령의 부고가 전해지기 몇 시간 전, 일흔 넷의 유명 소설가 독고준이 투신한다. 독고준의 딸 독고원은 아버지의 일기를 읽으며, 레즈비언인 자신의 삶과, 소수종파 기독교도인 어머니의 삶 등을 담담하게 엮어가며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소설 한 편으로 현대사를 흐르는 지적인 흐름을 모두 짚을 수 있을 듯하다. 한국 현대사, 혹은 실존 작가에 대한 평가 등, 독고준이 남긴 일기 꼭지는 대체로 논쟁적이다. '문학은 이데올로기'라는 독고준의(혹은 고종석의) 주장을 반영한 것처럼. 언어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케 하는 깊이 있는 소설이다. 
 
- 문학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최규하보다 강건한 사람이 대통령이었다 하더라도, 전두환을 꺾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전두환에게는 야심만이 아니라 잔인함이 있었으니까. 정승화는 순진한 사람이었다. 장도영이 그랬듯. 물론 전두환에게도 순진함이 있기는 했다.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서도, 죽을 때까지 권력을 놓지 않을 작정이었으니. 전두환의 장점 중 하나는 얼굴이 코믹하게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코믹함의 껍질을 벗겨내면, 짐승의 잔인함이, 포식자의 굶주림이 똬리를 틀고 있다. 그는 에일리언이면서 프레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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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0-08-2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의 책 소개는 언제나 행복합니다~더운 여름이지만 책피서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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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3
이원복 지음, 그림떼 그림 / 김영사
 
“인물과 사건으로 보는 중국 근대사” 
국민 교양만화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 5년 만의 신작. 근/현대로 나뉘는 중국 편의 첫 번째 책으로, 청나라 후기에서 중화민국의 성립까지를 다룬다.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과 우리나라, 미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의 역사문화현장을 누볐던 이원복 교수가, 화려하고 장대한 역사 뒤에 숨겨진 중국의 재탄생 과정을 따라간다.  

변함 없는 시리즈의 강점은 다양한 볼거리와 읽을거리, 압축된 정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해설과 가독성 있는 편집. 이 모든 것이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로 안내하는 충실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단행본 출간 전 일간지에 연재된 바 있고, 전2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작가의 말: 중국의 역사는 어느 나라의 그것보다 장대하고 깊다. 그 전체 역사를 다룬다는 것은 몇 권의 책으로도 모자랄 지경이나, 부피를 줄이기 위하여 간략히 넘어갈 수 있는 역사도 아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청나라 말부터 다루기로 했다. 그전 왕조의 역사는 대충이나마 우리가 자주 들어왔고 역사책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의 역사는 그만큼 중국의 역사와 함께해왔기 때문이다. ...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온 중국 근현대사는 작업 과정에서 보니 놀랍게도 완전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을 노리며 승승장구하던 일본은 왜 이제 비틀거리며, 폄하되고 멸시받던 중국은 세계 최강국을 향한 웅비를 거듭하는가? 이 질문의 해답은 바로 중국 근현대사에 담겨 있고, 그래서 중국의 근현대사는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참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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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브레인
릭 핸슨 외 지음, 장현갑 외 옮김 / 불광

"행복, 사랑, 지혜로 가는 뇌과학"
우선 제목에 대한 오해부터 풀고 가야겠다. 이 책에서는 부처의 뇌를 이상적인 상태로 본다. 행복, 사랑, 지혜로 가득한 평정한 마음 상태에서 발원한, 또한 그런 마음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뇌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실험을 예로 들어보자. 같은 자극을 반복할 때 보통 사람은 반응의 크기가 줄어드는데 요가 수행을 한 사람은 아예 반응하지 않고, 오랜 수련을 거친 선승은 매번 같은 크기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앞서 말한 부처의 뇌는 이 책의 메시지이고 뒤에서 든 실험은 이 책이 밝히는 과학적 사실이라 보아도 되겠다. 중요한 건 이 둘이, 다시 말해 정보와 방법, 지식과 수련이 마음과 뇌처럼 상호작용하고 상호의존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이 책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이다. 첫째는 ‘행복, 사랑, 지혜라는 마음 상태는 뇌의 어떠한 상태가 기초가 되는가’, 둘째는 ‘긍정적인 뇌의 상태를 활성화하고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하는가’다. 문제의식도 새롭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재미있기까지 하다. 불교 삼학의 핵심인 계, 정, 혜를 각각 조절, 학습, 선택의 과정으로 설명하고 평정심을 전두엽과 대상피질, 부교감신경계와 연결하는 식이다. 뉴런의 재결합과 재구성을 바탕에 둔 뇌가소성을 기반으로 불교의 마음챙김과 연결고리를 이어가는 작업은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불교를 다룬 종교서가 아니다. 불교의 명상수련을 중심에 두지만 이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중요한 건 마음과 뇌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끊임없이 서로를 바라본다는 사실이고, 행복, 사랑, 지혜를 원한다면 이 둘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보살펴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 인문 MD 박태근 

옮긴이 후기 : 이 책에서는 최근 신경과학의 혁명적 발견으로 간주되는 “성인의 뇌도 학습이나 수행에 의해 질적, 양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과학적 정보를 듬뿍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불교의 마음수행으로 행복, 사랑, 자비심을 갖춘 가장 이상적인 뇌, 즉 부처님의 뇌로 근접해가는 방법을 구체적 증거를 통해 독특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불교의 마음수행에 대해 심리치료적 또는 신체치료적 효과의 신경과학적 근거를 들어 불교와 뇌 과학과의 접점을 실감 있게 연결해주는 흥미 있는 내용으로 가득하다.(장현갑, <마음VS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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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 존스가 문제다
크레이그 실비 지음 / 양철북

"독서가 장정일 추천, 정의를 찾는 아웃사이더 소년들!"
마크 트웨인은 무엇이든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샌님 찰리. 어느날 찾아온 제스퍼 존스가 그의 인생을 바꿔 놓는다. 제스퍼의 오두막에서 발견된 로라 위셔트의 시체 때문이다. 그들은 범인을, 또 그 너머의 정의를 찾아나선다. 강렬하고 굵직한 이야기의 줄기가 독자의 눈을 붙잡는다.
 
소설은 끊임없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요구한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 겉모습만 보면서' 섣부르게 판단하는 눈빛은 얼마나 폭력적인가. 인디언 혼혈, 즉 튀기라는 이유로 모든 사람에게 손가락질 받는 제스퍼 존스. 샌님이라 왕따가 된 찰리, 그리고 베트남 혼혈이라 호모라는 놀림까지 당하는 제프리까지. 첫사랑의 아련함과 정의를 믿는 아웃사이더 소년들의 분투는 흔한 편견보다 진실되다. '진실과 정의를 밝히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에 바쳐진 작품'이라고 독서가 장정일은 말했다. <앵무새 죽이기>의 메시지에 감동한 독자라면 이 소설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 문학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것 봐. 배트맨은 달라. 배트맨은 보통 사람이거든. 위험에 처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그런 보통 사람 말이야. 슈퍼맨은 크립토나이트만 조심하면 되잖아. 정말 대단하지. 슈퍼맨은 아무 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엄청나게 거대한 바위를 만난다든가 하는 몇 가지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를 해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하지만 배트맨은 우리와 똑같이 연약한 존재지. 그렇기에 우리와 똑같이 공포심을 가지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배트맨의 용기가 최고라는 거야. 그런 장애물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싸우니까. 내 말의 핵심은 이거야. 잃을 것이 많을수록 용기가 더 많이 필요한 법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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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트
제프리 밀러 지음, 김명주 옮김 / 동녘사이언스

"고삐 풀린 소비주의를 넘어, 자연스러운 삶의 복원을 위해"
일주일에 20시간만 일하고 유기농 과일과 채소를 채집하며 유유자적하게 살았던 3만 년 전의 크로마뇽인과 현대인을 비교해보면 누가 더 행복할까? 진화심리학자인 저자는 지금 우리의 삶을 조상들의 눈으로 바라보면, 우리가 오늘날 ‘문명’이라는 것을 개발함으로써 무엇을 포기했고 무엇을 얻었는지 분명해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잊은 것이다.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 외에 자신의 생물학적 미덕을 알리고 짝짓기 상대에게 신호를 보냄으로써 진화를 위한 적응도를 높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방법을.  

소비자는 부와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구매한다고 믿는 마케팅의 신화에 대해 저자는 심리학과 생물학의 다양한 근거를 통해 반박함으로써, 백합에 금칠을 하는 것과 같은 고삐 풀린 소비자본주의를 넘어 자신의 형질을 보다 주체적이고 창의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삶의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 경영 MD 장선희

책 속에서 : 가장 매력적인 형질들은 부, 지위, 취향이 아니다. 이들은 단지 모호한 가짜 형질들일 뿐이다. 이런 가짜 형질들은 다양한 문화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획득되고 과시되며, 개인의 일생 동안 그리 높은 안정성을 보이지 않고, 세대 간에 그다지 높은 유전성을 보이지도 않는다. 이 형질들은 소비자심리학과 진화심리학을 연결할 때 과학적으로 유용하기 때문에 끌려나온 잘못된 층위의 기술이다. 정말 매력적인 형질들은 그런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적응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 신체 매력, 신체 건강, 정신 건강, 지능, 성격 같은 - 보편적이고 안정적이고 유전되는 형질들이다. 우리가 친구, 배우자, 동료, 스승, 정치 지도자가 될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을 때, 가장 정확하게 평가하려는 형질들이 바로 이런 형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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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정성일, 정우열 지음 / 바다출판사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고 있을까” 
'영화 잡설'이 아닌 '영화 평론집'의 발간이 웅성거림을 이끌어 낸 적이 있었을까. 지금, 비평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중이다. 비평은 영화를 대상으로 비평 아닌 다른 행위들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를테면 기호학적 해부 실습이라거나, 감독의 무의식과 정신상태를 알아보는 정신분석학(혹은 점성학) 실습, 혹은 영화를 교보재 삼은 각종 담론 강의들이다. 물론 영화 평론가들이 갑자기 단체로 배신해버린 것은 아니다. '보통의 관객'들이 먼저 그들을 밀쳐내버렸는지도 모른다. 영화 소개가 아닌 영화 이야기를 하는 많은 잡지들이, 책들이 속절없이 사라졌다. 이제 공론의 장은 거의 사라지고, 대신에 죽이 맞는 사람들끼리만 노는 중이다. 정작 각종 분리분해를 당한 영화는 거기 있는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포스트모던하게' 흩어져 버렸다. 이제 비평은, 텍스트는 어딘가에 자취를 남기는 대신에 검색되고 소비되고 휘발된다. 잘 휘발할 수록 인기가 좋다. 바야흐로 잡설의 시대다. 강호의 도리는 바닥에 떨어지고, 명예를 자랑하던 문파는 흩어지며...
 
강호의 도리가 바닥에 떨어지면 절대고수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그때 늘 정성일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실제로 지식의 넓이와 깊이, 영화에 대한 무모할 정도의 애정, 감성과 이성을 넘나드는 작문 능력까지 그는 국내에서 버금가는 자를 찾기 힘든 으뜸패다. 그러나 그의 첫 책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무림 평정이어서는 안된다. 그는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던 영화 곁에 앉아 있다. 그는 사람들이 밖을 떠돌며 영화를 찾는 대신에, 다시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오기를 앉아 기다리고 있다. 어떤 패거리가 우연히 찾아와 "영화를 내놓아라"고 하면 그는 휘돌아 베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의 곁에 앉아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그는 칼 대신에 입을 열 것이다. 그 첫 말은 다음과 같은 질문일 것이다.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고 있을까."
 
이 시대착오적인 질문에 당신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였는지. 영화를 보다가 설명하기 힘든 놀라운 순간들을 만났던 기억이 살아났는지. 지적 충만함이나 헤게모니적 성취감이 아니라 그저 가슴이 두근거리던 순간을 떠올렸는지. 그렇다면 그가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그 첫 본문에 등장하는 영화는 장 뤽 고다르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이다. 이제, 혹은 벌써, 당신의 차례다. 우리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마땅히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여러분의 건투를 빈다. - 예술 MD 최원호

함께 출간된 책 : <필사의 탐독>, <정성일 영화평론집 세트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 필사의 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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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 태너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 북폴리오

"<이클립스>의 소녀 뱀파이어, 또 하나의 벨라!"
‘작은 소녀 ‘브리’가 스테프니 메이어를 사로잡았다. 매해 여름 영화화, 전 세계에서 1억 부 이상이 팔려 나간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브레이킹 던>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지만, 거대한 트와일라잇 월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독자가 애타게 그리워한 트와일라잇 월드를 소녀 뱀파이어 브리의 눈을 통해 볼 수 있게 된 것.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첫 외전 <브리 태너> 덕분이다.

굶주림을 피해 빅토리아의 심복 라일리를 따라갔다 뱀파이어가 된 소녀 브리. 어린 뱀파이어들을 이용해 조직된 뱀파이어 군대에 속해 ‘노란 눈’들과의 대전투를 앞둔다. 달콤한 인간 소녀의 피 냄새가 어린 뱀파이어들을 유혹하고, 그녀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뱀파이어라는 운명 속에서 혼란스러워 한다. 스스로 뱀파이어가 되길 선택한 벨라, 그리고 뱀파이어로서 자각이 없는 브리. 또 하나의 벨라가 될 수도 있었을 소녀는 아름답고 영리하고 가련하다. 벨라의 시선에 한정된 전편보다 더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전 세계 소녀들의 꿈을 지면 위에서 실현해 낸 마법사, 스테프니 메이어의 마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붉은 천은 셔츠 같았다. 나는 만약에 대비해 내 근처의 뱀파이어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백을 벌려 코를 넣고 향을 들이마셨다. 아, 이제 다른 뱀파이어들의 표정이 이해되었다. 내 얼굴에도 비슷한 표정이 떠오른 것이 느껴졌다. 이 셔츠를 입었던 인간은 굉장히 달콤한 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디저트'라는 라일리의 표현은 아주 정확했다. (중략)

"좋아. 내가 말한 디저트가 그거다. 노란 눈들과 함께 있을 여자애. 누구든 먼저 잡는 사람이 디저트를 받는다. 단순한 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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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옹호하다
테리 이글턴 지음, 강주헌 옮김 / 모멘토

"이성, 신앙, 혁명의 삼위일체를 위한 이론 지침서"
<만들어진 신> 이후 신의 존재를 증명하거나 부정하는 책들이 줄지어 소개되었고 많은 이들이 찾아 읽었다. 대체로 논쟁을 불러일으킨 쪽은 과학의 입장과 방법으로 종교를 바라본 시각이다. 믿음에 근거한 신앙인을 제외하면 부정하는 편의 논리에서 혹은 다른 차원의 논리에서 신을 옹호하는 이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제 결론이 난 걸까?

잘 알려진 마르크스주의 문화이론가 테리 이글턴은 <만들어진 신>의 리처드 도킨스와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한데 묶어 비판한다. 과학과 종교의 범주를 구분하지 못하고, 이성을 진리로 신앙을 미신으로 이해하는 계몽주의와 합리주의의 시선에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최근 불거진 신 관련 논쟁의 초점과 배경을 명확히 정리한 후, 그는 이성과 신앙 그리고 혁명이 연속선 위에 있음을 논증한다. 신앙은 고정된 절대 진리가 아니라 이성으로 끊임없이 해석되어야 하고, 예수(기독교)는 창조주나 심판자가 아니라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혁명가로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초의 주장은 아니지만 가톨릭을 믿는 아일랜드계 노동계급의 가정에서 나고 자란, ‘마르크스주의자의 무신론 비판’이라는 점에서 솔직한 자기 고백으로 읽힌다. 기독교 신앙에 대한 오해가 유독 깊고, 그에 못지 않게 사회주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다. 강의를 바탕으로 집필하여 쉬이 읽히는 데다 비평가 특유의 재기 넘치는 시니컬함이 맛과 멋을 더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이 책은 단지 도킨스나 히친스의 기독교 비판에 대한 반격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여기에는 그들이 짚어내지 않은, 폭력과 기만을 일삼는 자본주의의 세계적 현실에 대한 철학적 풍자가 넘치고 혁명정신의 총체적 복원에 대한 신념이 강렬히 투영되어 있다. 이성과 믿음 그리고 혁명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종교의 내면에 담긴 심원한 비판의 힘을 진지하게 발굴하려는 이에게 비로소 가능한 작업이다.(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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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

"<구름빵> 백희나 작가, 6년 만의 창작 그림책!"
아주아주 무더운 여름 밤, 아파트 사람들은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틀며 잠을 청합니다. 하늘에 매달린 달이 너무나 더워보였고, 이러다 달도 녹아버리겠네..하는 생각 끝에 <달 샤베트>는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똑... 똑... 똑... 어! 이게 무슨 소리지? 커다란 달이 똑똑 녹아내리자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는 큰 고무 대야를 들고 뛰쳐나가 달방울들을 받았습니다. 노오란 달 물을 샤베트 틀에 나누어 담고 냉동칸에 넣어두었지요. 에어컨은 쌩쌩. 선풍기는 씽씽. 냉장고는 윙윙. 앗! 갑자기 온 세상이 깜깜해졌습니다. 다들 정전이 된 아파트에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반장 할머니 집에서만 노란빛이 새어나오는군요. 모두들 반장 할머니가 나누어주는 달 샤베트를 받아 먹고는 더위가 싹 사라졌어요. 창문을 열고 시원하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대요. 그런데, 똑... 똑... 똑... 이번엔 또 무슨 소리지요? 
- 유아 MD 강미연

작가의 말 : 세상 일이 자꾸만 복잡해져서, 더이상 책을 만들 자신도, 용기도 없어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림책이 너무 좋고 작업을 하지 않으면 돌아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려서 아이들에게 보여주자. 잘하던 못하던 계속 하고싶다. 라는 마음으로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훌륭한 일류 요리사의 요리가 아니더라도, 맛있고 몸에 좋은 요리를 내 아이들에게 먹여주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밥을 짓는다. 랄까요? 달 샤베트를 읽고나서 기분이 즐거워진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구가 조금 더 건강해진다면 좋겠습니다. 미미한 노력일지라도, 환경을 위해 콩기름 인쇄를 했고, 표지코팅은 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마음을 가진 책을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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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길을 내는 여자 서명숙의 제주올레에 관한 모든 것!” 
제주올레 이사장, ‘길을 내는 여자’ 서명숙의 신작 에세이. ‘시사저널’ 정치부 기자 & 취재1부장, ‘시사저널’ 편집장, ‘오마이뉴스’ 편집국장까지, 23년 동안의 기자생활을 청산하고 ‘길을 내는 꿈’을 이루기 위해 제주로 향했다. 2007년 제주올레 첫 번째 코스를 개장한 이래, 현재 21개 코스, 340 킬로미터에 이르는 제주올레길을 개척하여 ‘올레 신드롬’, ‘걷기여행 붐’을 일으킨 장본인 서.명.숙.

2008년에 출간한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걷기여행>에 이어, 조금 더 진화된 제주올레의 두 번째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번 새 책은 제주올레, 제주올레꾼, 제주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세세하게 담아 ‘제주올레의 모든 것’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올레와 인연을 맺은 리영희.이이효재 선생, 조정래 작가, 한비야 등 특별한 지인들의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자유와 희망의 길, 제주올레길의 속살을 공개하는 책. - 여행 MD 송진경

소설가 박완서의 추천사 : 서명숙이 제주에 낸 길은 사람을 부르고 동행을 부추기는 평화적이고 자유롭고 다정한 길이다.

놀다가 쉬다가 걸을 수 있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길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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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
리처드 세넷 지음, 김홍식 옮김 / 21세기북스

"자신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존엄한 인간의 모습, 장인"
‘장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한복을 입고 쭈그려 앉아 연장으로 무언가를 두드리거나 다듬는 모습. 다시 말해 현대의 일, 생활과는 동떨어진 그림이다. 저자 리처드 세넷이 이 책의 발단으로 삼는 장면이다. 왜 우리는 분명 우리 안에 있는 장인의 모습을 잃어버렸을까?

이 책에서 정의하는 장인의식은 ‘일 자체를 위해 일을 잘 해내려는 욕망’이다. 1부는 동기의 약화, 기능의 분절 등 현대산업사회에서 장인의식이 사라지거나 왜곡된 까닭을 밝히고, 장인의 작업장, 도구, 의식을 차례대로 따라가며 장인 본연의 의미를 복원한다. 2부에서는 장인이 물리적 기능을 획득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집요하게 따라가는데 손의 숙달과 도구의 활용을 통한 창의성, 상상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3부에서는 일을 잘하려는 장인의 욕구가 개인과 사회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만 유지될 수 있고, 장인이 되는 데에는 재능보다 동기가 더 중요한 문제라 모두가 장인이 될 수 있다고 (혹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리하면 도구로 물건을 만드는 전통적 장인의 모습에서 인간과 물질의 만남, 인간과 인간의 관계, 사회의 구성에 이르는 새로운 문명의 밑그림을 발견한 것이다.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 얻은 영감을 인간이 만드는 물건과 구체적인 행위까지 확장해가는 저자의 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찾아낸 서구 역사의 수많은 자료들, 이 둘을 물질과 정신이 분리된 현대사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단초로 연결해가는 예리한 시선이 잘 어우러진 역작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장인의식'을 산업사회의 도래와 더불어 시들어버린 생활방식으로 이해할 때도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장인의식은 면면히 이어지는 인간의 기본적 충동이며, 일 자체를 위해 일을 잘해내려는 욕구다. 장인노동은 숙련 육체노동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 스며 있다. (중략) 이 책은 특히 손과 머리 사이의 긴밀한 관계에 주목한다. 뛰어난 장인은 누구나 구체적인 작업과 생각 사이를 오가는 대화를 하게 되고, 이 대화는 반복적인 습관으로 진화한다. 이 같은 습관이 문제를 푸는 일과 문제를 찾는 일 사이의 리듬을 만든다. (중략) 이 책은 장인이 일하는 방식으로부터 우리가 물질적 현실에 발 디딜 기준점을 찾을 수 없겠느냐는 문제를 고찰함으로써 결론을 찾는다. 지난날 장인의 삶과 그들이 갈고 닦은 실기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오늘날에도 솜씨 좋은 장인처럼 삶을 능숙하게 사는 데 지침이 될 만한 색다른 대안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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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

"하성란 10년만의 장편, 오대양 사건을 추적하다!"
하성란 특유의 예민한 언어가 집단 자살사건이라는 충격적 소재를 만났다. 한국사회의 ‘문제적’ 시기였던 1987년 8월, 변사체로 발견된 32명의 이야기를 날실 삼아, 문학적 상상력을 씨실로 더했다. 오대양을 모델로 한 ‘신신양회’가 남자 없이 아이들을 낳아 기르는 여인들의 집단이었다는 것. 의문의 집단 A의 그 날, 눈이 보이지 않는 덕분에 살아남은 아이는 죽음의 그날을 추적하며, 공동체 재건을 시도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는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표현한다. 분뇨, 오수, 짐승의 사체로 표현되는 신신양회의 냄새와 커다란 개구리를 잡은듯 축축했던 교살자의 손. 하성란 특유의 감각적인 언어로 이뤄진 이 소설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욕망의 문제다. 집단을 붕괴시키고, 모두를 죽게 만든 어머니의 욕망. 혹은 스물 네명을 죽임으로써 비밀을 유지하려 했던 더 높은 누군가의 욕망. 아이를 낳고, 공동체를 꾸리려는 여인들의 욕망. 공동체를 재건하고 또 파괴하게 하는 욕망, 또 무엇보다 생의 욕망. 진정한 현대사회의 도래를 알린 사건 중 하나였던 오대양 사건, 그 ‘살인의 추억(혹은 자살의 추억)’이 이 소설에 담겨있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나는 공포로 울었다. 콧물과 눈물이 범벅이 되었다. 네 발로 바닥을 기었다. 모서리와 기둥에 사정없이 머리와 정강이가 부딪혔다. 아픈 줄도 몰랐다. 더듬더듬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손끝에 뭔가가 만져졌다. 손가락이었다. 손가락을 따라 더듬어 올라갔다. 손등과 팔, 그 아래 또 다른 이의 손가락이 만져졌다. 목과 귀, 머리. 그 밑에 깔린 다른 사람의 귀. 그 밑에 또 다른 손가락, 또 그 밑에 허벅지. 손에 잡히는 누군가의 팔을 들어올렸다. 조금 힘을 빼자 그 팔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툭 떨어져 내렸다. 내 앞에 축 늘어진 몸들이 켜켜로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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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싸게, 멋지게
마이클 해머 지음, 박나영.한상석 옮김 / 타임비즈

"미궁 속을 헤매고 있는 당신의 ‘일’을 구출하라!"
한 영업사원이 신규고객으로부터 소량의 주문을 받는다. 고객은 이번 건이 시험 주문이며, 잘 처리되면 대량 주문을 넣겠다고 말한다. 긴장한 영업사원은 주문서에 ‘긴급!’, ‘신속 처리 요망’ 따위의 스티커를 잔뜩 붙여 접수한다. 그러나 이를 전달받은 배송 담당자는 주문서를 힐끗 보고 그 양이 소형트럭 한 대 분도 안 된다는 걸 알아챈다. 그리고 ‘배송비를 최소화한다’는 자신들의 임무에 따라 해당 지역으로 가는 트럭이 다 채워질 때까지 그 물량을 하역장에 쌓아놓도록 지시한다.

끔찍한 일이라고? 하지만 내 일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급하기 마련인 보통의 직장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사례다. 마이클 해머 박사는 이를 산산히 쪼개진 분업화(시스템화)의 폐해라고 지적하고, 당신의 업무를 ‘벌레의 눈’이 아닌 ‘독수리의 눈’으로 볼 것을 제안한다. ‘엔드 투 엔드 end-to-end’, 즉 조직의 성공을 위해서 당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전체적인 그림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조직원 모두가 보다 똑똑하게 생각하고 일하는 프로세스를 디자인 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디어를 공개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번역 출간된 마이클 해머 박사의 유작이기도 하다.
 - 경영 MD 장선희

책속에서 : 우리는 클라이언트의 회사 안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녀 보기만 해도, 그 회사에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 있는지 어림할 수 있다. 비결은 직원들의 책상이나 컴퓨터 위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의 수를 헤아려보는 것이다. 포스트잇이 더 많이 붙어 있을수록 프로세스가 덜 정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트잇은 각 개인이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제각기 다른, 그리고 때로는 임시변통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프로세스를 다잡으면 포스트잇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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