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일씨의 [한 권의 책]을 읽다가 알라딘에 들어와서 여러 책을 보관함에 정신없이 담았다.
몇 권은 장바구니에도 담았다.
[한 권의 책]은 최성일이라는 사람이 남긴 유작집이랄 수 있는 작품이다.
그가 누구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부인과 아이들이 살 집을 만들어 놓고 죽은 것 같아서 책을 읽는 마음이 일단 편해졌다.
그의 서평은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꽤 냉철하고 올곧은 마음을 느끼게 한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책에 대해 쓴 글들이 한 출판사의 우정의 힘으로 출판되었다고
하는데 그 출판사는 당연히 '연암서가'겠다.
'연암서가'의 책을 몇 권 산 것이 있는데 (이 책의 일화로 미뤄짐작하건데)
의리있는 출판사라는 생각이 들어 더 호감이 간다.
그나저나 출판사의 의리도 그렇고 남은 최성일씨의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이 책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이제 겨우 130페이지 정도 읽고 있는데 벌써 보관함에 담은 책이 많다.
가장 먼저 담고 싶었던 책은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라는 책인데 최성일씨가 2006년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고 했기 떄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품절이라고 나온다. 품절이라고 하면 절판은 아니라는 얘기니까
보관함에 담아두면 손안에 넣을 수 있을까?
"차갑고 싱그러운 시작이다."라며 이 책이 "처음부터 좋았다"(p. 76)고 아주 간단한 평을 남겼다.
서평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남긴 글이라 그런지 더 강력하게 다가왔다.
같은 제목의 영화도 있는데 이 책이 원작인가?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만,,
이 책은 그러니까 처음부터 좋은 데다 삶에 대한 통찰이 가득한 책이라고 한다.
나는 최성일씨의 책을 이제 겨우 130쪽 정도밖에 읽지 못했지만, 그의 견해를 믿는다.
그래고 소설을 잘 읽지 않지만,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장르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는 최성일씨가 읽었다는 존 르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장르 소설을 잘 읽지 않지만, 작가의 이름값에 끌려 읽은 책이란다.
그런데 그는 르카레의 대표 소설인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읽지 않고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를 읽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명도(르카레의 작품 중이란 말로 알아듣는다.)와
'열린책들'이 펴내는 존 르카레 전집'의 첫 권으로 선을 보여서라고 하는데
나는 영화를 보고 책을 뒤늦게 읽은 경우인데 최성일씨가 좀 더 오래 살았다면
그가 읽었던 책, 그가 좋아했던 이 작품이 영화로 나온 것을 보고 반가워 했을텐데.
더구나 책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인 이 영화를 보는 것 역시 즐거웠을텐데 안타깝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책을 두 권이나 서평에 넣었다.
[발명 마니아]와 [팬티 인문학]
[발명 마니아]에는 별다른 칭찬을 하지 않았지만, 그 역시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우수함을 인정하고 그녀의 다른 책 [올가의 반어법]과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꼭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나는 요즘 마리 여사의 [속담 인류학]을 읽고 있는데
매 속담의 꼭지마다 미국에 대한 적대심이
강하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불편하다.
최성일씨가 쓴 [팬티 인문학]에 대한 글은 뒷부분에 있어서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궁금하다.
다른 서평 건너뛰고 그 부분을 먼저 읽을까라는 생각도 살짝 했지만 참기로 했다.
최성일씨의 책을 읽으며 보관함에 넣었다가 금방 장바구니로 담은 책은
김태권씨의 [십자군 이야기 1,2,3,4]이다.
최성일 씨는 2권까지 읽었던 것 같다. 2권이 1년 8개월 만에 나온 것을
무척 안타까워 하면서
아무리 늦어도 일 년에 한 권은 펴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글도 나오는데 적어도 10권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최성일 씨. 그의 말대로 관건은 완간을 언제 보느냐인 것 같아 나 역시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으며 걱정이 조금 된다.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이상한 성질이 있어서,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려다 빌리지 못했다는 글을 읽지 않았다면 장바구니에 담지
않았을 텐데, 어쨌거나 김태권 씨 본인도 늦은 출간을 자책하고 있다지만 자책만 하지 마시고 얼른 출간해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
그리고 [안철수의 생각]과 [안철수의 힘]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안철수씨가 쓴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를 읽었는데
그 이후로 그의 책은 읽은 게 없지만, 신문과 잡지에서
그에 대한 기사를 자주 접하면서 좋아하고 있고, 특별히 나는 그도 좋지만
그의 아내인 김미경 씨를 더 좋아한다.
이번에 출간된 저 두 책은 꼭 챙겨보고 싶어졌다.
그가 가진 좋은 생각들을 알고 싶기도 하고….
그리고 내가 절대로 그냥 넘기지 못하는 쟝르(?라고 할 수 있나??ㅎㅎ)인 음식이야기.
박찬일 쉐프의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그의 제목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번 책에서 그는 "삶의 일부로서의 음식, 우리를 구성하는 기억으로서의 음식을 이야기한다."고 알라딘 소개에 나온다.
그런데 박찬일시 노란색을 좋아하나? 아니면 박찬일씨의 책을 만드는 편집자는 노란색을 좋아하나??풋
그나저나 알라딘 책 소개를 더 살펴 보면
유년 시절, 친척집 앞 계곡 물에 찰랑찰랑 푸르게 떠 있던 참외, 운동회 날이면 어머니가 들려 보낸 삼단 찬합 도시락, 머리가
복잡할 때 먹으러 가는 중국집 짜장면, 으슬으슬 인생이 추워질 때 떠오르는 아버지의 닭백숙, 시장통 좌판의 아낙이 등에 업힌
아이에게 우물우물 씹어 먹여주던 국수……. 그가 마주친 음식들은 소박하되, 지나간 시간을 되돌려주는 어떤 원형질에 가까운 맛을
지녔다. 맨 처음으로 돌아가는 맛, 우리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맛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바다 내음 물씬 나는 민어와 꼬막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마시고 싶은 초여름 밤, 박찬일 셰프의 이야기는 우리가 기억하는 가장
그리운 순간으로 데려간다. 사는 일이 참으로 힘겹게 느껴지는 요즘이지만, 그가 건네는 맛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청량한
행복의 맛을 깨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알라딘 책 소개
날씨가 상당히 덥다. 대전도 33도를 웃도는 더위다.
터기에 여행간 친구가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다.
멋진 사진을 많이도 찍었다. 아니면 찍으면 다 멋있는 곳인지,,암튼
또 다른 친구는 스케이트를 타는데 링크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선풍기 앞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장 허접하군….^^;;"이라고 했더니
스케이트를 탄다는 친구는 "우리 중 네가 가장 우아하네!!" 라고 답을 했고,
터키에 간 친구는 "네가 가장 착해."라는 모호한 답을 했지만 뭐 좋은 뜻으로 받아들인다.
ㅋㅋㅋ
비록 선풍기 앞이지만 책을 읽고 있는 나는 가장 우아하면서 착한 사람인 것인 거다.
장바구니 몇 번 채워 책 주문해도 터키 가는 비용의 눈곱만큼도 안 되겠구나.
그런 관계로 죄책감을 안 느끼며 책 주문을 한다. 으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