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은 오늘 오후에 잠깐 들렸던 CGV에서 본 영화광고의 카피다. 8월 18일에 개봉예정인 <Larry Crowne>이 그 영화다. 치매가 왔는지 한국어 제목이 기억이 안 난다.( ") 아마도 "허접한 내 인생에 짜릿한 왕관을 만나다!"라는 문구가 너무 강렬하게 다가와서 다른 건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 것일 수도 있다. 특별히 "허접한 내 인생"이라는 부분이 아주 크게 각인. 흠

스쿠터를 타고 가는 저 두 사람의 표정이 살아 있어 좋다.
내용은 잘 모르지만(일부러 내용을 아주 조금만 읽었다는,,) 래리 크라운 역의 톰 행크스가 주위 사람들에게 살아 있는 이유를 발견하게 해주는 역할인 것 같다. 리뷰를 찾아보니 어떤 독자가 "평론가들이 멍청하기 짝이 없는 어떤 영화에 thumbs up을 주면서 래리 크라운에게는 thumbs down을 줬다"며 광분(?)하는 글을 읽었다. 이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나 역시 그 독자와 같은 반응을 할 것 같다. 포스터 만 보더라도 이미 이 영화가 맘에 쏙 들었으니까.
저 뒤에서 스쿠터를 타고 가는 사람들도 쥴리아처럼 크라운 덕분에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일듯. 스토리 첫 부분을 보니 래리 크라운은 직장 생활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가 자신이 대학을 다녀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일을 그만두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대학을 다니게 되면서 만나는 학생과 교수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것 같다.
어쨌거나 뭔가 잘 하다가 그것을 버리고 다시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정신을 늘 사모하는 나로서는 기대가 큰 영화다.



2. 내 인생도 허접하기는 누구 부럽지 않을텐데 나의 크라운인(맞지?ㅎㅎ) 남편과 어제 차를 타고 가면서 나눈 대화.
차를 타고 코스트코를 가고 있었다. 신호등에 걸려서 멈췄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리어커에 빈박스를 잔뜩 싣고서 힘겹게 길을 건너고 계셨다. 가슴을 앞으로 쭈욱 내밀고 지친 표정으로 리어커를 밀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삶이 참 팍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내 미래 모습을 보는 것 같아."라고 했다.
그랬더니 남편 왈 "아니야, 아무리 어려워도 너한테는 저런 일 안 시켜."
속으로 웃기고 있네 이러고 있는데,
다시 남편 왈, "저런 일은 내가 할테니까 너는 집에서 내가 가져오는 박스 정리해서 쌓아놔~."라고 한다.
갑자기 웃음이 팍 터져나왔다.
그랬더니 "내가 너를 웃겼네~."라면서 어린애처럼 좋아한다.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남편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다.
측은한,,,나랑 결혼해서 참 안됐다, 너,,,,와 같은 마음 말이다.



3. ..




4. 오랫만에 노래하나.


Maná - Bendita Tu Luz


5. <하우스키핑>을 다 읽고 뭘 읽을까 두리번거리다가 <장정일의 공부>를 집어들었다.
초반을 읽고 있는데 장정일이 중학교 졸업의 학력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유는 몰라서 나 혼자 상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종교가 여호와의 증인이라서 병역거부 문제 때문이었다는 것을.
대중에게 이단이라고 알려진 종교의 교인이라고 커밍아웃한 것도 놀랍지만,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학교를 안 가다니!! 더구나 대한민국 같은 나라에서!! 장정일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게 아무것도 없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나처럼 신념을 고무신처럼 버리길 일삼는 사람으로서 말이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 지 책을 읽어보면서 점점 알게 되겠지만, 일단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6. 장정일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라는 책을 쓴 릭 게코스키의 책 <게코스키의 독서편력>이 새로 나왔다는 페이퍼를 읽은 기억이 나서 찾아 봤다..
"세계 최고의 북맨bookman. 말 그대로 문인이자 학자 겸 서적상, 독서광으로 이름 높은 릭 게코스키"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이다. 알라딘에 나와 있는 책 소개를 보니 군침이 흐른다. 

알라딘의 책 소개를 보면

게코스키는 삶의 각 단계에서 자신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사적인 도서 목록을 소개한다.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T. S. 엘리엇의 <황무지>처럼 자타가 공인하는 고전도 있지만, 동화책과 탐정소설, 의학서까지 자신이 ‘개인적으로’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한 책들을 키워드로 삶 전체를 회고한다.

한 사람의 독서 경험 속에는 그 사람의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 속에는 저자의 코흘리개 시절부터 나중에 장성한 아들과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노년기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책들이 언급되는데, 이 책들은 그 시절의 게코스키를 호명한다. 곧, 그 책들과 그 독서 경험이 과거의 나, 현재의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수준 높은 성찰과 매 순간 웃음과 눈물을 번갈아 짓게 하는 고도의 유머 감각과 글쓰기 솜씨는 읽는 이를 ‘게코스키 마니아’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개인적으로’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한 책들을 키워드로 삶 전체를 회고한다니.
난 꿈도 못 꾼다. 그렇게 읽은 책이 많지도 않아서이지만 능력도 없으니까. 한마디로 나는 허접하니까.

알라딘에 올라와 있는 책 소개의 타이틀만 살펴보자니 볼드로 된 글이 먼저 눈에 들어 온다.

내가 읽은 책이 나를 만든다 - 이 글을 보니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신중하게 골라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어 부담스럽긴 하구나.( ")


내가 읽은 책으로 나를 읽는다  - 이 글 역시 더 큰 부담을,,,,;;


누구도 나의 독서 경험을 앗아갈 수 없다  - 하지만 이 글은 공감된다.

아무튼 미국에 릭 게코스키가 있다면 한국엔 장정일이 있다,,,,라고 할 수 있겠지?


7. 아~ 오늘도 새벽 한 시가 다 되었구나.ㅠㅠ 내일, 아니 오늘을 위해서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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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0 0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1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0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1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8-10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정일처럼 심지 깊은 사람 부러워~~~ 저절로 그런 인간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이 영화 우리동네 극장엔 안 걸렸는데~ 보고 싶어요. 톰 행크스잖아~ ^^

라로 2011-08-11 21:24   좋아요 0 | URL
저절로 그런 인간은 정말 안 돼는거 같고
얕은 소견이지만 그런 인간은 그렇게 태어나는 것 같아요.
그 다음에 환경도 영향을 미치겟지만요,,

미국인들이 쥴리아 로버츠의 안티가 많은 줄 이번에 저 영화 리뷰를 보고 알겠더라구요.
하지만 다들 톰 행크스에 대해서는 정말 언니처럼 무한 애정을 갖고 있더라구요.
언제나 좋은 영화만 골라서 출연해서 그런가??
암튼 무한 긍정의 래리 크라운 영화를 보고 힘을 받아야겠어요~~~~.^^
하지만 언니도 래리 크라운처럼 그런 분이세요~~.^^

마노아 2011-08-1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시사회 신청했었는데 통 소식이 없네요. 떨어졌나봐요.^^;;;
옆지기님 참 낭만적이에요. 아, 부럽습니다아....!!

라로 2011-08-11 21:25   좋아요 0 | URL
서울에서는 시사회도 있군요!! 부럽다.^^;;
제 옆지기는 낭만적이진 않지만 착한것 같아요~~.^^;;
마노아님 살이 빠지셔서 이제 모델 같은것 같은데 데이트 안 하세요???

하늘바람 2011-08-1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읽은 책이 나를 만든다.
한참 돌아보게 되는 말이네요 에구. 부끄러워지고 말이에요.
옆지기님과의 대화는 정말 부러울따름이에요

라로 2011-08-11 21:26   좋아요 0 | URL
저는 그 말이 섬찟하더라구요.^^;;
물론 좋은 책을 골라 읽어야 겠지만 말이에요.^^::
다들 그런 대화 하잖아요, 왜 그러세요???ㅎㅎㅎㅎㅎ

blanca 2011-08-11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저 영화는 다음주 아이가 개학가면 바로 가서^^ 봐야 겠네요. 저런 류 영화 너무 좋아요. 저도 어제 코스트코 갔었는데. 저는 그 카트 운전을 잘 못하겠어요--;; 옆지기님의 나비님에 대한 사랑이 팍팍 느껴집니다. 장정일의 종교가 참 의외네요.

라로 2011-08-11 21:34   좋아요 0 | URL
저도 저런 류의 영화 넘 좋아해요!!!>.<
코스트코는 물건을 대량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카트 고장이 많이 있을 것 같아요.
고장난 카트 밀고 매장 한 바퀴 도는것 정말 생고생이에요!!ㅜㅜ
저도 초반에 읽다가 깜짝 놀랐어요!! 얼마전에 택시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와 얘기를 하게 됐는데
사모님이 그 종교인이 되어서는 집을 뛰쳐 나갔다시며 그 종교는 가정을 파탄으로 몬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얘기를 들었던지라 장정일의 고백이 더 충격적이었지만 그 종교에 가입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모를 일이잖아요?

moonnight 2011-08-1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분께 연민이라니요~~~ 나비님과 결혼하게 된 걸 인생 최고의 행운이라 생각하실텐데!!! 두 분 모습, 너무 부러워요. >.< 래리 크라운, 예고편만으로도 행복해질 것만 같더라고요. 꼭 봐야지. ^^

라로 2011-08-11 21:36   좋아요 0 | URL
문밤님~~~. 아직 독신이라서 잘 모르세요~~~.ㅎㅎㅎ
결혼을 하게 되면 배우자가 미울 때도 있고 사랑스러울 때도 잇고 저렇게 연민을 느끼게 되는 때도 있답니다. 그게 바로 '정'일까요????
어디 사시는지 모르지만 가까이 사시면 저 영화 문밤님과 꼭 같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