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들어와서 빈둥거리다가 덜컥 이 책을 주문했다. 

그렇잖아도 요즘 사용하면 똑똑하게 들린다는 책에서 하루 4 단어씩 공부하고 있는데 이 책도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이 책은 공부한다는 것보다는 가볍게 내가 알고 있는 단어가 뭔가? 정도?? 어쨌든 이 책을 산 가장 큰 이유는 공부도 아니고 적립금 때문이었다. 투비컨티뉴드 맞추는 퀴즈에서 방금 1000원을 받았기 때문에. 이 책은 전자책 10% 할인해 주는 것도 해당 안 되는 책이기 때문에 적립금 1000원이 큰 역할을..;;; 하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전자책 캐시가 있으니까 샀지. ㅎㅎ







<옥스퍼드 오늘의 단어 책>을 보려고 넘기는데 아 놔~~. 이 책은 나와 인연이 있는 것인가!!! 두둥~~~.

하하하 나에게 헌정하는 것도 아니지만 일단 기부니가 좋았음.


어쨌든 이 책의 첫 번째 단어는 Crambazzled라는 단어다. 책에서 '과음으로 확 늙은 듯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나온다. 그리면서 이 단어에 대한 설명을 읽어 내려가니 이와 연결될 수 있는 다른 단어들도 나오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중 하나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북부에서는 새해 첫날 아침 제일 먼저 집 문턱을 넘을 사람을 아예 정해 놓는다" -p. 14 는 이야기. 참 미신적이다. 더구나 "바이킹 시대 이후로 영국에서는 하루의 첫 손님이 검은 머리칼이면 더욱 환영하는 전통이 있다. 게다가 일 년의 첫날이라면 특히 그럴 것이다." -p. 14


이 글대로라면 동양인들은 영국에서 아주 환영받는 사람들이겠다는, 아프리카 사람들도, 나도.  


암튼, 같은 페이지에 grogblossom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내가 알기로는 grog-blossom이나 grog blossom이라고 쓰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영국은 붙여 쓰나? 암튼 grog는 럼 같은 술이 물과 섞여있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이고 blossom은 꽃이 핀 것, 꽃이 핀 것처럼 얼굴이 좋아 보인다 등으로 쓰이니까 '불콰하다' 가 될 것 같다. 그런데 grog는 명사인데 groggy라는 형용사가 되면 질병, 피로, 술에 취하는 등 좀 혼미한 상태라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제 환자를 보는데 이 환자는 코를 다쳐서 와서 코에 Nasal splint 넣는 수술을 받은 사람이 내 환자였는데 마취에서 깨어나질 않아서 고생했는데 깨어나서도 계속 몸을 잘 가누지 못해서 내가 간호 노트에 환자가 groggy 상태라고 썼었다. 암튼 이 책에서, 바로 첫 페이지에서 연관될 수 있는 단어가 나오니까 반가움에.


마침 영국에 3년인가 살러 간 남편의 큰형의 큰딸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자기들이 어떻게 사는지 등등 일상적인 이메일인데 그 이메일을 읽으면서 저렇게 소소한 일상을 다정하게 보내는 것도 큰딸이 책벌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더구나 전공도 영문학이었으니.. 아무튼 이 조카가 오늘 보낸 이메일에서 재밌게 읽은 부분. 같은 영어라도 영국 영어, 미국 영어, 호주 영어 등등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다 알 텐데, 미국인인 조카가 보기에 재밌다고 생각되는 것을 몇 가지 적어서 보냈다.


미국인들이 'awesome'를 많이 사용해서 나도 환자들에게 자주 사용한다.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단어들을 사용해야지. 그리고 우리 엔 군이 아주 잘 사용하는 'I'm good!!'. 엔 군은 호주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가끔 'I can manage.'도 사용한다. 솔직히 나는 'I'm good.' 보다 'I can manage.'가 더 맘에 든다. 나도 애들 흉내(?) 낸다고 'I'm good.' 자주 사용했는데 앞으로는 'I can manage.'를 더 많이 사용해서 입에 익숙하도록 해야겠다. 왜냐하면 일단 사람들이 'I'm good.'을 너무 많이 자주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말을 들으면 내가 더 이상 다가가기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can'이 들어가니까 의지가 느껴지지만 그냥 'I'm good.'이라고 하면 간섭하지 마라, 날 내버려 둬,,의 뉘앙스가 느껴지면서 좀 섭섭해진달까? 


어쨌든 단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영원히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옥스퍼드 오늘의 단어 책>을 들춰보면서 어질어질하다. 스페인어도 그렇고, 한자도 그렇고,, ㅠㅠ


며칠 전에 남편이랑 대화를 하는데 내가 남편에게 어떤 대화중에 "발설하지 마."라는 말을 했더니 남편이 '발'이 한자로 뭐냐고? 아 놔~~. 내가 어떻게 알아. 남편에게 설은 혀 설이라고 해줬다. 그리고 발은 함께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는데 그전에 남편이 그 한자 '발'이랑 '폭발'의 '발'이랑 같은 한자야? 그런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까 비슷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같은 한자를 사용할 것 같아."라고 했는데 50%의 확률로 맞았다는. 휴 체면 살렸음. 발설 (發說), 폭발 (爆發).

아무튼 읽지도 않으면서 사놓고 못 읽은 책이... 이것들 말고도 많은데,,, 천천히 하자. 조급하지 말고. 언젠가 읽겠지. 예전 엔 군에게 공부 언제 할 거냐고 했더니 "언젠가 하겠죠."라고 하던 것처럼 나도 언젠가 읽겠지.


아참! 오늘 아침에 남편이 예전에 해든이가 한국에서 <마법천자문> 볼 때 모아 둔 한자 카드를 다 가져왔더라.ㅎㅎㅎ 그 카드 내가 사용해야 할 듯. 아 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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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1-19 2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남편분 한자도 아세요? 진짜 라로님 가족분들은 모두 능력자입니다. ^^
저도 점점 단어가 생각이 안나고 쓸 수 있는 단어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그런 제게 필요한 것은 옥스퍼드 사전이 아니라 한국어 오늘의 단어 책이 아닐까 싶어요. ㅎㅎ
저기 헌정문에 라로님 이름이 들어있는거죠. 어쨋든 무조건 일단 축하드립니다. ^^

라로 2023-01-20 13:15   좋아요 2 | URL
제 남편이 한자에 관심이 은근 있더라구요. 능력자,,ㅎㅎㅎ 바람돌이님 덕분에 처음 들어요.^^
한국의 오늘의 단어 책을 누군가 낸다면 제가 젤 먼저 사서 제 남편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한국어 사용하지 말자고 해도 여전히 한국어를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한자의 중요성도 알고 있고요,, 헌정문에 제 이름이 있어서 이 책을 원서로 보고 싶었어요,, 스펠링이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해서요.^^

singri 2023-01-20 0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욕심꾸러기 2학년 딸램 친구가 읽는거 봤다고 마법천자문 사주면 안되냐고 요즘 조르고 있는데 응 알겠어 하고 봤더니 56권이나 나왔더라는 ;;;ㅋ 어마어마
암튼 라로님 안하는게 정말로 없네요ㅎㅎ

라로 2023-01-20 13:32   좋아요 2 | URL
마법천자문은 제 아들 엔 군이 2학년 쯤 시작한 것 같아요,, 그것을 해든이가 계속 읽었고요. 그런데 엔 군 말이 보물찾기니 그런 책보다 마법천자문 재밌었다고 하던데요?? 욕심꾸러기 2학년 딸램은 아주 영리할 것 같아요,, 저는 여기 올 때 마법천자문 다 다른 사람 주고 왔어요,,, 하아~~ 그거 가져왔어도 해든인 이미 한글을 다 잊어버려서 계속 공부할 수도 없지만요...ㅠㅠㅠㅠ 그래도 중국어 공부하니까 한자 공부 하면 좋은데... 저는 너무 문어발인가요??^^;;;;

psyche 2023-01-23 0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 윗 글에서 헌정 페이지가 무슨 말인가 했더니 여기에 그 이유가 있군요.
그래서 제가 찾아봤습니다. 아마존 킨들의 look inside 에서 봤더니 Thea 네요. Th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기 애매하긴하네요. ‘시‘라고 하면 원래 스펠링을 떠올리기 쉽지 않은데. ‘띠‘ 라고 하면 이상했을까요? 쓰고보니 라로님이 기분 좋으셨는데 찬물을 뿌린 거 같아 괜히 찾아봤나 싶어요. ㅜㅜ
그건 그렇고 <옥스퍼드 오늘의 단어 책> 재미있겠어요. 찜!

라로 2023-01-23 12:47   좋아요 0 | URL
Thea군요!! 어쩐지!!ㅎㅎㅎㅎㅎㅎ 좋다가 말았어요,, 저는 구글만 봤어요, 띠아라고 적어줘야 할 것 같은데 시아는 정말 너무 했다, 그죠!!ㅋㅋㅋ 예전에 그 드라마 기억나세요? arrow? 그 주인공의 여동생 이름이 Thea였어요.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하는데 암튼. 저 이책 재밌어요, 왜 세상엔 이렇게 기발한 사람들이 많은 건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