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서 풀리지 않은 모든 것을 인내하고의문 자체를 사랑하게나.답을 구하지 말게.왜냐하면 그대로 살 수 없기 때문에 주어지지 않은 것이니.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것이네.지금은 의문을 따라 살게. 그러다보면점차 자신도 모르게 답을 향한 날들을살아가고 있을 것이니.-라이너 마리아 릴케 <어느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P9
복잡할 것 없는 진실을 발견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저 남편과 함께 이사할 마음도 힘도 없었던 것이다. 남편이나 나나 서로에 대한 사랑이 식어버린 지금 낯선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기가 질리는 일이었다. 나는 엉겁결에케이프코드에 있는 오두막에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해놓고는 나스스로도 놀랐다. 내가 남편에게 그처럼 매정할 수 있다는 데 놀라면서도 또 하나의 나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