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모든 건 다 제자리를 찾아갈 거야." 그는 여러 번 중얼거렸고 그렇게 자신을 안심시키면서 자신감을 얻어갔다. 떠나고, 도착하고, 가구들이 언젠가 그들 주위에 다시 자리 잡을 것이었다. 시간과 환경이 그들의 삶을 배치할 것이었다. 타향으로 떠난 다른 수많은 삶이 이미 배치되었듯이.

하루 가운데 텅 빈 시간이었다. 앞선 시간에 어떤 흥분이 있었다 해도, 그때까지의 하루가 다른 날들과 달랐다 해도, 이제 집은 고요했다.

과수원만 시끄러웠다. 아이가 나타나 방해를 받은 떼까마귀들이 사과나무 가지들 사이에서 흩어졌다.

루시는 달아날 궁리를 하는 동안 내내 그렇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아이가 없다는 것을 아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질 터였다. "나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 아이 엄마는 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아빠도. 누구보다도 아빠가."

그들은 이따금씩 이곳에 돌아올 터였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펴보고 기존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방문.

킬로런에서 그는 귀도 들리지 않고 말도 하지 못하는 어부와 어린 시절에 배운 대로 대화를 나누었다. 손짓을 하고, 입 모양을 읽을 수 있도록 입을 크게 벌려 말했다. 그들은 작별 인사를 했다. "그렇게 오래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는 소리 없는 약속을 남기고 떠나면서, 여기에서도 거짓을 꾸며댔다고 생각했다.

이 마지막 밤에 그는 너무 경솔하게 과거를 팔아넘겼고, 이어서 손쉬운 위안으로 딸과 아내를 배신했다고 자신에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이 장소와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었고, 남은 땅, 집과 과수원과 정원, 바다와 해변에 대한 사랑으로 본능과 예감을 길러왔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의 감정들을 뒤져보았을 때 거기에는 그를 안내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혼란과 모순뿐이었다.

해변의 바위들이 파도에 파이고 삿갓조개로 덮이면서 밑에 깔린 것이 더욱더 가려지듯이 시간은 겉으로만 그렇게 보였던 것을 진실로 만들었다.

이곳과 집에서의 모든 기억은 곧 후회였고, 모든 생각에는 위안이 빠져 있었다. 파란 옷 가방에 딸의 머리글자를 새길 여유조차 없었다지만, 어떻게 시간이 없을 수가 있었을까? 지금은 시간이 이렇게 끝없이 뻗어 있는데. 길고 느린 밤들과 함께 오는 나날에 100년의 무게가 실려 있는데.

그럼 나는 달라요. 내가 몰인정하고 또 약하고 내가 이해 못하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래요, 나는 몰인정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나는 이렇게 무자비한 후회에 사로잡힌 채 아이의 살 없는 뼈를 내려다볼 수는 없어요.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일은 도저히 견딜 수 없어요."

슬픔은 그들 공통의 기반이었지만 동시에 그들을 나누기도 했다.

그날 저녁 그들은 집 안을, 과수원과 정원을, 밭들을 함께 걸어 다닐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골트 대위는 전과 달리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혼자 나서지도 않았다. 사과나무, 벌통의 벌, 그의 자랑이었던 가축이 여전히 마음을 끌어당겼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내였다. 겉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이 실제로도 그렇다면 그것은 잔인한 마지막 지푸라기였다.

지금 벌을 받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은 품지 않으려 했다. 사실 민중이 들고 일어난 것, 그것이 지옥의 시작 아닌가? 그 지옥이 이 작은 변두리에서 너무 빠른 속도로 완성되었을 뿐. 진실이 그릇된 가정 안에 자리를 차지할 수 없는 것만큼이나 분명하게, 그런 무시무시한 저주의 추측 안에도 자리를 차지할 수 없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여름에 골트 가족의 운명을 정한 것은 진노가 아니라 우연이었다.

그녀는 그들이 떠나온 해변만큼이나 그들이 지나가는 밭과 언덕, 숲과 잡목림, 고요한 폐허가 싫었다. 그녀는 그저 한때 그녀를 즐겁게 해주던 풍경으로부터, 친절하게 웃음 짓던 얼굴들과 부드럽게 말하던 목소리들로부터 영원히 떠나게 해달라고 빌었다.

어떤 기차를 타고 가다 낯선 사람을 봐도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거나 호기심을 느끼지 않는 곳에서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은 이해 못하거나 공감 못할 일이 아니었다. 한때는 유쾌하고 편안한 잉글랜드에서의 미래를 상상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었다.

그는 서식스에도, 그 교외에도, 빌라에도, 잉글랜드의 고요에도 관심이 없었다. 관심 있는 것은 아내의 얼굴이 여위고 창백해졌다는 것, 아내가 무감각해진 눈으로 풍경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는 것, 목소리에서 특유의 음색이 사라졌다는 것, 맞잡은 두 손이 조각상의 손 같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혼란에 빠져 은행에 전보를 보낸 것이 아니라 더 단호하게 과거를 마감하겠다는 결의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었다.

"떠나는 것이 조금도 슬프지 않다는 게 이상해요. 한때는 견딜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 이상하네."
이런 식으로, 1921년 9월 22일 목요일, 골트 대위 부부는 집을 버렸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자식을 버렸다.

교회 첨탑들과 마을 주택들, 작은 뒤뜰의 마지막 스위트피, 세심하게 엮은 철망 위로 제멋대로 뻗어 나간 강낭콩, 마지막 순을 틔운 제라늄은 다른 것들이었더라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다가온 프랑스는, 거기에서 여러 밤을 보내기는 했지만, 또 다른 나라에 불과했다.우리는 내처 여행을 했습니다. 골트 대위는 에니실라의 변호사에게 그렇게 적어 보냈다. 호텔 메모지에 적어 보낸 세 문장 가운데 하나였다.

브리짓은 하느님이 자신의 기대를 저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기도한 것으로 충분했고 하느님이 기도를 들어주지 않은 것은 하느님의 뜻이었다. 그들은 이제 되어가는 대로 맞추어 적응할 터였다.

그녀는 아마도 이곳을 찾아오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곳을 떠나야 했을 때 그녀가 겪은 꼴사나운 일을 생각하면 이곳에 다시 오는 것은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일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 크고 오래된 부엌이 그리울 거다, 브리짓은 다시 부엌으로 들어서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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