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을 찾고 있다. 뉴욕시 지하철이 친절 찾기에 어울리지 않는 장소라는 것을 인정한다.

만약 뉴욕시 지하철에서 친절을 찾을 수 있다면 어디에서든 친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한 토막 엿듣는다.그 여잔 그만둬야 해. …… 아냐, 그 여잔 잘려야 해. 친절은 없다.

예의는 사회의 윤활유이고, 친절은 사회의 초강력 접착제다. 예의 있는 문화가 꼭 친절한 문화인 것은 아니다.

주위를 둘러볼 때마다 공자는 공익보다는 사익에 더 관심이 많은 지도자의 지배를 받으며 파벌 싸움으로 분열된 사람들을 보았다. 공자는 이것이 도덕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공자는 "나는 여색을 좋아하는 만큼 덕을 좋아하는 자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라는 말을 남기고 13년간 이어질 방랑을 떠났다.

한편으로 공자는 온화했고, 심지어 명랑하기도 했다. 공자는 노래를 부르고 전통 현악기를 연주했다. 친구들과 함께 웃고 농담을 나눴으며, 일상의 즐거움을 찾았다. 거친 밥을 먹고 팔베개로 눕는 것도 그 즐거움 중 하나였다.

"말이 바르지 않으면 판단이 분명할 수 없다."

인은 《논어》에 105번 등장하는데, 그 어떤 단어보다 많은 횟수다. 이 단어의 정확한 번역어는 존재하지 않으며(공자 자신도 이 단어를 정확히 정의 내리지 않는다), 그동안 연민, 이타주의, 사랑, 어짐, 진정한 선, 온전한 행동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번역은 ‘인간다운 마음’이다.

인을 실천하는 사람은 공경과 아량, 신의, 민첩함, 친절이라는 다섯 가지 기본 덕목을 항상 실천한다

공자는 친절을 개인이 원할 때 베푸는 것에서 철학의 핵심 개념이자 훌륭한 통치의 근간으로 한 단계 승격시켰다.

공자는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고 말함으로써 예수보다 약 500년 일찍 황금률을 제시했다.

친절은 실용적인 덕목이다. 공자의 한 추종자는 모두에게 친절을 베풀면 "손바닥 위에서 세상을 뒤집을 수 있다"4라고 말한다.

밥을 둥글게 말지 말 것. 여러 반찬을 한 입에 삼키지 말 것. 국을 꿀꺽꿀꺽 마시지 말 것. 먹을 때 소리를 내지 말 것. 이빨로 뼈를 씹지 말 것. 먹던 생선을 내려놓지 말 것. 개에게 뼈를 던져주지 말 것. 먹고 싶은 것을 잡아채지 말 것. 밥을 뒤적여서 식히지 말 것. 수수를 먹을 때는 젓가락을 쓰지 말 것5

나는 이 부분을 읽고 한숨을 쉰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유교의 이미지다. 부모를 공경하고, 권위에 도전하지 않고, 문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규칙을 근간으로 한 철학. 훈훈하고 모호한 ‘무위’ 개념으로 뉴에이지 그룹의 열렬한 사랑을 받은 노자가 공자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당연하다.

《논어》의 매 페이지에는 부모님의 손가락질이 희미하게 찍혀 있다. 아들은 마땅히 아버지를 공경해야 하며, 아버지의 죄조차도 덮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무는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끝나지 않는다. 순종적인 딸과 아들은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도 부모의 뜻대로 행동해야 한다.

가족은 우리가인을 계발하는 헬스장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사랑하는 법과 사랑받는 법을 배운다. 서로 간의 거리는 중요한 요소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에서 시작하라. 우리가 자기 자신에서 가족으로, 이웃으로, 국가로, 모든 지각 있는 존재로 관심의 영역을 확장할 때 친절은 연못에 던진 돌멩이처럼 점점 커다란 원을 만들며 퍼져 나간다. 한 생명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으면 모든 생명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다.

두 현대 작가가 말하듯, 보통 자녀 양육은 "잔인함이라는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친절이라는 섬"6으로 머무른다. 우리는 그 섬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니, 섬의 크기를 키워 다른 사람을 초대하는 것이 더욱 좋다.

"몇 명이에요?" 식당 주인이 화가 난 것처럼 소리친다. 내가 중요한 회의를 방해하기라도 한 것처럼.

시몬 드 보부아르처럼 인간 본성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본성이 없는 것이 인간 본성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맹자는 "모든 사람에게는 타인의 고통을 참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7라고 말하며, 그 근거로 한 사고실험을 제안했다. 당신이 자기 문제를 고민하며 한 마을을 지나고 있는데 어떤 아이가 우물 가장자리에 서서 비틀거리며 안으로 떨어지려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하자.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친절할 수 있는 능력은 언어 능력과 같다. 우리 모두는 언어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다. 하지만 그 능력은 부모님이나 로제타스톤을 통해 활성화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타고난 친절함은 반드시 밖으로 끌어내져야 한다. 공자는 그 방법이 바로 공부라고 본다. 《논어》는 공부를 칭송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이런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친절의 힘을 기록하고 귀하게 여기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자 거의 성스럽기까지 한 책무라고, 굴드는 말한다.

냉철한 과학자인 굴드는 선함을 기록하는 데 실용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았다. 친절은 귀하게 여기면 더욱 늘어난다. 친절에는 전염성이 있다. 도덕적인 행동을 목격하면 신체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이 촉발되어 흘러넘친다. 친절한 행동을 목격한 사람은 더욱 친절하게 행동하게 된다.10 최근 있었던 여러 연구에서 증명된 현상이다.

나도 친절의 전염성을 몸소 체험한다. 친절한 행동에 주의를 온통 집중하며 F 노선을 탔던 1주일 이후 나는 더 친절한 사람이 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문을 잡아준다. 쓰레기를 줍는다. 바리스타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그가 보지 않을 때 팁을 놓아둔다. 이런 작은 행동으로 노벨상을 타거나 성인군자가 되지는 못한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건 시작이다. 삼나무 씨앗에 떨어지는 몇 방울의 물이다.

"뉴욕 사람들은 예의가 없는 게 아냐." 내가 F 노선에서 친절을 찾겠다는 내 계획을 말하자 뉴욕 토박이인 친구 애비가 말했다. "그냥 빠른 거야."

친절한 행동을 빨리 하는 것이 가능할까? 아니면 친절하려면 반드시 느려져야 하는 걸까? 천천히 만든 요리는 패스트푸드보다 더 맛있고, 지금껏 살펴보았듯이 좋은 철학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열차가 이스트리버 아래를 덜커덩덜커덩 지나는 동안 나는 속도와 친절의 관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본다. 속도를 높이면 친절함은 줄어들까? 공자는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그는 어진 사람은 "행동거지가 수수하고 말을 느리게 한다"라고 말한다.

여자는 누더기 같은 옷을 걸치고 있다. 여자가 휘청인다. 돌풍에 휘날리는 것처럼 여자의 커다란 몸이 흔들거린다.
여자의 발밑에서 여자가 불안정한 이유를(이유 중 하나를) 발견한다. 처음 봤을 때 나는 여자가 낡은 신발을 신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여자는 맨발이다. 부어오른 기형의 두 발이 기괴하다. 인간의 발 같지 않다.
여자는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서 휘청거린다. 돈도, 그 어떤 종류의 친절함도 구하지 않는다. 그 부분이 가장 최악이다. 이 애매모호함. 나는 깜짝 놀라고 측은한 마음을 느끼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친절은 힘든 것이다.

우리는 돕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고, 우리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친절은 힘든 것이다. 친절에는 감정 이입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속도는 주의력의 적임을 배웠다. 빠른 속도는 우리의 의식을 산산이 조각내고 파악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수백만 개의 파편으로 쪼개버린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은? 속도가 빨라지면 아름다움도 줄어드나? 아니면 속도에는 고유의 흐릿한 아름다움이 있나?

신칸센은 열차계의 로빈 윌리엄스다. 뻔뻔하게 물리 법칙을 무시하지만, 그 무시를 넋이 나갈 듯한 속도로 해버려서 모든 게 다 용서되는 부조리함.

로빈 윌리엄스가 다른 코미디언과 경쟁하지 않았듯이 신칸센도 다른 열차와 경쟁하지 않는다. 신칸센은 항공사와 경쟁한다. 재팬 레일은 최선을 다해 기내의 분위기를 모방했다. 바다에 착륙하는 있을 법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녹음 방송과 좌석 벨트는 없지만, 꼭 에어버스에 타고 있는 것 같다.

만약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다면(일본에서는 모든 것이 거의 언제나 계획대로 된다) 우리는 시속 300킬로미터의 속도로 두 시간 8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도쿄에서 교토로 이동하게 된다.

일본에서 모든 것은 딱 좋거나 완전 나쁘거나, 둘 중 하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계의 독보적인 목록 제작자였다. 골치 아픈 현실에 질서를 부여하고 싶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범주와 하위범주를 층층이 만들었다.1

수전 손택은 끝없이 목록을 만드는 자신에 대한 변명으로 다음과 같이 유려하고 개성 있게 이지적인 말을 남겼다. "나는 가치를 인식하고, 가치를 부여하고, 가치를 창출하고, 심지어 존재를 창출한다(또는 보장한다)

좋은 목록 작성의 비결은 범주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다. 범주는 다양한 항목을 아우를 수 있을 만큼 커야 하지만 생각을 잘 감쌀 수 있을 만큼 작아야 한다. ‘역대급 음악’은 범위가 너무 넓은 반면 ‘1930년대 시카고의 폴란드계 미국인이 작곡한 역대급 폴카 음악’은 범위가 너무 좁다.

나는 좁은 공간에 이끌리고, 그 안에 있는 것을 즐긴다. 아마도 그래서 내가 일본을 그토록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인만큼 좁은 공간에 사는 사람은 없다. 구석 인간들이다. 이들은 지하철 칸과 술집과 호텔방이라 주장하는 공간에 스스로를 밀어 넣는다. 놀랍게도, 그 와중에 누구도 서로를 죽이지 않는다.

저자인 세이 쇼나곤은 "개인적 즐거움을 위해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을 적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글을 읽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 않았는데, 바로 그 점이 사람들이 쇼나곤의 글을 그토록 재미나게 읽는 이유다.

점점 쇼나곤의 세상에 빨려 들어간다. 그녀의 대담함에, 소소한 것들을 향한 사랑에, 뜻밖의 장소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능력에 매료된다.

마쿠라노소시, 즉 《베갯머리 서책》을 영어로 옮긴 메러디스 매키니는 "짤막한 글과 생각과 일화를 누빈 불규칙한 퀼트"4라고 말한다.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고, 자기계발서들은 조언한다. 이런 접근법은 우리가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목적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인생은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가끔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움직일 것. 지금 있는 곳에서부터 움직이기 시작할 것. 일단 붓을 들고 붓이 어디로 향하는지 지켜볼 것.

"빨리 해야 할 것이 있을 때 찾아오는 손님. 입을 다물지 않고 계속 지껄이면서 미친 사람처럼 활짝 웃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 몰래 기어 들어오는 은밀한 애인을 발견하고 짖어대는 개. 벼룩. 말하고 있는데 불쑥 끼어들어서 잘난 체하며 자기가 이야기를 끝내는 사람(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말을 끊고 끼어드는 사람은 정말 짜증나기 그지없다). 파리들. 졸려서 막 잠자리에 누웠는데 그 가늘고 작은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모기 한 마리. 12월 31일에 하루 종일 내리는 비."

일본인은 배꽃이 못생겼다고 생각해서 "그 남자는 배꽃처럼 얼굴이 못생겼다"처럼 사람을 모욕하는 데 썼다. 하지만 중국인은 배꽃을 사랑했다. 쇼나곤은 그러므로 "배꽃에는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라고 말한다. 과연, 깊게 생각해본 쇼나곤은 배꽃에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호의를 가지고 주의 깊게 쳐다보면, 꽃잎 끝에 꽤나 사랑스러운 광채가 아주 희미하게나마 있음을 발견할 수도 있다."

"나는 살짝 누렇게 변한 흰색 셔츠를 입은 사람을 참을 수 없다."

쇼나곤은 그냥 즐거운 것과 진정한오카시이, 즉 진정으로 기쁜 것5을 구분한다.

쇼나곤이 보기에는 작디작은 요소가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쇼나곤은 세 겹 부채는 좋아하지만 다섯 겹 부채는 용납하지 않는다(다섯 겹 부채는 "너무 두껍고 밑 부분이 못생겼다"). 공기 중에 눈이 올 듯한 기운이 감도는 것은 기쁘지만 "비가 올 기미로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은 그날의 분위기를 망친다." 딱좋아주의 철학이다. 모든 것은딱 좋거나 완전 글렀거나 둘 중 하나다. 1센티미터 삐끗하는 것은 1킬로미터 삐끗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소는 이마에 흰색 털이 약간 섞여 있어야 하지만 고양이는 반드시 새까만 색이어야 한다. "하지만 고양이의 배는 예외인데, 배만은 새하얘야 한다." 음악 연주는 마음을 기쁘게 하지만 오로지 "사람들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밤에만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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