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카탈리나 섬에서 비키니를 입고 찍은 사진을 보면서 다시 다이어트를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다. 뱃살도 뱃살이지만 등이니 팔이니, 다리 곳곳에 군살이 너무 많고 몸이 확실히 둔해진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어제 여전히 의대를 다니면서 운동도 열심히 하는 딸아이와 영상 통화를 하면서, 엄마 발레 배울까? 했더니 막 웃으면서 barre(바~라고 좀 길게 발음)를 해보는 건 어떠냐고 하는 거다. 발레 하고 비슷한데 좀 더 운동 같은 느낌이 드는 거라고 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우리 동네 근처에도 스튜디오가 있더라는.


사진 출처: healthline


내 다리가 저렇게 쭉 찢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등록을 했다. 하하하(뭐든 생각나면 바로 해버리는 라로씨, 못 말리는 라로씨, 그러나 오래 버티지 못하는 라로씨..ㅠㅠ)


9월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일단 했으니 옷과 슈즈부터 사야지.(멍석 먼저 까는 거 좋아하는 라로씨..ㅠㅠ)

21일 따라하기를 한 것이 벌써 작년이다. 효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병원에서 일하게 된 이후로 꾸준히 하지 않다가 아예 안 하게 되어 다시 도루묵이 된 것 같다. 뭐든 꾸준한 게 장땡인듯.


우리 병원에도 일하러 오기 전에 운동을 하고 오는 젊은 간호사들이 보인다. 그/그녀들은 운동을 하고 병원에 와서 속에는 운동복을 입은채로 그 위에 스크럽스를 입고 있다. 그래서 나도 잠을 좀 줄이고 일하러 오기 전에 운동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출근하는 거 따라하기로. 하튼 요즘 젊은 사람들 아이디어도 기발하고 뭐든 빠르고 배울 점이 너무 많다는. 그리고 나는 나이든 사람들보다 젊은 사람들 하고 일하는 것이 즐겁기도 하다. 얼마 전에 큰 병원에서 일하다가 우리 병원이 돈을 더 많이 주는 병원이라고(우리 병원이 같은 그룹의 병원이 3개이고 그 밑에 널싱홈이니 그런 것이 있는 제법 규모가 있는 회사) 병실 수는 작지만 우리 병원으로 옮긴 L이라는 남자 간호사가 있는데 양 팔에 컬러플한 문신이 꽤 멋진 그 친구도 다양한 운동을 하고 일하러 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발걸음이 무척 가볍고 어떨 때 보면 땅을 딛지 않고 걷는 듯 보이기도 할 정도.ㅎㅎㅎ


예전엔 두꺼운 내 허벅지가 싫었는데 이제는 내 튼실한 허벅지가 보험 같다는 생각도 한다. 병원에서 보면 환자들이 상체는 뚱뚱한데 하체는 근육이 없어서 다 말랐다. 그러니 일상 생활에서 걷기를 먼저 포기하게 되고 결국엔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것 같다. 한 의사가 그랬다. 못 걷게 되면 끝이라고. 당장 끝은 아니지만 상징적으로 한 말인데 그만큼 하체의 힘이 중요하다. '여자는 하체'가 될 수 있도록 내 하체를 더 튼튼하게!! 나이가 들고 보니까 예쁜 다리 하나도 안 부럽게 되었다. 


이 책 눈에 띈다. 심플한 그림과 표지가 괜히 신뢰가 간다.

책 소개를 보니,


제대로 운동하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근력 운동 바이블. 여성 근육에 대해 다루며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한 다양한 근력 운동을 소개한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스쿼트나 런지, 플랭크 등 근력 운동을 여성의 몸에 적합한 자세로 다시 알려준다. 또한 여성의 근육을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접근하기보다 근육이 일상생활에 어떻게 쓰이는지, 근력 운동이 왜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며 여성들이 건강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운동을 다이어트로만 바라보지 않도록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알라딘 책소개



저 짧은 책 소개만을 내가 이해하기 좋은 방법으로 다시 나열해 보니까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


1. 여성 근육에 대해 다룬다.

2.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한 다양한 근력 운동을 소개한다.

3. 근력 운동을 여성의 몸에 적합한 자세로 다시 알려준다.

4. 여성의 근육이 일상생활에 어떻게 쓰이며 근력 운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5. 운동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남성의 근육과 여성의 근육은 다르기 때문에 근력 운동도 여성의 근육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이 그런 책인 것 같다. 또한 스쿼트나 런지, 플랭크를 해보면서 꽤 어려워서 하다 말았는데 이 중요한 운동들 역시 여성의 몸에 적합한 자세로 다시 (여기서 '다시'라는 단어가 포인트!) 알려 준다고 하니 더 관심이 간다. 이제 나는 내 스스로 깨우치기엔 너무 늦은 나이인 것 같아서 누가 다시 알려주면 좋다.


쓰다 보니 이 책을 선전하는 것 같은데, 나는 아직 이 책을 읽어 보지 못한 사람임. 그냥 책 소개 보고서 괜찮다고 느껴서 이렇게 길게 써봤다. 이 책에 대해서 쓴다고 이 책이 생기는 것도 아님. (그런데 왜 내 시간 낭비하면서 이러고 있는지는 모름;;;) 더구나 여성의 몸을 갖고 있으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다이어트보다 더 높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제 더 이상 예쁠 수 없는 나이라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쁜 것보다 건강이 최고이기도 하고, 사실 건강한 것이 예쁜 것보다 더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란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건강은 객관적인 것인데 예쁘다는 것은 너무 주관적인 것이며, 또한 사회에 따라 그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 살다 보니까 한국식 예쁨은 유효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을 알게 된 이유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미국식 예쁨이 더 낫다는 것도 아니다. 오십보 백보.ㅎㅎㅎ 

어쨌든 9월부터 바~를 시작해 보자. 아자아자 (9월부터 자전거도 탈 예정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자전거 타고 출퇴근 하고 싶음, 하지만 아직은 겁이 많아서 무리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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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24 16: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울 나라는 학교에서 넘 ㅎ 뇌근육만 쓰게 만들어서 기초 체력이 부실하게 된것이 아닐까요! ㅎㅎ

라로님 9월 부터 미국식 예쁨으로 !!

라로 2021-08-24 17:25   좋아요 3 | URL
그래도 한국인들은 뇌라도 섹시하잖아요,,ㅋㅋㅋ
미국식 예쁨도 별 거 아니더라구요,,저는 제식의 예쁨으로 (응? 그게 뭔지 모르지만;;;)ㅎㅎㅎ

mini74 2021-08-24 16: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내년엔 시누이보다 더 멋진 어깨근육 보여주시는 거 아니에요? ㅎㅎ 삶을 항상 통통 활기있게 사시려는 모습 참 보기좋아요. *^^*

라로 2021-08-24 17:27   좋아요 4 | URL
그건 불가능데스에요.ㅎㅎㅎ 제 시누이는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은데 저는 전혀 그러지 못하니,,,꼬랑지라도 따라가 볼까? 싶어요.ㅎㅎ 단 한 번 사는데 이왕이면 통통 활기있게 좋죠? 미니님도 멋지게 사시는 모습 아주 좋아요!!^^

새파랑 2021-08-24 17: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당장 오늘부터 시작하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 역시 뭐든 시작은 장비가 우선~!! 라로님 저 사진처럼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라로 2021-08-24 17:28   좋아요 5 | URL
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오늘부터 해야 하는 거 맞는 것 같은데 저 여행에서 어제 왔고요, 내일부터 3일 연속 일해요.ㅠㅠ 그리고 일주일 쉬고,, 쉬는 동안 장비 쇼핑,,^^;;;;
사진처럼은 불가능이에요... 그건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