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에 맹꽁이가 살아요 아이세움 자연학교 1
김은하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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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2005년) 가을, 서울 상암동 노을공원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행사에 참여하면서 말로만 듣던 노을공원에 처음 가보게 되었다.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은 난지도에서 태어난 쌍둥이 생태공원이다.

노을공원에는 어린 시절 지천으로 보고 자랐던 뱀딸기와 개망초, 개여뀌, 돌콩 등과 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새소리도 심심찮게 들려 왔고 잠자리와 나비는 부지런히 가을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의 노을공원. 아름다운 들꽃들을 피워낸 흙 속에 거대한 쓰레기가 매립되어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15년 전에 난지도 앞을 지날 때 악취가 심했었는데…. 쓰레기 산으로 심한 악취를 풍기던 난지도가 어떻게 이런 건강한(?) 생태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그때 노을공원을 다녀온 이후 노을공원에서 만났던 들꽃들이 자주 생각나던 참에, <하늘공원에 맹꽁이가 살아요>란 책을 접하게 됐다. 이 책을 통해 난지도가 그간 걸어온 길을 알 수 있었다.

난지도의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 생겨나기까지

가을이면 억새축제로 유명한 하늘공원과 별자리 관측이 가능하다는 노을공원은 예전에는 거대한 쓰레기 더미 일 뿐이었다. 하지만 난지도가 처음부터 쓰레기 산이었던 것은 아니다. 난초지초 많아 꽃향기 가득한 섬, 그래서 '난지도'라 불렸다고. 얼마나 아름다운 섬이었으면 겸재 정선이 난지도를 그려 후세에 전하고 있을까.
대동여지도에는 '중초도', 즉 '꽃이 피고 있는 섬'이란 뜻의 이름으로 실려 있다. '꽃섬'으로도 불렸다니 그 향기 그윽함이 쉽게 상상된다. 꽃섬 난지도에서는 땅콩과 수수를 경작했고, 물이 맑아 먹이가 풍부해 수많은 철새들이 날아들었다고도 한다. 택리지에서는 난지도를 풍수지리학상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고 있을 정도다.

이런 난지도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서울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엄청난 쓰레기가 배출되었고 이 쓰레기들을 고민하던 서울시는 난지도에 매립하기로 결정, 1978년부터 1993년까지의 15년 동안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매립, 두 개의 쓰레기산이 만들어진다.

소풍장소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를 얻었던 난지도는 악취를 풍기고, 침출수를 흘려보내 주변의 한강을 오염시키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악취가 얼마나 심했던지 사람들은 흙을 덮는 것으로 악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고 이곳에 흙을 덮게 된다. 그렇게 사람들은 난지도를 외면하고 잊고 있었다.

하지만 자연은 난지도를 포기하지 않았다. 자연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편리와 욕심으로 훼손하고 버린 그 상처투성이 땅을 보듬어 안아 치료하고 건강한 되돌려 놓았다. 언제부턴가 날아든 풀씨가 싹을 틔우더니 머잖아 꽃을 피웠고 잠자리와 나비들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차츰 좀 더 많은 동물과 식물이 그곳에 둥지를 틀었다.

난지도는 이런 과정을 거쳐 점차 안정을 찾았고, 이후 환경부 지정 보호 동물인 맹꽁이까지 볼 수 있는 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금 하늘공원에는 300여종에 이르는 곤충과 달팽이, 거미 등이 살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조롱이와 붉은머리오목눈이, 수리부엉이 등 70여종의 새들이 발견된다고. 식물은 모두 합해 500여종이 자라고 있다.

서울의 생태축을 잇는 하늘공원,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온통 콘크리트 건물들로 꽉 차 있는 삭막한 도시, 서울. 서울에는 북한산을 비롯한 크고 작은 산들이 많다. 남산처럼 서울 한복판에 있는 산도 있다. 하지만 이 크고 작은 산들은 도로와 시멘트 건물들에 인해 서로 끊겨 생태적으로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다.

크고 작은 이런 산들이 서로 연결되어질 경우 산들은 생태적으로 훨씬 건강해질 수 있으며 도시숲(도시가까이에 있어 매연 등을 걸러주는)으로서도 훨씬 뛰어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은 서울의 생태축을 이어주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은 아직 온전치 못한 상태다. 매립된 쓰레기에서는 여전히 침출수가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 1~2m 정도는 더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늘공원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풀만 무성한 곳으로 끝나고 말까? 울창한 나무숲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난지도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금으로선 불투명한 상태. 하지만 지난날과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는, 바람직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면 자연은 또 다른 가능성으로 더 많은 꽃을 피워 우리에게 튼실한 열매를 안겨줄지도 모를 일이다.

<하늘공원에 맹꽁이가 살아요>는 풀 한포기 제대로 자랄 수 없을 만큼 상처 받았던 난지도의 하늘공원이 어떤 길을 걸어왔으며 지금 어떤 모습인지, 앞으로 어떤 미래가 바람직한지 등,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새삼 느낀 것은 과오를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인간에게 한 없이 관대한, 마치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자연의 사랑이었다. 우리들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훼손하고 버린 땅을 보듬어 안아 상처를 치유해 다시 인간에게 돌려주고 있는 자연의 은혜를 하늘공원에서 보았다고 할까.

아름다운 섬이 인간의 무분별한 이기심으로 악취 풍기는 버려진 땅이 되고, 그 버려진 땅이 생태공원으로 탄생한 예는 세계에서 오직 한곳, 난지도뿐이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난지도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연과 인간의 어떤 공생이 가장 바람직할까?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책을 읽게 할 수 있음이 다행이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이 하늘공원과 자연생태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자연친화적인 인성으로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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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지킴이 노빈손, 한강에 가다 신나는 노빈손 가다 시리즈 2
박경수 지음, 이우일 그림, 환경운동연합 감수 / 뜨인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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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개발은 수많은 생물들을 위협하고 있다. 30년 전만 해도 쉽게 볼 수 있었던 제비는 이제 거의 볼 수 없는 새가 되었고 가을이면 자주 볼 수 있었던 새들의  'ㅅ'자 행렬도 이제 거의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우리의 삶과 밀접하여 우리의 정서와 연관시킨 새들이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동요 '따오기'에 나오는 따오기도, 오빠생각에 나오는 뜸부기도 이제 우리 나라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새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을 상징하는 학도 이제는 연하장이나 그림속에서나 볼 수 있는 새가 되고 말았다. 이런 새들을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 또 다른 생물들은 또 얼마나 신음하고 있을까? 씁쓸하다.

<철새지킴이 노빈손, 한강에 가다>는 우리에게 환경의 중요성과 새들에 대해 많은 반성과 다짐을 하게 하는 책이다. 호기심 많은 노빈손이 우연히 어떤 이벤트에 당첨되어 철새 탐조여행을 가게 된 곳은 한강습지다. 왜 하필 한강습지일까?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곳도 많은데 왜 하필 한강일까 의아했다. 하지만 이 책은 한강 하구의 중요성에 대해 내가 전혀 모르고 있던 것들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었다.

우리나라 생태축을 이루고 있는 한강하구는 희귀동식물로 가득찬 보물창고

한강 하구는 '한강과 서해 바다가 만나는 어귀'를 말한다.  좁은 의미로 보면 김포대교 부근 부터 곡릉천 하구 습지나 장항습지와 김포와 강화도  일부, 넓은 의미는 잠실 수중보가 설치된 잠실대교부터 생태영향을 미치는 연백군 부근과 강화남단과 석모도.

한강하구가 중요한 이유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곳(기수역)이어서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한다는 것. 기수역에는 강에서만 사는 생물과 바다에서만 사는 생물이 살고 있는 곳이며, 참게나 숭어처럼 강과 바다를 넘나드는 회유성 생물까지 살고 있다. 아울러 육지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그만큼 생태는 다양해지는 것.

"넓은 습지와 농경지, 다양한 식물과 바다밑에 사는 생물과 어페류 등을 갖춘 한강하구는 수많은 새들의 보금자리다. 2004년 한 해에만 124종 8만 2천여 마리의 새들이 발견되었을 정도. 그중엔 비교적 흔한 새들도 있지만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희귀한 새들도 많다.최근 몇 년간 발견된 새들 중 멸종 위기종 1급은 저어새,노랑부리저어새,노랑부라백로,검독수리,흰꼬리수리,매 등 6종이다.2등은 재두루미,개리,큰기러기,물수리,솔개,말똥가리,독수리,잿빛개구리매 등 22종이나 된다.그동안 보고된 천연기념물만해도 24종이다. 고양,김포,파주를 아우르는 구간은 아예 양쪽의 강변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 250호 재두루미 서식지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데 한강 하구의 중요성은 우리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서 생태상 중요한 곳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에서는 2개국 이상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중 생태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을 '접경생물권 보존지역(TBR)'로 지정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인 '아무르강-흑룡강'지역, 홍콩과 중국의 접경지였던 '마이포 습지'가 그 대표적인 사례. 한강하구 역시 그 대상지역이며,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분단국가의 접경지라는 특징까지 더하고 있다.

한강하구는 이런 특징과 함께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DMZ(비무장지대)생태와 서해안 해양생태를 잇는 중요한 통로이자. 동북아시아 물새들의 서식지겸 이동통로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곳. 지금처럼만 보전되어도 한강하구의 경제적 가치는 1년 기준 약 7336억원이라고.

그런데 한강하구의 현실은 어떤가?

철새도 사투리를?철새에 대한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알 수 있는 '철새백과사전'?

철새지킴이 노빈손과 철새 탐조 일행이 우리의 생태에 중요한 한강하구 생태여행을 떠나 한강하구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한강하구의 생태와 철새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찾아 위험에 처한 새들을 구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생태계와 철새들에 대해 많은 것을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다.

사실 이 책에는 한강 하구의 중요성 못지않게 환경생태계와 철새들에 대해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특히 철새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실려있어서 '철새백과사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철새들에 대해 그간 궁금했던 많은 것들을 이 책을 통하여 알 수 있었다.

▲철새들도 사투리를 쓴다? ▲'갯벌'과 '개펄'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 그럼 어떻게 다르다는 거지? ▲시치미란 말은 새와 관련된 말이 그 유래다?▲개리? 개리의 영어이름은 '고니거위'? ▲철새들도 사람처럼 교통사고 수난을?▲목?다리? 가락지는 어디에 끼워야 할까?▲최근에는 칼라 가락지가 유행?▲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솔개의 수명은 정말 70년?▲새와 환경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생물다양성계약'은 무엇일까?사고조류의 60%는 천연기념물?▲개구리때문에 올림픽경기장을 다른 곳으로 옮긴 나라도 있다고.▲우리나라 람사습지는 어떤 곳들일까? ...등, 재미있고 신기한 사실이 가득한 책이었다.

아울러 재두루미, 학,개리,황조롱이, 독수리 등 우리에게 비교적 많이 알려진 새들의 특성을 본문과 관련시켜서 쉽고 재미있게 설명. 때문에 많은 것을 알려주는 책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흥미롭다는 것. 아이들의 호기심을 쏙쏙 자극하여 아이들을 '친환경인', '철새박사'로 키워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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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백제 여행 답사 바로하기 역사 바로보기 4
여행이야기 기획, 박광일 글 / 삼성당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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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던 ‘백제’를 새삼스럽게 기억해낸 것은 드라마 <주몽>(MBC-TV)을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보면서다.


그날 드라마는, '진번' '임둔' 정복을 코앞에 두고 죽어버린(?) 주몽에 대한 비통함 때문에 소서노도, 주몽의 충직한 아우들도 통곡하고 있었다. 유화부인은 혼절을 했던가. 대장장이 ‘모팔모’는 주인 잃은 강철검을 슬퍼하고....,그들의 비통함에 ‘주인공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우리 아이들도 덩달아 슬퍼하고 있었다.


“얘들아, 걱정 마. 주몽은 반드시 돌아 와서 ‘소서노’와 결혼하고 소서노의 두 아들이 훗날 나라를 세우는데 그 중 한나라가 백제야. 고구려, 백제, 신라의 그 백제 말이야. ‘비류’와 ‘온조’라는 이름 들어 보았지? 소서노의 아들인 온조가 백제를 세우는 거야. 백제의 영토가 어디서 어디까지냐면, 한강 이남부터 전라남도까지야. 아빠가 태어난 예산, 엄마가 태어난 김제도 아주 옛날에는 백제 땅이었지”


엄마, 아빠가 태어나고 자란 곳도 모두 백제 땅이었다는 말에 아이들의 눈이 반짝 반짝!. 하지만 난 속으로 부끄러워지고 있었다. 백제나 백제의 문화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 백제를 거의 잊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엄마, 아빠가 태어나고 자란 곳도 모두 백제 땅이었다는 말에 아이들의 눈이 반짝 반짝!. 하지만 난 속으로 부끄러워지고 있었다. 무열왕릉이나 서산마애삼존불, 의자왕과 3천궁녀의 전설이 남아 있는 낙화암 정도? 백제가 일본에 문화와 문물을 전해주었다는 사실? 이 정도야 알려 줄 수 있다지만 이런 역사적인 사실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아는 것이 없었기에.


이런 내가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최근, 뜻있는 사학자들에 의하면 당시 백제 왕성에 3천 궁녀가 살았다는 것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불가능하다는 것. 저자 역시 백제의 마지막 왕성인 사비성에서 3천 궁녀의 존재에 대해 묻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된 낙화암 전설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주목을 두어야 하는 곳은 석장리구석기유적지.


“석장리에 있는 구석기유적은 경기도 연천 전곡리에 있는 유적과 더불어 우리나라 구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입니다. 일본은 일제 시대에 여러 곳을 발굴하면서 우리나라에 구석기 시대가 없다고 했습니다. 일본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구석기 유적이 한반도에서 나오면 아무래도 자신들이 더 오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들통 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공주에서 발견된 구석기 유적으로 일본사람들의 거짓말은 끝이 났습니다.” -웅진 편에서


왜곡된 역사와 관련하여 저자는 웅진에서 일본의 의도적인 우리의 역사왜곡에 대해서 짚고 넘어간다. 이 밖에도 우리의 정통성을 부정하기 위하여 일본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우리의 역사는 아직 많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물려주어서는 안 되는 일본의 의도적인 역사왜곡이다.


저자는 이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우리 아이들이 알아야만 하는 역사에 대해서도 빠뜨리지 않고 들려주고 있다. 많이 밝혀내고 있다지만 아직도 우리의 역사 중에는 일본의 경우처럼 ‘의도적인 왜곡’과 낙화암처럼 가려진 진실의 역사가 많다고 한다. 좀 더 적극적인 관심으로 우리의 아이들은 올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 첫 백제 여행>은 백제의 첫 번째 도읍지였던 ‘한성’에서부터 출발한다. 이에 해당하는 유적들은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등. 백제가 두 번째 도읍지인 웅진으로 천도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지금 현재 드라마로 방영중인 <연개소문>(SBS)을 보면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면 훨씬 맛깔스런 역사여행이 될 수 있겠다.


백제초기, 즉 한성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유적은 현재 서울의 도시화로 거의 사라진 상태. 삼국 중에서 가장 우수한 문화를 가졌던 백제였다. 지금처럼 서울 구석구석이 도시화되기 전에 백제의 역사를 알기 위해 좀 더 현명하게 대처했더라면 우리의 문화적인 자긍심은 훨씬 우수하게 빛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씁쓸하게 ‘방이동고분’을 떠나 이른 곳은 곰나루.


‘곰나루’ 전설이 있는 곳은 웅진, 지금의 공주에 해당한다.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였던 웅진시대는 66년이란 짧은 기간. 하지만 일본에 의해 영영 묻혀 질 뻔했던 석장리 구석기유적지가 있는 곳이며, 무열왕릉이 발굴된 곳.


마지막 도읍지인 사비(부여)에서 만나는 백제는 부소산성과 정림사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정림사터는 정림사5층석탑으로 유명한 곳이며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 왕성과 관계가 깊은 곳이다. 이곳에서 3천 궁녀의 진실과 백제부흥을 위해 노력하였던 성왕과 삼충신(계백장군. 흥수,성충)을 만날 수 있다.


웅진과 사비 편에서는 ‘공주국립박물관’과 ‘부여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유물위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어서 각각의 시대에 해당하는 유물들을 시대에 맞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는데 큰 도움이 될 법하다. 아이들이 교과서를 통하여 만날 수 있는 유물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교과학습에도 도움이 많을 듯.


우리나라 발굴 역사상 가장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무열왕릉 발굴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백제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와 적극적인 외교를 하였던 일본과도 중요한 관계에 있는 사마왕의 무덤이 무열왕릉이다. 무열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은 108종류 2900여점인데 유물별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흥미롭다.


무덤을 지키는 동물인 진묘수, 일본에서만 자랐던 금송으로 만들어진 관, 왕비가 사랑했던 유리동자마스코트, 은팔찌에 새겨진 글씨 이야기, 당시 중국에서만 생산되었던 백자로 만들어진 등잔, 왕이 사후에 쉴 곳을 사면서 신에게 바친 매지권 등에 관련된 이야기 등.


부록으로 도읍지는 아니었지만 백제의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유적지를 소개한다.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서산마애삼존불이 있는 서산과 개태사, 후백제 유적지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책 덕분에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백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무열왕릉'이나 '정림사5층석탑', '백제금동대향로'처럼 비교적 많이 알려진 유물이 백제의 어느 시대에 해당하는지 막상 혼동하고 있었는데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잊고 있던 백제를 실컷 만나서 좋았다. 하지만 삼국 중에서 가장 우수한 문화를 발전시킨 백제를 그동안 너무 외면해 온 우리의 역사였던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크다. 그동안 많이 잊어 온 백제의 역사지만 이제는 우리의 노력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는 백제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 하자. <우리아이 첫 백제 여행>은 백제를 향하여 가는 첫걸음이자 백제 여행지에 이르러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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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나이사전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유동숙.박숙희 엮음, 이재운 기획 / 책이있는마을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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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먹는 쌀이나, 매일 사용하는 수저, 즉 숟가락과 젓가락의 나이는 몇 살일까? 부인과 마누라는 몇 살이며, 언니나 올케, 혹은 오빠의 나이는 몇 살일까? 가시나니 깍쟁이 등의 나이도 궁금하다.

쌀과 숟가락의 나이는 약 3000살인데 젓가락의 나이는 비로소 백제로부터 시작된다. 항상 함께 사용하여서 당연히 같은 나이려니 생각하다가 책 속의 자세한 설명으로 역사적인 상식을 얻는 재미가 쏠쏠하다(박스기사 참조).

부인의 나이는 대략 3127살, 마누라의 나이는 현재는 120살 가량이지만, 지금의 나이 이전에 649년을 궁중에서 주로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언니나 올케, 오빠의 나이는 대략 105살로 같은 나이라 말의 생성배경이 같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깍쟁이의 나이는 613살이요, 가시나의 나이는 놀랍게도 1429살가량이다. 이렇게 우리들이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말들의 나이를 찾아 과거로 거슬러 가보는 여행은 어떨까? 그런데 비단 호칭어뿐이랴. 우리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말들의 나이가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시험 등에서 떨어지면 '미역국 먹었다'고 하고, 시야가 좁은 사람더러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한다. 어떤 물건을 지나치게 비싼 값에 샀다면 '바가지 썼다'고 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예사로 쓰고 있는 표현들이다. 그렇다면 이들 표현들은 어떤 배경으로 언제부터 썼을까?

말에도 나이가 있다

"말에도 생명이 있어서 새로 태어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상고 시대부터 싹튼 말이 있고, 삼국시대에 생긴 말이 있었다. 고려, 조선, 개화기, 일제 강점기, 광복 이후로 나누어 조사하다보니 우리말로 태어나는 말도 많았지만 없어진 말들도 많았다. 한문과 함께 들어 온 중국어, 칭기즈칸의 기마부대와 함께 들어 온 몽골어, 일제가 퍼뜨린 말, 미국이 끌어 들여온 말, 최근에는 컴퓨터와 관련된 말이 거의 매일이다시피 새로 태어나고 있다."

순수하게 우리문화에서 비롯된 말만 담지 않았다. 오랜 동안 한자를 써와서 어쩔 수 없을 것이며 컴퓨터나 바코드처럼 외국의 문화와 함께 밀려들어 온 것들이고 보면 '우리말'이라는 표현은 합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말의 출생지야 어떻든 이 특별한 사전에 실린 말들은 모두 우리들이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말들이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나이 사전>은 전체적으로 고조선, 삼국, 고려, 조선 시대를 거쳐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 광복이후로 각각 시대별 구분을 하였다. 또한 뒷부분에 일반 사전처럼 가나다순으로 찾아보기 쉽게 정리하여 저자가 구분해놓은 시대별로 읽어나가든, 그때그때 궁금한 말만 찾아보든 큰 어려움 없이 궁금한 말의 나이를 알 수 있도록 편하게 만들었다.

이런 시대적 구분은 어느 시대든 특정의 시기의 말만을 중점으로 알아가다 보면 그 시대의 역사, 풍습 등을 아울러 볼 수 있어서 말의 나이를 통하여 나름대로 정리해보는 것도 의미 있다. 가령 개화기편을 보면 그 당시의 한반도의 급변하는 정세의 위기감이 느껴진다.

말 한마디에 담긴 역사적 배경

내용 또한 알차다. 제시어의 출생과 소멸 시기를 명시하고 다시 그에 대한 보편적인 설명, 역사적 배경이나 흐름을 설명하며 잘못 쓰여 지고 있는 문학적인 실례까지 설명하여 바로 잡아 주고 있다. 그리고 모든 내용은 국내외 문헌을 토대로 하고 있어서 풍부한 상식까지 얻을 수 있다.

가령 일제 강점기에 들어 온 지퍼(zipper, slide fastener)에 대한 설명은 생성 시기나 나이를 미국(1893, 약 112살)과 한국(일제 강점기, 1945년, 약60살)으로 각각 구분하여 알려주며 누구에 의하여 어떤 경로로 처음 발명, 소개 되었는지까지 알려주고 있어서 세계사까지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이렇게 말 하나마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런 말들을 쓰는 우리들도 이제는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이 특별한 사전을 펴내는 동기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책을 쓰는 동안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생각이 있다면 말이 살아야 글이 산다, 글이 살아야 정신이 산다는 것이었다. 바른 글을 쓰기 위함은 물론이려니와 우리말의 나이에 배어 있는 정신과 문화의 숨결을 느껴 보자는 생각에서 엮어진 이 책이, 글 쓰는 이들의 책상 한 귀퉁이 작은 자리라도 차지할 수 있기를 고대 한다

더 나아가 우리말과 우리글을 아끼는 모든 이들이, 일제 강점기 때 더러워지고, 물밀 듯이 들어오는 외래어에 패이고, 뜻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신조어에 숨통이 옥죄여 잎이 누래진 우리말과 글이라는 커다란 나무를 푸르게 살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 머리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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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빠진 내 아이 구하기
고재학 지음 / 예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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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볼일을 보러가는 중이었다. 내 옆에 앉은 여자는 30여분동안 통화를 하더니, 또 다른 누군가와 내릴 때까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연신내역에서 교대역까지의 한 시간 가량의 통화. 여자는 통화를 하면서 탔고 통화를 하면서 내렸다.

하지만 이것은 그다지 낯선 모습이 아니다. 아니 도리어 일부사람들에게는 당연한 휴대폰 예절(?)이어서 남들이 간섭하면 도리어 불쾌한 반응을 보인다. 또한, 이 여자처럼 지하철 안에서 긴 시간 통화를 하지 않아도 차 속에서 끊임없이 핸드폰 버튼을 조작하여 특별한 볼일(인터넷게임 등)을 보는 사람들은 우리주변에 아주 흔하다.

게다가 요즘에는 DMB폰의 활발한 보급으로,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에서 이어폰을 꽂지 않고 제 안방에서처럼 TV를 시청하는 몰지각한 사용자도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사람들은 휴대폰 중독의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 중독'이란? 휴대폰이 곁에 없으면 불안하여 항상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통화를 해야만 마음이 편해질 만큼 몰입정도가 심한경우를 말한다.

최근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는 '휴대폰 중독에 관한 실험'을 했다. 실험결과, 휴대폰에 중독된 사람은 알코올이나 마약에 중독된 사람처럼 불안해하고 금단 증상까지 보였으며, 강제로 휴대폰을 끄게 하면 심적인 동요를 일으켰다. 그리고 전화나 문자메시지가 오지 않으면 무시당한 것처럼 격한 행동을 하고 자기비하를 일삼기까지 했다.

이제 휴대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다보니 휴대폰으로 인한 해악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태어나면서 디지털 기기들과 쉽게 접하게 되는 우리아이들은 그 정도가 무척 심하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의 휴대폰 사용실태와 중독을 진단한다!

일상인의 생활필수품이 된 달콤한 휴대폰, 그 이면의 씁쓸함

우리나라에 휴대폰이 보급된 지 10여 년. 총인구 4849만여 명 중 휴대폰 가입자는 4000만이라니 놀라운 수치다. 2005년 말 기준, 전체 청소년 중 90%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관련 사업자들이나 전문가들은 잠정 집계한다. 아이들에게 휴대폰은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휴대폰은 원래기능인 통신수단보다 친구와 대화하는 메신저다보니 나란히 앉아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여 대화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또한 아이들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휴대폰의 기능들로 대신한다. MP3플레이어, 카메라, 계산, 다이어리, 모닝콜, 전자사전 등.

그런데 이 정도는 비교적 순수한 아이의 수준이다. 어떤 아이들은 무분별한 인터넷 게임을 하거나, 음란물, 폭력물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은밀한 사진을 나누기도 한다. 수업시간에 몰래 음란물 동영상 등을 보는 아이들도 있다니 그야말로 아득해진다.

청소년들의 휴대폰 중독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음란물과 폭력물의 확산으로 인한 분별력 상실' '문자 남용에 따른 사고의 단순화와 글쓰기 능력의 퇴화' '과다 몰입에 따른 집중력과 학습능률 저하' '창의력의 감소' '소통의 단절' '전자파로 인한 건강 상실'등 무척 심각하다.

<휴대폰에 빠진 내 아이 구하기>는 그동안 디지털 강국 신화에만 급급한 채 청소년들의 휴대폰 사용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이 책은 대한민국 부모들 중 많은 사람들이 고민해 보았을 자녀들의 휴대폰 중독의 문제점에 대해 다양하게 다룬다.

1부와 2부는 우리 아이들의 핸드폰 사용실태와 중독에 관한 보고서다. 청소년들의 휴대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1318세대의 휴대폰 코드를 검토, 청소년들 사이에 이미 일반화된 휴대폰 중독의 상황과 함께 부모들의 고민을 생생하게 담았다.

3부와 4부는, 학습 부진과 집중력 감소로 직결되는 휴대폰 중독 증세를 치유하기 위한 방법 모색과 대안을 다루고 있다. 부록으로 청소년들의 인터넷 휴대폰 은어들을 설명, 다양한 장소에서의 휴대폰 사용 지침, '휴대폰 중독자가측정표'등을 실었다.

이 책을 조금만 더 일찍 만났으면 아이와 내가 힘들지 않았을지도

이 책의 저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둔 가장으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어른들처럼 휴대폰으로는 통화만 할 정도인 전형적인 기계치. 그런데 어느 날 아이들이 심각할 정도로 휴대폰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실체가 궁금하여 문제점들을 찾아 나섰다고.

이 책은 저자의 막연한 주장이 아닌, 아이들에 대한 저자의 간절한 바람에서 나온 것. 책 속에는 휴대폰 때문에 고민하는 어른들과 아이들의 목소리가 꽤 심각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솔직히 많이 놀랐다. 이렇게 많은 휴대폰 가입자? 휴대폰 중독 때문에 자살까지?

올 여름, 나 역시 휴대폰 때문에 아이와 몇 달 동안 신경전을 벌어야만 했다. 아이가 휴대폰을 사용한 기간은 불과 3개월.

다양한 서비스를 해주는 통신회사에 고마워하며 아이가 호기심으로 마구 누른(아이는 무료서비스인줄 알고 눌렀다고 하는데) 덕분에 엄청난 요금을 물었고, 이 과정에서 아이는 아이대로 상처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

달콤하게만 여겼던 휴대폰 이면의 씁쓸함에 아이는 다소 실망한 듯, 스스로 더 이상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고 지금은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사회생활을 하게 되고 그러자면 휴대폰은 생활필수품으로 다시 아이 손에 들려질 것이다.

때문에 아이가 바람직한 휴대폰 사용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을 느꼈다면 단 한 가지뿐이다. 진즉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아이나 나나 휴대폰의 해악으로 상처받는 일은 훨씬 줄어들었거나 아예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라도 이 책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에는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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