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첫 백제 여행 답사 바로하기 역사 바로보기 4
여행이야기 기획, 박광일 글 / 삼성당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잊고 있던 ‘백제’를 새삼스럽게 기억해낸 것은 드라마 <주몽>(MBC-TV)을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보면서다.


그날 드라마는, '진번' '임둔' 정복을 코앞에 두고 죽어버린(?) 주몽에 대한 비통함 때문에 소서노도, 주몽의 충직한 아우들도 통곡하고 있었다. 유화부인은 혼절을 했던가. 대장장이 ‘모팔모’는 주인 잃은 강철검을 슬퍼하고....,그들의 비통함에 ‘주인공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우리 아이들도 덩달아 슬퍼하고 있었다.


“얘들아, 걱정 마. 주몽은 반드시 돌아 와서 ‘소서노’와 결혼하고 소서노의 두 아들이 훗날 나라를 세우는데 그 중 한나라가 백제야. 고구려, 백제, 신라의 그 백제 말이야. ‘비류’와 ‘온조’라는 이름 들어 보았지? 소서노의 아들인 온조가 백제를 세우는 거야. 백제의 영토가 어디서 어디까지냐면, 한강 이남부터 전라남도까지야. 아빠가 태어난 예산, 엄마가 태어난 김제도 아주 옛날에는 백제 땅이었지”


엄마, 아빠가 태어나고 자란 곳도 모두 백제 땅이었다는 말에 아이들의 눈이 반짝 반짝!. 하지만 난 속으로 부끄러워지고 있었다. 백제나 백제의 문화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 백제를 거의 잊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엄마, 아빠가 태어나고 자란 곳도 모두 백제 땅이었다는 말에 아이들의 눈이 반짝 반짝!. 하지만 난 속으로 부끄러워지고 있었다. 무열왕릉이나 서산마애삼존불, 의자왕과 3천궁녀의 전설이 남아 있는 낙화암 정도? 백제가 일본에 문화와 문물을 전해주었다는 사실? 이 정도야 알려 줄 수 있다지만 이런 역사적인 사실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아는 것이 없었기에.


이런 내가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최근, 뜻있는 사학자들에 의하면 당시 백제 왕성에 3천 궁녀가 살았다는 것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불가능하다는 것. 저자 역시 백제의 마지막 왕성인 사비성에서 3천 궁녀의 존재에 대해 묻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된 낙화암 전설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주목을 두어야 하는 곳은 석장리구석기유적지.


“석장리에 있는 구석기유적은 경기도 연천 전곡리에 있는 유적과 더불어 우리나라 구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입니다. 일본은 일제 시대에 여러 곳을 발굴하면서 우리나라에 구석기 시대가 없다고 했습니다. 일본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구석기 유적이 한반도에서 나오면 아무래도 자신들이 더 오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들통 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공주에서 발견된 구석기 유적으로 일본사람들의 거짓말은 끝이 났습니다.” -웅진 편에서


왜곡된 역사와 관련하여 저자는 웅진에서 일본의 의도적인 우리의 역사왜곡에 대해서 짚고 넘어간다. 이 밖에도 우리의 정통성을 부정하기 위하여 일본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우리의 역사는 아직 많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물려주어서는 안 되는 일본의 의도적인 역사왜곡이다.


저자는 이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우리 아이들이 알아야만 하는 역사에 대해서도 빠뜨리지 않고 들려주고 있다. 많이 밝혀내고 있다지만 아직도 우리의 역사 중에는 일본의 경우처럼 ‘의도적인 왜곡’과 낙화암처럼 가려진 진실의 역사가 많다고 한다. 좀 더 적극적인 관심으로 우리의 아이들은 올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 첫 백제 여행>은 백제의 첫 번째 도읍지였던 ‘한성’에서부터 출발한다. 이에 해당하는 유적들은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등. 백제가 두 번째 도읍지인 웅진으로 천도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지금 현재 드라마로 방영중인 <연개소문>(SBS)을 보면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면 훨씬 맛깔스런 역사여행이 될 수 있겠다.


백제초기, 즉 한성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유적은 현재 서울의 도시화로 거의 사라진 상태. 삼국 중에서 가장 우수한 문화를 가졌던 백제였다. 지금처럼 서울 구석구석이 도시화되기 전에 백제의 역사를 알기 위해 좀 더 현명하게 대처했더라면 우리의 문화적인 자긍심은 훨씬 우수하게 빛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씁쓸하게 ‘방이동고분’을 떠나 이른 곳은 곰나루.


‘곰나루’ 전설이 있는 곳은 웅진, 지금의 공주에 해당한다.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였던 웅진시대는 66년이란 짧은 기간. 하지만 일본에 의해 영영 묻혀 질 뻔했던 석장리 구석기유적지가 있는 곳이며, 무열왕릉이 발굴된 곳.


마지막 도읍지인 사비(부여)에서 만나는 백제는 부소산성과 정림사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정림사터는 정림사5층석탑으로 유명한 곳이며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 왕성과 관계가 깊은 곳이다. 이곳에서 3천 궁녀의 진실과 백제부흥을 위해 노력하였던 성왕과 삼충신(계백장군. 흥수,성충)을 만날 수 있다.


웅진과 사비 편에서는 ‘공주국립박물관’과 ‘부여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유물위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어서 각각의 시대에 해당하는 유물들을 시대에 맞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는데 큰 도움이 될 법하다. 아이들이 교과서를 통하여 만날 수 있는 유물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교과학습에도 도움이 많을 듯.


우리나라 발굴 역사상 가장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무열왕릉 발굴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백제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와 적극적인 외교를 하였던 일본과도 중요한 관계에 있는 사마왕의 무덤이 무열왕릉이다. 무열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은 108종류 2900여점인데 유물별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흥미롭다.


무덤을 지키는 동물인 진묘수, 일본에서만 자랐던 금송으로 만들어진 관, 왕비가 사랑했던 유리동자마스코트, 은팔찌에 새겨진 글씨 이야기, 당시 중국에서만 생산되었던 백자로 만들어진 등잔, 왕이 사후에 쉴 곳을 사면서 신에게 바친 매지권 등에 관련된 이야기 등.


부록으로 도읍지는 아니었지만 백제의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유적지를 소개한다.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서산마애삼존불이 있는 서산과 개태사, 후백제 유적지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책 덕분에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백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무열왕릉'이나 '정림사5층석탑', '백제금동대향로'처럼 비교적 많이 알려진 유물이 백제의 어느 시대에 해당하는지 막상 혼동하고 있었는데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잊고 있던 백제를 실컷 만나서 좋았다. 하지만 삼국 중에서 가장 우수한 문화를 발전시킨 백제를 그동안 너무 외면해 온 우리의 역사였던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크다. 그동안 많이 잊어 온 백제의 역사지만 이제는 우리의 노력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는 백제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 하자. <우리아이 첫 백제 여행>은 백제를 향하여 가는 첫걸음이자 백제 여행지에 이르러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