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향연 - 광우병의 비밀을 추적한 공포와 전율의 다큐멘터리 메디컬 사이언스 7
리처드 로즈 지음, 안정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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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뉴기니동부 고지대 사우스 포레, 1950년. 북소리 잠잠한 산속의 깊은 밤. 죽은 여인의 여자 친척들은, 벌거벗은 채 차갑게 식은 여인의 시신을 고구마 밭으로 날랐다. 아기와 어린아이들을 대동한 60여명의 여자들이 모였다. 땔감을 모아 요리를 위해 불을 피웠다. … (중략)그들은 돼지를 잡을 줄 알기 때문에 시신을 분리하는 법도 알고 있었다. …(중략)여자와 아이들 무리가 살점을 바삐 찢고 뜯는 동안 죽은 여인의 몸은 점점 줄어들었다. 시신을 해체하던 딸들 중 하나가 목 주위에 대나무 칼을 대고 후두와 식도를 절단한 다음, 척추를 이어주는 연골을 썰어 머리통을 떼어냈다. 다른 딸이 두개골에서…."

1950년 당시 뉴기니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야생지역으로 1000여개의 부족이 700언어를 사용했다. 이들은 100명 기준 매년 5~10명의 성인 사망자의 시신을 획득하여 섭취, 돼지고기보다 사람고기를 통해 더 많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었다. 책 <죽음의 향연>은 8페이지에 달하는 뉴기니 포레족의 식인풍습 묘사부터 시작하는데 책을 읽는 동안 속이 미식거릴 정도였다(위의 인용은 극히 일부일 뿐).

광우병, 신의 저주인가 인간의 오만인가

1957년 3월. 소아과 의사이자 세균학자인 34세의 가이듀섹(Daniel Carleton Gajdusek)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연구 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뉴기니에서 우연히 포레부족의 여자들과 어린아이들에게서만 주로 발병하는 '쿠루'에 대해 듣게 된다.

당시엔 쿠루를 남성주술사에 의해 발병, 즉 신의 형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이듀섹은 '쿠루' 사망자의 뇌를 해부하여 미세하게 엉켜있는 단백질 덩어리 '아밀로이드 반'을 발견하고 주술이 아닌 포레부족의 식인풍습에 의한 전염성뇌질환의 일종이라고 단정한다.

나아가 100만 명당 1명 정도의 산발적인 발생이지만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과 '양'에게서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스크래피'가 쿠루와 유사함을 간파하고 쿠루에 대한 연구를 계속함과 동시에 이들 질환을 연구해오고 있던 과학자들과 네트워크 연구를 모색한다.

결국 가이듀섹은 인간에게서 발병되는 쿠루와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양에게서 발병되는 스크래피, 밍크에서 발병되는 전염성 밍크 뇌증, 소에게서 발병되는 광우병의 공통점을 발견해내기에 이른다. 이들 질환은 모두 전염성을 가지고 있으며 사망자들 뇌에는 모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다. 또 포레부족의 식인풍습처럼 동족섭취의 결과라는 공통점이었다.

즉 쿠루는 포레부족의 식인풍습, 스크래피와 밍크 뇌증·광우병은 동물성 사료 섭취에 의해,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은 인체 성장 호르몬 투여나 조직 이식과 같은 하이테크 식인주의에 의한 전염이었던 것이다. 가이듀섹은 이들 '전염성 해면상 뇌중'의 실체를 밝혀 서로 고리를 연결, 바이러스의 가면을 쓴 신의 정체를 밝혀낸다(이 연구로 노벨의학·생리학상수상).

저자 '리처드 로즈'는 칼턴 가이듀섹 박사의 연구 경로를 따라가며 이들 질환, 즉 '전염성 해면상 뇌증 질환들이 인간 세상에 언제 어떻게 모습을 드러냈는지, 세계 각지의 과학자들이 이들 질환을 어떻게 연구했는지를,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생생하게 전한다.

저자는 또 영국정부의 오만하고 안일한 대책의 허술함이 광우병을 전 세계에 퍼지게 하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기 훨씬 전인 1985년 영국에서 발견, 과학자들은 영국정부에 위험을 경고했지만 영국 당국은 "인간이 광우병에 걸릴 위험은 거의 없다"며 안일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또 1976년 광우병과 관계되는 '프리온' 발견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거머쥔 '스탠리 프루지너'에 의해 광우병 연구가 주춤하게 되었음을 과학적 이론과 결과를 토대로 설명한다. 아울러 지식과 명예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과학계 내부에서 노벨상이라는 영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온갖 권모술수와 암투 등 과학자들의 추악한 이면까지 낱낱이 밝혀냄으로써 인간들의 오만과 탐욕을 고발한다. 이 모든 과정을 담은 <죽음의 향연>은 논픽션 소설이다.

지구상 그 어떤 종도 광우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은 전 세계 194명. 음식물 속에 숨어 있는 광우병은 감염 후 몇 달에서 길게는 몇 십 년까지 몸속에 잠복, 뇌손상이 상당부분 진행된 후에야 비로소 그 실체를 드러낸다.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나 광우병이라고 판단이 되면 1년 안에 사망. 현재로서는 약이 없다.

현재로선 감염에도 무방비다. 자외선 멸균 등과 같은 방법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하고 있는 '육류 검사 시스템'만으로는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을 죽이듯 광우병의 병원체인 '전염성 해면상 뇌증 감염원'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가축 사육과 도살 시스템은 여전히 광우병으로부터 무방비 상태다.

발병 인자가 들어 있는 부위도 뇌와 안구를 포함한 두개골, 척수, 척추, 장간막, 근육, 혈액, 젤라틴, 우유 등 동물의 거의 모든 부위로 확대됐다. 돼지가죽지갑, 닭의 분변으로 만든 비료, 수술용 봉합실,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환자의 조직 이식, 인체 성장 호르몬, 치료수술기구, 도축장의 작업용 전기톱과 칼, 음식물 쓰레기 등에도 발병인자가 들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세계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제까지 알려진 사실보다 광우병의 실체와 인류의 현실이 훨씬 끔찍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뼛조각이 든 소고기 수입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에겐 훨씬 더 민감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뼛조각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살코기에 미세한 뼛가루가 튀었다는 증거다. 0.01g의 뼛조각으로도 감염은 충분하다. 게다가 이 책 속에서 만나는 과학자들은 입 모아 말한다. "모든 포유류의 뼈는 물론 모든 근육에 광우병은 존재한다"고.

병원체는 전염매개체가 바뀔 때마다 살아 남기위해 무섭도록 빠르게 진화하는 특성을 가졌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이를 잘 말해준다. '조류인플루엔자'라는 말 그대로 조류를 위협하던 병원균이 조류와 많은 접촉을 하는 사람에게 슬며시 상륙,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수많은 시도 끝에 사람의 몸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병원체로 진화해 결국 사람의 목숨까지 노리게 된 것 아닌가. 병원체의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광우병의 위험과 공포는 훨씬 충격적이다.

광우병은 젖소에게서 많은 양의 우유를 짜 내고자, 소에게서 더 많은 고기를 얻고자 하는 인간들의 욕망이 가속화 한 질병이며, 이 사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죽음의 향연>을 통해 광우병의 실체에 다가가는 동안 충격에 휩싸였다. 또 두 아이의 엄마로서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육식을 하지 않으면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할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은 얼마나 안전한가? 인간에게 보장된 안전은 어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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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아이 - 에드워드 고리 시리즈 에드워드 고리 시리즈 10
플로렌스 패리 하이드 지음, 강은교 옮김, 에드워드 고리 그림 / 두레아이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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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아이>의 주인공 트리혼은 어느 날 자신의 몸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꼭 맞았던 옷소매가 많이 남게 되고 바짓단에 걸려서 넘어지는 일이 많아진 것. 막대사탕 같은 것을 쉽게 꺼내먹던 벽장 안 시렁에도 손이 닿지 않아 의자를 놓아야만 한다.

케이크를 만들고 있는 엄마에게 이 위기를 하소연하지만 반죽 부푸는 것이 더 중요한 엄마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아빠 역시 마찬가지라 키가 줄어든 트리혼이 식탁이 보일락 말락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도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앉아라!"할 뿐이다.

"네가 꼭 줄어드는 체하고 싶다면, 맘대로 하려 무나"(엄마)
"줄어드는 사람이란 없어"(아빠)


이는 엄마 아빠만이 아니다. 담임 선생님이나 스쿨버스 아저씨 등 매일 만나는 다른 어른들도 마찬가지. 그래서 몸집만 줄었지 얼굴은 그대로인 트리혼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고 도리어 무시한다. 그럴수록 트리혼의 외로움과 상처는 점점 깊어진다.

"그렇지만 내일까지는 다시 늘어나는 거다. 우리 반에서 줄어드는 법이란 없어."(담임)
"여기 이 말(줄어든다는)을 나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구나. 무슨 게을러 빠졌다는 소리 같아 보이는데."(교장 선생님)
"세상에 작아지는 사람이란 아무도 없어."(스쿨버스 기사 아저씨)


'사랑과 관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고전

<줄어드는 아이>는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보았을, 어느 날 갑자기 투명인간이 된다거나 몸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소재로 한 동화다.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자 고민하던 트리혼은 우연히 침대 밑에서 <커지고 싶은 어린이들을 위한 굉장한 게임>을 발견하고 결국 스스로 고민을 해결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번에는 몸이 연두색으로 변하는 '이상야릇한' 일을 겪게 된다.

'어? 이번에는 연두색으로? 트리혼은 왜 이렇게 저렇게 변하는 걸까? 혹시 어떤 마법이 씌었는지도 몰라! 불쌍한 트리혼,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원래의 몸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등등의 상상으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다.

게다가 트리혼이 불안해 하는 등 부모들의 무관심에 상처 받는 트리혼의 마음 상태 등을 에드워드 고리가 워낙 세심하고 생생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그림을 보는 즐거움까지 맘껏 즐길 수 있다.

"하이드의 익살맞은 유머와 고리의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 워싱턴 포스트
"특별한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끊임없이 사랑받는 고전"-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이 동화에는 이같은 격찬이 좀 많이 붙었다. 출간된 지 30년 동안 '사랑과 관심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고전'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또 미국도서관협회의 '주목할 만한 책', 뉴욕타임스의 'Best Illustrated Book'을 비롯한 여러 도서협회에서 우수도서로 선정됐다고 한다. 단지 재미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 사람이 워낙 유명해서?

주변의 한 아이일 수도 있는 줄어드는 존재 트리혼

주인공 트리혼은 좀 특별한 아이다. 하지만 책 속 등장인물들은 트리혼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내성적이어서 친구 하나 없는 아이로, 있으나 마나한 존재다. 콘플레이크를 다 먹고 경품에 응모하라는 엄마의 말을 한 번도 어기지 않을 만큼 착한 아이니까.

말썽이라도 피우면 표가 날 텐데 <톰 소여의 모험>(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처럼 모험심이 강한 것도 아니고 <악동일기>(빅토리아 빅터)의 주인공 '조지 하케트'처럼 악동 기질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말썽도 전혀 피우지 않는다.

하지만 즐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56가지나 되고, 콘플레이크로 늘 혼자 아침을 먹는데 콘플레이크보다 콘플레이크 상자에 적혀 있는 경품에 더 관심이 많아 어느 때는 경품 때문에 콘플레이크를 억지로 먹어치우기도 한다.

이렇게 얻은 온갖 경품들로 보관 장소는 미어터질 정도다. 트리혼에게 하나도 소용없는 것들인데도 계속 경품에 집착하고 엎드려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텔레비전만 볼 뿐이다. 그래서 특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특별함은 어른으로서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건…… 아무한테도 얘기 않는 게 낫겠어. 내가 아무 소리 않으면 아무도 그걸 알아채지 못할 거야.'

이런 트리혼이 이번에는 몸이 연두색으로 변하지만 더 이상 황당해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혼자만의 비밀로 웅크리고 만다. 부모가 나를 무시하듯 내가 부모를 무시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결국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포기하고 스스로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마는 것이다. 앞으로 트리혼은 어떻게 살아갈까?

짧은 동화지만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

작가는 자신이 줄어들고 있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하소연하는 부분까지는 주인공을 '트리혼'이라고 하고 상처 받은 주인공이 사랑과 관심을 포기하고 스스로 세상과의 소통단절을 선택한 이후부터는 버젓한 이름 대신 '꼬마'라고 지칭한다.

부모와 주위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트리혼은 이제 정체성의 상징인 이름까지 필요 없게 된 존재, 즉 '꼬마'가 된 것이다. 이름을 잃은 트리혼이 점점 줄어들어 먼지처럼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저자 플로렌스 하이드는 수십 권의 아이들 책을 쓴 노장답게, 명성에 걸맞게 관심을 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맛을 숨겨두었다. <줄어드는 아이>의 주인공 트리혼의 이야기를 그대로 우리의 생활 속에 옮겨 놓아 보자.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닌 트리혼은 우리 주변의 아이일 수도 있고 등장인물들 역시 우리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트리혼은 단지 동화속의 아이에 불과할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잔소리가 귀찮아 스스로 길들여지는 것을 선택하면서 아이는 개성을 포기한 것은 아닐까?

<줄어드는 아이>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세월과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랑과 관심'은 우리 인류에게 영원히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 아닐까? 백 번을 강조해도 여전히 강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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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좀 들어 주세요 속 깊은 그림책 3
윤영선 지음, 전금하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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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혓바닥 말고 다른 걸 그려보는 것은 어떠니?"
선생님이 말해요.
쉿! 내 꿈은 요리사예요.
혀에 대해 아는 게 나에겐 가장 중요해요. - 본문 외골수 이야기


혀만 그리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에게 선생님과 엄마는 혀만 그리지 말고 꽃이나 나무, 구름과 산, 가족들의 얼굴을 그리라고 한다. 그래도 아이는 계속 혀만 그리고 또 그렸다.

요리사가 꿈인 아이는 맛을 보든지, 맛있는 요리를 많이 먹으려면 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여러 사람의 혀가 정말 궁금했는지도 모른다.

'쓴맛을 좋아하는 어른들의 혀를 그리면 쓴맛을 알 수 있을지도 몰라. 단맛이 나는 사탕을 좋아하는 내 혀에서는 꿀물이 뚝뚝 떨어질지도 몰라. 엄마의 젖을 빠는 동생의 혀에는 엄마의 마음이 묻어있을까?'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혀는 참 신기하단 말이야. 그 많은 맛들을 어떻게 다 기억해낼까?'

요리사가 꿈인 아이에게는 예쁜 꽃에 팔랑거리는 나비도, 두둥실 떠다니는 양털 구름도, 밝게 웃고 있는 엄마 품에서 쌔근쌔근 잠든 동생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얼른 자라 요리사가 되고 싶은 마음에 온갖 맛있는 것을 맛볼 수 있는 혀만 생각날 뿐.

하지만 혀만 그리는 아이 옆을 지나면서 어른들은 한마디 툭! 던진다. 이유도 안 들어 보고.

"맨 날 혀만 그리니? 다른 것 좀 그려봐!... 다른 것은 그리지 못하니?"

그래도 아이가 고집을 꺾지 않자 어른들은 아이를 고집이 세다고 말한다. 외골수라고도 한다. 하지만 아이의 속마음을 전혀 모르는 어른들의 생각이고 기준일 뿐.

이때 마음을 열고 아이에게 다가가 아이가 그리고 있는 혀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비슷해 보이거나 같아 보이던 것들이 다르게 보이고 아이의 생각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외돌토리, 장난이 너무 심해 또래들에게 따돌림 받는 심술꾸러기, 엄마 품을 벗어나지 못하는 응석받이, 늘 대장이 되고 싶어 우쭐거리는 아이, 툭하면 울음부터 터트리는 울보, 무엇이든 해보지도 않고 겁부터 내는 아이, 무엇이든 따라하고 일을 벌이는 괴짜, 엉뚱한 놀이만 하는 공상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쉴 새 없이 어수선한 극성쟁이, 굼뜨고 느린 아이, 편식 하는 아이...

이처럼 나머지 주인공들은 어른들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꾸짖고 염려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지금 내 아이의 모습일 수도 있고 지난 날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보호자라는 생각에 가르치려고만 하고, 어른이 되면서 어느 새 까맣게 잊어버리진 않았는지...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심술꾸러기는 단지 친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좋아 장난을 칠뿐이라고 말한다. 응석받이는 친구들과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몰라서 엄마 옆에만 있는 거라며 노는 법을 알려달라고 말한다. 싸움꾼으로 소문난 아이는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라면서 싸움은 무조건 나쁜 것이냐? 고 묻기도 한다. 또 다른 아이들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책 속에는 외톨이, 응석받이, 심술꾸러기, 울보, 싸움꾼, 산만한 아이 등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오롯이 반영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세상에 너무 서툴러서 미처 배우지 못했고 잘 몰라서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감정표현도, 말하는 것도 서툰 아이들의 속사정과 진짜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어른들을 향하여 외롭게.

<내말 좀 들어 주세요>는 짧지만 가슴에 콕콕 와 닿는 글과, 글에 어울리는 그림이 저마다 한편의 이야기를 이루고 있다. 이야기는 18편.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을 짤막한 글로 표현했는데, 몇 줄 안 되는 글들은 그림과 어울려 메시지가 강하다.

버릇없다고, 편식한다고, 툭하면 동생을 때린다고, 부산스럽다고 혼내기만 했던 아이들을 무조건 혼내기보다 나름의 이유를 한번 들어보면 어떨까?

어쩌면 아이들은 훨씬 근사한 이유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잘 하고 얌전하기를 바라는 부모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조금씩 포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는 동안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했던 나의 버릇과 가벼움에 대해 생각해 봤다. 또 잘하는 것만 눈에 띄게 칭찬하지 말고 못하는 것, 좋지 않은 점도 속사정을 들어보면 용기와 힘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이 책을 통해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소통'에 대해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도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로만 그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의 속사정을 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런 점에서 4~7세로 기준을 잡은 책이지만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좀 느리면 어때요. 오래 걸려서 그렇지 원하는 곳은 다 갈 수 있어요."
"친구들은 내가 자기들보다 굼뜨다고 나를 끼워주지 않아요. 조금만 기다려 주면 나도 잘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화가 나거나, 무엇이 잘 안될 때 나는 눈물이 나요. 울지 않고 또박 또박 말하기란 나에게 정말 어려워요."
"내 말을 들어 주어 고마워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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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여름 2008-03-15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혀만 그리는 아이에 대한 글을 읽으니, 정말 그 아이가 그런 생각을 했을 거 같아요~^^
다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이는 거, 어렵지만 의외로 재미있을 수도 있겠네요. 다른 사람의 말에도, 행동에도 더 귀를 기울이고 싶습니다.

필터 2008-03-16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혀만 그리는 아이...그렇지요?
 
여기자가 파헤친 조선왕릉의 비밀 2 - 여기자가 파헤친
한성희 지음 / 솔지미디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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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유적지인 능 근처마다 왜 갈비집이 저렇게 많지?"

"조선시대에는 농경사회라서 소를 중요시 여겼고 국가에서 관리했기때문에 함부로 소를 잡을 수 없었고 백성들이 평소에 고기 맛을 보기가 어려웠지. 그렇지만 왕릉은 제례를 위해 소를 자유롭게 잡을 수 있었고 고기 맛을 볼 수 있는 곳이었어. 고기는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고 왕릉 제사 덕분에 능 근처에서 소갈비 요리가 발달됐고 지금까지 이어진 거라구"-책속에서


홍릉갈비, 태릉갈비...갈비 집 간판 중에는 왜 능 이름이 많이 들어갔을까? 오래전부터 무척 궁금하던 것인데 뜻밖에 이 책에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 선사시대부터 농업을 중시해 온 우리에게 소는 무척 중요한 일꾼이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풍경이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해도 쟁기질하는 소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 소의 가치는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땅이 없어도 소 한 마리 있으면 소 쟁기 품을 팔아먹고 살수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개인재산이지만 소는 함부로 팔 수 없었고 처분할 때도 관청의 허락이 있어야 했다. 자연 소고기는 귀할 수 밖에!


그러나 일반 백성이 소고기 맛을 볼 수 있는 때가 있었다. 능제, 즉 왕릉제사가 있을 때였다. 능제에는 소를 잡았고 이때 고기를 몰려 든 백성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이때 살코기를 발라내고 남은 뼈로 국물을 내었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곰탕의 시작이다.


고기를 먹어 본 놈이 고기 맛을 안다고 이후 고기를 쉽게 먹을 수 있게 되자 고기 맛을 비교적 쉽게 맛볼 수 있는 왕릉 주변에서 다양한 고기요리가 생겨난다. 포천의 이동갈비의 내력은 모르겠는데 홍릉갈비나 태릉갈비, 수원갈비는 이렇게 생겨났다. 모두 조선의 왕릉이 많은 곳들이다.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다. 앞으로 아이들과 갈비를 먹으러 갈 때마다 왕릉 이야기 하나씩은 해주어야겠다.


왕릉과 우리 역사, 어떻게 알아가면 될까?


왕릉은 왕과 왕비가 묻힌 무덤이다. 왕실 무덤이라 가장 많은 정성을 기울이다보니 당시의 뛰어난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왕릉을 조성했다. 또한 내세와 발복사상에 기초하여 여러 가지 조형물을 넣어 조성. 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왕릉에는 조성될 당시의 역사, 풍습, 가치관, 건축학 등 당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 많다. 우리가 역사를 알기 위해 왕릉을 알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왕릉. 어떻게 알아 가면 좋을 까? 우선 왕릉의 이름을 해석해보는 것이다. 왕릉의 이름만 보아도 왕릉 주인의 살아생전의 삶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온릉과 사릉을 보자.


온릉은 단경왕후의 무덤. 단경왕후의 친정아버지는 연산군과는 처남매부간이다. 단경왕후는 중종의 첫 번째 부인이지만 왕비의 고모가 연산군의 부인이기 때문에 반정으로 중종이 즉위한지 7일 만에 폐위된다. 왕비는 죽는 날까지 남편 중종을 그리워하며 눈물 적셨다고 한다. 때문에 왕비가 죽자 ‘따뜻하다’는 뜻의 ‘온’을 넣어 '온릉'이라 이름 붙였다.


사릉은 정순왕후의 무덤. 정순왕후는 단종비. 삼촌 세조에 의해 폐위되고 죽은 단종의 무덤을 향하여 평생을 시름에 젖어 살았다고. 그래서 ‘생각하다’는 뜻의 ‘사’를 넣어 ‘사릉’이라 이름 붙였다. 이렇게 왕릉이름을 따라 역사를 알아 가다보면 '역사는 딱딱하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역사가 한결 부드럽고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여성이다. 현직 기자이면서 문화재 해설가이기도. 글은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이 묻어난다. 또한 현장 해설을 담고 있어서 왕릉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생생하다. 그서 그간 딱딱하고 어렵게 여기던 역사와 한층 가까워 질 수 있다.


역사에 관한 책은 왠지 어렵고 딱딱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의 역사관련 저자들이 남자들이다보니 여자 독자들에게는 다소 딱딱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또한 남자들만의 시각에 의한 역사관련 책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이 책이 알려주는 역사에 대한 친근함은 더 강하다.


저자는 왕릉이 왜 중요한지, 왕릉 조성과정부터 왕릉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역사에 친근함을 느끼도록 이끌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역사를 알아야만 하는 간절한 이유와 만나게도 된다.

 

참, 그간 왕릉 관련 책은 풍수학적인 시각으로 아주 조금 언급한 책만 있었고 이 책처럼 왕릉만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없었다. 이점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장감이 생생한 사진까지 풍성하게 만날 수 있어 ‘읽는 맛, 보는 맛, 알아가는 맛. 새기는 맛’이 남다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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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지리교육연구회 지평 지음 / 푸른길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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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교사들, 남미와 만나다>의 저자는 19명으로, 이들은 여행 떠나기 전 1년 동안 자주 만나 토론하면서 '여행의 목적과 주제'를 준비하였다고 한다.

이들의 24일간의 남미여행은 여행이 주는 낭만과 여유 보다는 여행의 목적을 답사에 두고 냉정하고 공정한 시각으로 여행지를 관찰하고 사진 찍기 등의 자료 수집에 우선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여행지에서도 매일 토론하면서 가장 냉정한 관찰자의 시각을 두고자 노력하였던 이들은 또한,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자주 모여 발표와 토론을 하고 글로 옮겨 다시 퇴고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였다고 한다. 이런 과정으로 <지리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는 한권의 책이 되었다.

이들은 왜 하필 남미를 택하였으며, 여행자의 낭만적인 여정보다 답사자의 관찰과 사진 같은 자료 수집을 우선하였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지리를 가르치고 있는 현장의 교사이기 때문이다. 내 발로 뛰어 다니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통해 더욱 자신감 있고 실감나는 수업을 베풀어 주고 싶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뒤흔들, 아이들의 꿈을 채워 줄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싶었다."-머리말에서

라틴 아메리카는 남미로, 잉카는 '타완틴수요'로! 부르는 것부터

서문에서 이들은 두 가지 제안을 한다. 우리가 무심코 부르는 라틴 아메리카를 중남미나 남미로 부르자는 것과, 잉카를 그들 고유 이름인 '타완틴수요'로 부르자는 것. 중남미나 남미가 동아시아, 서남아시아처럼 지리학적인 순수한 구분이라면, 라틴아메리카는 침략자 라틴족의 문화에 대한 오만이며, 따라서 인종차별과 인권침해까지 포함하고 있다. 잉카는 어떤가?

'타완틴수요'는 마추픽추를 건설한 나라로, 유럽 인의 침략 당시 남미에서 가장 강력하고 넓은 영토를 형성하였다. 인구는 당시 조선보다 몇 배가 많은 2천5백만 명이었다. 타완틴은 4, 수유는 방향을 뜻하니 4방국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유럽 인들은 침략 당시 안데스를 중심으로 했던 이 광대한 나라를 잉카 제국이라고 불렀다. 잉카는 '왕'을 지칭하므로 잉카 제국은 '왕의 제국'이라는 뜻이다.

유럽 인들이 타완틴수요를 잉카 제국이라고 부른 것은 타완틴수요를 한 왕실의 나라로 폄하하고자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위대한 제국에 흠집을 내고, 국민과 왕실을 분리시키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일본이 일제 강점기에 조선을 '이씨 조선'이라고 부르며, 500년 이상 유지해 온 조선의 역사를 '이씨'라는 한 가문의 역사로 축소시키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잉카 제국'이라는 이름 대신 원래의 이름인 '타완틴수요'나 '타완틴수유'로 불러 주어야 마땅할 것이다."-책 중에서


이름을 바꾸어 부른다고 여행지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여행자의 시각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며, 여행자가 어떤 시각을 갖는가는 여행의 중요한 목적이 되고 결과는 달라진다.

이들은 왜 남미를 택하였을까?-우리가 남미와 만나야 하는 일곱 가지 이유

지구의 반대쪽은 어떤 곳이며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남미대륙을 직접 체험해보자는 것이다. 남미 대륙은 지구에서 가장 광대한 열대 밀림과, 안데스 고산지대에는 만년설이 쌓여 있고,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이 전개되기도 한다. 또한 안데스는 최근 서태평양의 활화산대를 연구하는 중요한 열쇠다. 첫째와 둘째 이유다.

셋째와 넷째는, 고산지대에 꽃피운 문명을 찾아보자는 것으로 12세기 잉카문명을 꽃피웠던 남미대륙은 지금도 여전히 고산 문화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독자적인 대륙문화를 발전시켰던 이들이 어떻게 전통을 잃어버렸는가를 찾아보는 것은 세계사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포르투갈과 에스파냐의 신대륙 발견과 침략, 식민통치의 3세기를 거치며 원주민은 대부분은 그들의 노예가 되어 그들의 발전과 부의 축적을 위하여 인권이 짓밟혀졌다. 이 과정에서 원주민들은 그들만의 것을 대부분 잃어버렸다. 현재 침략자의 종교와 언어는 물론 우리들이 그들의 전통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은 식민통치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들이 남미의 전통복장이라고 알고 있는 옷은 침략자 에스파냐의 농민복장이며 가르마를 탄 가랑머리 역시 마찬가지다. 유럽문화와 남미 대륙 문화의 이식과정을 본다.

우리가 먹는 작물의 절반인 고추, 감자, 옥수수 등은 남미의 고대문명에서 발전된 것으로 세계의 많은 작물들의 기원지가 남미다. 하지만 오늘날 남미의 농업은 어떤가? 지금도 여전히 브라질 플랜테이션 농장에서는 커피와 사탕수수 등 유럽인들을 위한 대량생산이 이루어지고 아르헨티나의 팜파스에서는 유럽인들이 가져온 소나 양을 사육하는 농목업이 대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이런 것들은 누구를 위한 것이며 누구의 노동력을 이용한 것인가? 농업이 요람이었던 남미가 오늘날 착취농업으로 전락하고 만 이유는 무엇인가? 남미는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도 왜 여전히 가난하며 발전은 한없이 더디기만 한가? 대다수 원주민들의 가난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이것은 다섯째와 여섯째 목적이며 마지막으로 지구산소 주요 공급원인 열대우림 아마존을 둘러싼 개발과 보존을 묻기 위해서다.

이 책은 이런 물음을 바탕으로 한 여행의 결과물이다. 세계사와 남미의 고대문명, 지리, 현재의 국가, 사회적인 문제 등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이며, 풍성한 사진까지 알찬 답사자료다. 이들 19명의 교사들이 교실에만 머물지 않고 남미에 직접 찾아가 인문학적으로 배웠던 것을 확인하고 관찰하여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자 하는 열정과 소신이 아름답다.

이 밖에도, 검은 강과 흰 강이 수 킬로미터를 나란히 흐르는 장관, 아마존 강 역사의 중요한 시점이 되는 돌고래 이야기, 체 게바라와 추키카마타의 구리 광산, 바다가 없는 볼리비아가 해군을 훈련시키고 있는 이유, 달의 계곡과 팜파스, 드넓은 소금 사막과 기둥도 침대도 모두 소금으로 이루어진 소금호텔, 사람 키보다 큰 선인장이 가득한 섬과 설탕산과 오렌지산, 커피와 와인과 삼바와 땅고(탱고), 세계 최고의 폭포 이과수 등 이야기들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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