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아카데미>, <새드일루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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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아카데미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ㅣ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1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작년엔가 뱀파이어 영화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인간의 삶과 죽음을 초현실적으로 고민하려고 접근하는 매체들이 많이 등장했다. Mortal 과 immortal. 죽거나 죽지 않거나. 살아가거나 살아가지 않거나. 사람들은 영생을 꿈꾸고 영생을 꿈꾼자는 신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치부되어 뱀파이어가 되는 가보다. 영원히 죽지 않고 영원히 청춘이지만, 햇빛을 쬘 수 없고 인간과 사랑할 수 없는 치명적인 영생의 유혹, 그로부터 출발한 소설이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이다.
강권에 의하여 읽긴 했지만 내 스스로 읽어볼 의도는 전혀 없었던 소설임은 확실하다. 나는 초현실과 비현실적인 매체에 상당히 약하며 무협지도 읽지 않는 상상력 고갈의 인간이다. 나는 철저한 리얼리즘으로 삶과 매체를 대하기 때문에,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나약하고 파렴치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영생을 누리는 것은 고사하고 존경 받을만한 짓을 하는 일도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인간 있나, 인간이 다 그렇지 – 인간폄하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들었으나, 강권에 의하여 읽게 되었으니 기쁜 마음으로 읽어보자고 나 자신을 위로했다. 뱀파이어라는 스토리에서 그런 매혹을 찾으려고 했는데, 무작정 비현실적인 상상일 뿐이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왜 인간은 뱀파이어 스토리를 만들어 냈을까, 왜 뱀파이어에 매혹되는가, 하는 것들에 대한 질문을 마음에 담았다. 그게 바로 앞에서 말한 영생의 유혹과 금지된 사랑, 터부를 깨고 싶어하는 인간의 충동따위다. 인간이 언젠가 죽는다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 그것으로부터 출발한 존재 뱀파이어. 소설은 그에 대한 잠언들을 찾아내려고 역력히 애쓴 흔적이 여기 저기 눈에 띄인다.
그러나 두 권의 소설의 내용은 비슷하다. 17세는 쉽게 지나가지 않는다. 라고 말했지만, 17세라면 약간.. 늦었다. 아무튼 사춘기의 소녀가 성장통을 겪으며 중간에 무시할 수 없는 몇 개의 사건들이 펼쳐지고 그 뒤로 배후가 있는 악의 세력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주인공은 그들과 부지불식간에 그들과의 결투를 하게 되고 사건은 선의 승리로 평화롭게 마무리 되지만 속편을 위해 다음 사건이 분명히 있을 것임을 암시하면서 끝내기. 이것이 작가의 소설기법이 되겠다.
작가는 존재론적인 고민을 펼쳐보고자 노력하였으나, 소설의 재미와 존재론적 고민을 병행하기엔 조금 어려웠는 모양이다. 이 소설을 가운데 두고 작품성과 흥미에 무게를 실어본다면 나는 흥미로운 소설, 이라는 쪽에 무게를 더 실어주겠다. 열심히 읽었다. 그러나 3권을 읽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건 내 개인적인 취향이다. 나는 흥미롭지 않아도 고민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을 선호하는 사람이며 고민을 잊기 위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고민을 더 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여, 나와 반대되는 독서경향을 가지신 분이라면 무리없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뱀파이어설의 발생경로에 대해서 매우 궁금해졌다. 왜 인간은 뱀파이어라는 종족을 창조하였을까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