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세계문학세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 중국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스져춘 외 지음, 이욱연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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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창비에서 야심차게 출간한 창비 세계문학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창비세계문학은 각 나라별로 엮여 있으며 미국/영국/독일/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프랑스/중국/일본/폴란드/러시아 별로 엮여 있다.  

한 나라의 문학을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 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이겠지만, 이 세계문학시리즈의 의의는 총망라나 집대성의 의미를 떠나 그 나라의 문학을 엿보고 조금 더 발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이겠다.  

중국편에 실린 소설은 중국 근대문학의 선봉에 서 있었던 작가들의 단편들이다. 중국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쉰으로 시작해, 위따이푸, 쳔충원, 빠진, 마오뚠, 스져춘, 라오셔, 띵링의 글들이 실려 있으며 루쉰을 제외한 나머지 작가들의 글은 모두 한 편씩이다. 왜 모두 근대문학인가 하는 의문을 갖는다면 그건 중국역사, 중국문학사의 특수성 때문인데, 모택동의 문화혁명기를 거치며 수많은 작가들이 붓을 꺽고 절필을 하거나 여기 작품이 실린 라오서처럼 자결하기도 하였다. 쳔충원의 경우 중국복식문화를 연구하는 연구진으로 전향하기도 했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진행된 극좌운동의 영향으로 촉망받는 소설가였던 띵링의 경우 사상개조를 부르짖는 문학들을 집필하기도 하였는데, 사실 그 문혁이라는 시기를 겪으며 중국의 문학과 문화는 일시 중단되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많은 독자들이 루쉰을 제외한 나머지 작가들이 생소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여기 실린 작품의 작가들은 중국에서 상당한 존경을 받는 작가들이기도 하다. 특히 몇 년전 타계한 빠진의 경우 100세가 될 때까지 문학협회장을 맡기도 하였으며 중국문학사 교과서에 꼬박꼬박 실리는 작가들이라는 얘기다. 이 한권의 책으로 중국문학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절대 없지만, 그래도 각 작품별로 조그맣게 작품 설명과 작가 소개, 더 읽어볼만한 작가의 책(국내에 소개된)들이 붙어 있어 중국문학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줌엔 틀림이 없다.  

중국문학에 관심이 있거나, 다양한 근대문학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의 경우 일독을 권한다. 출판사에선 세계문학을 일군 거장들의 생생한 숨결 - 이라는 카피를 책 뒤에 적었는데, 그에 반발하지 않겠다. 이 책은 중국문학의 거장들의 선정하기도 힘든 단 한 권씩의 단편들을 꼽아 수록하였으므로 (그리고 대단히 읽기 쉽고 부드러운 번역) 믿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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