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誤記

 

 

 

그런 말을 하는 것과 그렇게 말하는 것은 같지 않다. 좀 더 엄격하게 써보자면, 우리가 마르크스가 이런 말을 했어요라는 말보다 마르크스가 이렇게 말을 했어요라는 말을 할 때 필요한 탐구와 진실의 용량이 훨씬 크다는 이야기다. 모든 글은 그 글이 쓰였던 시공간에 존재하는(존재했던) 물질과 관념들이 만드는 중력장에 포획되어 있다. 위도 아래도 없고 빛도 소리도 없는 무중력의 우주 공간에서 쓰인 글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역사성의 중력이다. 그래서 우리는 저자가 진정 어떻게 말을 했는지 알 수 없고, 진정 어떤 말을 했는지, 그 말의 위치와 운동량을 100%의 신뢰도로 확정할 수가 없다. “글쓴이는 아마, 여기 이쯤부터 저기 저쯤 사이 어딘가에다가 말을 위치시킨 것 같은데.”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읽기란 고작 여기 이쯤과 저기 저쯤이 도대체 어디쯤인지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일, 결코 소실점을 찾을 수 없는 기묘한 원근법적 읽기의 그림 속에서 저마다 오독의 춤을 추는 일일 뿐이다.

 

오독은 불가피해도 오독의 표현은 선택의 문제라서, 독후감은 때로 일종의 깡패짓이 되기도 한다. 표현의 자유란 100% 정치적 산물이거나, 인간이 천부적으로 부여받은 지고의 권리라고 100% 정치적으로 정한 자유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표현하는 일은 그 내용이 아무리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해도 그 자체로 하나의 정치적 선언이 된다. 나는 이 글을 읽을 누군가가 받을 (내가 예측치 못한) 상처의 예방보다는 내게 주어진 표현의 자유를 더 지지합니다. 내가 쓰는 글이 누구에게 어떤 생채기도 내지 않는 완벽히 선한 글이라는 믿음이 터무니없듯, 내가 쓰는 글에 상처받을 수 있는 모든 이들을 예상해 접촉을 피해가며 완벽하게 무해한 글을 쓰는 것 역시 당연히 불가능하다. 아니길 바라면서, 내가 멍청한 인간이 아니길 바라면서 쓸 뿐이다. 그러다가 누가 너 이번에 멍청했어- 하면 아, 멍청한 내가 또 멍청을 저지르고 말았구나, 멍청에 멍청을 더해가며 멍멍청이가 되고 있구나- 하면서 쭈구리가 되고 그러는 것이다.

 

그렇지만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불쾌하셨다면 사과하겠습니다- 같은 마음에도 없는 개소리를 멍멍대고 싶지도 않다(멍뭉이 혐오 발언 죄송합니다…🐶). 의도가 있고 없고가 아니라 사과할 일이 있고 없고가 중요하다.

 

이렇게 쓰고 나니 뭔 일이 있었던 것 같지만,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너무 아무 일도 없어서 아무거나 쓰려다 보니 정말 아무말을 쓰고 말았네요. 으하하.

 

 

 

나는 소리 없는 짐을 들고 다닌다. 나는 나를 너무나 깊이, 그리고 너무나 오래 침묵 안에 싸두었던 탓에 어떤 말로도 나라는 짐을 꺼내놓을 수 없었다. 말을 한다는 것은 나를 단지 다른 식으로 포장하는 것에 불과했다.

_ 헤르타 뮐러, 숨그네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 이란 참으로 훌륭한 표현이지 않은가. 솔직함이란 화살 하나로 사람은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다.

_ 사쿠라기 시노, 둘이서 살아간다는 것

 

언어는 본질적으로 권력 지향적이다. 책의 '적통'이라는 문학은 물론이고 연애 지침서 같은 대중적인 심리학 책부터, 힐링, 웰빙 관련 책, 요리책, 여행기, 성생활 지침서, 자기계발서, 신앙 간증기, 증권 투자서까지 정치적 입장이 없는 책은 없다.

  그 입장이 간접적이냐 직접적으로 드러나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무색무취처럼 보이는 책도 특정한 정치적 입장에서 나온 것이다. 사회과학이나 철학 책이라고 해서 정치적 입장이 분명하고, 육아 책이라고 해서 간접적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대부분 정치색이 없어 보이는 책들은 자유주의나 기능주의적 시각에서 쓰인 것들이다. 자유주의적, 기능주의적 사고 체계에서는 입장, 관점, 시각 같은 개념 자체를 부정하고 중립성과 객관성을 지향한다. 이런 탈정치적 주장이 가장 정치적인 법이다. 게다가 정치성을 표방하는 경우보다 정치적 효과도 크다.

_ 정희진, 정희진처럼 읽기

 

 

 

--- 읽은 ---

 


104.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박균호 지음 / 소명출판 / 2021

 

박균호 선생님의 책이 제시하는 매력은 명백히 두 가지다. 먼저 필력. syo의 눈으로 보면 선생님의 필력은 독서 만담에서 정점을 찍었었는데, 그 책은 뭐랄까, 맛보거라 이게 바로 작가의 솜씨란다 이 어중-떠중-글린이들아, 하는 기세로 웃겨줬다. 그리고 소재. 명망 높은 책 수집가답게, 책을 둘러싼 이런저런 진귀한 이야깃거리들이 선생님의 글 창고에 그득한 모양이다. 그 두 가지가 잘 버무려진다면, 책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선생님의 작품은 기본 2루타에서 시작하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할까.

 

아쉬운 점이라면, 이 책은 만듦새 자체가 썩 훌륭하지는 않다는 것. 번역가 천병희 선생님의 성함이 천병로 오기(25)되어 있다든가, “이 책을 타인에게 양도될 뻔한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처럼 주술 호응이 맞지 않는 문장(47)이 있다든가 하는 데서, 이 책의 원고가 통과한 교정의 그물이 그리 촘촘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은 단지 지식이나 정보의 전달 또는 읽는 재미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은 독자로 하여금 어떤 인연을 맺어줄지 모른다. 한 권의 책은 사람마다 읽히는 방식도 다르고 느끼는 감상도 다르다. 책은 고구마 줄기처럼 여러 갈래의 인연과 즐거움을 우리들에게 선사한다.

_ 박균호,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이 구절이 이 책을 닫는 문단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마음에 뜰 바느질 한땀이라고 생각해서 발췌했는데, , 옮겨 적고 보니 문장 네 개 중 세 개가 어색하다. 뭘 노렸거나 어떤 의도가 있어서 여기를 찝어 온 건 아니온데……. 이 마지막 문단을 둘러싸고 퇴고의 시간조차 가지지 못하셨을 어떤 급박한 상황을 짐작해본다.

 

 

 


105 106. 세계 문학 읽어보셨나요? 1 2

파스칼 프레이 글 / 솔다드 브라비 그림 / 최내경 옮김 / 큐리어스 / 2021

 

소설 한 권을 16컷짜리(넘는 경우가 있긴 하다) 쪼끄만 만화로 어떻게 요약해보겠다는 원대한 포부는 장쾌하게 망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줌으로써 직접 독서의 의욕을 고취하려는 심모원려가 숨어 있다.

 

정작 만화 자체는 그렇지만, 500자 남짓 되는 작품 해설에서 빛나는 뜻밖의 위트.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지독한 불운이 연속되는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때 편지를 전달하지 못한 심부름꾼, 줄리엣을 가짜 죽음으로 몰아넣은 로렌스 사제의 어설픈 계획, 불행으로 이어진 결투 등운명은 끈질기게 두 연인을 방해했다. 그러나 그 비극적 결말이 그들을 불멸의 연인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고 가정해보자. 피둥피둥 살이 오른 로미오 몬테규(파스타를 너무 먹었군)와 복부가 터져 얼룩덜룩해진 줄리엣 캐플릿(아기를 너무 많이 낳았어)을 지금까지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_ 파스칼 프레이, 솔다드 브라비, 세계 문학 읽어보셨나요?

 

 

 


107. 사회주의 페미니즘

낸시 홈스트롬 엮음 / 유강은 옮기 / 따비 / 2019

 

이름을 붙이는 것과 라벨을 붙이는 것은 다르다. 이름은 그것을 고유하게 만들고 라벨은 그것을 고유하지 않게 만들거나 누군가의 소유로서만 고유하게 만든다. 분류는 언제나 권력이고 때로는 폭력이다. 너는 그쪽 사람이구나- 하는 내적 판단과 너는 그쪽 사람이야- 하는 외적 선언은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을 품는 것과 실제로 한 대 쥐어박는 것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그런 마음이고 그런 행동이다.

 

나에 대해 말하는 것 역시 종종 나에 대한 폭력이 된다. 대리석이 점점 다비드가 되어감에 따라 점점 다비드가 아닌 무엇이 될 수는 없어지듯이, 무언가를 완성해나간다는 것은 그것이 아닌 다른 것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점점 깎아나가는 일이다. 한 번 살러 온 마당에 모든 것이 다 되어보고 갈 수는 없어서 우리는 선택을 하며, 얻는 만큼 버리고, 선명해지는 만큼 뾰족해진다. 이건 윤리적 사실이 아니라 물리적 사실에 가까워서, 화날 일도 화낼 일도 아닌 것 같다. 날카로운 칼로는 못을 박을 수 없고 단단한 망치로는 깨끗하게 잘라낼 수 없다.

 

우리는 왜 개체면서 집단의 일원이고 싶을까? 내가 속한 집단이 내게 자꾸만 개체성을 강조할 때, , 나도 여기 사람이야! 외치는 마음과, 내가 속한 집단이 내게 자꾸만 집단성을 강요할 때, , 나는 나야! 외치는 마음 사이에 멀뚱히 서서, 우리는 대체 뭐 하는 걸까?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들여다보게 하는 책은 좋은 책인가?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르다. 내가 이미 여기에 서 있음을 알고 있는데 책이 내게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바로 그 자리에 내가 서 있음을 다시 알려준다면, 그 책은 그때의 내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 책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는 일은 크고 작은 타격을 동반한다. 그것은 이제껏 믿어왔던 내 위치와 실제 내 위치가 어긋나 있음을 인지함에 뒤따르는 충격이다. 역시 난 여기 딱 이 자리였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은 그 순간내겐무의미한 책을 넘어 유해한 책에 가깝다. 나는 몰랐던 나를 자꾸만 알아가고 싶은 것이지, 이미 알고 있는 내게 지나친 확신을 가지고 싶지 않다. 그 두 가지 일은 종종 서로가 서로를 반대한다. 역시 선택의 문제다. 늘 그래왔듯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의 98%를 금세 잊어버릴 것이다. 나의 좌표를 궁리하며 몸에 바른 2%만이 늘 살아남았다. 2%의 이자를 수천 권 복리로 굴려 나는 여기에 왔고, 이 책의 2%가 어디 있는지 다 읽고도 찾고 찾는 중이다.

 

 

 

--- 읽는 ---

권리를 가질 권리 / 스테파니 데구이어 외

역사의 색 / 댄 존스

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 / 한지원

성냥팔이 소녀를 잊은 그대에게 / 최충언

콘트라바스 / 파트리크 쥐스킨트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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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31 1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늘 그래왔듯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의 98%를 금세 잊어버릴 것이다. 나의 좌표를 궁리하며 몸에 바른 2%만이 늘 살아남았다. 2%의 이자를 수천 권 복리로 굴려 나는 여기에 왔고,

왜 알라딘에는오늘의 문장이 없을까요? 저 문장 오늘의 문장으로 추천하고 싶은데..... <사회주의 페미니즘>에서는 2%가 잘 안 찾아지나봅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1-03-31 15:19   좋아요 1 | URL
저는 2%복리도 멋지지만, ˝몸에 바르다˝라는 표현이 확 와닿았어요. 오늘의 문장으로 추천 동의합니다~!

syo 2021-03-31 19:49   좋아요 1 | URL
오늘의 문장까지는 좀 그렇고, 한 십오 분의 문장- 정도로 낙찰을 보는 건 어떨까요 ㅎㅎㅎㅎ
십오 분도 길다 길어 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3-31 14: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yo님 독서 내공에 언제나 혀를 내둘렀건만, 오늘 그 비결 중 하나를 요로코롬 공개하다니. 몸에 바른 2%의 이자를 복리로 굴리기. 캬!! 물론 이건 syo만 할 수 있는 일 같습니다만.^^ 글고 대끼는요, 경상도에서 쓰는 데끼, 네 이놈~~~ 뭐 이런 의미였는데, 못 알아듣게 써버렸다니. ㅠㅠ 암튼 일년 중 사분기 하나를 지나왔는데, 벌써 107권!!! 혀를 어찌 내둘러야 하나 . . .^^;;;;

syo 2021-03-31 19:50   좋아요 1 | URL
아 그러니까 떽끼! 그거 였군요!
저는 ‘새끼‘인가 싶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

107권은 저처럼 만화책으로 고르면 읽기님도 금방 가능하실걸요? ㅎㅎㅎ 비추....

얄라알라 2021-03-31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yo님의 글이야, 침 좔좔 흘리며 읽지만 오늘은 독심술의 대상이 된 듯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요! 멍뭉이 혐오 이야기하시길래, 독후감 깡패짓이라고 태클이 있었던 게야? 하며 혼자 막 나가는데, 바로 정리 해주시네요.
박균호 작가님께서 왜 기본 2루타에서 시작하는지를 분석하신 부분, 아주 명쾌합니다. 저도 책 꼼꼼히 읽었는데도 ˝희˝와 ˝의˝ 오기 보이지도 않았어요. 읽는 자세부터 다시 배우고 들어갑니다.

syo 2021-03-31 19:52   좋아요 1 | URL
아~~무 일도 없이 그냥 아무말이나 쓰는 중이었는데, 쓰다 보니 오해를 살 것 같더라구요 ㅎㅎ
자꾸 사연 있는 것 같은 글이 나와....

박균호 선생님의 책이 재밌어서 술술 읽다 보니 술술 넘어가버리신 게 아닐까요?

scott 2021-03-31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요님이 신형철 님의 사촌 동생이 아닐까???? ㅎㅎ왠지 2021년은 소요님에 대박의 기운이 좔좔~

syo 2021-03-31 19:53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족보의 창조?
스캇님이야말로 꾸준함과 내실을 두루 갖춘 페이퍼로 올해 대박 예정이시잖아요?

반유행열반인 2021-03-31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독 오기의 달인입니다.

syo 2021-03-31 19:53   좋아요 2 | URL
오달인 선생님이시군요. 반갑습니다.

박균호 2021-03-31 1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박균호 입니다. 먼저 알라딘 서재의 셀렙 syo님께서 저의 졸저를 읽어주셔서 영광이네요 ^^ 독서 만담 까지 읽어셨다니 더 놀랍네요.
겸손은 아니고요. 제 글 보다는 소요님의 글빨이 훨씬 더 놀랍습니다. 지적이고 부드럽지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하면서 따뜻하기까지 하네요. 오타는 오로지 저의 불찰이며 반성중입니다. ㅠㅠ 지금 오타를 수집하고 있고 재쇄를 찍게 되면 꼭 반영하겠습니다. 송구합니다. 출판사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했는데 저의 잘못입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

syo 2021-03-31 20:00   좋아요 2 | URL
알라딘 셀럽 그 단어는 정말 들을 때마다 온몸이 오그라드네요.
이웃분들이 저 멕일 때 쓰는 용어인데 ㅎㅎㅎ

칭찬 말씀은 너무 과하게 주셔서 다 받아먹으면 배탈 날 것 같아서요.
조금 깎아서, ‘지적이-‘까지만 받는 걸로 하겠습니닿ㅎㅎㅎㅎ

쓰면서 혹시 선생님께서 보시면 좀 언짢으실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좀 뭐라 하셨어도 죄송합니다 찍- 했을텐데, 배포를 보여주시네요. 감사합니다^-^

박균호 2021-03-31 20:03   좋아요 1 | URL
저만 셀렙이라고 부른 것이 아니었군요 . 저는 말로 사람을 물맥이지 않으니 오해 마셔요.

syo 2021-03-31 20:05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네, 사실 멕이시는 친구분들도 짓궂게 애정표현하는거라, 저는 저 단어 좋아합니다.

2021-03-31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31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31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