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에 결혼식을 앞 둔 친구, 성안이 (아니마)
친구의 결혼사진 촬영이 예약되어 있었는데, 친구가 스냅 사진을 부탁하기에 어제는 기껍게 울산으로 달려갔었다.
나의 피곤한 일상을 잘 알기에 미안한 마음에서인지 친구는 연거푸 '고맙다' 는 말을 했었다. 너무나 막연한 사이라 고맙다는 말 자체도 조금은 거북스럽게 들렸지만, 입장이 바꿨더라도 나 역시 달리 표현할 말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영어로 한마디 했다.
"My pleasure"

묻고 싶다.
수경씨, 뭐가 그리 좋으세요? 결혼하니 그렇게 좋으세요? 성안이가 그렇게 좋아요? ㅋㅋ
촬영을 마치고 음식점에서 점심을 하였는데, 그때 성민이, 오범이, 종태가 왔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 수경씨, 축하드려요." 라고 하니 눈을 마주친 수경씨가 눈을 깜빡이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오모, 오빠한테는 왜 그 말 안 하세요?" 라고 해서 우린 일제히 크게 웃었다.
미모뿐만 아니라 말도 참 예쁘게 잘 하였다.

나는 사진 촬영을 처음부터 끝까지 예비부부와 같이 하였는데 옷을 대여섯 번은 갈아 입는 듯 했다.
옷맵시를 매만지던 도우미가 수경씨의 운동화뿐만아니라 양말도 벗고 하이힐을 신으라고 했었다. 세트 한 편에 양말이 쏙 들어간 수경씨의 운동화가 조용히 놓여져 있었는데, 수경씨가 촬영에 열중하고 있을 때 굶주린 늑대처럼 주위를 왔다갔다 서성이던 친구 놈이 신발을 매만지는 듯싶더니 운동화의 끝선을 맞추며 사뿐히 내려놓은 것이 아닌가? 우린 눈이 마주쳤는데, 지도 쑥스러운지 얼굴까지 약간 붉히는 게 아닌가?
색시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보고도 절한다고 하더니만......
그때 친구놈 표정이 딱 (위 사진) 저랬다. (애고, 눈꼴 사나워 나도 장가가야지... ^^ )

너무 잘 어울리지 않는가?
사진이 행복으로 꽉 찼는 듯 하다.
행복하라고 당부하지 않아도 너무나 행복하게 잘 살 것 같다.
그래서 배가 아프다. ^^
성안이. 수경씨 행복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