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말 ‘대략’난감 엄마 아빠, ‘열공’하삼
한겨레
요즘 프랑스에서는 청소년들의 말을 어른들 눈높이에 맞춰 해설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인기다. 일본 엔에치케이(NHK) 방송에도 청소년들의 말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있다. 미연방수사국(FBI)에서는 청소년들을 강사로 초빙해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십대들의 말을 해설하는 특강을 열기도 했다. 한국 땅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방송에서 방영하는 <상상 플러스> ‘세대 공감 올드 앤 뉴’는 현재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세대 간 소통 불능의 현실을 한 눈에 보여주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사 이래 세대 간 언어 격차가 가장 큰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상상플러스> 이세희 피디는 제작 현장에서 어른들의 말과 청소년의 말을 두루 접하면서 느낀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물론 부모 세대도 청소년기 그들만의 은어나 비어, 속어를 즐겨썼던 경험이 있고, 시대를 대표하는 ‘추억의 언어’ 한 두 개쯤은 간직하고 있다. 3~40대라면 ‘따봉’이니, ‘웬일이니’ 같은 유행어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청소년들은 신조어를 끊임없이 복제·재생산해 적극적으로 유포하고 기존 단어를 전복하거나 문법 체계까지 뒤집어, 어른들이 근접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언어 세계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어른들에게는 ‘외계어’로 들릴 법한 청소년말의 탄생은, 물론 인터넷과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진 덕분이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로 의사소통을 하려면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상대방이 ‘눈’으로 볼 수 있게 표현해야 한다. 이세희 피디는 이런 상황이 “구어와 문어의 경계를 허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간추린다. 입과 손이 동시에 움직이고 말과 글이 하나가 되는, 언어사적으로 의미있는 일대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주목받고 싶은 10대 감정이나 느낌 실은 신조어 쉼없이 복제
외면만 하지 말고 그들의 언어에 관심을…

말은 줄고, 문장부호는 늘고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면 일단 말이 짧아야 한다. 줄임말이 생기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청소년들은 ‘열공(열심히 공부하다)’같은 줄임말을 일제히 쏟아내기 시작했다. ‘금따’(금세기 최고의 왕따)도 부족해 ‘왕영은따’(완전히, 영원히, 은근히 따돌림)가 나온다. 제일 친한 친구는 베프(베스트 프렌드), 남자친구는 볼펜(보이 프렌드와 발음이 비슷)이다. 그냥은 ‘걍’으로, 많이는 ‘마니’로, 말도 줄었지만 복잡한 맞춤법도 생략된다.

간단한 단어에 감정을 실어 전달하려다 보니 각종 부호(이모티콘)의 쓰임이 크게 늘었다. ∧∧ (웃는 표정), ㅠ ㅠ(우는 표정)은 기본이고, OTL(좌절금지; 글자 모양이 무릎 꿇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같은 독특한 문양까지, 한정된 글자판을 활용해 ‘시각물’을 만들어내는 청소년들의 능력은 한계를 모른다. 여기까지는 미국을 비롯한 서양권과 일본, 중국 등 동양권에서도 광범하게 벌어진 일이니,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라 하겠다. 그러나 한국 청소년들은 우리말의 특색을 아낌없이 살려 더욱 독특한 말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청소년들, 한자에 매료되다

얼마전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궁>(문화방송)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황태후 : 그래, 어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느냐?
신채경 : 그게요. 제가 물론 ‘열공’해야할 학생이라 ‘대략난감’이지만요, 저희 집이 ‘당최 압박’을 당해서요, ‘좌우당간’!
황태후 : 열공이라? 이는 무슨 시호인듯도 들리고, 대략난감, 좌우당간…이건 어떤 뜻의 고사성어인고?

한자에 익숙치 않은 요즘 청소년들이 한자어를 ‘내 맘대로’ 조각해 활용하는 현실을 엿볼 수 잇는 장면이다. 한국어에는 한자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고, 좀더 ‘경제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는 청소년들에게 뜻글자인 한자는 좋은 재료가 되어 주었다. 대략난감, 위기모면처럼 사자성어를 연상시키는 말들이 있는가 하면, 단어 앞에 급(急)자를 붙여 사태의 긴박함이나 간절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네티즌들의 현재 심리상태, 여론의 향방을 뜻하는 ‘넷심’은 인터넷 혹은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넷(NET)에 마음 심(心)이 결합된 영한문혼용어다. ‘지름신’은 ‘물건을 마구 사다’라는 뜻의 속어 ‘지르다’와 한자 ‘신(神)’이 만난 경우다. 친구가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사면서 기분을 풀거나 값비싼 물건을 충동 구매할 때, 청소년들은 “지름신이 내리셨다”고 놀린다. 지름신은 ‘쇼핑중독’과 그 맥락이 닿아있지만, 병리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심각함 대신 청소년 특유의 유쾌발랄함이 느껴지는 단어다.

감정 듬뿍 싣는 ‘신조어’폭증

한글학회 김한빛나리 연구원은 “청소년들의 말 중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을 ‘강조’하는 단어가 특히 많다”고 분석한다. 당최(도데체), 대략(꽤 많이, 아주, 너무), 열라(무척, 너무) 같은 ‘강조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얘기다. 이세희 피디는 “예전에는 셤(시험)이나 담탱이(담임선생님)같은, 청소년들의 일상을 반영한 신조어가 많았으나 요즘은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신조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무흣하다’는 요즘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신조어다. 감정을 표현한 말이지만, 어른들은 그 단어가 갖는 어감(뉘앙스)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청소년들이 ‘무흣’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는 1)(성인 대상 영상물 등을 보고)야릇한 느낌이 들 때, 2)생뚱맞은 기분이 들 때 3)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 등 무척 다양하다. 상대에 말에 깊은 공감을 표현하는 ‘당근이지(당연하지)’는, 좀더 센 느낌이 드는 ‘당돌하지’로, 다시 ‘말밥이지’(당근을 말이 잘 먹는다는 의미에서)로 복제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셩’혹은 ‘~하셔’로 끝내면서 상대에게 ‘친밀한 느낌’을 전달하던 유행은 최근 ‘~삼’ 또는 ‘~셈’으로 바뀌었다. 김한빛나리 연구원은 “청소년들이 만들어낸 하삼체나 하셈체는, 우리 국어의 ‘활용’을 포착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현상”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의 즐겨쓰는 단어들 중에는 소통이 어렵거나 남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묘사한 단어들이 유독 많다. 얼굴을 보며 대화하기 보다는 문자를 주고받고, 혼자 두 세 명 역할을 하면서 게시판에 댓글을 올리는 ‘자기복제 놀이’를 즐기지만, 누군가의 관심을 끌고, 주목 받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도 그만큼 간절한 것이 아닐까. “악플(악성 댓글)보다 무플(댓글이 아예 없는 것)이 더 무섭다”고 말하는 청소년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려면, 그들의 ‘심각한 국어 오염 행위’를 지적하기에 앞서 그들만의 언어에 관심을 가져야 할 듯 싶다. 무슨 말인지 알아야 말이라도 붙여볼 것이 아닌가.

10대 말 따라잡기

① ‘∼셈’체, ‘∼삼‘체: 기존 어미 체계를 과감히 흔드는 새로운 문장 끝맺음 방법. 셈과 삼은 그 뜻에 있어 별 차이가 없다.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등 어떤 문장 유형에도 사용 가능하나, 상황과 쓰임, 말투로 그 때 그 때 해석을 달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밥 먹었삼? (밥 먹었니?)
열공하셈! (열심히 공부해!)

② 즐 : 대화를 끝낼 때 상대방에게 건네는 덕담 혹은 빈정거림. 1) 즐겨라, 즐겁고 재미있게 놀아라 2) 어디한번 잘해 봐라 3) 꺼져라 등 상황에 따라 단어의 느낌이 달라진다. “나 짐 놀이공원 가삼(나 지금 놀이공원 간다)”이라는 친구의 문자 메시지에 “즐!”이라고 답했다면 1)의 의미, 인터넷 게시판에서 “비회원은 즐!”이라고 했다면 3)의 의미다. 비슷한 단어로 ‘킨’이 있다.

③ 뷁 : 특별한 뜻 없이 짜증날 때 내는 의성어. 화가 나거나 어이가 없을 때, 난감할 때도 두루 쓰이며 대화 상대 혹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모양을 묘사한 것이다.

④ 급∼ : 기존 단어 앞에 붙여 ‘빨리~ 하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급전달(빨리 전달하다)
급박수(급히 박수를 쳐라, 다같이 환호를 보내자)

⑤ 대략 : 원래 ‘어림잡아서’라는 뜻이지만, 문장 안에서 부적절한 호응을 통해 청소년들의 말로 바뀐 경우다.

대략 오만원쯤 돼(어른들의 말)
대략 감동이야(청소년의 말/‘아주 감동적이야’라는 뜻)

⑥ 지대 : ‘제대로’의 줄임말. 원래 뜻이 조금 변형되어 ‘제대로’와 ‘열라’(아래 ⑦번 참조)를 합친 어감을 갖게 되었다.

너 지대 웃긴다(너 제대로 웃긴다, 사람 웃길 줄 안다, 무척 웃긴다)
우리 담탱이 지대여(우리 담임선생님 제대로야. 이때 ‘지대여’는 ‘좋은 사람이야, 멋져’ 혹은 ‘(선생님이니 만큼) 답답하고 엄격해’라는 상반된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⑦ 열라 : 많이, 무척, 꽤, 너무

감기 열라 심해
여기 사람 열라 많아
울 아빠 열라 무서워

⑧ ‘폭탄’시리즈 : 폭탄=(미팅이나 소개팅에서)못생긴 상대, 콩알탄=그런대로 견딜만한 상대, 수류탄=(인명을 살상할만큼) 끔찍한 상대, 핵폭탄=전체 분위기까지 다 망치는 상대.

참고) 융단폭격 : 미팅이나 소개팅에 나온 사람이 모두 폭탄이 경우 쓰이는 말. 비슷한 말로 ‘무기고’가 있음.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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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10대들에게 단체리플함/김어준

여행을 떠나시라 세상의 상식을 알게된다

둘이 좋아 미쳐 팔짝 뛰는 연애들 많이 하시라 (인류 문화자산 대부분은 그 덕이다 )

독립 않고 어른 못된다 어여어여 집 나가시라

한겨레
» 김어준/딴지일보 총수
[관련기사]
세설

1.

지난 번 ‘10대들에게 고백함’ 글에 메일 쇄도했다. 웬일이니. 10대도 한겨레 보는구나. 장하다. 그 대부분은 엉아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인생 상담 리퀘스트. 두발 자유화란 고리쩍 이슈가 여적이니 기막혀 글쓰긴 했다만 이실직고 하건대 본인 평소 10대 문제에 극히 무관심한,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부산한 작자다. 10대 문제에 관한한, 뭐 좀 삐거덕대는 구석 있는 거야 그 나이에 당연한 거고 다소간 좌충우돌 후 대충 알아서 균형들 잡아갈 텐데 청소년 이야기만 나왔다 하면 어른들 뭔 각을 그리 잡고 심각하게 호들갑 떨어대는지 나 원 참, 주의자다. 이따위 사고방식이니 상담엔 한참 자격미달 되겠으나 어쨌든 뱉어 놓은 말들이고 답장 한 장 안 했으니 에라이, 기왕 구라친 거 이 지면 통해 단체로 리플코자 한다.

2.

하고픈 말, 첫 번째. 여행, 떠나시라. 우리나라, 작다. 지리적으로도 그렇지만 더 협소한 건 생각의 폭. 우리, 도시 국가다. 모두 같은 동네 사람들. 같은 옷 입고 같은 거 먹고 같은 곳에서 살고 같은 유행 따른다. 그러니 다르면 틀린 거고 틀리면 자기만 따 될까 싶어 다들 눈치 보며 산다. 씨족사회. 떠나시라. 세상 넓다. 다른 거 많다. 다른 거 겪어들 보시라. 겪어보면 알게 된다. 다 다른 게 정상이란 걸.



그렇게 여행하며 다른 거 겪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다른 거 속에 공통분모가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 여행가면 일단은 다른 것만 보인다. 하다못해 버스 타도 토큰 내는지 회수권 내는지 동전 내는지 정기권 내는지, 탈 때 내는지 내릴 때 내는지, 나라마다 다 다르다. 그런데 충분히 많은 곳 여행하고 나면 어느 순간 불현듯 결국 버스 탈 땐 돈 낸다, 는 본질만 남게 된다. 그게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든, 토고든 수리남이든 통하기 마련인 보편상식이다. 사람, 그냥 그거 가지고 살면 된다. 나머진 다 잡소리다. 그거 체득할 가장 좋은 방법이 여행. 떠나시라.

3.

두 번째. 연애들 듬뿍 하시라. 세상엔 대체제가 없는 게 있다. 다른 무엇으로도 그 효용과 가치를 대신할 수 없는 거, 그런 게 드물지만 있다. 연애가 그렇다. 연애가 대뇌피질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시켜 증폭시키는 생체 에너지의 고양 정도는 놀라운 거다. 인류 문화자산 대부분은 결국 그 덕이다. 둘이 좋아 환장하고 미쳐 팔짝 뛰고 틈만 나면 물고 빨고 잠시라도 헤어지면 큰 일 나는 줄 아는 연애, 최대한 많이 하시라.

연애할 때 몇 가지 팁. 가장 중요한 거. 본전의식 버리셔들. 약게 하는 연애는 얕아 완전연소가 안 된다. 돌려받을 수 있겠다 싶은 만큼만 미리 정산해 주지 말고 그냥 줘. 연애에 기법이 있다면 그 정수가 그거야. 미련 없이 줘. 그리고 사랑해 헤어진단 소린 대략 조까는 소리다. 유약한 자아의 ‘아무래도 불리한 상황 도래가 명백한 조건에서 지레 수건 던지고 남은 자존심 주섬주섬 챙겨 그나마 맵시 있게 토끼기’라는 연애처세의 가소로운 수작이다. 그러니 제발 그 소린 하지 마셔들. 관계 생명이 다한 거라고 사실대로 고백하셔들. 그러다 결혼. 결혼은 그 사람이 아니라 아차 그 사람인 줄 안 사람과 하는 거다. 결혼과 관련해선 한 가지만 기억하자. 그거 숙명이 아니라 제도다.

4.

세 번째, 집 나가시라. 한 푼이라도 자기 힘으로 벌 수 있다면, 코딱지만 한 공간이라도 등 댈 수 있다면, 바로바로 집 나가셔들. 어른이 뭔가. 제 몫 제가 감당하는 자다. 사는 거 매 순간 불확실한 선택이다. 그 선택 스스로 하고 그에 따르는 리스크 기꺼이 감당하는 자가 어른이다. 그런데 선택엔 항상 비용이 따른다. 선택이 원래 그런 거다. 선택이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감당하는 거다. 그런데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대부분의 고민은 바로 그 비용을 어떻게 하면 지불하지 않을까 하는 데서 비롯된다. 가능하면 공짜로 가고 싶은 거다. 우리나라에선 이 비용의 마지노, 부모가 평생 대신 감당한다. 그래서 결혼하고도 어른 못 된 자, 우리나라엔 수두룩하다. 평생 누군가의 자식이기만 하다. 그거 효도 아니다. 그거 삶 자체를 부모에게 위탁하고 평생 징징거리며 사는 기생이다.

하지만 우주 운행의 절대 원리. 세상, 공짜 없다. 작용 있음 반작용이 있단 뉴튼 제 3법칙도 결국 그 소리다. 뭐든 선택하면 그에 대한 비용, 반드시 따른다. 그거 못 받아들여 자기 인생만 억울하다 여기고 사는 자들 지천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게 결코 아니다. 그런 선택들이 모여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거다. 그 결과를 스스로 부인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선택도, 누가 뭐랄 수 없다. 그리고 그래야 자유인 될 수 있다. 독립들 하시라. 독립하지 않고 절대, 어른 못 된다. 그러니 어여어여 집 나가시라.

5.

네 번째, 사람, 동물인 거 잊지 마시라. 우리, 동물이다. 지금처럼 수많은 규칙과 관습을 만들어내 이렇게 번잡하게 동물이 아닌 양 산지 그리 오래 안됐다. 그 보다 훨씬 오랜 세월 우리 종을 지구상에 살아남게 만든 본능적 감각들, 그 복잡하고 인위적 규칙들 덕분에 많이들 퇴화됐다. 특히 최근 몇 백 년 사이의 우리나라에선 명분론, 관념론이 유난히 득세한 지라 그 퇴화, 유난하다. 그거 잊지 말아야 한다. 당당한 한 마리의 수컷과 암컷으로 세상 주눅 들지 않고 살 수 있게 만드는 힘, 거기 있다. 지면도 다 됐고 이만 줄이니 뭔 소린지 잘 모르겠거든 그냥 외워두시라. 언젠가 문득 느낌이 올 거다. 그때 그 느낌 꽉 붙드셔들. 인생 행복한 한 마리 동물로 살 수 있음, 그게 장땡이다.

6.

마지막으로 한겨레 많이들 봐주시라. 한겨레, 10대 니들이 많이 봐줘야 하는 신문이다. 본인은 이 글로 이 칼럼 마지막이다. 잘 먹고 똥들 잘 싸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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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10대들에게 고백함/김어준
머리 길러도 공부 잘할 수 있다
사랑의 매는 없으면 매는 매일 뿐이다
사회에 나와도 영어 그다지 필요없다
남자는 군대 가야 사람된다? 천만의 말씀
그런데 담배 피면 머리 나빠지는 건 대충 맞다
한겨레
» 김어준/딴지일보 총수
[관련기사]
1.

두발 자유화. 이 쌍팔년도 이슈,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참, 후지다. 바리깡으로 학생 관리하겠다는 발상이 여전히 유효한 교육정책이 된다는 거, 정말 후지다. 이 사안 관련해 한 일간지에 기고한 어느 현직교사는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의 학생들처럼 머리를 기르고 교내에서 키스를 할 정도로 우리사회가 성숙되지 않았고 우리 학생들에게는 그럴 만한 자정능력이 없기에 두발 자유화 반대한다 하셨다. 머리 길이와 교내 키스를 등가 나열하는 것도 의뭉스럽고 두발과 자정능력을 관련짓는 것도 이해하기 힘드나 결정적으로 당혹스러운 건 정말 우리 학생들의 자정능력이 부족하다면 그 능력 배양할 교육을 기획할 일이지 아예 머리 잘라 가두는 게 옳단 말인가. 아, 좌절스러워.

2.

해서 결심했다. 사실대로 고백키로. 10대들, 지금부터 잘 들어주시라. 이거 어른들끼리 암묵적 합의로 당신들에겐 그 접근을 원천차단 해 온 기밀 되겠다. 어디 받아 적어들 두셔. 먼저 두발과 공부의 상관관계. 한 마디로, 없다. 학생이 공부나 하지 머릴 왜 길러. 왜 못 길러. 다리털, 겨드랑이 털, 꼬추털과는 다르게 두개골 털에는 DHA 함유되어 있나. 진짜 이유는 털이 아니라 통제권 문제다. 머리털 내주면 쥐고 있던 학생 통제권 상실할까 두려운 거다. 선생님 자신들도 그 방식으로 육성됐다. 물론 자신들도 싫어했다. 하지만 편하다. 통제에 용이하니까. 그래서 계속 한다. 외모 신경쓰면 공부 못한다. 아니다. 외모만 신경쓰면 못한다. 외모도 신경 쓰고 공부도 잘 할 수 있다. 두발 자유화. 데모들 열심히 하시라. 털 단속. 교육적 역사적 법적 정당성 없다. 건투 빈다.

3.

말 나온 김에 딴 것도 고백하자. 공부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 된다. 거짓말이다. 우리나라 공교육 열심히 따라가면 시험 잘 치는 사람 된다. 시험 잘 치면 훌륭한 사람 되나. 아니다. 시험 잘 치면 점수 잘 나온다. 점수와 훌륭한 사람과의 상관관계. 없다. 그럼 판검사나 의사들은 다 훌륭하시게. 그 양반들 중 안 훌륭한 분들도 무척 많으셔. 단, 점수 높으면 연봉 높을 확률, 상대적으로 높다. 그건 맞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건 또 아니다. 돈 버는 능력과 공부 능력, 별개다. 그럼 왜 어른들이 공부공부 하나. 불안해서. 공부 외에 어떻게 훌륭한 사람 되는 건지 어른들도 모르니까. 아니 보다 근본적으로는 어떤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지, 어른들 모른다. 물론 공부 잘 하면 좋다. 유용하다. 하지만 공부와 훌륭한 사람, 관계없다.


다음, 성 문제. 먼저 자위. 이거 또 10대 남자들 많이 고민한다. 답부터 말하자. 돈 워리. 머리 절대 안 나빠져. 긴장해소에 아주 좋아요. 정신건강에도 좋아. 몸이 요구하는 만큼 해주셔들. 손은 씻고. 그리고 포르노. 맘껏 보셔. 선생님들도 다들 넉넉히 보셨어. 죄의식 가질 거 없다. 실은 포르노보다 그로 인한 죄의식이 조장하는 성에 대한 이중적 태도가 더 나쁘다. 근데 그거 과장됐단 건 알고들 보셔. 영화잖니. 실제론 그렇게 안 돼요. 이성교제. 뭐 하고 싶다고 맘대로 되는 영역은 아니다만 할 수 있다면 해. 그러다 섹스. 둘이 합의된다면. 콘돔 꼭 써. 직전에 거둔다느니 까불지 말고. 임신 절대, 절대 조심. 섹스가 죄가 아니라 온전히 스스로 감당하고 책임질 수 없는 일 저지르는 거, 그게 죄다.

될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한 우물을 파라. 아니다. 떡잎만 봐선 모른다. 떡잎은커녕 나이 서른 넘어도 몰라. 우리 공교육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재능은 무엇인지, 자신이 원하는 건 뭔지 사유하고 각성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공교육 바로 그거 하라고 있는 건데. 하여 우리나라엔 대학졸업하고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원하는 게 뭔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런데 어떻게 한 우물을 파. 그러니 호기심 가고 궁금한 건 뭐든 닥치는 대로 덤벼들 보시라. 인생 790년 못 산다. 하고 싶은 건 겁먹지 말고 다 해봐.

그리고 영어. 스트레스 많이 받지. 이거 못하면 바보되는 거 같지. 사회 나가도 이거 꼭 필요하다고 그러지. 거짓말이다. 영어로 지구온난화나 벤담 공리주의 매일 토론하며 살 것도 아닌 데 영어 죽자 사자 할 거 없다. 영어로 유엔 연설할 것도 아니고. 사실 유엔 연설도 우리말로 돼. 나중에 영어로 심각한 비즈니스해야 할지 모른다. 그럼 어설픈 영어 말고 실력 있는 통역사 수배해. 물론 잘 하면 좋은 점 있다. 도구가 하나 더 느는 거니까. 영어는 도구다. 어른들은 영어를 신분의 표식, 능력의 징표로 여겼기 때문에 자기 열등감에 그렇게들 영어, 영어 하는 거다. 다시 말하는 데 영어는 도구다. 취미 맞으면 하고 안 맞으면 그냥 다른 과목처럼만 해. 그래도 돼.

4.

시작해놓고 보니 많다. 지금부턴 좀 짧게. 사랑의 매. 그런 거 없다. 매는 그냥 매다. 악법도 법이다. 아냐. 악법, 바꿔야 한다. 악법 만나면 싸워. 시민불복종 공부하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노. 하나 보면 하나 안다. 사람 속단 하는 거 아니다. 남자는 군대 가야 사람 된다. 천만에. 가야 하니까 가는 거야. 선생님들 진학지도. 참고만 하셔. 사실 선생님들도 그 과 나와서 실제 뭐 하는지 모른다. 하면 된다. 거짓말. 군바리 정권시절 까라면 까라고 만든 문구. 안 되는 거 있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핑계다.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구축하라고 국가 있다. 적어도 삼국지 10번 읽어라. 쓸데없다. 철저히 한족 중심사관의 재밌는 무협지. 제갈공명이 칠종칠금 했던 남만 호족이야기에서 배울 건 베트남인들 불굴의 정신이다. 제갈공명 꾀가 아니라. 동방예의지국. 이건 우리 조상들이 공물상납 잘하고 종주국 예우 잘한다는 중국인들 칭찬이다. 뭐 자랑스러울 거 없다. 담배 피면 머리 나빠진다. 경험상 그건 대충 맞다. 심지어는 정력도 감퇴돼. 각오는 하고 하라고. 오늘은 여기까지. 담에 또 봐. 안녕.

5.

아참 그리고 얘들아, 우리 한겨레 좀 읽어주라. 노땅신문 되서 쉰내 나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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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6-03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훌륭한 글인데... 이걸 아이들에게 읽혀도 될까???? .... 고민된다.
 

떨리지 않는 시험이 어디 있나요?
늦깎이 방송고 학생들의 첫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이기원(jgsu98) 기자   
방송고등학교 중간고사를 치르던 전날 우리 반 39명의 학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첫 시험을 보는 날이니 결석하지 말고 꼭 와서 시험을 보라는 내용입니다. 방송고의 특성상 결석을 하는 학생이 생각 외로 많습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한 달에 두 번 출석 수업을 받지만, 그마저도 출석이 어려운 상황도 꽤나 많습니다.

24시간 편의점에서 밤새 물건을 팔다보면 잠에서 깨어나지를 못해 결석하기도 하고, 산불조심 기간동안에는 일요일에도 주요 산을 돌아다니며 감시하다보면 출석은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사정을 얘기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방송고 학생들의 다수가 주말을 꼭꼭 찾아먹는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지 않은 탓에 일요일에도 일이 있으면 나올 수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 이기원
그래도 시험은 꼭 보길 바란다는 담임의 마음을 문자에 담아 보냈습니다. 문자 전송이 이루어진 뒤 얼마 되지 않아 답장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시험이 다가오니 떨리지만 선생님 문자 보니 기운이 나네요."
"공부 하나도 못했어요. 도끼 준비해서 팍팍 찍어야겠어요."
"무서워서 결석하려고 했는데 선생님 문자 보니 가야겠네요. 고맙습니다."


학생들은 나이도 많고 세상의 험한 풍파를 다 겪으며 살아왔지만, 시험 앞에서 떨리고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5월 21일 일요일, 시험 날이 되었습니다. 문자까지 보냈지만 39명 중에 12명이나 결석을 했습니다. 시험을 보러 온 학생들도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책상을 시험 보는 대형으로 정렬을 하고 긴장을 풀고 시험을 잘 보라며 아침 조회를 했습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면 됩니다. 감독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최선을 다해 시험 잘 보세요."

학생들은 "알았다"고 대답은 했지만 평소에 비해 형편없이 작은 소리였습니다. 다 큰 어른들이지만 시험 앞에서 긴장되는 건 아이들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하느라고 공부는 해도 돌아서면 금방 까먹는다"며 걱정하는 아줌마 학생에게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 학생이 우스개 소리를 던집니다.

"그럼 돌아서지 말아요."
"뭐라구요?"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니 안 돌아서면 백점이지요."


"맞는 소리"라며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덕분에 긴장이 좀 풀려 시험시간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 조회를 끝내고 시험지를 챙겨들고 3학년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방송고에서 3년째를 맞은 분들입니다. 이젠 졸업도 먼 이야기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이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책을 들고 공부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늦깎이 방송고 학생이라고 교재가 일반 고교생들보다 쉬운 내용은 아닙니다. 거의 엇비슷한 수준에 한 달에 두 번 출석수업과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공부해 이해해야 합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학원에서 교재를 구석구석까지 들추어 가르쳐주는 일반 고등학교학생들보다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시험지를 나누어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답안지를 제출하고 나가는 학생도 있습니다. 객관식 답안지에 특정 번호로만 답안을 표시한 채 나가는 것입니다. 시험지와 감독 교사를 번갈아 바라보는 나이 지긋한 학생도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알 수 없으니 어떻게 주변 답안이라도 훔쳐보고 싶어 감독 교사의 눈치를 보는 것이지요. 모르는 체 눈감아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시험을 보는 데 휴대폰이 울려 쩔쩔매다 휴대폰을 꺼내 배터리를 빼버리는 학생도 있습니다. 일반 고등학교 시험에서는 있을 수 없는 풍경입니다. 수능 시험장에서 부정이 적발된 후 시험기간에는 철저하게 휴대폰을 단속합니다. 방송고 시험장에서는 그런 살벌한 분위기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렵게 공부하지만 마음만은 순수합니다. 같은 반 학생을 누르고 올라서야 하는 치열한 경쟁 판은 아닙니다. 늦은 나이에 힘들게 공부하는 동료들이 모두들 좋은 성적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7교시 시험이 끝나고 우리 반 교실에 들어가 간단히 종례를 했습니다. 종례 후 집에 가셔도 된다고 해도 그냥 앉아 있습니다. 시험도 끝났으니 조촐하게 회식을 하고 가자는 겁니다. 선생님도 함께 가자는 권유가 있었지만 선약 때문에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

떨리고 긴장되는 방송고의 첫 시험을 끝낸 늦깎이 학생들의 홀가분한 표정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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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문제,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
세상보기 / 하종강의 쓴소리

하종강

단체협약에 ‘동일한 조건일 경우 (일정한 요건을 갖춘) 직원의 피부양 가족을 우선 채용한다’는 규정을 체결한 노동조합들이 있다. 회사에 조합원 자녀들을 우선 채용하라고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요구는 과연 올바른 것일까? 정부가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일정한 혜택을 주는 것처럼 한 회사에서 오랜 세월 열심히 일하며 회사 발전에 기여한 직원의 자녀에게 그 정도의 혜택을 주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특정한 대상의 권리를 보호할 때에는 늘 그 권리가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직원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져 있는 사업장에서 정규직만 노동조합원 자격을 갖는 경우, 정규직 사원이 정년퇴직하면서 자신의 자녀를 그 회사에 취업시킬 권리를 갖는다는 것은 꽤 좋은 혜택이 되겠지만, 비정규직 처지에서 보면 정규직의 부당한 ‘세습’이나 다름없다. 비정규직 노동자 자녀들로서는 헌법상의 권리인 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것이다.
강한 존재와 약한 존재가 대립하는 갈등 구조에서는 약한 쪽의 권리가 강화되는 것이 사회정의에 부합한다. 자본가와 노동자가 대립할 때처럼……. 마찬가지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구조에서는 비정규직의 권리가 보호되는 것이 사회정의에 부합한다.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의 본질적 책임은 상대적으로 나은 대우를 받는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경영자에게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동일한 노동조건을 적용한다면 비정규직 차별이란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할 능력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독일같은 나라에서는 초등학교 정규 수업 시간에서부터 노사관계를 중요한 비중으로 가르친다. 교과서에서는 노사관계를 ‘가족관계를 제외하고 인간이 자기를 실현하며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관계’이며 ‘민주주의와 공동 결정의 장’이라고 정의한다. 중등학교 사회 과목의 한 교과서에서는 모두 340쪽의 분량 중에 93쪽을 노동 교육에 내주고 있다.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내용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독일 금속노조와 사용자 단체가 체결한 임금협약, 각종 성명서, 노동 문제에 대한 신문기사 들이 교과서에 수록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모의노사교섭’이 늘 특별 활동으로 자리 잡혀 있어, 기업 경영에 관한 각종 자료들이 주어지면 학생들이 스스로 경영자 대표들을 뽑고 노동조합 대표들을 뽑아 임금 협상을 하고 단체 협약을 체결해 보기도 한다. 단체협약이 노동자의 삶과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판단을 초등학교에서부터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노동자가 되는 사회와 노동에 대한 아무런 개념 정립도 없이 노동자가 되는 사회의 노동 운동은 같을 수가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그 노동 운동을 바라보는 시각과 이해하는 수준도 같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노동 문제에 대해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노동 문제에 대해 올바른 인식이 사회에 자리 잡히면 치명적인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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