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철도·지하철 기관사가 되고싶은데

철도나 지하철 기관사가 되고 싶습니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채용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A 면허 소지자 대상 공채…관련전공 도움

철도기관사 및 지하철기관사가 되기 위해서는 철도안전법에 따라 적성검사와 신체검사 등에 합격하고, 철도차량 운전면허 지정 교육훈련기관(한국철도공사 인재개발원)에서 면허 종류 및 관련 분야 경력에 따라 소정의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또 교육을 받은 뒤에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철도차량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여 ‘철도차량 운전면허’(교통안전공단 시행)를 받고, 소정의 운전 실무수습을 수료해야 열차를 운행할 수 있습니다. 면허의 종류는 5종으로 고속열차를 운전할 수 있는 고속차량 운전면허, 디젤차량 및 디젤동차는 디젤차량 운전면허, 전기기관차는 제1종 전기차량 운전면허, 전동차는 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 장비차량은 철도장비 운전면허로 구분됩니다. 면허 종류별로 이수 교과목, 운전 실무수습 교육시간, 신체검사, 적성검사 등이 다르게 적용되기도 하므로, 어떤 면허를 취득할지에 따라 다른 준비를 해야 합니다. 채용은 주로 공개채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철도 운영기관마다 응시 자격과 채용 절차는 대체적으로 비슷하지만, 시험과목이 다른 경우도 있으므로 각 기관의 홈페이지 등에서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학력에 제한은 없지만, 철도운전기전과(한국철도대학), 철도운전제어학과(동양대학교), 철도기관사과(가톨릭 상지대학), 철도운수경영과(송원대학) 등의 관련 학과와 서울산업대학교 철도전문대학원에서 전공 공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국가유공자이거나 기능사 등의 자격을 가진 사람에게는 가산점을 주며, 운전 업무이기 때문에 시력, 청력 등 기본적인 신체조건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점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기관사는 신분이 보장되고 월평균 임금도 336만원(www.work.go.kr job map 기준)으로 보수가 높은 편에 속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이직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따라서 채용의 기회는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광역도시철도가 신규 개통되고, 기존의 노선이 연장되는 등 일자리가 꾸준히 생기고 있어 자질을 갖춘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채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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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7-24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을 권해 주시죠. ^^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화나게 한다 [2008.11.21 제736호]
 
[안병수의 바르게 먹자]
영양분 파괴, 성분 변화, 발암물질, 전자파… 지식인들이 폭로하는 전자레인지의 치부
 
 
 
 


   
 
 

‘문명의 이기’ 하면 뭐가 떠오르시는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자동차를 생각할 것이고, 어떤 이는 TV나 휴대전화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식품 전문가에게 묻는다면 한 가지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전자레인지’라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문명의 이기가 있기에.

전자레인지의 고향은 당연히 패스트푸드의 나라 미국이다. 가정용으로 정식 출생신고를 한 것이 1960년대 후반께. 태어나자마자 ‘편리함’이라는 찬사를 자양분으로 무럭무럭 자랐다. 미국 가정 내 보급률이 1970년대 초에 1%였던 것이 1980년대 중반 들어 25%로 크게 는다. 오늘날엔 몇%나 될까. 거의 100%? 예상과는 달리 9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10% 가까운 가정엔 전자레인지가 없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궁핍하기에 그 흔한 것 하나 들여놓지 못할까.


 
 


»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화나게 한다. <한겨레21> 윤운식 기자
 
 
 

그러나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 전자레인지를 쓰지 않는 가정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빈곤 때문이 아닐 터여서다. 그들은 오히려 고소득층일 가능성이 크다. 지식인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자레인지가 숨기고 싶은 치부가 들어 있다.

일설에 따르면 전자레인지의 원래 고향은 미국이 아니라고 한다. 처음 아이디어가 태동한 곳은 나치 치하의 독일이었다는 것이다. 나치가 전쟁에 패함에 따라 이 아이디어는 옛 소련 쪽으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소련은 전자레인지를 만들지 않았다. 이유는 소련의 과학자들이 극구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들이 전자레인지 제작을 반대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훗날 미국의 과학자인 윌리엄 코프가 해준다.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하면 우선 발암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각종 성분들이 비정상적으로 변하기 때문이죠. 또 여러 유용한 영양분들이 파괴되고 음식으로서 생명력을 잃게 됩니다. 이런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 병약한 체질로 변하게 되죠. 굳이 음식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와 같은 기계를 부엌에 놓고 돌리는 건 재고해야 합니다. 새어나오는 전자파에 의해 인체 세포가 직접 손상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처럼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에 경종을 울리는 학자들은 그 밖에도 많다. 스위스의 한스 허텔 박사는 “전자레인지로 가열한 음식을 먹으면 혈액의 헤모글로빈이 감소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이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은 “전자레인지에 의해 인체 면역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주장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나오고 있어 흥미를 끈다. 물 연구가로 유명한 김현원 연세대 교수는 자신이 만든 알칼리수를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지 말도록 주문한다. 전자파에 의해 물의 치유 효능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전자레인지는 그야말로 생필품 중의 생필품이다. 그런 기계에 웬 황당한 잡음인가? 가열 방식을 알면 납득이 간다. 전자레인지는 열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하는 일반 가열 방식과 전혀 다르다. 1초에 수십억 회 운동 방향을 바꾸는 강력한 전자파를 발생시킴으로써 음식의 구성분자들을 마구 뒤흔든다. 이때 순간적으로 열이 발생하고 온도가 빠르게 오르는 것이다. 음식이 만일 생명체라면 난데없이 몰매를 맞고 화병에 걸려 있는 꼴이라고 할까.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가열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물품이다. 그런 것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일은 자연의 섭리에 위배되는 행위다. ‘슬로푸드’니 ‘로컬푸드’니 하는 말들이 더 자주 등장하는 요즘, ‘먹는다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은 단지 음식을 먹는 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음식을 만드는 일도 중요한 일부분이다. ‘만드는 일’도 즐겨보자.



 



◎ 전자파도 자연의 것은 괜찮아

전자파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자연이 만드는 전자파는 오히려 더 좋다. 그 유명한 원적외선이 바로 그것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원적외선을 많이 쬐어주면 속까지 고루 익을뿐더러 맛이 훨씬 좋아진다. 음식 성분들이 이상적인 조건에서 익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손쉽게 원적외선을 제공하는 것은 숯불이다. 흔히 사용하는 가스불에는 원적외선이 그다지 많지 않다. 가스불에서는 음식이 쉽게 타지만 숯불에서는 여간해서 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의 요리 전문가인 하토리 유키오의 실험이 원적외선의 효과를 잘 설명한다. 생선을 가스불에 구울 때 생선 표면의 온도가 400~500℃였고 중심부는 44℃였던 데 반해, 숯불에 구울 때는 생선 표면이 280℃였고 중심부는 98℃였다는 것이다. 원적외선은 인위적으로도 만들 수 있다. 세라믹 소재를 뜨겁게 달구면 나온다. 돌솥구이 고기가 덜 타고 더 맛있는 것이 그래서다. 중요한 것은 전자파에까지 ‘자연’과 ‘비자연’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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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한 자연주의자여 그대는 MB
[매거진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한겨레  
 








 

» 순결한 자연주의자여 그대는 MB. 일러스트레이션/ 양시호
 

 
 
Q 좌파·우파가 뭔가요?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말한 이명박 대통령은 그럼 좌파인가요?

안녕하세요, 형님. 저는 올해 고3이 되는 학생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을 접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정부 대응을 비판하자 한 친구가 그건 전형적인 좌빨 주장이라고 하면서 촉발된 논쟁에 결론을 보지 못해 형님에게 질문을 드리려구요. 평소 언론에서 좌파, 우파 할 때도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고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은 매우 진보적이라는 발언도 했고 또 얼마 전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도 했더군요. 그럼 이명박 대통령이 좌파라는 말인 건가요. 그리고 군사시설보다 롯데월드를 우선하는 건 뭔가요. 친구들이랑 논쟁할 때도 사실 좌파, 우파가 뭔지도 모르면서 좌빨 어쩌고 하게 되는데 뭔지 잘 모르니까 딱히 반박할 말도 없고. 그렇다고 그런 게 알기 쉽게 정리된 책도 없고. 해서 묻습니다. 좌파, 우파가 뭔가요.


A 0. 호, 이런 질문, 고3이. 좋아. 먼저 난 몸으로 직접 겪어 그 원리를 오감으로 체득하기 전엔 책에 뭐라 쓰여 있든 관심 접는, 경험주의자라는 것부터 밝혀두자. 뭐 자랑 아니라 내 답변의 한계 지점부터 자백해 두는 거다. 이제, 가자.

1. 일단, 책 덮어라. 잡소리만 많다. 상식으로 족하다. 자, 초원의 유인원이 가장 두려워한 게 뭐였을까. 사자. 아니다. 보이는 사자는 대처할 수 있다.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를 모르는 거, 불확실성, 그게 가장 두려운 거다. 우린 신이 아니니까. 내일 모르니까. 해서 굿도 벌이고 십자가도 걸고 염주도 찬다. 그거 좀 어떻게 해보려고. 오늘 식량 있다고 내일도 식량이 보장되는 건 아니던 그 시절부터, 삶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공포에 인간은 근본적으로 다른 두 방식으로 대처해 왔다. 그러니까 공포와 대면하는 서로 다른 두 태도, 그게 바로 좌우라.

어떻게 다르냐. 우는 세계를 약육강식 정글로 본다. 그 두려움, 스스로 포식자가 되어 해결하려 한다. 더 많은 자원 독점해 자기는, 살아남는 게다. 획득한 자원의 사유 보장과 그 질서유지 위한 위계, 매우, 중요해진다. 그로 인한 불평등은 자연의 이치. 뒤처지는 자, 남 탓할 거 없다. 약한 건, 제 탓이니까. 하여 우는 근본적으로 혼자된 자의, 공포 리액션. 키워드는 경쟁이요 그 엔진은 욕망이라. 자기도 무서운 거 감추려고 혹은 스스로 너무 대견해, 엄숙하고 비장한 표정이 그 트레이드마크.

반면 좌는 정글 자체를 문제 삼는다. 개인이 아니라 결국 정글 탓인 게라. 정글의 공포는 잘게 나눠 각자가 감당할 공포의 규모를 줄여 대처하려 한다. 제한된 자원을 비슷하게 분배해 각자 공포의 크기를 균등하게 만드는 게 중요할밖에. 균형 깨지면 결속도 깨지니까. 그래서 평등에 민감한 수평적 관계지향성은 좌의 생존법. 하여 좌의 키워드는 연대, 그 엔진은 염치. 도덕적 우월의식과 지적 오만은 그 콜래트럴 데미지.

그런 전차로, 우는 지 다 처먹고 흘린 떡고물을 경제라고 하고, 좌는 생산도 전에 나눌 계획부터 이미 경제라 친다. 좌의 이념이 정교해진 건, 근대 들어서. 우는, 이념 아니고. 자극에 대한 반응이지. 그럼 뭐가 그 둘을 나눈 거냐. 이념 이전에 기질. 이념은 그 주석일 뿐. 정보를 처리하고 그에 대한 해법 내는 기질의 작동이, 환경에 대처하는 나름의 적응이 서로 다른 게라. (적어도 난, 그리 생각한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양육 중요하나, 기질부터다.) 다 커서 좌에서 우로 전향, 그래 나온다. 학습으로 좌연한 자들, 애초 기질이 우면, 결국 욕망이 염치에 승하는 시점에, 우 된다. 그러니 그거 변절 아니라 복귀. 여기까지가 직관의 좌우다.



2. 이제 이명박으로 점프하자. 우리네 우가 왜 비정상인지부터 학벌강박은 공포의 우파적 해결 시도가 낳은 사회병리란 이야기까지 무지 많은 할 말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그대 고민, 대통령에만 집중하자. 대체 대통령의 이념적 정체성이 뭐냐.

복잡하게 생각할 거 하나 없다. 키워드만 보라. 용산 사건, 에스비에스(SBS) 원탁대화에서 키워드 하나 내놨다. 법질서. 그래, 맞다. 저 윗줄에 있던 유인원의 질서유지와 위계, 그거와 같은 뜻. 사람 살리라고 있는 법질서가 사람 죽였는데 여전히 법질서다. 좀 더 볼까. 종부세, 우씨 이미 획득한 사유는 건들지 말라니까. 복지 삭감, 불평등은 자연의 이치니까 뭐. 부동산은 그럼. 욕망이지. 영어는, 경쟁이고. 표정은, 비장하잖아.

그렇다면 롯데월드는. 우는 혼자된 자의 공포 반응이라 했다. 하여, 우는 자위와 국방에 대단히 예민하다. 미국 봐라. 총기 소지에 대한 입장으로 좌우 나눈다. 우야 당연히 소지 허용. 정글에선 제 몸 스스로 지킬 무한권리 있는 게, 우에 맞는 세계관이니까. 그런데 군사기지보다 빌딩 건축이 우선이다. 왜. 돈 벌라고.



 

»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여기서 우 일반과 갈린다. 대통령의 모든 반응은 전부 하나로 귀결된다. 삶의 모든 불확실성을, 오로지 먹고사는 문제만으로 환원시키기. 이명박이 불편한 건 그래서다. 인류가 유사 이래 축적해 온 정신의 성과물과 자산들, 그 흔적이 없다. 이건 뭐 유인원 세계로의 온전한 회귀라. 하여 난, 이명박 대통령을, 순결한, 자연주의자라 부른다. 우왕, 멋져.


PS - 이명박과 오바마의 공통점. 하나 있다. 둘 다, 한국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거. 이상.

김어준 딴지 종신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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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연민의 연애학적 고찰
[매거진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한겨레  
 

Q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 여기는 애인한테 지쳤어요


1) 남친은 섬세하고 취향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시니컬한 태도와 예술적 심미안, 그리고 뭔가 비극적인 분위기에 많이 끌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우울한 태도에 저도 같이 지쳐가는데다 특히 그의 생활력이 문젭니다. 서른이 넘었는데 저한테 용돈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곧 일자리 구하겠지, 괴로울 텐데 아무 말 말아야지 했습니다. 하지만 벌써 1년 넘었네요. 이젠 저한테 용돈 받는다는 사실을 괴로워하긴 하는 건지조차 의심이 갑니다. 이 사람, 과연 바뀔 수 있을까요.


2) 제 애인은 너무 비관적입니다. 제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그게 얼마나 자신에게 상처를 준 줄 아느냐며 북받쳐하는데, 환장합니다. 처음엔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빌었습니다. 여린 그녀를 제가 상처 입혔단 죄책감에 어쩔 줄 몰라 했죠. 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처참한지 설명하는 걸 들으면 들을수록, 더 이해가 안 갑니다. 가정 형편이 나쁜 것도 아니고 외모, 학벌이 빠지는 것도 아닌데, 그녀는 항상 슬퍼합니다. 제가 진이 다 빠져버립니다. 대체 그녀는 왜 그러는 걸까요.



A 0. 오, 재밌다. 첫 사연만 왔더라면, 그냥 몇 대 쥐어박고 헤어져, 했을 게다. 근데 두 번째 사연의 답지로, 남녀가 그 감정을 어떻게 연애 전략으로 삼는가,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할 좋은 쾌다 싶어, 오늘은 이걸루다가 가 보련다.



1. 누구나 갖는 근원적 연애 공포가 있다. 수컷은 거절 공포, 암컷은 유기 공포가 그것이다. 수컷에게 거절은, 자신의 생물학적 남성성 자체가 거부당하는 경험이다. 수컷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는 거다. 이거, 자존심이 상하는 게 아니라, 무서운 거라고. 여자들, 이해 못한다. 반면, 암컷에게 있어 버림받을지도 모른단 공포는, 흡사 아무 증빙도 없이 전 재산을 치른 후 오로지 상인의 양심에만 맡겨진 소비자의 불안과 그 속성이 유사하달까. 더구나 경제적 불안보다 근본적인 존재론 차원의 공포. 하여 이거, 남자들, 이해 못한다. 암컷의 절대화폐인 섹스와 애정을 완불하고도 정서적 쪽박은 물론 아무런 부양 없이 임신한 채, 유기될지 모른다는 기저 공포는, 수컷의 거절 공포만큼이나 생물학적이기도 하다. 하여 그 공포, 양자 모두 진화적으로 축적된 공포라 보는 게 옳을 게다.

2. 이제 사례 보자. 두 사례 공히 키워드는 자기 연민. 지가 지를 긍휼히 여기는 거지. 이거 심리적 치유와 방어 기능, 분명 있다. 비루하느니 차라리 비극적이면, 조소나 힐난 대신 동정과 연민, 얻으니까. 게다가 희생자는 자신이기에 비난할 권리, 오로지 자신에게만 귀속된다. 얼마나 안전한가. 그렇게 지가 주인공인 비극 한 편 쓰는 거다. 하여 자기 연민은 필연적으로 무대와 관객을 필요로 한다. 저도 사실은 저 혼자 만든 감정이라는 걸 의식, 무의식으로 인지하기에. 그거 실제라는 거, 입증해야 한다. 하여 그들은, 그들이 선정한 관객 앞에서, 스스로 장치한 무대에 올라, 세상으로부터 고통 받는 가련한 주연이 됨으로써, 모든 잘못과 책임의 면책권을, 마침내 획득해낸다. 고로 본인, 그거 나르시시즘으로 친다. 지 혼자 생쑈니까. 본인 언어로는, 비련의 딸딸이, 되시겠다. 여기까진 남녀, 같다.

3. 차이는 그로 해결코자 하는 공포의 속성이 다른 데서 기인한다. 남자들의 자기 연민, 통상 능력과 유관하다. 다른 수컷들과의 경쟁 우회하며 거절 공포 타개하는, 하나의 생존기법인 게라. 하여 그들의 비탄은 스타일이요, 고독은 패션. 수컷 공작의 슬픈, 꼬리라. 남자들의 자기 연민, 그렇게 섬세하게 찌질한, 일부 수컷들의 필살기.

반면 여자들, 능력과 무관하다. 정도 차이 있을 뿐, 대다수 여자들, 본능적으로 구사한다. 예를 들어 그들, 혼자 울며 거울 본다.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조차 스스로 관객이 된다. 어떻게 비칠 것인가. 그렇게 남자의 눈으로, 자신을 본다. 하여 예쁘게 슬플수록, 만족스럽다. 때로 울며 웃는 건, 그래서. 모든 연애하는 여자들, 그렇게, 배우다. 마치 탑에 갇혀 구출 기다리는 공주처럼, 스스로를 연약하고 가련한 존재로 설정함으로써, 도저히 버림받아선 안 되는 희생자이자 보호받아 마땅한 소녀가 되어, 그들의 근원적 불안-유기 공포에 대처하는 거라.



 

»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4. 결론이다. 수컷들 자기 연민이 모성 본능에 기대는 기만적 구애 행위라면, 암컷들 자기 연민은 버림받지 않으려는 방어적 자구 행위다. 그런 전차로 본인은 전자를 사기로, 후자를 연기로 친다. 대처, 다를밖에. 먼저 우울한 남자. 그가 바뀔 것이냐. 안 바뀐다. 왜냐. 통하니까. 그건 그가 나름대로 개발해 온 생존술. 그걸 바꾸라는 건, 건축노동자에게 근육을 포기하라는 거다. 둘 중 하나다. 부양하거나, 떠나거나.

슬픈 여자. 왜 그런지는 말했다. 여자들 모두, 일정 정도, 그러하단 것도. 그녀 케이스는 과잉일 뿐. 그럼 남는 건 하나. 어디까지 받아줄 거냐. 그 기준, 자신밖에 못 세운다. 그렇게 선 그어 상대에게 인지시키는 수밖에. 참고로 그 수용의 한계선 이어붙이면, 자신이 타고난 본연의 남성성이, 제 크기를 드러낸다. 참으로, 재밌게도. 하여, 선은 제 그릇대로, 긋는 거다. 그건 죄가 아닌 거다. 그 이상 하단, 말라 죽으니까. 인샬라.


PS - 자기 연민 없는 자들, 사이코패스거나, 자기객관화 됐거나 혹은 돼지거나.

김어준 딴지 종신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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