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빛나래에게 주는 세 번째 편지

유월 편지, 사실 지금까지 깜빡하고 있었다. 기말고사 전에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이런 저런 일들을 정리하다가 ‘아, 편지… -.-;;’하게 된 것이지. 어느새 나도 깜빡녀가 된 모양… 치매…

다음 주부터는 너희들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싶다. 기말고사라는 쇠사슬에 묶일 너희들… 출제라는 사슬에 다시 묶일 나… 자유라굽쇼? 헐~ 슬픈 현실이지만 암튼 정리할 건 정리하자. 


우선, 6월 18일- 우리 세 번째 정기모임! 한 달에 한 번 있는 모임인데 어찌나 빨리 돌아오는지… ㅋㅋ 벌써 내일 모레. 책을 열심히 읽으라고 주문하고 싶은데 지난 주까지 각종 강연 참석에 인터뷰에 바쁘게 뛰어다닌 너희들의 활동분량을 알기에, 그리고 요즘 수행평가나 쪽지시험이 얼마나 많은 줄 알기에 말도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는 내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까지만 너희들을 닦달하기로 결심했다. ^^; 바쁜 김에 확 바쁜 게 낫것지? 암암!!

1. [호모쿵푸스] 다 읽어오기. 독후감들은 쓰고 있는감?  기말고사 끝나고 노트 검사할껴.

2. 인터뷰 때 모둠으로 토론을 한 번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우리가 명색이 ‘독서토론동아리’ 아니겠니. 호호호~ 책 꼼꼼 읽는 것 외에 따로 준비할 것은 없지만 책을 읽으며 다음 주제들에 대해 틈나는 대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다시 생각해오시오.


[호모 쿵푸스]의 저자 고미숙씨는 나이와 신분의 관계를 넘어, 학습 장소와 공부 방식을 초월하여 지식을 공유하는 것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친구와 도반, 스승과 제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지식의 창발적 네트워크로서 <앎의 코뮌>(배움공동체)을 제안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이러한 <앎의 코뮌>을 일상생활에 어떻게 만들 수 있으며, 지식의 향연을 즐기는 ‘공부다운 공부’를 하려면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지 토론해 봅시다.

- 모둠별로 소주제 설정해보기

예)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의 문제점과 극복방안은?

    진정한 의미의 ‘공부’란-공부의 의미 정의하기

    ‘공부의 목적’은 무엇?

    진정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앎의 코뮌’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현재와 같은 입시제도 하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3. 각자 인터뷰 정리는 잘들 하고 계신가요? 이건 령근이와 수경이와 보연이가 처리할 일이지? 요건 목요일까지 모두 정리 해오세요~ 인터뷰 내용 발표자도 정하시고!!

  그리고 의논할 일!

1. 18일, 이번 모임을 하게 되면 7월 모임을 잡아야하는데 7월 11일엔 밀양 [인문고전교실]에 참석해야 하고, (너희들이 찬성한다면) 7월 말엔 [밀양 연극제] 구경을 갈까 생각 중이거든. 7월 모임을 위한 책까지 봐야한다면 7월도 너무 바쁠 것 같지? 그래서 7월 모임은 [논어,~]로 대체하고 바로 8월에 모임을 가질까 생각하는데 너희들의 의견은?

2.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해마다 7월 말에,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있거든. 이번이 아홉 번째! 연극촌에서 실시하는 세계적인 행사로 주로 연극공연을 싼값에 모시고 있지. 두어 편 관람할까 하는데 이게 참가비가 있어. 8월 19~20일 1박 2일로 실시되는 [인문고전교실]참가비가 1인당 3만원인데 이걸 지출하려니 연극제 참가비가 안 나오네. 그래서 연극관람비 - 두 편에 만 원 정도를 느들 자비로 신청할까 하는데 그래도 연극 보러 가고 싶어? 작년 언니들은 이때 연극 본 경험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음!!

3. 지난번에 얘기했듯이 [전국 시낭송 축제]에 계획서를 제출해서 덜렁 채택되어 버렸네. 전체 지원금 65만원. 강화정샘이 30만원, 우리 동아리가 35만원을 쓰기로 했다. 근데 계획서에 준한 결과물-UCC, 사진 등을 [문장] 사이트에 올려야 한다는데… --;; 이 행사를 어떻게 진행했으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보자. 너희들이 시켜서 저지른 일이니 너희들 책임도 크다, 알지? 그래도 10월말까지 시간이 있으니 다행이다. 결과물도 10월말까지 제출. ㅠㅠ

4. 7월 4일 토욜 기말고사 치고 나서 같이 영화 보러 가자. 시네마테크에서 상반기 결산으로 아주 좋은 영화들을 저렴한 가격에 모시고 있단다. 영화 제목이랑 내용은 그때 알려줄게.

5. 마지막으로 강연! 6월 24일, 다음 주 수욜 7시에 [부산교육연구소]에서 유명한 시인 도종환님이  강연을 하시네. 주제는 ‘질주하는 사회, 성찰하는 삶’. 그 다음 주가 바로 시험이니까 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 걸로 하자. 강연은 길어야 두 시간 정도. 도종환 시인도 부산엔 여간해서 안 내려오시는 아주 유명한 시인이시거든. 샘도 아직 한 번도 못 뵈었음. …… 제대로 된 공부를 하려면 이런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자주 듣고 내 생각을 다듬는 것도 중요하지. 제대로 된 공부! 이게 바로 이번 모임 우리가 고민해야할 주제잖아?

  요즘 들어 너희들의 식습관이 은근히 걱정된다. 옛날엔 별로 절실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그 표어, 내가 아파보니 그거 참말이더라. 몸 어느 한 구석만 불편해도 그것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 감정으로 전이되더라.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못하게 되니 허덕거리게 되고 힘들고 짜증내게 되고…. 정신을 잘 다듬으려면 몸에 대한 예의와 책임도 다 해야 한다는 사실!

  몸에 대한 예의와 책임, 별 것 없다. 아침 점심 저녁 제시간에 꼬박꼬박 잘 챙겨먹고, 흰 쌀밥보다는 현미밥으로, 기름으로 볶거나 튀긴 음식 줄이고, 날것이나 살짝 데친 음식들이 좋지.  50번 이상 치아로 꼭꼭 씹어 먹으면 참말로 좋다. 간식은 공장에서 나온 음식은 절대로 피하고 밭에서 따온 과일, 채소 등을 최소한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아. 육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섭취해도 되는데 그것도 육지 동물보다는 물에서 사는 놈들이 건강엔 더 좋지. 운동! 매일 규칙적으로 해주면 왕좋다는 건 이미 잘들 아는 사실! 반드시 12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기. 그래야 학교에서 깨어있기 좋거든. 시험 준비 기간에 돌입할 너희들에게 그림의 떡 같은 이야기일까? 아니, 이건 습관이야.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밥 챙겨먹는 것도, 꼬박꼬박 운동하는 것도 모두 습관!! 나쁜 습관은 버려야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오늘 내일만 살아갈 인생이 아니라면 오늘부터 바로 실천하세요!!

  나에게도 누군가가 이런 말을 진심으로 무게 있게 해주었다면 지금처럼 안 아프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텐데… 나를 봐라. 방탕하게 살다가 맨날 아픈 나를! ㅠㅠ

그럼 요번 일주일까지만 바쁘게 살자!! 홧팅이야~~

2009년 6월 16일 화요일. 초여름답지 않게 썰렁한 바람 속에서 강낭콩 ^^v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글샘 2009-06-17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탕하게 사셔서가 아니라... 나이를 속이지 못하는 거겠죠. 저도 40이 넘으면서 매년 링거를 몇 대씩 꽂아야 견디는 인간으로 전락해 버렸답니다. ㅎㅎ 뭐, 방탕하게 산댔자, 술 좀 과하게 마신 거밖에 없는데... 요즘엔 술도 못이기겠네요. 정신적으로 건강한게 어떤건지... 요즘 깊게 생각중입니다. ^^ 언제 소주 한 잔 사 주세요.

해콩 2009-06-17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글샘샘이다..!! 너무 오랜만이죠? 지난 10일 서면에서 느티나무샘은 만났는데 말이죠. 매번 만나자, 함보자 이런 이야기만 하다가 서면 도로에서 만나게 되는.. 우리는 그러 운명인가봐요. ㅋㅋㅋ 느티나무님도 함께 만나면 좋은데 말이죠. 언제가 좋으신가요? 저희는 23일 기말 원안 마감이고, 24일은 교육연구소에 도종환님 뵈러가고 싶고... 음~ 25일, 29일, 30일 시간이 있을 것 같아요. 님은 어떠신지요? 바쁘시면 방학 때 뵈도 되구요. ^^ 제 폰번 그대로랍니다. 샘도 그대로이시죠? ^^

2009-06-22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콩 2009-06-24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른 경로로 시국선언에 참여 했답니다. ^^ 이중 삼중으로 참여해되 되는 건가요?

2009-06-24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