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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모로 쓴 일기
신승주 지음 / 눈빛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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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무언가를 선택하게 된다. 알라딘 서점에서 이 책을 보기 한 달쯤 전에 '로모'사진기를 처음 봤다. 사진기를 하나 살까 하고 생각만 몇 달째 하던 참에 눈에 쏙 들어오는 사진기였다. 러시아 어디에서 손으로 만든다는 작은 반수동 카메라. 이걸 살까 말까 또 생각만 하던 참에 이 책을 봤다.

저자 소개글을 볼까~ 티베트 여행, 낯선 곳, 새로운 길, '좋아하는 노래 질리도록 반복해서 듣기'를 좋아한다구! 나랑 같네!! 그리고 결정적으로 책에 실린 사진 중에 자신을 발을 내려다보고 찍은 사진이 나의 마음을 잡았다. 나도 그런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다! 바닷가를 혼자 산책하다가 기분이 참 좋아서 파도에 적셔지는 내 발을 찍었다. 다른 사람은 그런 걸 왜 찍었는지 이해를 못 하지만 나는 그 사진 속의 내 발을 보면서 그 때 그 한 순간 참 기분좋았던 나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사소한 우연으로 나는 이 책을 샀다. 책은 생각보다 작았다. 한 번 휘리릭 살펴보고는 '이게 다네'하고 잠시 실망이 스쳐지나가며 또 충동구매를 했나^^; 자책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는 이 책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사진이 무.척. 생.생.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순간 순간 느끼는 느낌들을 잘 담은 사진들에서 소중함이 느껴진다. 보면 볼수록 사람들을 마주하고 있던 그 순간의 느낌이 전해져오는 사진들에서 은근한 힘이 전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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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지렁이들 - 젊은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세상보기
꿈지모(꿈꾸는 지렁이들의 모임) 지음 / 환경과생명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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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이고, 왜 생태인가를 얘기하는 것보다 나는 이 책이 나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말하고 싶다.

언젠가부터 남자들이 쓴 글을 읽을 때면 이질감을 느꼈다. 분명 관심있는 주제여서 의욕적으로 첫장을 넘기지만 의욕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책을 덮으며 괜히 신문기사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어느날은 문득 남자들의 글쓰기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막 가는 식으로 말하자면, 남자들은 사실(역사적 사건이나 각종 자료들)을 열거하며 말하는 걸 좋아하는데 내게는 그런 글쓰기가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여자'가 말하는 것을 갈망하던 때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새로운 길을 기대하며'라고 노란 속표지에 쓰고 책을 읽어나갔다.

'생리대'에 관해 쓴 첫번째 글은 예전에 녹색평론에 실린 글을 읽었었다. 십년이 넘게 사용하면서도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한번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었다-어쩌면 이렇게 완벽하게 모르고 살아 왔을까!! 이번에는 '화장품'에 관해 얘기하는 두번째 글에서 또 뒤통수를 맞았다. 예쁜 향기에만 취해 아무 생각없이 쓰던 그 화장품도 정체불명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내 몸은 왜 이다지도 둔한 걸까?

농약, 환경호르몬에 대한 글들도 나의 무지를 일깨워주었다. 슈퍼에서 사 온 과일을 씻다가 이런 걸 매번 여자들이 씻게되니 농약에 의한 환경오염의 피해자는 밭에서도 가정에서도 여자이게 된다는 글이 떠올랐다. 이걸 어떡해야 되나...?

절반까지 읽다가 목차를 보고 관심가는 것을 먼저 읽었다. 그 중에 '여성이 본 에너지 위기와 대안'이라는 글에서 나의 갈망을 채울 수 있었다. 대부분의 에너지 위기를 다룬 책들은 수많은 수치로 쓰여져 있다-내가 느끼던 바로 그 문제였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지금 책이 없는데..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나중에 자세히 써야겠다^^;)

아무튼 이 책은 내가 이제껏 아무 생각없이 듣고 흘려버리며 그 속에서 아무 느낌없이 살아왔던 많은 것들을 다시 보게 해주었다.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 새로운 길에 이 책 한 권 옆구리에 낄 만하다. 충격과 위안을 동시에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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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재이름 바꾸고 사진도 바꾸고 책얘기도 열나게 쓴 김에 서재구경도 다녀봤다. 한동안 뜸한 사이에 재밌게들 사셨네. 재밌는 강아지 사진보고 혼자 키득거리고, 가을산님 서재에서는 직접 만든 물건들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나도 나무로 작은 가구도 만들고 싶고, 흙으로 도자기잔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만 주구장창 하고 있는데 벌써 그리 사는 사람을 보니 아이~구 부러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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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가을산 > 과연 이번에는?

지난번 책장을 짜넣고 나서 모처럼 몇일간 정리된 책상을 유지 했었는데...

 

 

 

 

 

 

 아, 얼마 되지도 않아서 요렇게 또 엉망이 되어버렸답니다. --;;

 

 

 


 

쪼그만 점방 하나 운영하는데도 왜이리 여기저기서 공문서들은 많이 오는지--- 지역 의사회, 개원의협의회,  각종 학회, 심사평가원, 건강보험공단,  기타 산재-고용-연금보험 공단, 보건소, 구청 등등의 공문들, 각종 고지서,  여기에 관심 있는  NGO들에서 온 우편물, 애들 학교나 학원에서 보내는 공문들이 온통 뒤섞여 있습니다.

여기에 간간히 보는 책들과 의학서적, 환자 교육 자료, 회의 자료, 제약회사 직원들이 가져다주는 약품 자료 등도 덤으로 얹혀져 있어 책상을 볼 때마다 암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옛날 학생 때 썼던 파일걸이였습니다.

할인점 등에 가면 파일 중에 양쪽에 쇠로 된 갈고리가 있는 것이 있는데, 문제는 이걸 걸어놓을만한 파일 정리함이 눈에 띄지 않는거였습니다. (있다고 해도 맘에 안들었구요.)

 

 

 

그래서 제가 직접 만들기로 했어요.

원래는 책장보다 먼저 시작했는데, 손도 많이 가고, 책장이 우선 들어서야 파일함을 놓을 자리가 생길 것 같아 더 늦어졌습니다. 그냥 합판을 잘라 붙이기만 하기엔 좀 그래서 한지공예처럼 문양을 넣어보았습니다.  아직 칠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아래는 칠이 완성된 모습입니다.



 

 

 

 

 

 

 

이러고도 책상이 지저분하면 이번엔 무슨 핑계를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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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바람 2004-07-2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공예 하고파...
 

지난 8월에 알라딘에 서재를 만든 이후로 몇번인가 이름을 바꿨다. 그때 그때 내가 다짐한 것들을 공표하고 그래서 스스로 자극을 받으려고 했던 것들이다.  고민의 흔적들이라 그냥 잊기가 아쉬워 기억나는 대로 여기에 모아본다.

 

제일 처음 이름은 '피난처'였다 :  삶이 내 맘대로 되지 않고, 사람들 속에서 외로움을 느낄 때 나의 피난처는 서점이였다. 진열된 책들을 쭉 둘러보다가 어느책을 듬성 듬성 읽다가 지금 내 문제를 발견하고 힘을 얻곤 했다. 알라딘에 서재에 그런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지금 내 자리에서 잘 표현하지 못하는 내 목소리들을 여기와서 쏟아내며 피난
처를 잘 이용하다가 점점 욕심이 났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현실화시켜보자고, 내가 하고싶은 일에 욕심을 내자고 서재멘트를 쓰고 '글쟁이꿈'이라고 서재이름을 내걸었다.

 

그러던 어느날, 12월 나의 일상은 엉망이 되었다. 내가 정말 뭘 하고 싶은 건지? 나를 알 수 없다는 물음표투성이가 되었다. 사실은 현실에서 내 말이 잘 먹히지 않자 자신감도 없어지고 무기력해져서 '물음표투성이'라는 아이디를 썼다.

격동의 시간을 지나 평안을 되찾은 뒤 '투성이'를 떼고 '물음표'라고만 하였다. "아침에 일기를 쓰는데 물음표가 왜 이리 많은지... 내가 좋아하는 건 뭐지? 뭘 하고싶은 걸까? 어떻게 살고 싶으니? 내 서재에 느낌표들을 모아가다 보면...^^"


 

이제 그 물음표를  '행복의 물음표' 서재에 담기로 했다. 사실 이 이름은 내가 중학교 때 읽고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소설의 제목이다. 고려원에서 나온 책이라 지금은 구할 수가 없고 알라딘에도 없는 책이다. 정지우라는 작가가 쓴 청소년물 2권인데, 1권이 '눈물같은 느낌표', 2권이 '행복의 물음표'이다. 순분예술학교-지금의 대안학교 같은 곳-에서 여러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열정을 쏟고 우정을 나누는 과정을 참 재밌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야기였다. 나도 이런 소설을 쓰리라 다짐할 정도였다. 그에 비하면 꿈과 낭만을 빼앗기고 입시공부에만 매달렸던 내 학창시절 불쌍할 뿐이다^^; 어쨌든 그 소설에서 따온 이름인데,

 

내가 나에 대해, 세상에 대해 갖는 물음들이 결국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갖는 의문들이라는 뜻에서 서재 이름을 '행복의 물음표'라고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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